이몽 2 - 왕의 전설
김시연 지음 / 은행나무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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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종시대 이야기가 드라마를 통해서 나오고 있다.  철종을 이야기 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가 현대를 살고 있는 의사와 함께 풀어져 나오고 있다.  알면 보인다고 했던가?  이몽을 통해서 만났던 철종으로 인해서 드라마 속 흥선군과 고종이 될 아이의 이야기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몽(異夢).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사랑밖에 모르던 왕과 왕이 아닌 권력이 필요한 사람들의 눈에 비치던 왕이라는 자리를 두고 다른 곳, 다른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있는 이몽.

 

 

 

누구에게는 사랑이 아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세상의 전부일 수도 있다.  하필 왕은 사랑이 전부인 사람이다.  사랑이 전부인 왕은 살벌한 정치판에서 살아남기 힘들다. 군왕으로서의 치명적 결함이다. 왕이 살기를 거부한다면 곧 기왓개미처럼 무너져 내릴 것이다.(p.33)

 

 봉이가 죽었단다.  왕의 정인이 그렇게 죽었단다. 왕의 정인을 살리기 위해서 애쓰던 사람들이 있었건만, 왕의 정인을 살릴 수가 없었단다.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싶었던 사람들.  그들의 눈에 왕의 정인은 죽어야만 하는 인물이었으니 말이다.  "이제 자전마마가 알고 있던 왕은 세상에 없습니다.  소자는 이미 죽었습니다.  봉이를 죽이신 날부터 소자 또한 죽은 것입니다. 껍데기만 살아 있음입니다."(p.75) 그렇게 효성스러운 왕의 입에서 포악한 말이 터져나오고, 이렇게 왕의 사랑이 떠나가면서 조선의 왕도 죽어버렸다.  새로운 세상을 기다리는 사람들의 꿈이었던 왕의 죽음은 아무것도 남지 않는 안동 김씨의 나라만을 남겨놓고 있었다.

 

 한둘의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닐지언데, 왕은 힘이 없었다.  바꾸고자 하지도 않았다.  아무 힘이 없는 왕이었으니까.  경평군이 "조선이 왕동 김씨 나라입니까? 아니올시다!  조선은 전하의 나라입니다.  백성들의 나라란 말입니다. 생령들의 어버이는 안동 김씨가 아니라 바로 전하이십니다.'(p.266)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그것 때문에 경평군은 죽었다.  그런 왕이 무엇을 할수 있었을까?  왕의 아이들은 모두 죽었다.  살아있는 아이마저도 정상인 아이가 없었다.  춘약의 빠진 왕은 자신과 같은 아이를 원치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의 아이를 원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세상이 힘들어져 가고 있었고, 힘든 세상은 왕만을 힘들게 하는것이 아니었다.  왕을 믿는 백성들의 눈에 이제 왕은 그들의 전부가 아니였으니 말이다.

 

 권불십년이라고 했던가?   분명 안동 김씨의 나라는 허울 뿐인 전주 이씨의 나라가 아닌, 완벽한 절대 권력을 지닌것처럼 보였다.  견제 세력도 감히 토를 달 사람도 없는 완벽한 절대 권력.  하지만, 권불십년이 어불성설인 듯 보이던 안동 김씨의 권력도 순원왕후의 죽음과 함께 풍양조씨 세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순원왕후의 죽음. 그리고 모든걸 잃은 철종의 죽음.  후대가 없는 철종을 이을 왕은 누구일까?  난봉꾼 행세을 하면서 살아남은 왕족.  똑똑하면 죽을수 밖에 없었던 왕족 중 자신의 얼굴을 가리고 있던 자.  흥선군의 2자, 익성군. 그렇게 새로운 세상이 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이제 이씨 조선이 다시 태어날수 있을까?

 

 역사를 알고 있다.  그 역사가 사실인지 허구인지는 책을 읽을 수록 알수가 없는 이상한 관계속에 놓여있다.  분명 내가 알고 있던 역사는 이러이러 했건만, 하나의 사건을 다룬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면 또다른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무능한 왕의 표본이였던 '강화도령' 철종이 지존의 몸이면서도 누명과 왜곡과 냉대로 점철된 것이 보이기 시작하고, 그의 사랑이 보이기 시작한다.  승자의 기록인 역사로 내가 알수 없었고, 알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던 이야기들.  소설은 소설이다.  그러기에 김시연 작가가 만들어낸 철종속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는 허구인지 사실인지 알수가 없다.  하지만, 그녀로 인해서 인간 이원범을 들여다 볼수 있게 된 것에 감사한다.  김시연 작가를 만나지 못했었다면, 아직도 내게 철정은 유약하고 조선왕조 28대 왕중 참 못난 왕으로만 남아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책을 다 읽은 지금, 사랑에 모든 것을 걸었던 왕이 남겨둔 사랑. 선사와 사유수의 사랑이야기는 읽는 이들의 몫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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