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데스 3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페노글리오 자신이 그토록 생생하게 묘사한 저 언덕 어딘가에 어느 필기사가 쪼그리고 앉아 그가 이 거인의 손바닥 위로 떨어지는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한때 페노글리오 자신이 그랬듯이 저쪽 세상, 글로 이루어진 세상이 아니라 진짜 세상에서 누군가가 <잉크하트>를 쓰고 있는 것일까? (p.205)

 

 

 판타지 소설에 빠지는 이유는 '어쩌면',' 어쩌면' 하는 생각때문이다.  이런 세상이 있지 않을까?  어떤때는 이렇게 끔찍한 세상이 아님에 감사하고, 또 다른 책을 읽으면서는 이런 세상을 한번 만날 수 있다면 하면서 가슴 설레면서 책을 읽는다.  <잉크하트>역시 그랬다.  <잉크하트>, <잉크스펠>, <잉크데스>로 이어지는 장편의 이야기를 손에서 놓지 못했던 이유가 그것이었을 것이다.  '말도 안돼'하고 덮어버리면 읽을 일 없었을지도 모르지만, 코넬리아 푼케가 아닌 페노글리오가 만들어낸 세상이 너무나 짜릿해서 놓아버리기 아까웠다는 것이 맞는 말일 것이다.  여차 저차해서 9권이나 되는 시리즈였음에도 다른 책들보다는 잔잔한 이야기가 많았다.  진짜 세상과 글로 이루어진 세상.  어떤 세상이 진짜 세상인지는 알수가 없다.  중학교 때 처음 만났던 이현세 작가의 <아마게돈>이 생각남은 내 기억속의 그 작품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컸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누군가 내 삶을 좌지우지 한다면... 그것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던...

 

 제본사였던 모티머.  그의 입을 통해 책이 읽혀지면서 책 속 세상과 현실의 세상이 섞이기 시작할수도 있다는 것이 <잉크하트>의 시작이었다. 기브앤 테이크는 어느세상에서나 통용되는 것인가 보다.  그가 불러낸 <잉크월드>속 인물들 대신 모의 아내, 테레사가 사라져 버렸으니까.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는 모를 '잉크월드'속으로 들여보내 버렸고, 모와 같은 능력을 가진 메기와 레사가 되어 나타난 테레사가 엮어내는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내어 버렸다.   이제 '잉크월드'는 잉크위버라 불리게 된 페노글리오가 만들어내는 세상이 아니었다.  오르페우스의 말처럼 여기저기서 더러운 웅덩이 속에 저절로 생겨난 장구벌레처럼 이야기가 스스로 인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이야기는 뻔한 흐름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었다.  이야기 스스로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이 이야기는 어떤 결말을 원하고 있는 것일까?

 

 의적 블루제이가 되어 애더헤드를 찾아나선 모.  아내를 보내버리라고, 모를 옴브라의 왕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왕세자비. 비올란테.  흔한 책의 레파토리는 반복됨을 알고 있기에 남편을 찾아 길을 떠나는 레사.   신기한 열매로 칼새가 되어 남편을 찾아 나서는 레사.  이게 말이 되냐고?  그런것을 생각한다면 <잉크하트>시리즈를 읽을 수가 없다.  이제 페노글리오가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페노글리오와 함께 다른 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쓰고 있는 오르페우스.  누구의 글이 이야기의 결말을 맺을 수 있을까?  나이트메어를 불러낸 오르페우스와 거대와 나무와 거인을 불러낸 페노글리오.  이야기 속 두 글쟁이들은 환상이란 이런 것이다를 여과없이 보여준다.  거대한 나무위 둥지속에 살고 있는 사람들.  글을 쓰기위해 도와주는 유리 인간들.  날아다니는 파란요정과 무지개빛 요정들.  일각수와 불을 가지고 노는 파이어 댄서들.  

 

 처음부터 나는 메기와 함께 했으니 소녀의 편이다.  이야기 속 사내아이가 첫사랑이었던 소녀가 또 다른 이야기 속 사내아이를 만나면서 사랑이 움직일 수 있나를 고민하고, 사내아이들은 자신이 쳐다보는 소녀가 다른 곳을 보고있음에 어찌할지를 몰라한다.  소녀는 분명 이야기 안에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어느새 이야기의 일부분이 되어 당연한 듯이 살아가고 있다.  소녀 뿐만 아니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온 모든 인물들이 이야기 속 세상, '잉크월드'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모습으로 말이다.  백색 여인들이 원하는 하얀 책.  그속에 쓰여진 세개의 단어가 드디어 밝혀진다.  어처구니 없게도 외할아버지를 닮아 야비하다 못해 저럴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지막지한 여섯한 꼬마에 손에서 하얀 책은 모에게 전달되어 진다.  여섯살은 여섯살인가 보다.  자신의 아들에게 아무 정이 없다 하여도 비올란테를 바라보는 야코포는 아이일 테니까.  그의 손에서 전해진 하얀 책과 몽땅 연필.  그리고 '블루제이'가 아닌 '모'가 되어 하얀 책속에 적어 놓는 세개의 단어.  하트, 스펠 그리고 데스.  웃음이 나오는 것은 나뿐일까?  .  잊지 말라고. 3부작으로 이루어진 책 제목을 잊지 말라는 듯이 책의 제목을 살뜰하게도 코넬리아 푼케는 이용을 한다

 

 윙크월드는 다시 제자리를 찾은 듯하다.  여전히 다른 세상에서 넘어 온 사람들이 살고 있지만, 그들은 그들 방식데로 잉크월드의 일원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또 다른 생명이 태어날 것이다.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속 싯구, 어느 노란 숲 속에 두 길 갈라져 있어 양쪽 길 다 가는 한 나그네 될 수 없음이 아쉬워지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 일 것이다.  다른 세상에 살다가 잉크월드로 넘어 온 사람들은 이 세상이 환상으로 느껴지겠지만, 잉크월드에서 태어날 아이.  다른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라날 아이는 그 세상을 꿈꾸게 될것이다.  가지 않은, 아니, 가보지 못한 길이었으니까.  책속의 인물들을 불러낼 수 있는, '실버퉁'이라 불리던 모와 메기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지만, 모와 레사의 아이의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일 것이다.  이야기속 세상이 전부라 생각하지만, 가보지 않은 길을 꿈꾸는 아이. 언젠가 그 세상으로 가길 희망하는 아이의 이야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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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둑 9 - 인체와 움직임 메이플 스토리 과학도둑 시리즈 9
송도수 글, 양선모 그림, 동아사이언스 감수 / 서울문화사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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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도둑시리즈]소문난 학습만화다.  도서관에 가서 아이들을 보면 쌓아놓고 보는 책들이 대부분 메이플스토리와 도둑시리즈다.  도도와 바우로 대표하는 수학도둑과 영어도둑, 메이플 스토리만큼 시리즈가 길지는 않지만, 과학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학습만화 시리즈가 [과학도둑]이다.  과거를 알수 없는 과학탐정 미로, 그에 친구 토모, 미로의 라이벌 사파와 리아 공주, 그리고 '언더코르'에서 온 불새까지.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하나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면서 초등, 중등 과학을 사분 사분 이야기해주고 있다.  어렵지 않게 만화속에 빠져들다 보면 한가지 주제로 다루고 있는 과학실험을 눈으로 본듯한 기분이 든다.

 

 

 이번호는 인체와 움직임이다.  5~6학년 친구들이라면 인체에 대해서 신물이 날 정도로 외웠을텐데, 어떻게 풀어냈을까?  똥개 사령관 덕분에 불새는 엄마를 만나고 미로와 친구들은 기쁨의 환호성을 지른다.  하지만 다크 골리앗에 의해 기지는 아수라장이되고 수은은 미로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의 정체를 밝히고 만다.  다크 골리앗에 맞설 자 누구인가?  울트라 다윗.  이름은 근사한데, 해골이다.  인체와 움직임을 보여주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해골. 글을 쓴 송도수 선생이나 그림을 그린 양선모 선생이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하나의 과학상식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겠지만, 재미나 지식면에서 어느것 하나 빠지지 않고 풀어내고 있으니 말이다.  대한민국 대표 과학문화창조기업 동아사이언스가  서울문화사와 만나 2년의 기획 과정을 통해 만들었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어려운 과학 이론과 원리를 실험으로 배우고 즐길 수 있으니 말이다.  과학도둑의 가장 큰 장점은 '실험키트'다.  실험키트속에 들어있는 놀이기구들이 모두 <과학도둑>속에서 사용되어진 소품들이다.  한 챕터마다 미로와 토모가 만화속에서 보여줬던 실험들이 눈에 보인다.  이번호는 말랑말랑 인체모형과 흔들흔들 골격과 근육 그리고 요리조리 소화 기관 탐색기 포함되어 있다.  학교에서도 배운 내용이지만 만화로 통해서 만났던 내용이라 그런지 너무 좋아한다.  울트라 다윗과 다크 골리앗의 싸움은 어떻게 되었을까?  다윗과 골리앗 아닌가?  당연히 다윗이 이긴다.  열심히 뼈를 보여주면서 인체를 아이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있지 않으면서 말이다. 하지만, 다윗의 승리라고 단정하긴 힘이든다.  세탁기 누나의 도움이 있었으니까.  인공지능로봇도 사랑앞에서는 약해지나보다. 

 

 세탁기 누나가 납 여왕의 스파이임을 알고 배신감에 휩싸여 괴로워했던 토모. 토모를 위해서 자폭을 하는  세탁기 누나.  누나의 자폭으로 사라져버린 토모. 아이 만화가 이렇게 복잡해져도 되는 거야?   다크 골리앗이 사라지면서 납여왕과 수은공주는 지하세계에서 탈출을 한다. 하지만, 평화가 찾아온것은 아니다. 똥개 사령관이 은퇴를 하면서 여기저기 권력을 찾이하려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던 일각수가 대통령이 되었으니 말이다. 물론 사파는 국무총리가 되었다.   어째, 우리 정치와 비슷하지 않는가?  사파가 국무총리라니...  제대로 할 수 있을까? 일각수는?  또 도망간다. 둘다 비슷한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정치를 하니 <언더코르>도 갑갑하기만 하다.  이제 라비린토로 돌아가야 할텐데... 돌아가기 전에 불새를 찾아가보자.   그런데, 이건 또 무슨일이 일어난건가?  행복한 불새앞에 어둠의 그림자가 찾아온다.  눈앞에서 엄마가 사라져버렸다.  이렇게 끝이나 버리면 어쩌란 말인가?  4개월에 한권씩 책이 나오니 이제 또 나올때가 되었는데, 언제 읽게 될지는 기약을 못하겠다.  10권을 읽을때쯤에 또 1권부터 읽어야할지도 모르겠다.  잊고 다시 읽고. 내 과학 상식만 늘어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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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도둑 8 - 렌즈와 초점 메이플 스토리 과학도둑 시리즈 8
송도수 글, 양선모 그림, 동아사이언스 감수 / 서울문화사 / 2012년 1월
평점 :
절판


 너무 오랜만에 과학도둑을 만나서, 전회에 어떤 이야기가 있었는지 생각도 나지 않는다.  1권부터의 리뷰를 다시찾아봤다.  1월에 나온 8권을 이제야 만나다니, 징하게 오래도 기다리긴 했다.  도서관에 두달전에 구입목록에 올려놓고 몇주전에 들어왔는데, 아이들에 열화와 같은 성원에 또 몇주를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다.  역시나 재밌다.  작은 녀석과 낄낄거리면서 누워서 읽는 만화는 너무 좋다~  이야기의 맥이 끊겨졌으니, 전회 이야기를 해보자.  <화이트타워>에서 도망친 미로는 일각수에게 잡혀 노예로 팔린다.  불새는 어린시절 받았던 '인간 병기 프로젝트'로 인해 폭주하고, 가짜 여왕의 명령으로 미로를 뒤쫓기 시작한다.  기억이 왔다갔다하는 미로는 자신을 구해 준 사람이 성형수술을 받은 수은인 줄도 모르고, 쇼핑몰 구역에서 헤매던 토모는 세탁기 누나를 쫓아가다가 격투기 경기장에 가게되면서 리아를 만난다.  리아와 토모는 가짜 공주의 정체를 밝히러 <화이트타워>로 들어가면서 7권은 끝이났다.

 

 

 리아와 토모가 수은에 방에서 찾아낸 문서. 언더코르의 고유문자로 적혀진 필름을 어떻게 숨겨서 나올 수 있을까?  지하세계의 여왕까지도 사랑한 토모의 두뇌라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  편광 필름을 덧붙여 굴절률의 원리를 이용해서 가지고 나왔으니 말이다. 그런데, 편광필름? 굴절률? 이게 다 뭐지.  토모와 리아의 이야기는 뒤로하고 미로를 쫓아가보자.  일각수, 사파, 가짜리아 공주와 함께한 미로일행이 간곳은 언더코르의 지옥이라 불리는 '북쪽 구역'.  그곳엔 무엇이 있을까?  수은이조차 모르는 비밀이 숨어있는 '북쪽 구역'.  공장의 존재를 숨기기 위해 미스터리한채로 만들어 버린 '북쪽구역'. 그곳에선 <다크 골리앗 부활 프로젝트>가 진행되어지고, 로봇인 줄만 알았던 다크 골리앗은 스스로 전원이 켜지면서 폭주하기 시작한다. 오로지 미로를 잡기위해서.  미로에겐 어떤 비밀이 있는걸까?  통제가 불가능한 괴물. 상상을 초월한 재앙이 닥쳐올것이 뻔히 보이는데도, 지하세계의 여왕은 다크 골리앗을 깨우고, 세탁기 누나는 다른 계획을 새우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게 되는 불새.  미로의 발주파한방에 인간병기가 된 불새는 다시 불새로 돌아오고 말문이 트이지만, 이번엔, '저기'가 아닌 요들송을 부르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이래서 좋아한다. 깔깔거릴수 있는 기회를 너무 잘 잡아내고 있으니 말이다.

 

 '난 코르의 왕위를 이을 <미로니안>왕자다!'(p.108) 누구의 말일까?  가끔씩 머리를 맞으면 이상한 소리를 하는 미로.  미로에 봉인된 기억이 풀리는 걸까?  미로에 손에서 흘러나오는 발주파로 다크 골리앗이 쓰러지기까지 하지, 뭔가가 있긴 있다.  수은은 알고 있는것 같은데, 여전히 미로와 불새의 이야기는 알수가 없다.   다크골리앗에게서 탈출한 미로일행. <언더코르>를 민주화 시키려는 반란군 단체.  총사령관 암호명 <똥개>를 만난다.  암호명 <똥개>는?  똥개다... 이러니 만화다.  말을 하는 똥개~  똥개를 감화시킨 '청소부 아줌마'.   지도자 '청소부 아줌마'의 오래 전 헤어진 가족을 찾기위해서 노력하는 똥개.  십여 년 전 여왕의 음모를 피해 자도자님의 남편이 어린 딸과 갓난아이 아들만 데리고 따위 세상으로 탈출했단다.  어디서 많이 들어봤던 내용인데... 기억이 날랑 말랑.   이야기는 다음권으로 이어진다.

 

 이번호에서 다룬 과학 상식은 초등 6학년 1학기에 배운 빛에 대한 내용이다.  중학교에서도 배우니 어떤 과목이든 기본이 중요하긴 하다.  '렌즈와 초점'.  흔히, 흔들린 사진을 보고 '초점이 안 맞았내'라고 말을 하는 초점. 이 말은 '렌즈의 초점이 잘 맞지 않아서 물체의 상이 흐릿하게 맺혔다'라는 뜻이다.  렌즈는 유리와 같은 투명한 물질을 볼록하게 또는 오목하게 갈아서 빛의 굴절 현상을 이용하는 것이다.  볼록 렌즈로 봤을때 사물이 크게 보이고 오목 렌즈로 봤을때 사물이 작아지는 이유는 빛이 나아가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빛의 굴절을 이용한 것중에는 3D안경등을 들수 있는데, 두 가지 이상의 상을 합성해서 입체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것이다.  재미있긴 하지만, 너무 오래 보면 시각 발달에 이상이 생기니 조심해야 한단다.  초등과학이 어렵다.  나도 이렇게 배웠던가 싶은데, 생각도 나지 않는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요즘 아이들 과학 책으로 참 많이 배운다는 것이다.  왜 그땐 몰랐을까는 나이와는 상관이 없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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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데스 2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곧 무상이요, 재생이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태어나지 않아.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죽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너는 내 손을 묶는 책을 만들어 내일을 방해했어. 블루제이. 그래서 나는 너에게 굉장히 화가 났었지. p.11

 

 

 '잉크월드'는 윙크위버가 만들어낸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잉크위버 조차도 어찌할 수 없는 죽음의 신이 있었다.  페노글리오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코넬리아 푼케의 복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더 이상 이 이야기의 작가가 아니다. 천만에, 진짜 작가는 바로 죽음이야. 내가 어떤 글을 쓰건 간에, 그가 그걸 가로채서는 자기 마음대로 이용해 먹는 거야."(p.301/잉크스펠 3권 중에서).  오르페우스의 글로 백색 여인들과 함께 사라져 버린 블루제이.  이제 모는 모티머라는 이름보다 '블루제이'가 더 익숙해져 버렸다.  블루제이 앞에 나타난 죽음의 신은 말한다.  아무것도 자신을 방해할 수 없다고. 그런데, 블루제이가 만든 '하얀 책'이 '잉크월드'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봄이 올때까지 하얀책에 글을 적어넣어서 애드헤더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메기도 무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블루제이와 더스트핑거는 다시 살아난다.

 

 레사가 오르페우스를 찾아간것에 대해서, 파리드가 더스트핑거만 생각한것에 대해서, 메기는 용서 할수가 없었다.  아직 메기에겐 1년전에 만난 엄마보다는 함께 한 아빠가 소중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를 위험에 빠트리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엄마이건, 자신의 첫 사랑이건.  모가 돌아 왔을지라도 무서운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모를 바라보고 있다.  블루제이를 잡아오지 않으면 어린 아이들을 탄광으로 끌고 가겠다는 파이퍼.  이젠 모만 숨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어느새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으니까.  가난하고 야윈 아이들을 파이퍼에게 잡혀가게 할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비올란테를 만나기 위해, 아니 애드헤더를 죽이기 위해 떠나는 블루제이.  죽음의 신과의 어떤 언약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메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블루제이에 대한 시를 읽는 것 밖에 없었다.

 

파이퍼, 조심해라, 너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 /  너는 블루제이를 찾아 온 나라를 뒤지지만 / 어떤 칼도 그를 해치지 못하고 어떤 사냥개도 그를 찾아내지 못해 / 네가 드디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 너는 새가 날아가 버린 빈 둥지를 발견할 거야 (p.125)

 

 잉크위버가 블루제이를 위해 쓴 노래.  모가 블루제이가 되기 전부터 있던 노래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는 메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더스트핑거와 함께 하기 시작하는 블루제이와 남편을 따라가기 시작하는 레사.  그리고 블루제이를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하는 비올란테.  공주와 도둑만큼 멋진 소재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윙크위버가 만들어 낸 블루제이는 아내도 딸도 없는 도둑이이었으니 근사한 소재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레사와 메기가 있는 모에게는 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블루제이와 함께 자신의 어머니 성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비올란테.  이들의 이야기만 있다면 이야기가 단순해 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럴리가 없다.

 

 그리움으로 엘리너와 다리우스까지 '잉크월드'로 들어오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 페노글리오는 어떻게 해야할지 암담한 상황에 놓여 버린다.  자신이 만들어낸 등장인물이 아닌 사람들.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등장인물이라면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겠지만, 어디선가 툭툭 튀어나온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심지어 자신이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는 알수가 없다.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모 뿐만이 아니다.  까마귀가 되어 날아든 모톨라.  모톨라의 악행은 계속되지만,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레사뿐이다.  그것도 확실하지 않게...   페노글리오의 의지대로 이야기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페노글리오의 책속 단어로 부를 축척하고 있는 오르페우스의 뜻데로 천하의 악인이 탄생할까?  이제 <잉크월드>의 모든 이야기는 끝나간다.  마지막 권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을까?  이야기를 마법처럼 풀어내고 있는, 코넬리아 푼케가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결론을 원하면서도 '잉크월드'속 세상도 현실의 세상도 묻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아쉬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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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데스 1 잉크하트 시리즈 3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모톨라가 입힌 상처로 백색 여인들을 만났던 모는 페노글리오의 도적 이야기로 인해서 블루제이가 되고, 불을 가지고 놀던 더스트핑거는 파리드를 구하기 위해 백색여인들과의 거래를 한 후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으로 <잉크하트>에 두번째 이야기 <잉크스펠>은 끝이 났었다.  해리포터를 능가하는 이야기라는 과대광고를 하긴 했지만, 기어이 <잉크데쓰>까지 손에 들고 있는것을 보면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작가가 코넬리아 푼케 아닌가?  자신의 모든 작품에 삽화를 그려 넣을 수 있는 작가가 과연 몇명이나 있을까?  코넬리아 푼케는 환상적인 삽화들을 선사하고 있고,  삽화만으로도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가슴 두근거리게도 오싹하게도 만들어 버리는 재주를 가진 작가다.  그리고 난 그녀가 좋다.  이제 열살이 된 작은 녀석의 어린시절부터 만났던 책 친구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페노글리오가 바란 건 아니었지만, 바깥 세상에서 잘 살고 있어야만 하는 인물들이 하나 둘씩 <잉크월드>속으로 들어오면서 이야기는 뒤죽박죽이 되어버렸다.  '잉크월드'속에서 '윙크위버'로 불리고 있는 페노글리오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일이었을 것이다.  벌써 죽었어야 하는 더스트핑거는 멀쩡히 살아서 알지도 못하는 아라비아 나이트 속 사내아이를 데리고 오질 않나, 이야기 속 의적 '블루제이'의 모델인 모는 레사와 함께 불쑥 책 속으로 들어와서는 총을 맞고 사경을 헤메질 않나.  그뿐인가?  멋진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시 살려낸 코지모는 바보같이 또 죽어버리고, 메기는 끊임없이 페노글리오 책임이라고 하니 미칠 노릇이 아닐수가 없다.  게다가 이젠 바깥세상에서 모와 같은 능력이 있는 오르페오스까지 책속으로 들어왔다.  더스트핑거를 살려낸다는 목적으로 말이다.  이러니, <잉크하트>의 저자인 페노글리오가 절필을 하겠다 선언을 한것도 이해가 된다.  물론, 그 절필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약한 마음때문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모콜라가 입힌 상처 때문에 가슴이 아파올 때마다 그는 블루제이가 자신의 가슴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에 사로잡히곤 했다.  아니면 블루제이는 페노글리오에 의해 생명을 되찾기 전부터도 그의 가슴속에서 잠을 자고 있었던 것일까? (p.22)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는 제본사보다는 의적이 맞는것 처럼 보이기 시작한다.  책을 고치던 칼을 쥐어던 손에는 사람을 헤치는 칼을 쥐고, 로빈후드처럼 날아 다니기 시작한다.  모는 다른 '잉크월드'속 사람들보다 더 오랫동안 '잉크월드'에 속해 있는 사람들처럼 보인다.  이러니 레사와 메기가 안절부절 못할 만도 하다.  바깥세상에서 임신을 한 상태로 '잉크월드'로 들어와 버린 레사 입장에서는 더욱 그랬을 것이다. 끊임없이 싸움터로 돌아다니고 있으니 얼마나 걱정이 되겠는가?  게다가 '잉크월드'속에는 어찌나 악당이 많은지... 

 

 <잉크스펠>에서 하얀 책을 만들어 주어 영생을 얻은 애더헤드는 모가 책에 묻혀든 물기로 책이 망가지면서 몸이 썩는 병에 걸리고, 블루제이를 잡기 위해서 혈안이 되어 있다.  그리고 애더헤드의 딸이자 코지모의 아내이지만 불사신이 된 아버지를 미워해서 아버지를 제거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비올란테.  그녀의 서재가득 채우고 있는 블루제이의 노래들은 이야기를 어떻게 끌고갈까?  글로 '잉크월드'로 들어왔다면 글로 다시 나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이야기의 일부가 되고 싶어 하는 것처럼 보이는 남편을 레사는 그냥 두고 볼수는 없었다.  그녀의 생각처럼 그녀는 다시 포로가 되었다.  '카프리콘의 요새에서, 카프리콘의 마을에서, 지하 감옥에서, 밤의 성에서... 지금까지 수많은 감옥을 거쳐 온 그녀였다.  이제 그녀는 책의 포로가 되어 버렸다.  전에도 그녀를 가둔 적이 있던 바로 그 책의 포로가. 지금 그년는 그 감옥에서 벗어나기를 원했고, 그런 그녀의 앞길을 모가 가로막고 있는 형국이었다.'(p.307).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잉크하트>로 부터 시작된 메기와 모의 이야기. <잉크데쓰>까지 넘어오면서 어찌나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지, <잉크데쓰>에 인물도가 없으면 기억도 나지 않을 판이다.  '잉크월드'속에만 인물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실존하는 세상속에서 그림움에 병이 나있는 엘리너와 엘리너를 바라보고있는 다리우스가 있고, 이젠 레사가 임신을 해서 처음에 이야기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말았다.  어떤것이 진짜 세상인지 구분이 되지도 않는다. 키아누 리브스의 매트릭스 속 세계가 어쩌면 책속 세상일지도 모르겠다.  실존하는 세상으로 가고 싶어하는 레사와 이곳에 있고 싶어하는 모와 메기.   글을 잃어버린 윙크위버 대신 오르페우스를 찾아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파이어 댄서를 그리워하는 오르페우스.  백색여인을 불러낸다고?  분명 이성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지금 이곳이 어딘가?  '잉크월드'다.  죽음의 신의 딸들이 눈앞에 보이고, 죽었던 자가 살아나는 곳.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두고보면 안다.  코넬리아 푼케가 풀어놓고 싶은데로 그냥 두자.  그녀가 하고 싶은 이야기의 끝을 보는것도 재미있으니까 말이다.   말이 안되는 것은 현실도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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