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데스 2
코넬리아 푼케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리틀북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나는 곧 무상이요, 재생이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태어나지 않아.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죽지 않기 때문이지. 하지만 너는 내 손을 묶는 책을 만들어 내일을 방해했어. 블루제이. 그래서 나는 너에게 굉장히 화가 났었지. p.11

 

 

 '잉크월드'는 윙크위버가 만들어낸 세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잉크위버 조차도 어찌할 수 없는 죽음의 신이 있었다.  페노글리오의 말이 떠오르는 것은, 코넬리아 푼케의 복선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더 이상 이 이야기의 작가가 아니다. 천만에, 진짜 작가는 바로 죽음이야. 내가 어떤 글을 쓰건 간에, 그가 그걸 가로채서는 자기 마음대로 이용해 먹는 거야."(p.301/잉크스펠 3권 중에서).  오르페우스의 글로 백색 여인들과 함께 사라져 버린 블루제이.  이제 모는 모티머라는 이름보다 '블루제이'가 더 익숙해져 버렸다.  블루제이 앞에 나타난 죽음의 신은 말한다.  아무것도 자신을 방해할 수 없다고. 그런데, 블루제이가 만든 '하얀 책'이 '잉크월드'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봄이 올때까지 하얀책에 글을 적어넣어서 애드헤더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메기도 무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블루제이와 더스트핑거는 다시 살아난다.

 

 레사가 오르페우스를 찾아간것에 대해서, 파리드가 더스트핑거만 생각한것에 대해서, 메기는 용서 할수가 없었다.  아직 메기에겐 1년전에 만난 엄마보다는 함께 한 아빠가 소중했는지도 모르겠다.  모를 위험에 빠트리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들이 엄마이건, 자신의 첫 사랑이건.  모가 돌아 왔을지라도 무서운 것은 어쩔수가 없었다.  게다가 모든 사람들이 모를 바라보고 있다.  블루제이를 잡아오지 않으면 어린 아이들을 탄광으로 끌고 가겠다는 파이퍼.  이젠 모만 숨는다고 될 일이 아니다.  어느새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는 그대로 있을 수가 없었으니까.  가난하고 야윈 아이들을 파이퍼에게 잡혀가게 할 수가 없었으니까 말이다.  비올란테를 만나기 위해, 아니 애드헤더를 죽이기 위해 떠나는 블루제이.  죽음의 신과의 어떤 언약이 있었는지 알지 못하는 메기가 할 수 있는 것은 블루제이에 대한 시를 읽는 것 밖에 없었다.

 

파이퍼, 조심해라, 너의 종말이 멀지 않았다. /  너는 블루제이를 찾아 온 나라를 뒤지지만 / 어떤 칼도 그를 해치지 못하고 어떤 사냥개도 그를 찾아내지 못해 / 네가 드디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 / 너는 새가 날아가 버린 빈 둥지를 발견할 거야 (p.125)

 

 잉크위버가 블루제이를 위해 쓴 노래.  모가 블루제이가 되기 전부터 있던 노래를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읽는 메기.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모른다.  더스트핑거와 함께 하기 시작하는 블루제이와 남편을 따라가기 시작하는 레사.  그리고 블루제이를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하는 비올란테.  공주와 도둑만큼 멋진 소재는 없으니 말이다.  물론, 윙크위버가 만들어 낸 블루제이는 아내도 딸도 없는 도둑이이었으니 근사한 소재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레사와 메기가 있는 모에게는 더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일이다.  블루제이와 함께 자신의 어머니 성으로 움직이기 시작하는 비올란테.  이들의 이야기만 있다면 이야기가 단순해 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럴리가 없다.

 

 그리움으로 엘리너와 다리우스까지 '잉크월드'로 들어오고,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하려는 페노글리오는 어떻게 해야할지 암담한 상황에 놓여 버린다.  자신이 만들어낸 등장인물이 아닌 사람들.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등장인물이라면 그들이 어떤 행동을 할지 알겠지만, 어디선가 툭툭 튀어나온 사람들은 그렇지가 않다.  심지어 자신이 만들어 냈다 하더라도 '블루제이'가 되어버린 '모'는 알수가 없다.  어떻게 되돌릴 수 있을까?   모 뿐만이 아니다.  까마귀가 되어 날아든 모톨라.  모톨라의 악행은 계속되지만,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레사뿐이다.  그것도 확실하지 않게...   페노글리오의 의지대로 이야기가 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  아니면, 페노글리오의 책속 단어로 부를 축척하고 있는 오르페우스의 뜻데로 천하의 악인이 탄생할까?  이제 <잉크월드>의 모든 이야기는 끝나간다.  마지막 권은 어떤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을까?  이야기를 마법처럼 풀어내고 있는, 코넬리아 푼케가 어떤 결론을 내리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결론을 원하면서도 '잉크월드'속 세상도 현실의 세상도 묻어버리기에는 너무나 아쉬우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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