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2 - 내 안의 살인 파트너
카르스텐 두세 지음, 전은경 옮김 / 세계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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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살인 2

카르스텐 두세 | 전은경 옮김 | 세계사

추리 미스터리 소설 / p.439

살인과 명상이라는 독특한 설정으로 웃음을 주어 재미있게 읽었던 「명상 살인」 1권이었기에 '내 안의 살인 파트너'라는 부제를 가지고 2권이 나왔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반가웠다. 자기 차가 폭발이 된 상황에서조차 공황에 대비하는 방법을 찾아 명상 훈련을 하며 명상을 실제 상황에 너무나도 잘 적용해가던 비요른이 이번 2권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도 되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출판사에서 밀고 있던 '5살 아이가 왜 사람을 죽였을까?'라는 이 문구가 불편했다. '에이 설마 5살 아이가 살인을 했겠어? 그냥 홍보 문구로 사용한 거겠지. 그래도.. (불편)... 설마 진짜 5살 아이가?!'이란 생각은 책을 읽어 나갈수록 '굳이 이렇게 자극적이게 문장을 만들었을 필요가 있었을까?'라는 안타까움으로 변해갔다. 특히 문고 사이트에도 이 문구로 된 이미지와 동영상으로 홍보가 되고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했다.

 

이 책이 명상으로 억눌려 있던 어릴 적 상처를 받은 자신 안의 어린 시절의 아이를 들여다보고 그 아이가 받았을 상처를 치유한다는 내용인지도 모른 채 나처럼 책 정보를 찾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혹 이 문장만 보고 불편한 마음에 건너뛸 수도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아쉽다. 사실 나도 이 문장만 보고 괜히 신청했나?!했을 정도였으니..^^; 혹 나만 그랬나?!ㅋㅋㅋ

 

 

 

「명상 살인」 주인공 비요른은 마피아의 불법적인 일을 합법적으로 봐주던 변호사이다. 그는 이미 사람을 네 명 죽였고, 예전 고용주를 협박했으며 딸이 유치원에 자리를 얻도록 유치원의 예전 경영자를 위협해 지분을 팔라고 강요했을 뿐만 아니라 러시아 마피아를 납치한 전적이 있다.

 

그런 그가 더 이상 살인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아내와 딸과 함께 간 여행지에서 자신의 신경을 건들던 종업원에게 화를 주체 못 하던 그였고 살짝 장난을 친다는 게 그 직원이 추락사하며 살인으로 이어진다. 명상으로 거의 모든 문제를 다 잘 다룰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음에도 왜 똑같은 문제가 매번 되살아 나는지 모르겠다던 그는 다시 시작된 명상 상담으로 자신 안의 유년 시절 자신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명상으로 어릴 적 부모로부터 '즐거움은 사치다'와 '네 소망은 중요하지 않다'라는 부모의 신조가 어린 자신에게 상처로 남아있었다는 사실과 부모님으로 인해 생겼던 수많은 상처를 의식에서 밀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렇게 내면아이를 시각화, 형체를 부여하고 자신의 세계에 한자리를 내준다.

 

아이에게 편지도 쓰고 함께 이야기도 나누면서 시간의 섬에서 단둘이 시간을 보내며 신뢰를 쌓아간다. 그런데 지하에 가둬둔 보리스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협박범이 나타나 살인을 더 이상 하지 않으려는 그에게 보리스를 살해하라 위협한다. 보리스를 죽여서 목을 베길 원하는 그자는 누구일까? 그리고 비요른과 샤샤는 이 협박을 어떻게 처리하게 될까? 그는 더 이상 살해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을까?

 

 

당신 부모님은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부모님이 아니라 당신의 세계에서 유일한 부모님이었다.

p.146

 

어릴 때 침대로 해적선을 만들고, 다 쓴 휴지 심을 통해 코끼리 언어로 이야기하고, 양탄자에 놓인 신발 한 짝 때문에 왜 바로 잠들 수 없는지에 대해 아주 놀라운 동화를 만들어내던 그 아이는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그 능력을 잃어간다. 그리고 그 능력을 잃어가게 하는데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람이 부모라 이야기한다.

 

아이에게 있어 부모는 그 아이가 알고 있는 유일한 부모이다. 그래서 그들의 잘못된 행동이 잘못되었다 생각하지 못한다. 또한 부모의 신조는 아이가 자라면서 갖게 되는 주위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 아니는 부모를 신뢰하고 실존적으로 의지하는 것이다.

 

나도 두 아이의 부모이다 보니 비요른이 자신의 내면 아이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부분에선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이 내면아이와 정말로 대화하며 그가 유치한 장난이 아닌 순진한 장난이었다며 내면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며 엉뚱하게 끌어가리라고는 예상 못 했네?! 그래 내가 잠깐 이 책의 영역이 추리 미스터리인 걸 잊고 있었구먼. ㅎㅎㅎ

 

1권보다 웃음 코드가 없어 아쉬웠지만 유년 시절의 과거가 현재에 미치는 영향을 이야기하는 부분은 좋았던 2권이었다. 생각보다 나쁜 평을 미리 접해서인가?! 난 나름 잘 읽었다.^^ 다음 3권은 어떤 명상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불행한 유년 시절에 너무 늦은 시기란 없다.

행복한 유년 시절에도 너무 늦은 시가란 없다.

그러나 유년 시절은 과거다.

그 과거가 당신의 현재에 영향력을 행사할지,

그런다면 어떻게 행사할지는 오로지 당신 결정에 달렸다.

요쉬카 브라이트너, 「귀한 내면아이」

 

 

+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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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5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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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상

빅토르 위고 |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세계문학 / p.469

항상 이 책을 볼 때면 '왜 제목이 웃는 남자일까?'라는 의문이 함께 했다. 그리고 그 이유를 알고 나서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았을 땐 절로 욕이 나왔다. 도대체 인간은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 걸까?

"왜 웃느냐?"

"웃지 않아요."

"웃지 말라니까!"

"웃지 않아요."

우르수스의 온몸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심한 전율을 일으켰다.

"너는 웃고 있어, 분명해. 누가 너에게 이런 짓을 했어?"

p.254

왜 웃냐는 질문에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아이, 언제부터 이렇게 웃었냐는 질문에 항상 이랬다고 대답하는 아이. 그의 담담한 대답에 더 마음이 아파온다. 귀밑까지 찢어지도록 벌어지는 입과 저절로 접혀 눈까지 닿는 귀, 점잖은 태 부리는 사람이 안경 흔들거리게 하기에 적합한 보기 흉한 코, 바라보면 그 누구라도 웃지 않고는 못 배기는 얼굴. 정말 누가 이 아이를 이렇게 만든 것일까?



흉측하고 기이한 떠돌이 집단, 콤프라치코스. 그들은 아이들을 사기도 하고 팔기도 하는 어린아이 장사를 하는 집단이다. 웃기를 원하는 백성들과 왕이 있었기에 거리의 광장에는 곡예사가 있어야 했고 왕궁에는 어전 광대가 있어야 했던 그 시절, 콤프라치코스는 단지 웃기 위해서 아이들을 괴물로 만들어 이용하던 집단이었다.

반듯한 아이보다는 꼽추 또는 난쟁이들이 더 큰 즐거움을 준다는 이유 하나로 인간의 유년기 때 멀쩡한 인간을 데려다 미숙아로, 멀쩡한 짐승의 낯짝으로 변형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압축해 성장을 억제했다. 즉, 자신들이 원하는 용모대로 빚은 것이다.

실제적으로 약 17세기 귀족들 사이에서 기형적인 생김새를 지닌 사람들을 오락거리 삼아 애완용으로 비싸게 사고파는 것이 유행했었고, 기형인 사람의 수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기형보다 더욱 괴기스러운 외형을 바란 귀족들은 콤프라치코스에게 아이를 납치해 기형으로 만들어 달라고 의뢰했고, 콤프라치코스는 아이들을 납치해 기형으로 만든다.

이처럼 주인공 또한 콤프라치코스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졌고 곡예사로서 키워져 이용당한다. 그러다 윌리엄 2세가 콤프라치코스를 엄하게 다루면서 아이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고발당하고 자신의 아이임을 증명 못하면 벌을 받는다는 이유로 버려진다.

그렇게 다른 사람이 그의 얼굴에 웃음을 영원히 고착시켜 놓아 불가피한 웃음을, 영원한 웃음을 가지게 된 남자 그윈플레인울고 싶어도 고통스러워 찡그리고 싶어도 그는 웃을 뿐이다. 하지만 그는 웃지 않는다. 그저 그의 얼굴이 웃을 뿐.

그런데 웃음이 기쁨의 동의어일까? p.391




1, 2부로 구성되어 있는 「웃는 남자 상」. 맨 처음 예비 이야기에 등장했던 우르수스가 추후 버려진 아이와 연결되며 본격적으로 웃는 남자의 이야기에 속도가 붙기 시작한다. 그런데 그전에 거쳐야 할 산이 높다.

잉글랜드의 공화 체제하에서 일어났던 많은 비정상적인 일부터 시작해 찰스 2세, 제임스 2세, 윌리엄 그리고 엘리자베스의 시대가 이어지며 클랜찰리와 그의 사생아 데이비드 경, 여 공작 조시언의 이야기가 자세하게 풀어진다. 그것도 버림받은 아이가 눈 폭풍을 헤매며 길을 떠나는 여정에 눈에 묻혀 죽은 여인 곁에 울음을 터트린 갓난 여자아기를 구하고 드디어 도시에 도착해 우르수스를 만나자마자, 이 이야기가 시작된다.

정말 감질나게 이야기 사이사이에 보여주던 주인공 이야기. 그래서 더 현기증 나게 궁금했던 이야기. 그렇다고 다 건너뛸 수도 없는 이 이야기. 그 주인공 아이가 너무 궁금해 속도를 내며 한 장 한 장 넘기다 만난 소름 끼치던 마지막 대사.

"저의 권태감을 씻어 줄 거라고 믿었어요. 그런데 아니에요."

"그 권태를 치유할 방법은 오직 하나요."

"어떤 방법인데요?"

"그윈플레인." p.390

그리고 바로 이어지던 주인공 이야기.




우르수스와 늑대 호모에게 어느 날 찾아온 남자아이와 여자 아기. 그는 불평을 하면서도 그들을 기르고 꾸지람을 하면서도 그들을 먹여살렸으며 남자아이에겐 '그윈플레인', 여자 아기에겐 '데아'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그리고 아름답게 성장한 소경이었던 데아. 그녀에게 그윈플레인은 구원자였고 안내자였으며 남편이었다. 그리고 데아는 그윈플레인에게 사랑과 다정함의 존재로 서로 각자에게 없는 것으로 상대방을 지탱하며 서로에게 기쁨이 되어주는 완벽한 한 쌍이 된다.

우르수스는 기형을 가진 그윈플레인에게 철학과 지식 등 온갖 치장물로 가득 채워주며 철인이 돼라 말한다. 그리고 지혜롭다는 것은, 그 무엇으로부터도 상처를 입지 않는다는 것을 함께 가르친다. 그렇게 우루수스에게 가족이, 딸과 아들이 생겼으며 그들에게 아버지가 되고 늑대 호모는 숙부가 된다.

후에 그가 사람 앞에 나설 준비가 되었을 땐 함께 공연을 했고, 그윈플레인의 기형으로 점점 더 많은 박수갈채를 받으며 부유해져 갔으며 사람들 사이에서 웃는 남자로 유명해진다. 그리고 런던으로 가야지라는 우르수스의 말과 함께 이야기는 끝이 난다.

그들이 행복을 느낄수록 권태를 치유할 방법으로 웃는 남자를 언급한 데이비드 경의 대사가 계속 생각났다. 그리고 그들의 행복과 함께 불안한 감정 또한 함께 커져갔다. 아이와 우르수스의 첫 만남에선 소름이 돋았고 츤데레 모습을 보이던 우르수스로 인해 웃었으며 예상치 못한 전개가 주는 즐거움에 푹 빠져 읽은 웃는 남자였다. 특히 웅장하면서도 치밀한 묘사 그리고 마음을 간지럽히는 운율마저 느껴지는 필력이 좋았다.

자신의 기형으로 괴로워하기 보다 자신을 보러 온 낮은 계층 사람들을 걱정하고 자신이 해줄 것이 없는지 고민하던 그윈플레인과 추한 자신을 떠날까 봐 자신의 외모에 대해 고백하던 그에게 추하다는 것은 악을 행한다는 뜻이라고 말하던 데아. 그들의 앞 날이 그려질 웃는 남자 하권. 제발 불행하지 않길 바란다.

그윈플레인은 자신의 얼굴을 아폴론의 얼굴과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괴물이라는 것이 그에게는 행복의 형태였다. p.447

웃게 한다는 것은 잊게 한다는 것이다. 망각을 나누어 주는 사람, 이 지상에서는 얼마나 고마운 사람인가! p.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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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85
빅토르 위고 지음, 이형식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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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라고 불리던 그 아이의 이름이 초반부에 등장했던 우르수스에 의해 그윈플레인. 그리고 아이로부터 목숨을 건진 여자 아기 데아. 그들이 성장하고 부를 얻는 과정을 그린 이번 이야기는 그들의 이야기보다는 그 시대의 상황이 그려진 이야기가 더 많았던 상편이었다. 그래서인지 계속 이 아이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더 뒤로 넘기기 바빴다.

서로에게 구원이 되어주는 그윈플레인과 데아가 그저 지금처럼 행복했으면 좋겠는데, 데이비드 경의 권태를 벗어나는 방법으로 그윈플레인을 이야기 한 대사 때문에 불안감이 든다. 설마.. 내가 생각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길...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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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의 명장면 200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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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자의 작품을 명장면으로 만날 수 있다니. 정말 뜻깊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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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스토옙스키 깊이 읽기 - 종교와 과학의 관점에서
석영중 지음 / 열린책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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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치로 접한 도스토옙스키 저자, 저자에 대해서 다양한 채널을 통해 검색을 하며 알아보던 찰나 만나게 된 책이에요. 그의 작품에 대해서 여러 해석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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