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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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사람들

히가시노 게이고 | 윤성원 옮김 | RHK

추리소설/p.296

「수상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떠오른 그날 밤, 그 사람. 학원이 끝난 늦은 밤 시간 집으로 돌아가던 고등학생 때였다. 처음엔 내 뒤에서 들려오던 발소리에 같은 방향으로 가는 사람이겠지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갈수록 ‘설마...’라는 의심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결국 그 의심은 공포감으로 이어졌다.

그 사람이 내 앞으로 가면 이 공포감이 사라지지 않을까란 생각에 난 걸음을 멈추어 그 사람이 먼저 지나가길 바라며 비켜주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지나가지 않은 채 오히려 그 자리에 멈추더니 나를 쳐다보는 게 아니겠는가? 오마이갓! 결국 난 '걸음아 나 살려라' 하며 전속력으로 집까지 뛰어갔다.

가끔 그날을 떠올릴 때면 아무 일 없어서 다행이었다며 안심하곤 했다. 그런데 ‘가장 수상한 사람은 나 자신이 아닐까’라는 역자의 말에 ‘정말 그 사람에겐 내가 더 수상한 사람이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어쩌면 온전히 그 상황을 내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며 나의 의심이 만든 에피소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이른다.(와 그건 그것대로 반전인데?!)

이처럼 우리가 평소에 가질 수 있는 사소한 감정들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인물들과 만나 일어나는 사건들, 그래서 더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7편의 이야기를 담은 「수상한 사람들」왜 사람들이 히가시노 게이고를 외치는지 초기 단편집에 속하는 이 책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아니 초기 작품이 이 정도면 뒤에 나온 작품들은 어떻다는 건가?!(궁금증 폭발)




그저 자신의 집을 하룻밤 동료들에게 빌려주었을 뿐인데 출근하기 위해 들린 자신의 집에 낯선 여자가 침대에서 자고 있다. 자신이 어떻게 이곳에 왔는지 기억이 안 난다며 오히려 자신과 밤을 보낸 상대를 찾아주지 않으면 이 집에서 나갈 수 없다고 선포하던 그녀. 황당할 만큼 당당했던 그녀의 모습에 헛웃음을 터트리며 읽어내려가다 전혀 다른 진실을 마주했을 때의 기분이란! 여성의 외모로 판단했던 것에 대해 비웃던 첫 이야기 ‘자고 있던 여자’. 어쩌면 성별을 떠나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니었을까?

낙오자의 길을 걸어가던 그가 절도를 모의하다 경찰에 쫓기게 되고 자신을 이렇게 만들었다는 사람의 집에 숨어들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이야기 ‘판정콜을 다시 한번!’. 근거 없는 증오심으로 자신의 인생을 망쳤던 그가 안타까웠다. 나조차도 그 시절 그때로 되돌 리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외치게 된다.

야근과 주말 근무까지 하던 계장의 죽음과 밝혀지던 진실에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이해되었던 ‘죽으면 일도 못해’, 화려한 결혼식을 하지 못하고 사진을 현상하지 못하며 그녀를 안을 수 없는 이유를 이야기 초반부터 밝혀 경악하며 읽기 시작했던 ‘달콤해야 하는데’, 항상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는 소꿉친구에게 작은 악의로 등대로 향하게 했다 소름 돋게 했던 결말을 보여줬던 ‘등대에서’ 등

미스터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던져주던 메시지가 좋았던 이야기들. 저자 특유의 반전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거기에 정말 술술 읽히는 즐거움까지!!(아니 왜 이렇게 술술 읽히지? 신기해하며 읽음 ㅋㅋㅋ)




한 사람의 입장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정말 그 사람의 생각대로 움직이게 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어쩌면 그 사람의 생각이 잘못된 걸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터는 각 이야기의 주인공조차 수상해 보였다. 어쩌면 이 사람도 나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생각하고 이야기하고 있는 건 아닐까? 혹 상대방의 행동을 내 뜻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있었던 건 아니었는지 나도 모르게 난 어떠했지?라며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뒤에 나오는 예상치 못한 결말에 와! 입틀막하면서 나만 진지했던 거냐?! 나 또 속은거냐?! 이불킥도 날리게 만들었던 이야기들. 이러한 사소한 감정들에 휩쓸려 의도치 않게 겪은 경험들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 아니한가?! 그렇다면 저자의 버전으로 된 이야기도 만나보자. 그리고 같이 이불킥해보는걸로!^^




+출판사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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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달 2 (일러스트 특별판) - 단 하나의 마음 고양이달 (일러스트 특별판) 2
박영주 지음, 김다혜 그림 / 아띠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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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언제부터였을까. 핀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 그때일까. 노아는 어떻게든 시간을 되돌려 놓고 싶었다. 온 식구가 식탁에 둘러앉아 저녁 식사를 하던 때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p.27



린이 고민이 있다는 걸 눈치챈 링고이지만 린은 그 고민을 링고에게 공유하지 못한다. 정말 언제부터였을까? 서로의 마음이 어긋나기 시작한 건....

누군가를 마음에 담았다고 해서 상대방이 나와 같은 마음이 될 확률이 얼마나 될까?! 정말 서로 같은 마음이 되어 그 마음을 키워나갈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닐까?

핀과 린 그리고 링고 이 셋의 관계가 나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길... 한 사람은 상처를 받겠지만 그 상처의 시간이 길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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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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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는 로맨스와 쫄깃한 미스터리까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두 가지 모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잠중록 외전이었다. 숨어있던 반전도 놀라웠고 황재하가 추리를 어떻게 해나갔는지 설명하는 부분에선 감탄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왜 난 설명을 듣고서도 다 못 알아듣는 건지 ㅎㅎㅎㅎ

2세가 나오던 뒷이야기도 너무 재미있었다. 황재하의 추리가 아이들이 속임수에까지 적용될 줄이야 ㅋㅋㅋㅋㅋ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다음 편이 나와도 좋을듯싶다. 이대로 보내기에 너무 아쉬운 잠중록. 계속 다음 시리즈 나와주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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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중록 외전 아르테 오리지널 5
처처칭한 지음, 서미영 옮김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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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백의 허락하에 사건을 해결하러 나선 황재하와 주자진. 그들이 거안 병사들에게 쫓기며 사막을 가로지르던 추격신에선 잡히면 어쩌나 걱정했을 정도로 긴박감이 흐른다. 그때 피를 뒤집어쓰고 붉은 석양에 잠긴 채, 모래바람을 일으키며 서슬 퍼런 기세로 달려온 이서백!(꺄아아아 소리 질러!) 정말 이런 재미에 계속 보게 되는 로맨스 소설!

범인이 누구인지, 범행을 어떻게 저질렀는지도 알겠다는 황재하를 보다 보면 아니 어떻게?!라고 외치는 주자진의 마음이 내 맘이 되곤 한다. 둘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는 잠중록, 읽을 페이지가 줄어들수록 아쉽다. 어서 읽고 싶은 마음과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이 마음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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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no책읽기yes 2021-11-03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중록 본편은 다 읽었는데 외전이 나왔는지 몰랐다가 덕분에 이제야 알게 되었네요. 보러 가야겠어요!
 
채사장의 지대넓얕 1 : 권력의 탄생 -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생각을 넓혀 주는 어린이 교양 도서
채사장.마케마케 지음, 정용환 그림 / 돌핀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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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먹다 남은 씨앗을 버렸다가 그곳에서 같은 종류의 알곡이 달리는 걸 보고 먹을 것으로 심기 시작한 게 농사의 시작이었다. 그리고 큰 돌을 들다 떨어뜨린 오메가는 떨어진 돌 중 매끄러운 한 면을 가진 돌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돌조각 하나가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을 만들어 낸다.



돌조각 하나가 돌낫과 돌괭이가 되어 더 많은 농작물을 일궈냈던 오메가, 먹을 것이 없는 이들이 그의 밑에서 일하기 시작했으니 인간들 사이에 높고 낮음 '권력'이 생긴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권력을 만화와 적절한 글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 놓은 책. 뒷부분에선 다시 한번 정리를 해 복습을 할 수도 있다. 정말 아이들 눈높이에서 잘 풀어 놓은 책이다. 거기에 재미도 있으니~ 아이 또한 한 번에 그 자리에서 다 읽더니 역시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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