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채광석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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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사책방 시리즈 7권의 책 중, 이 책을 제일 먼저 읽은 이유는 책 뒤편에 적혀있는 ‘녹슨 세창살을 뚫고, 캄캄한 독재의 하늘 위로 폭죽처럼 쏘아올린 ‘청춘의 화양연화’’라는 문장에 반해서였다. 그저 이 단순했던 이유 하나가 어떤 변화로 나에게 되돌아올지 이때까지만 해도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에겐 아무것도 없었소.

있다면, 나의 서릿발 선

징역살이가 있을 뿐,

있대도 철망 틈으로 확인한

‘간절한 사랑’이 있을 뿐

p.338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저자가 수감되었을 때 창살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는 사랑하는 여인과 주고 받은 편지들 중, 본인이 보낸 편지만을 엮어 놓은 ‘서간집’이다.

‘글을 읽는 분들께’에서 두분이 잘 이어져 결혼도 하시고 첫 아이의 돌도 치루었다는 이야기를 봤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다. 주로 맨앞에 저자에 대한 설명이 이 책에는 그 위치에 없었다는 걸 눈치도 못채고 그저 저자가 담담히 들려주는 울림있는 글에 감명하며 읽어 내려갔다.



햇살이 비추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고요함 속에서 저자의 울림있는 필력을 느끼며 그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 가득했던 시간들, 참으로 그 시간이 좋았다. 그냥 저자가 주는 느낌 그 자체가 좋았다.

그러다 다른 분 중간리뷰를 통해 작가의 부고 사실을 알게 되었고(그때의 충격이란!), 저자의 소개란을 부랴부랴 책에서 찾아보게 된다.

책 맨 뒷장에 자리잡고 있던 작가의 소개, 채광석 저자는 서울대 사범대학에서 수학했고 문학평론 「부끄러움과 힘의 부재」, 시 「빈대가 전한 기쁜 소식」을 발표하면서 문단활동을 시작한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이다.

1974년 오둘둘 사건으로 체포되어 2년 6개월간 복역하였고 1980년 서울의 봄이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되어 40여 일간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실행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1980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저자는 2020년 민주유공자로 인정되면서 광주에 있는 국립 5·18민주묘지 2묘원으로 이장되었다고 한다.

하나의 편지가 시작될 때마다 적혀있던 제목들이 그때 당시의 감정이 함축적으로 표현된 시처럼 다가와 그 속에 푹 빠져 읽었는데 정말 저자가 시인이었다. 아 정말 나 자신이 부끄럽다. 예상치도 못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되었을 때의 충격의 여운이 길게 남으면서 그 뒤로 읽게 되는 모든 글들이 배로 무겁게 다가오며 더 강렬하게 마음 속으로 파고 든다.

한 글자 한 글자 음미하며 읽게 되는 서간집, 손대면 묻어날 듯 서정적이면서도 가슴을 뜨겁게하는 감동이 스며들기도 하고 고요한 명상의 시간을 선사하기도 한다. 그에 따라 온전히 그 상황을 즐기기도 반성하기도 때론 감탄하기도 했다.

저자가 봄이라고 하면 봄이 느껴지고 가을이라고 하면 가을이 느껴질 정도의 감성 그 자체였던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더 놀라운건 이 당시 저자의 나이가 대학교 4학년이었던 사실! 잠깐 그때 난 뭐했나 떠올려보구요.... 하아...

글에서 느껴지는 깊이와 중간중간 넣어달라는 책들이나 읽었다는 책들의 목록을 보면서 문득문득 저자의 나이를 떠올리며 놀라곤 했다. 그러다 중간에 어려운 책들을 읽고 무게감 있던 이 분께 이런 면이?, 베프와 같던 벼룩으로 시가 꾸준히 나오는 등 깨알웃음도 있었으니, 읽을수록 ‘그저 다 좋구나’ 모드가 발동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서로가 자기의 현위치를 되살펴보고

반성을 해본다는 것은 참으로 좋은 현상입니다.

p.92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져가는 징역살이에 조금씩 안일해지려는 자신을 일깨우기 위해서 부지런히 읽고 생각하려고 노력하신 채광석 저자님, 때론 문학가의 면모를 보이시며 멋짐을 흩뿌리기도 하시고, 때론 한없이 스윗하게 훅 들어오시며 셀레임을 주시기도 하니 반하지 아니할 수가 없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책을 펼치는 순간 '너무 이쁘다.'라는 첫 마디와 함께 주옥 같은 글을 만날 수 있으니, 혹 나처럼 책 표지가 주는 어려움에 망설여지는 분이 계시다면 망설이지 말고 직진하시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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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의 왕 : 탑의 소녀 나르만 연대기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소미아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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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만 연대기 1권 「청의 왕_탑의 소녀」는 고아 소년 하룬이 기억을 잃은 채 자신의 이름도 모르고 갇혀 지내던 소녀를 우연히 만나면서 일어나는 모험을 그린 판타지 소설이다.

<이상한 가게 전천당> 작가의 색다른 판타지 동화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내용도 보지도 않고 무작정 신청해서 운 좋게 받게 된 샘플북으로 전 6권으로 구성된 나르만 연대기에 속하며, 이번 청의 왕은 2권으로 완결된다.

역시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과 <십 년 가게>를 재미있게 읽었던 둥이들 「청의 왕 탑의 소녀」 또한 재미있다며 2권은 언제 나오는지 물어오는데, 내가 더 묻고 싶다. 왜 내가 읽어도 재미있는가?!ㅋㅋ




남자는 조심스럽게 흑조에 다가가

부리에 물린 반지를 낚아챘다.

그 순간, 남자의 운명이 송두리째 바뀌었다.

사막에 홀로 남겨진 남자는

인간이 아닌 ‘그들’을 거느리는 왕이 되었다.

p.10

하룬이 사는 세상은 ‘사막의 보석’, ‘물의 도시’라 불리는 나르만으로 사막 한가운데에 유일하게 물이 샘솟는 도시이다. 물이 나르만의 힘이고 수많은 대상과 상인이 찾아드는 오아시스인 곳이다. 그 수면 위에 마족을 수족으로 부리며 보호받고 있는 왕국 우잔 마하르가 떠있다.

부모형제 없이 떠돌아다니며 앗산의 집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먹으며 살아가던 하룬, 어느 날 앗산이 집에 숨겨둔 설탕 한 봉지를 훔쳐 간 도둑으로 오해받게 되면서 묘지에 마른 우물 속으로 버려지게 된다. 분명 피가 나며 죽었던 기억이 있던 하룬이었는데 깨어나 보니 사지 멀쩡히 살아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우물을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 치다 우연히 비밀문을 발견하게 되고 그곳을 통해 간 어느 비밀의 탑에 기억을 잃은 채 갇혀 있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처음 만난 사이인데도 그녀를 볼 때마다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처럼 느껴지는 하룬은 자신도 모르게 소녀를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고 싶은 유일한 소중한 사람이라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그들이 기억 못 하는 둘만의 인연이 있었던 것일까?

하룬은 이름 없는 소녀에게 ‘파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그곳을 함께 탈출하지만 자신을 쫓아오는 마족을 피해 도망가다 사막에 떨어지게 되고 번개 사냥꾼 아반자에 의해 구해진다.




“내가 도울게, 파라.”

“나도. 이왕 이렇게 됐으니 끝까지 함께하겠어.”

p.208

현재 국왕 우르만은 병이 깊어 죽음을 앞둔 상태이다. 다음 왕으로 제4왕자 토르한을 지명하고 즉위식을 열려고 했지만 파라가 사라져 무산된다. 일식까지 파라를 찾아오는 자에게 모든 것을 물려주겠다고 말하며 죽음을 맞이한 왕, 나르만 왕국의 왕자들과 마족 군단이 그들을 쫓기 시작한다. 그런데 여기에 마족을 신이나 정령으로 숭배하는 시린 족이었던 세워드대신 또한 제8황자 나실의 명령에 마족의 자유를 위해 그들을 잡기 위해 나선다. 과연 하룬과 파라 그리고 아반자는 이들로부터 무사할 수 있을까?

파라는 왜 기억을 잃어버린 채 비밀의 탑에 갇혀 있었는지, 파라가 갇혀 있던 곳에는 죽음의 마법이 걸려있어 살아있는 자가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는데 하룬은 어떻게 그곳에 갈 수 있었는지, 다음 왕은 누가 될 것인지 등 물음과 물음이 이어지며 마족을 통해 새로운 사실이 하나둘씩 밝혀지는데 그 진실의 끝이 궁금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절정에 달할 때 또박 또박 적혀있던 <2권에서 계속>이라는 글자를 마주했을 때의 아쉬움이란...

마족이 존재하고 도시 중심에 솟구친 물의 탑과 그 위에 둥둥 뜬 은의 왕궁, 문이 살아 있고 하늘 위에 떠다니는 배가 있으며 대사막에는 사람을 잡아먹는 개 등 판타지 동화답게 다양한 소재가 등장하며 흥미를 더하면서 재미를 준다.

<이상한 가게 전천당>부터 알게 된 히로시마 레이코 저자, <십 년 가게>와 <청의 왕>까지 다양한 소재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보여줘서 너무 좋다. 항상 응원합니다. 곧 2권으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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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있어!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드로잉 -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으로 시작하는
이솔기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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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만화를 좋아해 한때는 애니메이터를 꿈꾸기도 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림을 그렇게 잘 그리는 편은 아니지만 여전히 블로그와 카페에서 사용하는 스티커를 볼 때면 끄적끄적 그려보고 싶어질 때가 있다. 시작은 해보고 싶으나 그에 맞는 태블릿과 펜을 사야 했던 나로서는 과연 내가 얼마나 그림을 자주 그릴 것이며 과연 나에게 맞을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선뜻 지르지는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다 「자신 있어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드로잉」 책을 만나 디지털로 처음 그림을 그려보게 되었다.

「자신 있어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드로잉」 태블릿PC, 스마트폰, 컴퓨터 등 웬만한 디지털 기기에서 모두 사용 가능한 오토데스크 스케치북 무료 앱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 QR코드로 연결되는 동영상 강의와 무료로 도안까지 제공된다. 아이패드 실행 기준으로 소개하지만 갤럭시 탭, 스마트폰, PC에서 실행할 때 알고 있으면 좋은 정보도 함께 소개되니 어떤 기종이든 걱정 없다.



동그라미, 네모, 세모만 그릴 줄 알면

누구나 그럴싸한 그림을 완성할 수 있다!

정말 동그라미, 네모, 세모만 그릴 줄 알면 그 도형을 이용한 밑그림 그리는 방법부터 알려주니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는 사람도 쉽게 따라 그릴 수 있다.




그림을 그리는데 사용되는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의 사용방법도 상세하게 설명되어 있어 차근차근 하나씩 따라 하다 보면 기본적인 툴에 대해 배울 수 있다. 그래도 어렵게 다가온다면 QR코드를 통해 동영상 강의를 볼 수 있으니 아주 든든하다!



책으로 전체적인 걸 파악한 후 QR코드로 동영상 강의를 보았더니 더 잘 들어오고 세부적인 부분까지 알 수 있어서 좋았다. 하나의 동영상 자체가 길지 않고 배우는 게 재미있어 계속 보게 되는 단점(?)이 있으니 시간을 잘 체크해서 보시길 ㅎㅎㅎ



어떤 걸 제일 먼저 그려볼까 둘러보다 귀여운 강아지를 그려보았다. 그리기 전에 필요한 툴을 미리 꺼내놓고 시작했는데 색 찾는 부분에서 조금 헤맸다. 아니 왜 정해져 있는 색도 못 찾냐며 ㅋㅋㅋㅋ

자신감 업된 나는 하나의 그림을 더 그려본다. 이번엔 아이스크림!! 아이스크림을 그리면서 우연히 힘을 달리 주게 되었고 굵기가 달라지면서 그려지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우와우와하며 더 재미있게 그려보았던 아이스크림이다.

마지막은 예전에 일러스트레이터로 그려보았던 캐릭터를 보며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으로 그려 보았다. 아직 툴이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서 완벽하게 맘에 들지는 않지만 나름 이쁘게 그려져 계속 연습해 더 잘 그려 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손끝에서 하나하나 그려가는 재미가 있다.




정말 간단하고 쉽게 그릴 수 있어 좋다. 색 지정 값도 정해져 있고 브러시도 정해져 있으니 그저 그리고 색칠하며 아무 고민 없이 연습만 할 수 있게 되어있는 점이 좋다. 무엇보다 완성작이 그럴듯해 보여 더없이 좋다. ㅋㅋㅋ

태블릿과 펜은 아는 동생에게 대여해서 잠깐 그려본 그림이지만 오토테스크 스케치북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얻기엔 충분했다. 일상 드로잉부터 굿즈 만들기까지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대로 하나하나 연습해 나가다 보면 나만의 그림도 그릴 수 있을 거 같다. 이제 아이패드 5세대가 나오기만 기다리면 될 듯?!

「자신 있어 아이패드 갤럭시 탭 드로잉」으로 연습이 끝나면 저자의 유튜브 강의로 더 확장해 나가며 심화 학습도 가능하다. 누구나 쉽게 무료 앱 오토데스크 스케치북으로 나만의 그림을 그려보며 연습을 시작하기에 딱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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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더봇 다이어리 : 인공 상태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8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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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좋다.

나와 상호작용할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피드 속의 인간을 보는 게 좋다.

그것에서는 나와 인간 모두 안전했다.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 이번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머더봇의 이야기이다.

머더봇은 약 3만 5천 시간 전쯤 라바하이랄 광산 시설 큐 정거장에서 계약을 받고 임무 도중 폭주해 고객의 상당수를 죽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사건에 관한 기억이 부분적으로 지어져 있어 그 사고를 일으키려고 자신이 지배 모듈을 해킹한 것인지, 지배 모듈의 치명적인 고장 때문에 그 사고가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다.

멘사 박사와 함께 떠났다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으로부터 멘사 박사의 안전은 누가 보장하냐는 의문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의 과거 현장으로 돌아가 자신이 했던 일이라고 알려진 사실을 확인해야만 했다.

 

 

 

 

전편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에서는 멘사 팀과의 케미가 있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수송선과의 케미가 재미를 선사한다.

자신의 목적지에 가기 위해 무인이면서 화물 수송을 맡은 수송선에 탑승 허가를 요청하고 수락 받은 머더봇이 수송선 안 승무원 회의실에서 발견한 푹신한 의자에 앉아 새로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다. 그때 무엇인가 피드를 통해 말을 걸어오는데...

넌 운이 좋구나

그 한마디에 모더봇과 함께 나도 긴장 모드가 되면서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 급 공포물 분위기?!

알고 보니 이 수송선, 심술을 부릴 정도로 지성을 가졌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매혹적이고 끝없는 느낌의 우주를 여행하며 인간 혹은 승객을 금속 선체 안에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수송선이었던 것이다.

수송선이 모더봇을 협박하기도, 모더봇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실험적인 수술을 해주겠다며 의무실로 들어가도록 설득하기도 하며 머더봇에게 도움을 주고, 그런 ART에게 엿이나 먹으라며 작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던 머더봇이 그의 말에 수긍하며 따라가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때론 다운로드한 드라마를 같이 보며 정신줄을 놓기도 하는데, 머더봇이 수송선이 말하는 건 전부 빈정거리는 투로 상상하라면서 ART(재수 없는 연구용 수송선(Asshole Research Transport))란 이름까지 붙여주니, 이 둘의 케미 어쩌면 좋을까 ㅋㅋㅋ

 

 

 

 

만약 내 고객을 공격하려 든다면

내가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

p.177

머더봇은 무서운 살인봇이 아니라 평범한 증강 인간인척하며 군중 사이를 뚫고 지나가야 했기에 ART의 도움으로 외모에 변화도 주고 고용 확인서 발급을 위해 ART의 조언대로 취업까지 한다.

머더봇이 자신의 고객을 지키기 위해 다른 증강 인간을 막으며 "멈춰"라고 말할 때, 그리고 자신들을 뒤 쫓아와 죽이려던 인물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긴박한 상황에서 수송선과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지며 빛을 발하는 환상의 케미와 하나의 액션물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다. SF 액션 시리즈 영화로 나와도 재미있을 듯!^^

자신의 고객이 위험에 빠졌을 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켜주기도 했던 보안 유닛은 자신의 과거 속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 인간처럼 살아갈 자유를 얻었지만 비극의 장소로 돌아가야만 했던 모더봇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며 나아간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고 떠나보내길 반복하며 한층 더 성장해 나간다.

다음 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인 듯한 이번 편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상태」, 과거 속 진실 뒤에 숨겨진 사건의 배후를 다음 편에서 만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캐릭터가 등장하여 모더봇과의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 아쉬웠던 점

시리즈 도서이긴 하나 머더봇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잠깐이라도 있었더라면... 그 부분이 없으니 앞 편이었던 시스템 통제불능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뭔가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다.

 

 

 

간단할 거야.

ART가 집요하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그래. 거대한 수송선봇이 구성체 보안유닛이 인간인 척하는 걸 도와주겠다니. 퍽이나 잘 되겠다.

p.79

원하는 게 뭐래?

인간을 다 죽이는 거.

그건 비이성적이야.

나도 알아. 내가 말했다.

인간이 죽으면 드라마는 누가 만들겠어?

p.185

아니 어떻게 결론이 그렇게 나는거야?!ㅋㅋㅋㅋ 머더봇 너 때문에 미치겠다 정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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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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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어가면서 깨닫게 되는것이 있죠.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수정한 것이 무엇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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