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더봇 다이어리 : 인공 상태 FoP 포비든 플래닛 시리즈 8
마샤 웰스 지음, 고호관 옮김 / 알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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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인간이 좋다.

나와 상호작용할 수 없는

엔터테인먼트 피드 속의 인간을 보는 게 좋다.

그것에서는 나와 인간 모두 안전했다.

머더봇 다이어리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 상태, 이번엔 과거로의 여행을 떠난 머더봇의 이야기이다.

머더봇은 약 3만 5천 시간 전쯤 라바하이랄 광산 시설 큐 정거장에서 계약을 받고 임무 도중 폭주해 고객의 상당수를 죽인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사건에 관한 기억이 부분적으로 지어져 있어 그 사고를 일으키려고 자신이 지배 모듈을 해킹한 것인지, 지배 모듈의 치명적인 고장 때문에 그 사고가 일어난 건지 알 수가 없다.

멘사 박사와 함께 떠났다면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겠지만 자신으로부터 멘사 박사의 안전은 누가 보장하냐는 의문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자신의 과거 현장으로 돌아가 자신이 했던 일이라고 알려진 사실을 확인해야만 했다.

 

 

 

 

전편 「머더봇 다이어리 시스템 통제」에서는 멘사 팀과의 케미가 있었다면 이번 편에서는 수송선과의 케미가 재미를 선사한다.

자신의 목적지에 가기 위해 무인이면서 화물 수송을 맡은 수송선에 탑승 허가를 요청하고 수락 받은 머더봇이 수송선 안 승무원 회의실에서 발견한 푹신한 의자에 앉아 새로운 드라마를 보기 시작한다. 그때 무엇인가 피드를 통해 말을 걸어오는데...

넌 운이 좋구나

그 한마디에 모더봇과 함께 나도 긴장 모드가 되면서 동공 지진이 일어났다. 급 공포물 분위기?!

알고 보니 이 수송선, 심술을 부릴 정도로 지성을 가졌으며 자신이 생각하는 매혹적이고 끝없는 느낌의 우주를 여행하며 인간 혹은 승객을 금속 선체 안에 안전하게 보호하는 기능을 가진 수송선이었던 것이다.

수송선이 모더봇을 협박하기도, 모더봇의 선택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실험적인 수술을 해주겠다며 의무실로 들어가도록 설득하기도 하며 머더봇에게 도움을 주고, 그런 ART에게 엿이나 먹으라며 작동을 중단하기까지 했던 머더봇이 그의 말에 수긍하며 따라가는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때론 다운로드한 드라마를 같이 보며 정신줄을 놓기도 하는데, 머더봇이 수송선이 말하는 건 전부 빈정거리는 투로 상상하라면서 ART(재수 없는 연구용 수송선(Asshole Research Transport))란 이름까지 붙여주니, 이 둘의 케미 어쩌면 좋을까 ㅋㅋㅋ

 

 

 

 

만약 내 고객을 공격하려 든다면

내가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

p.177

머더봇은 무서운 살인봇이 아니라 평범한 증강 인간인척하며 군중 사이를 뚫고 지나가야 했기에 ART의 도움으로 외모에 변화도 주고 고용 확인서 발급을 위해 ART의 조언대로 취업까지 한다.

머더봇이 자신의 고객을 지키기 위해 다른 증강 인간을 막으며 "멈춰"라고 말할 때, 그리고 자신들을 뒤 쫓아와 죽이려던 인물들을 물리치는 장면은 정말 멋졌다. 긴박한 상황에서 수송선과 손발이 척척 맞아떨어지며 빛을 발하는 환상의 케미와 하나의 액션물을 보는 듯한 재미가 있었다. SF 액션 시리즈 영화로 나와도 재미있을 듯!^^

자신의 고객이 위험에 빠졌을 땐 적극적으로 나서며 지켜주기도 했던 보안 유닛은 자신의 과거 속 진실을 마주하게 되면 모든 것이 해결될 줄 알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일... 인간처럼 살아갈 자유를 얻었지만 비극의 장소로 돌아가야만 했던 모더봇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며 나아간다. 그리고 새로운 인물들을 만나고 떠나보내길 반복하며 한층 더 성장해 나간다.

다음 편으로 나아가기 위한 초석인 듯한 이번 편 「머더봇 다이어리 인공상태」, 과거 속 진실 뒤에 숨겨진 사건의 배후를 다음 편에서 만날 수 있을까? 다음 편에선 또 어떤 캐릭터가 등장하여 모더봇과의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 아쉬웠던 점

시리즈 도서이긴 하나 머더봇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이 잠깐이라도 있었더라면... 그 부분이 없으니 앞 편이었던 시스템 통제불능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먼저 읽는다면 뭔가 생략된 부분이 있다고 느껴질 수도 있을 거 같다.

 

 

 

간단할 거야.

ART가 집요하게 말했다.

내가 도와줄게.

그래. 거대한 수송선봇이 구성체 보안유닛이 인간인 척하는 걸 도와주겠다니. 퍽이나 잘 되겠다.

p.79

원하는 게 뭐래?

인간을 다 죽이는 거.

그건 비이성적이야.

나도 알아. 내가 말했다.

인간이 죽으면 드라마는 누가 만들겠어?

p.185

아니 어떻게 결론이 그렇게 나는거야?!ㅋㅋㅋㅋ 머더봇 너 때문에 미치겠다 정말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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