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감력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 정대형 옮김 / 형설라이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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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적당히 둔감해야 세상을 잘 살 수 있다!

무릎을 쳤다. 참으로 대단하다. 이런 걸 포착해서 세상에 알려주다니.

둔감함이란 이제껏 부정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다. 둔감함이란 잘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니 무지함, 멍청함, 무신경, 무대응 등을 함의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이 책은 적당히 둔감해야 건강하고 연애도 잘하고 결혼생활도 잘 유지하며 회사에서 남과 더불어 일도 잘 할 수 있음을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가 의사 출신이긴 하지만 무슨 신경과학이나 인지과학, 심리실험 등의 과학적 데이터를 갖고 어렵게 설명하지도 않는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일들을 갖고서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예민하면 그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몸이 예민하면 아토피나 알러지를 일으키게 되어 있고, 성격이 예민하면 남들로부터 상처도 잘 받고 또 남에게 화도 잘 내서 내면적으로는 우울해하고 남들과 잘 지내기도 힘들다.

그러니 적당히 둔감해지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이런 걸 포착해 개념화한 그가 일본인이라는 것도 눈길을 끈다. 일본사람들은 한자를 많이 써서인지 조어력이 좋다고 한다. 오마에 겐이치가 만들어낸 즉전력(卽戰力)이란 말을 봐도 그렇고...

아뭏든 그가 다음에는 둔감력 훈련법을 알려주면 어떨까 한다. 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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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전력 - 21세기에 살아남는 비즈니스맨 파워!
오마에 겐이치 지음, 박화 옮김 / 이스트북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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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름이 참 섹시하다. 즉전력이라. 아마도 어떤 환경 속에서도 적합하게 대응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천후 업무능력을 지칭하는 말이리라. 즉전력을 어학력, 재무력, 문제해결능력의 종합체로 개념화한 것도 적절한 것 같다.

글도 참 쉽게 읽힌다. 대가라서 그런가.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 있게 잘 썼다.

무기력증에 안주해서 뒤떨어져가는 일본사회, 일본인들을 각성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쓴 책이라 일본 이야기가 위주지만,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니다. 대책없이 주저앉아 있는 것이 오늘의 나의 모습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학력과 재무력, 문제해결력을 기르고 공부법과 회의술을 개발하며 혼자 힘으로 살아갈 생각을 하라는 그의 가르침은 특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실천하는 것이다.  항시 해야 할 텐데, 정말 비전 없는 일일랑, 무가치한 일일랑 그만두고 시간을 금같이 소중히 여기고 써야 할 텐데 하면서도 행동은 항상 똑같은 것이 문제일 것이다.

매년 한 가지 새로운 주제로 공부하라는 것(책을 낼 수 있을 정도로), 자기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에는 시간을 쓰지 말라는 것, 티브이는 CNN이나 CNBC에 고정해 놓고 세상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라는 것, 가족들이 식사를 같이하며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하라는 것 등은 새롭게 지적받은 바다.

 한 번 강연에 5만 달러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의 말씀이니 이번에는 좀 실천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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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리뷰] 즉전력
    from bizbook-Think Different !! 2007-11-14 12:20 
    오마에 겐이치의 최근작입니다. 이 분의 책 중에서 최근에 읽은 책은 [The Next Global Stage]였는데 세계화와 그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어찌보면 책 내용은 그 책의 연장선상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세계화 (이 책에서는 borderless 라는 표현을 쓰더군요)와 이에 대처하기 위해서 일본인에게 필요한 능력에 대해서 충고하는 형식입니다.책의 속지가 페이퍼백으로 되어 있어서 그런지 상당히 가볍습니다.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 전혀 부담이..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 이한우의 군주열전
이한우 지음 / 해냄 /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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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

이 제목과 그를 소개하는 서문에 매료되어 이 책을 읽었다. 내가 알던 선조와는 다른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은' 선조를 발견할 수 있을까 해서.

결과는? 한편으로는 새로운 선조를 봤고, 다른 한편으로는 예전에 알던 '별 볼일 없던' 선조 그대로였다. 절반은 저자에게 속은 느낌이다.

새로운 선조란 무려 40년 넘게 왕위에 있었고 신하들을 적절히 다룬 왕으로서의 선조다. 사실 조선왕 노릇 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다. 날고 기는 천하의 인재들이 모인 조정에서 그 말빨 좋은 신하들의 이런 저런 주장들을 듣고 의사결정 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연산군이나 광해군처럼 쫓겨날 수도 있는데, 그 드센 신하들을 이끌고 가는 것은 왠만큼 강하고 총명하지 않고선 어려운 일이다. 단명한 왕들도 많은 걸 상기하면, 40년 넘게 왕 노릇을 한 선조는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그의 총명함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 전임인 명종이 서자 계열의 별볼일 없던 8살 시절의 그를 만났을 때 왕관을 써보라 하자 그의 형들은 한번씩 써봤으나 그는 신하가 어찌 임금의 왕관을 쓰겠냐고 고사했다는 것이나 부모와 임금 중 누가 앞서냐고 질문받았을 때 충효는 중요하기가 마찬가지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를 보면, 그가 총명한 인물이었음은 틀림없다. 당쟁을 왕권 유지에 적절히 활용했던 것은  그의 영리한 일면이리라. 그러나 여기까지다.

왕위에 오래 머물렀다는 게 전부는 아니지 않는가. 당쟁이 일어나고 당파간에 죽고 죽이는 싸움이 일어났건만 그를 자신의 권좌 유지에 활용했을 뿐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임진왜란을 막지 못하고 또 전쟁이 일어났을 때 적절히 대처하지도 못한 것은 그의 최대 실책이다. 일본이 명나라를 정벌하겠으니 길을 내달라고 공공연하게 알렸는데도 선조는 전혀 대비한 바가 없고, 파죽지세로 일본이 밀고 올라오자 도성을 버리고 야반도주하듯 도망갔으며 아예 국경을 넘어 요동으로 도피하려 했다. 명나라가 거부해서 멈췄을 뿐이다. 국가의 존재 이유를 잃어버린 왕이다. 오죽했으면 백성들이 임금이 도망간 길을 왜군에게 알려주고 왕자를 잡아 왜군에게 넘겨주었겠는가.

임진왜란 이후 동아시아 3국 중 일본과 중국에서 모두 새로운 권력이 등장했는데 조선은 이씨 왕조가 그대로 유지되었다. 이 점 때문에 저자는 '선조, 조선의 난세를 넘다'라고 했는지 모르겠으나, 이는 적절치 않다. '넘는' 것은 깨어 있는 정신으로 주체가 '능동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선조는 난세에 기절했다 한참 후 정신차려 보니 난세가 끝났더라는 쪽이 아니었을까. 난세에 기절한 왕, 나는 그를 이렇게 기억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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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9 16: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11-09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블링크 - 첫 2초의 힘
말콤 글래드웰 지음, 이무열 옮김, 황상민 감수 / 21세기북스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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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문제에 대면했을 때의 순간적인 판단력의 중요성, 그리고 거기서 범할 수 있는 오류와 그것을 피할 방법, 순간적인 판단력을 증진시킬 방법 등을 잘 서술한 책이다 라고 시작하려니, 정말 이 책을 이렇게 밋밋하게밖에 소개하지 못하나 해서, 좀 한심하다.
이 책의 소개문을 처음 신문 주말 북 섹션에서 접하고 그날로 주문해서 입수, 호기심에서 책을 펼쳤다. 호기심은 이내 인간의 인지 및 의사결정 과정을 이리도 잘 해부했을까 하는 감탄으로, 그리고 마침내 순간적인 판단의 여하에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는 데 대한 전율로 바뀌었고,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올해(2005년) 내가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책으로 꼽고 싶다(별로 읽은 책이 없어서인가...)
우리가 중시하는 첫인상은 이 순간적인 판단의 대표적인 예다. 자신은 좋은 첫인상을 남기도록 외모와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되, 첫인상 혹은 외관이 실질과 다를 수 있기에 남의 첫인상에만 끌리지 않도록 하라는 것을 어느 책에선가 읽었다. 이 책은 그런 짧은 순간의 판단이 얼나마 중요한지, 순간적인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그것이 어떤 경우에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어떤 경우에 잘못될 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향상 개선할 수 있는지를 논하고 있다. 그것도 뛰어난 이야기 꾼의 솜씨로.
순간적인 판단력이 중요한 것은 우선, 범죄나 전쟁, 재난과 같이 긴박한 상황에서는 인간이 순간적인 판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또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인간은 순간적인 판단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첫 인상에 따라 판단한다"). 또 순간적인 판단이 오히려 더 정확한 경우(감각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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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이란 무엇인가
조안 마그레타 지음, 권영설 외 옮김 / 김영사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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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기본을 아홉 가지로 잘 간추린 책이다. 경영에 관한 수많은 이야기들과 학설들을 잘 소화해서 쉽고 간명하게 소개하고 있다. 다 아는 이야기이거나 어디선가 이미 들은 이야기이지만, 정말 가슴을 울리는 구절들이 많이 있다.

머리말에서는 "사람들은 혼자서는 이룰 수 없는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회사나 조직을 만든다"(26쪽)는 데이빗 패커드의 말을 소개하면서, 회사의 존재 이유를 설명한다.

일곱 번째인 미래에 베팅한다는 장에는, 경영이란 용기와 강한 정신을 요구한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일갈하고 있다.
"경영의 핵심적인 속성은 맬더스적인 비관론이 아니라 치열할 정도로 역동적이고 자신만만한 정신이라는 것이다. 경영의 영역에는 풀지 못할 문제가 없으며 개선시키지 못할 현재가 없다."(219쪽)

아홉 번째인 인적자원관리에 관한 장에는, 경영이란 다른 사람과 더불어 일해서 무언가를 성취하는 것이라는 설명이 있다. 그대로 옮긴다면,

"처음으로 경영자가 되었을 때 가끔 황당한 일을 경험하게 된다. 마침내 통제권을 갖게 되었다고 느끼는 순간 자신이 오히려 인질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전에 없이 의존적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영이란 다른 사람들을 통해 성과를 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경영은 별 성과를 거둘 수 없다."

남과 상관 없이 내가 일을 해치울 수도 있지만, 그것은 경영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낼 수 없다는 것, 회사란 개인이 할 수 없는 일을 개인들이 상호 협력하여 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이것말고도 두고 두고 되새겨보고 실천해야 할 귀절이 많았다. 경영관계 교양서 중에서도 단연 훌륭한 책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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