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발견 -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
이우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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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경제연구소 발간 CEO 인포메이션의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14선>(2010.6.30)을 뒤늦게 보고 이 책을 샀다. 일본 경제와 기업을 위주로 하여 세대 등 사회 동향까지 다루었는데, 자기가 관심 가는 부분만 골라 읽어도 되고 글도 이해하기 쉽다. 이 책을 보고 나면, 최근 일본 사회와 경제의 동향에 관해 기본 지식을 얻을 수 있어서 유용하다. 

하지만 그야말로 일본을 쭉 훑어보는 책이다. 이미 알려진 내용도 많고, 피상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본에 대한 과대평가와 과소평가 사이에서 제자리 찾기"란 책의 부제에 걸맞는 내용은 아닌 것 같다. 무언가를 평가하려면 그만한 깊이가 있어야 하는데 ,이 책은 최근 일본의 동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차원에 머물렀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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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가 세계를 바꾼다
니혼게이자이신문사 지음, 강신규 옮김 / 가나북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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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요인의 영향을 받는 종속변수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독립변수다. 특히 사람은 정책에 따라 늘렸다 줄였다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독립변수 측면이 강하다. 아니 인구는 사회변화의 기저에 있는 궁극적 결정요인이라 할 수 있다.

인구를 통해서 본 세계의 미래는 음울하다. 단순히 인구가 늘어서가 아니라 인구 동향이 지역별로 지극히 불균형적이어서다. 저출산에 고사망으로 이미 인구가 줄어든 나라들(러시아를 포함한 소련 제국 소속 국가들)이 있는가 하면 저출산이 완만하게 지속되어 고령화되면서도 그에 적응할 여유가 있는 나라들(서유럽 국가)이 있고, 급속한 저출산으로 초고령화의 운명이 뻔한 나라들(얼마후의 한국, 그보다 좀더 후의 중국)도 있다. 반면 적절한 인구 증가로 계속 활력을 유지할 나라(미국)와 급속한 인구증가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부상할 나라(인도)와 세계를 뒤흔들 위협요인이 될 나라들(이슬람국가들), 생산중심세대의 고 사망으로 존립이 위태로운 나라들(에이즈, 말라리아로 시달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있다.

이러한 각지역, 각국이 상호작용해서 나타날 장래의 세계는 회색빛이다. 현재의 인구대국, 중국과 인도가 고도성장을 하느라 세계의 자원을 빨아들여 나타나는 원자재 및 식량 가격의 급등은 세계경제의 성장을 스스로 제어할 것이고, 나아가 빈곤국의 기아를 더욱 심화시킬 것이다. 증가한 이슬람 인구 중 일부는 서유럽으로 흘러들어가 서유럽 경제를 지탱하는 한편, 본국에 남아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한 다른 나머지는 '문명의 충돌'의 전위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인구가 줄어든 극동러시아와 시베리아, 중앙아시아에는 중국인이 진출해 장차 또 다른 충돌의 씨앗이 될 수도 있다. 이슬람에 둘러싸인 이스라엘은 국가의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고, 한국(남한)은 애를 낳을 수 없을 정도의 과당 경쟁으로 자멸의 길을 갈 수도 있다...

출판강국 일본의 대표적 경제신문사에서 발간한 책이어서 그런지, 인구로 인해 세계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에 관해 정말 깔끔하게 소개되어 있다. 정보를 제공하는 책의 한 전범이라 할만하다.인구 문제의 중요성, 그에 관한 깊은 연구와 활발한 논의의 필요성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꼭 읽을만한 교양서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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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절 - 90년대 이후 중국사회, 2007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11월의 책, 2008 대한민국학술원 우수도서
쑨리핑 지음, 김창경 엮음 / 산지니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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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알기는 이제 한국인의 국민적 과제가 되었다. 갈수록 중국의존도, 아니 중국과의 교류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선지 중국 관련 책이 나올 때마다 괜한 압박심리를 느끼게 된다.

단절이라 이름붙인 이 책의 본명은 단열(斷裂)이다. 이미지 면에서 단절은 크게 둘로 나뉘어 끊겨 있는 모습인데, 단열은 그보다는 여러 갈래로 찢긴, 갈라진 모습에 가깝다. 아마 단열이란 말이 중국식 한자어이기에 이렇게 옮겼으리라.

저자 쑨리핑이 본 중국사회는 여러 갈래로 찢긴 모습이다. 전체로 무서운 기세로 성장하는 사회지만, 그 주역으로서 성장의 혜택을 듬뿍 누리는 집단이 있는가 하면 부스러기밖에 얻지 못하는 집단도 있고, 완전히 소외된 집단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도농간의 심각한 격차, 도시내의 격차,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정체된 도시화, 심각한 실업 및 과잉노동력 문제, 사회안전망의 부재에 다른 과잉저축과 내수경기의 침체, 신뢰의 위기 등 중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그는 이 문제를 중국이 서구나 일본, 한국과는 다른 길을 걷는 데서 생기는 문제로 본다. 후진국에서 성장의 시동이 걸려 확산되는 것을 지칭하는 trickle-down이 중국에서는 잘 안된다고 설명한 것이 그 예다. 그러나 중국의 길이 서구나 일본, 한국 등 그보다 현재 앞서 있는 나라들이 간 길과 크게 다른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인구상 너무나 거대한 국가여서 경제성장의 시동이 걸린지 한참 지난 지금도 그 파급효과가 농촌, 오지에까지 아직 미치지 못한 것이 아닐까 한다.

장님 코끼리 더듬기가 아니라 개미 코끼리 기어가기라고 할 정도로 중국 알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그 한 부분을 소개해주는 책으로서 이 책은 유용하다고 본다. 다만, 저널리스트가 쓴 그간의 중국 소개 번역서와 달리 대학교수가 쓴 책이라서인지 읽는 '재미'는 덜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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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부자들
다치바나키 도시아키 외 지음, 홍찬선 옮김 / 사회평론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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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가 되고 싶어 안달이 난 사회에서 책 제목을 '일본의 부자들'이라 뽑으면 솔깃하리라. 부자가 되기 위해선 부자를 닮아야 하고 그럴려면 그들의 행태와 심리를 알아야 한다... 는 류의 책들이 넘쳐나는데, 이 책도 제목만 보고선 그런 책인가 어떤가 하는 긴가민가 하는 마음으로 주문했다.

책장을 펼쳐보니 일본 고소득자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서였다. 부자의 마인드, 투자처 등에 관한 책이 아니라. 저자도 저널리스트가 아니라 대학 교수들이었다.

연소득이 1억엔(8억원 가량)이 넘는 고소득자를 국세청 자료에서 찾아내 직업, 연령, 학력, 소비와 저축 행태, 여가생활, 상속관계 등의 설문지를 보내서 답해 온 자들을 분석한 것이 이 책이다. 8% 정도가 설문에 응했다고 한다.

재테크 정보는 없다. 다만 일본 사회에 관한 지식을 얻을 순 있다. 일본도 우리와 비슷한 사회였다. 부자는 도쿄에 많았다(서울보다는 집중도가 낮은 것 같지만). 또, 의사와 기업경영자가 고소득층이었다. 다른 점으론 평균적으로 변호사가 고소득직업은 아니었다. 저자는 이를 일본에서 법률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의사는 자녀를 의사로 키우는 성향이 강한 반면,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고 한다.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점은 일본의 사회계층에 관한 설명이다. 소득, 교육, 직업위신을 사회계층의 3대 결정요소라 할 때, 비일관층(소득은 높은데 직업위신이 없다든가, 소득은 낮지만 높은 교육수준이 필요한 직업에 종사한다든가 등 계층결정요소 중 어느 하나만 갖추거나 어느 하나가 빠진 것)의 비중이 지난 수십년 사이에 커졌고, 하위1분위층(소득, 교육, 직업위신 모두 별볼일 없는 진짜 하층)이 격감했으며, 세 가지를 모두 갖춘 상위1분위층(찐짜 상류층)도 증가했다는 것이다. 일본의 이 변화를 볼 때, 사회의 선진화란 별볼일없는 진짜 하층은 감소하고 소득이나 교육, 직업위신 중 어느 하나라도 갖추고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살 수 있는 중간층이 커지는 것을 의미하는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1985~1995년 사이에는 하위1분위층의 비중이 다시 커졌는데, 이는 '하류사회'화의 경향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뭏든 일본의 부자는 이렇게 하니 나도 이렇게 해서 부자가 되어야 겠다라는 교훈은 얻을 수 없지만, 일본 사회에 관해서 좀더 알 수 있게 해 준다는 점에서 유용한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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