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에 대면했을 때의 순간적인 판단력의 중요성, 그리고 거기서 범할 수 있는 오류와 그것을 피할 방법, 순간적인 판단력을 증진시킬 방법 등을 잘 서술한 책이다 라고 시작하려니, 정말 이 책을 이렇게 밋밋하게밖에 소개하지 못하나 해서, 좀 한심하다.
이 책의 소개문을 처음 신문 주말 북 섹션에서 접하고 그날로 주문해서 입수, 호기심에서 책을 펼쳤다. 호기심은 이내 인간의 인지 및 의사결정 과정을 이리도 잘 해부했을까 하는 감탄으로, 그리고 마침내 순간적인 판단의 여하에 따라 목숨이 왔다 갔다 한다는 데 대한 전율로 바뀌었고, 떨리는 손으로 마지막 책장을 넘겼다. 올해(2005년) 내가 읽은 책 중에 최고의 책으로 꼽고 싶다(별로 읽은 책이 없어서인가...)
우리가 중시하는 첫인상은 이 순간적인 판단의 대표적인 예다. 자신은 좋은 첫인상을 남기도록 외모와 행동거지에 신경을 쓰되, 첫인상 혹은 외관이 실질과 다를 수 있기에 남의 첫인상에만 끌리지 않도록 하라는 것을 어느 책에선가 읽었다. 이 책은 그런 짧은 순간의 판단이 얼나마 중요한지, 순간적인 판단이 어떻게 내려지는지, 그것이 어떤 경우에 정확하고 효율적이며, 어떤 경우에 잘못될 수 있는지, 그것을 어떻게 향상 개선할 수 있는지를 논하고 있다. 그것도 뛰어난 이야기 꾼의 솜씨로.
순간적인 판단력이 중요한 것은 우선, 범죄나 전쟁, 재난과 같이 긴박한 상황에서는 인간이 순간적인 판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또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인간은 순간적인 판단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이다("첫 인상에 따라 판단한다"). 또 순간적인 판단이 오히려 더 정확한 경우(감각에 따라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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