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
엄기호 지음 / 창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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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 그 시간을 가질 여력조차 없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그리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무의미하게 또는 의미 있게 보내는 중인 사람들, 그게 바로 지금의 우리이다. 가끔 입 밖으로 꺼내는 말들은 새로 다시 시작하고 싶다, 몇 년 전으로만 돌아갈 수 있다면 등의 현실이라는 시간을 돌이키고 싶다는 말들이다. 절망이 있으면 다시 희망이 있어야 하고 고개를 넘으면 다시 고개를 넘을 때까지는 평지가 유지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늘 롤러코스터에서도 거꾸로 매달린 지점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리셋그것이 가장 필요하다. 아직 세상 밖으로 발을 내밀지 않은 작은 성인부터 이미 세상 밖으로 발을 디딘 큰 성인까지 모두가 하나같이 희망을 갖지만 희망이 이루어지기는 쉽지 않다. 바로 이러 한 세상 속 우리의 모습과 현실을 차곡차곡 곱씹어주는 책, ‘나는 세상을 리셋하고 싶습니다.’이다.

 

저자는 지금 바로 이 시간을 살펴보면서 우리에게 희망보다는 가능성을 남겨준다. 어떻게 해야 이렇게 된다는 앞날을 내다보는 형식이 아니라 지금을 살펴보는 것처럼 차곡차곡 단계를 밟아 우리가 이 현실 사회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보여준다. 하지만 당장은 힘들 것이다. 우리는 이미 이 사회를 버리고 새로운 사회를 꿈꾸거나 다시 처음으로 리셋하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시작이 미약할 수는 있지만 한 사람이 두 사람이 되고, 그 두 사람은 여러 사람이 될 가능성으로 다시 희망을 꿈꿀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한다. 세상이라는 크고 넓은 범위가 아니더라도 개인의 삶에서 희망을 다시 꿈꾸려면 변화는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 변화는 개인이 다시 삶을 끝내고 다시 태어나는 것과 같은 과격한 변화는 아니다. 이는 미래조차 확신하기 어렵다. 다시 같은 삶을 살게 된다는 보장 따위는 우리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스로의 존엄을 지키고, 미래를 미리 경험하고, 협력의 공간을 만들자는 저자의 대안을 바탕으로 희망이 없는 사회에서 노오력이 아닌 노력을 하는 삶을 꾸리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과격한 표현과 내용으로 가슴을 답답하게 했지만 이는 결국 깨닫고 해결해야 할 현실의 느낌이라는 것을 깨닫게 만들었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 살아가고 있는 세상이 리셋되기를 원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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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뇌는 최강의 실험실 - 학문의 상식을 뒤흔든 사고실험
신바 유타카 지음, 홍주영 옮김 / 끌레마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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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머릿속으로 이 생각 저 생각을 떠올릴 때가 있다. 딱히 정해진 생각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 그리고 대처 등에 대한 생각이 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간혹 어떤 문제가 주어진다면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사고실험은 주어진 상황에 대해 머릿속으로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다. 주로 실험이라고 하면 직접 어떤 상황에서 실제로 해 보는 것을 실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고실험은 이러한 실험과는 전혀 다르다. 읽는 과정조차도 난해한 상황을 주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지면 머리를 열심히 굴려보게 된다. 바로 이것이 사고실험이다. 하지만 누가 봐도 명확하게 “옳은” 답안은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이 책에는 명확한 답이 제시되어 있다. 어쩌면 명확하다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그쪽 답안이 조금 더 낫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는 것이 더 맞다. 이 책을 통해 난해한 상황일 때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난제라고 부리는 다양한 상황들이 주어지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철학자들의 의견도 들어볼 수 있다.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지식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어려움은 곧 사그라진다.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범위가 그리 넓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사고실험은 또 다른 세상을 연결하는 통로일 수 있다. 다양한 관점과 조건으로 상황을 뒤집어 보고 엮어 보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상식이 탄생된다는 생각에 동감한다. 책을 다 읽고 나서야 이 책의 제목이 이해가 되었다. 어떤 면에서 두뇌가 최강의 실험실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사고실험 이것이 그에 대한 답이었다. 앞으로는 어떤 상황을 그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지 않고 다각도로 고민하는 습관을 들여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기존의 상식을 번복할만한 새로운 상식을 탄생시키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자신을 위해서라도 다양한 생각, 사고실험은 좋은 역할을 해주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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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리처드 도킨스 자서전 - 전2권
리처드 도킨스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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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도킨스, 들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고 듣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는 간단하게 말하자면 과학자이다. 이 책을 받기로 결정하고 문득 책장에 꼽혀 있는 리처드 도킨스의 책이 떠올랐다. 이 두 권의 책을 읽으면서 리처드 도킨스라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기 보다는 그 책 내용에 치중했기 때문에 사실 인물에 대한 정보는 거의 전무하였다. 그런데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이라니 당연히 꼭 읽어야 할 책이었다. 과학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사는 나에게 과학에 대한 ‘흥미’를 알려준 사람이기 때문이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과학은 내 삶에 있어 딱히 큰 영향을 미치지도 않고 게다가 유전 과학은 더욱 먼 이야기였다.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에 대한 첫 인상은 일단 매우 기대되었고, 한편으로는 ‘자서전’이라는 장르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누군가의 자서전을 처음 읽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딱딱하고 간혹 자기 자랑의 이야기가 치중되어 있으면 읽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장을 넘긴 그 이후부터 그런 걱정은 사라졌다. 자서전 장르에 대한 걱정이라면 붙들어 두어도 된다.

 

막연한 상상이었지만 그의 생활이 아프리카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자서전의 내용은 내가 상상한 그 이상, 그리고 그를 벗어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아프리카의 생활이 그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열거되어 있는 일들은 모두 그에게 영향을 줄만한 굉장한 상황들은 충분한 영향이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리처드 도킨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부, 조모 그리고 부모님 및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모두 기록되어 있다는 점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들어있는 사진들을 보면 더욱 놀라움을 감출 수 없다. 이러한 기록들이 남아있다는 것과 그 시대의 모습을 리처드 도킨스라는 사람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또한 말이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의 생활 그리고 그 이후의 영국 생활 등 그의 삶을 들여다보면서 그가 ‘이기적 유전자’를 집필하게 되기까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었다. 리처드 도킨스의 자서전은 총 2권으로 이루어져 있다. 1권이 그가 성장하기까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면 2권은 그의 과학 인생에 대한 이야기이다. 1권이 조금 더 개인적인 모습을 많이 담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더 흥미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리처드 도킨스에 대한 자서전이 나왔다는 점에서 무척 즐거운 시간이었고, 그의 책 ‘이기적 유전자’를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를 만들어 낸 삶을 알아낸 지금은 그가 집필한 책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자서전이 아닌 한 편의 소설과 같은 그의 이야기를 읽게 된 것, 그리고 유수한 문장들의 매력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몰랐던 점들이 무척 매력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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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 다른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훔쳐라
레이먼 벌링스.마크 헬리번 지음, 정용숙 옮김 / 더난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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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를 찾는 과정은 쉽지 않다. 무슨 마술사처럼 없던 것을 있게 만드는 재주가 있지 않는 한,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이런 상황일 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재탄생시키는 과정이다. 대수롭지 않게 광고를 보다가 “어? 내가 생각했던 것과 같은데?”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있을 것이다. 그 모든 것들은 없던 것이 새로 탄생한 것이 아니라 있던 것을 변형시켰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반응이다.

 

우리 생활에서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는 상황은 무척 많다. 가정에서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할 수 있는 아이디어, 회사에서는 어떤 사항에 대해 기획할 때 획기적인 아이디어 등 우리는 늘 아이디어가 필요한 상황에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이 아이디어는 고갈되지 않고 샘솟을 수 있는 문제일까란 생각이 먼저 든다. 아이디어에 대한 고민을 해본 사람이면 한번쯤은 느꼈을 기분은 대체 저런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한 거지? 또는 나에게는 새로운 아이디어 따위는 없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바로 유에서 유를 창조하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무척 고통스러운 일이며 혹여 안 될 가능성도 무척 높다. 하지만 유에서 유를 창조하려 하면 최소한 밑바탕은 준비되어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질문을 던지고 어떤 내용을 끌어내어 내가 필요로 하는 아이디어로 만들 수 있냐는 것은 이제 우리의 몫이 된다.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는 미술 작품에서도 종종 보인다. 미술 기법 중에도 이러한 기법이 있는데 전혀 상관없는 것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을 이루는 것이다. 이처럼 아이디어 역시 전혀 상관없는 것에서 상관있는 것을 도출할 수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업무에 대한 생각을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는 것이다. 보통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 자신이 처한 환경, 주어진 조건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곳에서 새로운 것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역시 마찬가지이다. 이 아이디어를 통해 연결된 결과물을 살펴보면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은 거에서 연결이 되고 새로운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게 어떤 것에서 도출되었는지 모르는 채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이 책은 크로스오버 아이디어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보기에 좋은 내용이기도 하지만,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접목시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는 순간 지금과는 다른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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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시간을 걷다 -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
최경철 지음 / 웨일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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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한국사 곧 고조선~삼국~남북국~고려~조선~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만주와 한반도 일대의 '한민족(韓民族)'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이라면 단일 민족이 특정 지역에서 살아온 과정과 기록을 주로 역사 인식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보편적이며,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럽도 역사를 시대별 민족과 국가 중심으로 구분하여 연구하고 인식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을 동질적인 공간으로 보고 이를 연구하거나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혹자는 이를 유럽연합(EU)의 영향으로 공동체적인 인식과 그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유럽의 시간을 걷다』의 저자도 이러한 최근 영향을 받아 '유럽'을 하나의 큰 문화 공동체로 묶고, 여러 지역의 유물과 유적을 키워드로 삼아 유럽의 역사 전체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는 특히 그리스-로마로 이어지는 고전고대시대가 아닌 서로마가 멸망한 이후부터의 중세시대를 시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중세시대가 그리스-로마의 문화를 그대로 수용함으로 인해 로마 시대 이후 그리스와 로마가 문화로 재생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독자의 이해를 돋기 위해 각 장 도입에는 짧은 소설을 실어 놓았다. 첫 장은 약탈을 위해 침입한 야만인들을 피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성당에서 몸을 피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이어 이 사건의 시대적인 상황을 역사 유적과 연결하여 알려주어 독자가 역사의 시간과 역사의 공간 안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게 했다.

 

유구한 시간이 담긴 역사를 한 권에, 또는 한 장에 담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럽 각 나라의 개별성 부분은 나중에 별도로 자세히 보겠다라는 전제만 있다면, 이렇게 유럽 전체의 역사를 한 권의 가이드로 따라 가보는 것도 과거와 현재의 유럽을 재미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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