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시간을 걷다 - 한 권으로 떠나는 인문예술여행
최경철 지음 / 웨일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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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한국사 곧 고조선~삼국~남북국~고려~조선~대한민국으로 이어지는 만주와 한반도 일대의 '한민족(韓民族)'의 역사를 배우고 있다. 그래서 한국인이라면 단일 민족이 특정 지역에서 살아온 과정과 기록을 주로 역사 인식의 대상으로 여기는 것이 보편적이며,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럽도 역사를 시대별 민족과 국가 중심으로 구분하여 연구하고 인식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유럽을 동질적인 공간으로 보고 이를 연구하거나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혹자는 이를 유럽연합(EU)의 영향으로 공동체적인 인식과 그 정체성을 설명하기 위한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

 

『유럽의 시간을 걷다』의 저자도 이러한 최근 영향을 받아 '유럽'을 하나의 큰 문화 공동체로 묶고, 여러 지역의 유물과 유적을 키워드로 삼아 유럽의 역사 전체에 대해 알기 쉽게 소개해주고 있다. 그는 특히 그리스-로마로 이어지는 고전고대시대가 아닌 서로마가 멸망한 이후부터의 중세시대를 시작으로 하고 있는데, 이는 중세시대가 그리스-로마의 문화를 그대로 수용함으로 인해 로마 시대 이후 그리스와 로마가 문화로 재생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저자는 독자의 이해를 돋기 위해 각 장 도입에는 짧은 소설을 실어 놓았다. 첫 장은 약탈을 위해 침입한 야만인들을 피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이 견고하게 쌓아 올린 성당에서 몸을 피하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되며, 이어 이 사건의 시대적인 상황을 역사 유적과 연결하여 알려주어 독자가 역사의 시간과 역사의 공간 안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게 했다.

 

유구한 시간이 담긴 역사를 한 권에, 또는 한 장에 담기는 어렵다. 하지만 유럽 각 나라의 개별성 부분은 나중에 별도로 자세히 보겠다라는 전제만 있다면, 이렇게 유럽 전체의 역사를 한 권의 가이드로 따라 가보는 것도 과거와 현재의 유럽을 재미있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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