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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 ㅣ 세계철학전집 7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평점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의 인상이 달라보이기도 한다. 말을 하지 않고 있을 땐 몰랐는데, 막상 대화를 해보거나 말을 하는 걸 듣고 있으면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이미지인 사람들도 있다. 저자는 20세기 철학자로, 언어의 한계, 언어의 사용, 의미와 관련된 연구를 지속해왔다. 철학과 관련된 내용이라서 언어와 관련된 내용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언어를 철학적으로 풀어낸 내용은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참고로 이 책은 유사한 디자인의 표지를 가진 여러 인물들의 시리즈로 구성되어 있어, 관심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의 책도 한 번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총 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챕터마다 4개에서 8개까지 주제가 담겨져 있다. 모두 언어에 대한 부분이고, 우리가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언어라는 것은 일단 내가 아는 단어를 통해서 확장되어 나간다. 모국어를 생각하지 말고 외국어를 떠올려보면 조금 더 쉽게 이해가 된다. 낯선 외국어로 어떤 문장을 만들거나 감정을 표현해 내려 한다면 우리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어떤 단어를 써야 하지? 어떤 단어가 더 어울리는 것이지? 그런데 이 단어들을 잘 모른다고 생각해 보면, 우리의 언어가 매우 짧아지는 것을 느끼게 된다. 쉽게 말해 영어도 고급 영어를 구사하려면 고급 영어 단어를 알아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저자는 단어로 시작되는 이 언어 생활이 결국은 우리의 세계를 만들어 나간다고 말한다. 그렇다고 해서 조각난 단어들이 세계를 구성하는 것은 아니다. 책, 컵 등과 같은 단순한 물건들이 세계를 표현하지 않는다. 언어는 세계를 표현하기 위해서 사태가 되어야 하고, 그 사태들이 우리의 세계를 구성한다.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부분은 설명할 수 없는 세계에 대한 것이다. 자연의 법칙 그 이상의 것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자연 법칙 그대로 다가온 것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한다. 그 이상의 것이 있어 어떤 힘이 발휘될 것이라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죽음에 대한 다른 시각도 있었는데, 우리는 삶의 일부로 죽음을 생각한다. 대개 그렇다. 하지만 저자는 사람은 죽음을 경험할 수 없다고 말하며 죽음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우리는 죽음을 경험했을 때, 그걸 삶의 일부로 표현하기에는 이미 죽었다. 이 책은 단순하게 언어의 철학만을 다루지 않고 언어로부터 비롯되는 인간 삶의 모든 것에 대해 다루고 있다. 언어로서 철학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우 흥미로웠으며, 무엇보다 철학이라는 키워드에 접근하지 못할 사람들을 위해 주제마다 짧고, 쉽게 설명되어 있다.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수준이다"라는 제목이 끌린다면 한 번쯤 읽어봐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