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넬 모차르트 - Nannerl, La soeur de Moz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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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한 신비감을 간직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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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4주

  2011년 중국 영화제가 한창이다. 중국에서 과연 한국 영화제가 개최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점차 국제영화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국의 영화를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중국영화를 소개하는 영화제들은 계속 개최될 것이다. 대만이 중국에 포함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정치적으로는 아직 분단국가이겠지만 국력이나 크기, 그 어떤 것으로도 사실 비교가 안 되는 두 국가인 중국과 대만은 어느 순간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 그래서 중국 영화에서 대만 출신 배우들은 자주 출연하고 있으며, 그들의 같은 언어만큼이나 더욱 가까워지고 있다.
  계륜미는 대만 배우지만 중국 여자배우들을 중심으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중국 영화제에 다른 중국 여자 배우들과 함께 나란히 초청됐다. 그녀는 이제 중국 여자 배우다. 강렬한 인상을 주는 배우는 아니지만 그녀는 매우 탄탄한 분위기와 열정, 그리고 묘한 순박함으로 은근하지만 강한 유혹을 하는 배우다. 그녀, 어쩌면 이번 영화제에서 큰 비중이라 할 수 없지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녀를 한 번 주목했으면 한다.  



말할 수 없는 비밀 (2007) 不能說的秘密 Secret
 

 


  사실 계륜미보다 남자 주인공인 주걸륜이 더욱 부각된 영화다. 아마도 영화 감독이 주걸륜이란 것을 생각한다면 다 그럴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비극적이면서도 환상적인 영화의 매력을 높인 것은 결코 주걸륜만은 아니다. 바로 신선한 매력을 던져준 계륜미 역시 큰 공을 갖고 있다. 어쩌면 아시아 최고의 음악 스타라 해도 틀리지 않은 주걸륜은 이 영화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인다. 피아노란 악기를 통해 만나게 된 상륜(주걸륜)와 샤오위(계륜미)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는 한국팬들에게도 강한 인상을 줬다. 아마도 계륜미가 한국에 강한 인상을 준 작품 중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끈 이 작품에서 그녀는 가히 천녀유혼의 왕조현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진부한 멜로 영화지만 그래도 보는 내내 뭔지 모를 황홀함을 느낄 수 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 (2010) 第36個故事 Taipei Exchanges  

 



  개인적으로 매우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다. 매우 사실적이면서도 낭만적이고, 그리고 도시인들의 이룰 수 없는 소망 속에서도 희망을 찾고 있는 어느 여인의 생활을 담고 있다. 카페란 낭만적인 도시 공간 속에서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또한 새로운 인생관을 갖게 되고, 또한 새로운 재미를 갖게 된다. 이런 기쁨은 관객 역시 동시에 느낀다. 이 영화에서 카페 주인으로 나오는 그녀는 너무 평범해서 그녀와 동반 출연했던 임진희의 매력에 다소 밀린 느낌도 들지만 차분한 매력으로 영화를 이끄는 힘이 됐다. 계륜미는 언니 두얼 역으로, 임진희는 동생 창얼 역으로 출연, 멋진 조화를 선물했다. 또한 중간에 삽입했던 일반 도시인들에게 직접 질문하면서 얻은 그들의 답변들은 많은 생각을 하도록 한다.  



비스트 스토커 2 - <증인> 두번째 이야기 (2010)  
綫人 The Stool Pigeon
 

 


  흔치 않은 계륜미의 액션물이다. 하지만 그녀의 액션은 그렇게 화려하지 않다. 어쩌면 그녀는 여기에서 정말 조연으로 출연하고 있다. 사건을 치는 남자의 애인으로 나오는 영화라 그녀의 존재감은 매우 적다. 어쩌면 판타지 멜로물에 자신의 능력을 자주 보여준 것을 생각한다면 그녀의 다른 모습이 이상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어차피 연기자라면 어떤 역할이라도 해야 하며, 그런 수순을 밟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계륜미를 넘어 홍콩이 자랑하는 영화라 할 만 하다. 30회 홍콩금상장영화제(2011)에서 이 영화를 통해 사정봉과 장가휘가 남우주연상을, 감독 임초현이 감독상을, 그리고 여타 인물들이 각본상(오위륜), 남우조연상(요계지), 편집상(진기합, 허위걸), 음향효과상 등을 휩쓸었다. 계륜미가 이런 영화에 출연했던 것을 생각한다면 그녀의 액션물은 성공작이라 해도 무리는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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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 The Reci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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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소재로도 사랑 이야기를 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된장, 한국 사람들이라면 그 이미지가 거의 고정됐다 해도 결코 틀리지 않는다. 평소에 한국인이 즐겨 먹긴 하지만 그다지 우아한 냄새가 나는 것도 아니고 매우 향토적이라 지금의 청소년 층에 인기가 기성세대만큼은 못 되는 그런 음식재료다. 된장찌개, 서민을 대표하긴 하는데 점차 사라지는 우리 것이란 생각도 든다. 이런 생각이 다소 억측이겠지만 그래도 만드는 정성만큼 평가 받는 것은 아닌, 그런 음식재료로 보인다. 이제 피자가 대세인 시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다.
  영화 제목인 ‘된장’은 좀 괴팍한 영화다. 현실과 비현실, 그리고 상상과 사실 사이에서 묘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한국판 마술적 사실주의 영화라고 할까? 희대의 살인마를 잡은 된장찌개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정말 이런 기막힌 발상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호기심은 관객만을 홀린 것은 아니다. 영화 속의 인물인 최유진(류승룡)의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그가 찾아가는 과정이 이 영화의 줄거리를 구성한다.  

 

 


  다소 코믹하면서도 진지한 최유진은 방송국 PD다. 그의 캐릭터 특성은 영화의 모든 재미를 이끈다. 치밀하고 냉철하면서도 끈질기지만 그의 표정 하나하나는 매우 코믹하다. 아마도 영화 제작자들은 모든 쟝르의 특성을 한 영화에 집어넣으려고 했나 보다. 다소 과한 욕심이지 않았나 싶지만 대중성과 실험성, 그리고 작품성 등을 고려하면 그럴 수도 있는 선택이다 싶었다. 또한 정보를 좇아 그 이력을 밝히면서 대중의 호기심을 이끄는 그의 직업이고 보면, 힘들더라도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정보를 찾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가 찾는 이는 멋진 된장찌개를 만든 어느 여자였다. 어떤 특별한 약을 탄 듯, 많은 이들을 홀리는 음식의 주인공이 어떤 이인지는 영화를 보는 관객들의 마음도 끌었다. 뻔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은 물론, 기이한 상황 등을 통해 관객의 호기심을 이끄는 것은 확실히 성공하고 있다.
  영화는 어쩌면 복잡하면서 많은 공이 드는 된장 만들기 과정을 보여주려는 것도 같았다. 된장 만드는 것에 이렇게 많은 재료를 쓰는 지도 몰랐고, 복잡한 자연 현상이나 다양한 생명체들이 필요한 지도 몰랐다.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된장 제작과정은 어쩌면 된장 만들기 교본으로 쓰여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었다. 마치 식객의 또 다른 버전이라 해도 될 것 같았다. 요리사의 능력은 물론 요리과정을 꿰뚫는 그 무엇이 있는 것이 영화 식객과 매우 유사한 특성이 있다. 하지만 딱 한 가지는 달랐다. 바로 사랑이었다.  

 

 


  좀 생뚱하기는 했다. 사랑하는 이를 위해 만들었다는 마지막 내용은 잘 나가던 기차가 갑작스레 탈선한 느낌도 들었다. 많은 이들의 날카로운 비판을 피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억지로 로맨스를 집어 넣으려다 안타까운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사랑을 위해 만들었다는 진부한 설정은 좋은 평가는 아닐지라도 관객을 행복하게 하는 뻔한 자극제일 수도 있고, 영화를 진행시키는 복잡한 설정을 하나로 정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좀 더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장치인 것도 같다. 솔직히 한국 영화의 가장 큰 고객이 여성이고 보면 여성들을 자극하는 묘한 멜로도 필요할 듯싶어 집어넣었던 것 같기도 하다. 어떻든 감동을 주려고 한 것 같고, 관객으로서도 어떤 감동을 받은 이도 있을 것이다. 뻔한 결말에 대해 진부하다고 평할 수 있지만 대중성도 무시할 수 있는 현실도 아니고, 그 뻔한 진부함이 도리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해소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치인 것도 사실이다.  

 

 


  죽은 자의 환생 등을 보면 천년유혼도 생각이 났다. 확실히 마지막은 어디서 많이 본 것들이 나왔다. 하지만 그렇게 하니 영화를 보는 마지막은 좀 편했다. 묘한 인상으로 관객의 관심을 끄는 것은 좋지만 어느 순간 느끼는 괴이한 공포는 영화를 보는 내내 불편하기도 했다. 공포물을 싫어하는 이가 본다면 조금 힘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진부한 종결이 좋아 보이는지 모른다. 창의성은 당연히 좋은 것이지만 편안함 역시 그에 못지 않게 좋은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이 영화는 신선함과 진부함이 뒤섞인 것이리라. 그래서 진부함이 있지만 그것이 이 영화의 묘한 매력을 크게 잠식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어차피 실험성은 실험성일 뿐, 그것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긴 힘들 것이다. 예술성이 얼마나 큰지 잘 모르겠고 대중성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 그래도 끊임없는 두 가지의 도전을 나름대로 섞어서 보는 이들에게 묘한 재미를 준 것은 사실이다. 바로 그 점이 이 영화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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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츄리온 - Centur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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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시대는 정복과 반항의 시대였다. 누군가의 희생을 통해 제국을 유지하는 방식을 채택한 로마는 군인들에겐 언제나 불안의 시간을 제공했을 것이다. 다른 이들을 정복해서 그들의 삶을 파괴하고 패자들을 강제로 로마 영내로 끌고가 노예로 평생 부려먹는 경제시스템이 바로 로마의 생존 방식이었다. 이를 위해선 당연히 막강한 군사력을 갖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로마 군대가 언제나 강할 수는 없을 것이며 패배도 있었을 것이고 패장도, 그리고 패한 군인도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렇게 패한 자들을 어느 시대에서나 불명예스럽고 부담스러울 뿐이다. 패자는 영광을 함께 누릴 수 없는 자들이며 종종 부담스런 존재들일 뿐이다.
  영화 ‘센츄리온’에 그런 군대가 나온다. 로마 5군현 중 한 명인 트라야누스 황제 시기였던 것 같다. 영화 속엔 오늘의 스코틀랜드 지역의 원주민이었던 픽트 족들을 방어하기 위해 세운 로마의 장벽을 통해 추론할 수 있었다. 아마도 그 성벽은 트라야누스 황제의 명령으로 건축된 것을 본다면, 즉 영화는 로마의 전성기를 배경으로 제작된 것이다. 전성기다 보니 로마의 번영이 한창이었던 때라 로마인들이 좀 여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힘들 때의 인간관계와 다르지 않았고 자신의 생존을 위해 누군가의 희생을 강요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 상황에서 잘못된 명령으로 인해 전멸한 부대는 살아남은 정치인들에겐 부담거리일 뿐이다. 패전한 군인들은 그들의 아군도, 동료도 아니었고 그만 사라졌으면 하는 거추장스런 것들일 뿐이었다.  

 

 


  비극이었다. 현실의 냉혹함을 제대로 알려주기 때문이리라. 패전한 군대라도 자신들끼리는 누구보다 아군이었고 동료였다. 적의 포로로 잡혔다 하더라도 자신의 상관이기에 목숨을 걸고 위험한 탈주계획을 세운다. 과연 그들은 동료였고 충직한 군인들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보게 된 일상화된 전쟁과 죽음, 그리고 복수의 일반화는 당시의 시대를 관통하는 인간사를 보여줬고, 복수의 복수가 꼬리를 물면서 험난한 인생사를 다시금 되새기게 했다. 군대 내의 따뜻한 관계는 군대를 벗어나는 순간 사라질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성공에 대한 열매는 서로 얻으려 하지만 실패의 쓰디쓴 잔은 서로 미루기 마련이다. 성공을발판으로 자신의 미래를 밝게 하고 싶겠지만 반대라면 문책을 피하기 위해 누군가를 희생시키려 한다. 이때부터 세상을 사는 서글픈 지혜가 필요하다. 전쟁에서 패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문책이 있어야 한다면 패한 군대만이 문제가 아니다. 패전한 군대를 위험한 장소로 보낸 이가 있다면 그에 대한 문책은 당연지사다. 하지만 이에 대한 책임을 질 자는 자신의 정치생명은 물론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내놓아야 할 처지가 되는 법이다. 이것을 회피하기 위해 언제나 무리수를 두게 되며, 그것은 언제나 자신의 동료였던 자들의 희생을 요구하게 된다. 자신의 생존과 안녕을 위해 자신의 말을 따르던 자들을 서슴없이 처단해야 하는 것이 바로 이럴 때 생기는 것이다.  

 

 


  이런 희생자를 영화 ‘센튜리온’의 퀸투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패했지만 살아 돌아온 로마의 군인을,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제거하기 위해 분주히 노력하는 그의 주변 로마인들을 보면서 퀸투스는 도리어 자신의 적이 살고 있는 곳으로 떠나게 되는 아이러니를 연출하게 된다.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자신의 동료이며, 그가 자신의 가족인 것이다. 어쩌면 조직은 그 자체로 민폐이며, 누군가의 희생을 발판으로 성장하려는 것이 조직의 본질일 것이다. 즉 조직은 폭력이다. 무엇보다 다수의 이익으로 가장한 소수의 탐욕과 그로 인한 폭력은 특히 나쁘다. 이런 폭력을 상대하면서 살아간다는 것은 매우 비극적일 것이다. 그러기에 자신이 충성을 맹세했고 사랑했던 조직의 구성원들에게 배신을 당한다는 것은 자신의 모든 것이 사라짐을 뜻할 것이다.
  조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운을 막을 방법은 어쩌면 없을지 모른다. 지금의 이 시점에도 조직이란 허울을 덮은 탐욕스런 소수에 의해 폭력이 자행되며, 그것으로 인해 희생되는 이들이 부지기수일 것이다. 하지만 소수의 탐욕에 의한 폭력을 그냥 놔둘 수는 없는 것이며, 방관해서도 안 되는 것이다. 바로 자신이 희생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퀸투스는 외로운 투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조국을 포기하는 것이 어쩌면 나약한 포기라고도 할 수 있지만 최소한 그는 자신의 동료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또한 분노할 줄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희생을 권유한 자들에 대한 분노가 필요한 것이다. 이 분노야말로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는, 작지만 소중한 재료다. 영화는 그런 분노의 미학을 보여주고 있다. 그가 떠나 새롭게 꾸릴 작지만 강한 유대감이 있는 공동체가 행복하길 빈다. 그리고 그런 공동체야말로 인류가 소원하는 가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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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u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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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택배 직원이 주인공이다. 그렇다고 이 영화가 직업의 귀천을 따지기 위해, 혹은 소외된 자들의 울분을 이야기하기 위해 제작된 것은 아니다. 화려한 바이크의 아슬아슬한 묘기가 이 영화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오직 바이크들의 화려한 액션만을 보여주려 했다면 이 영화는 어느 연예 프로의 진기명기 오락프로그램의 하나였을지 모른다. 영화는 영화 속의 바이크 묘기가 왜 발생했는지, 그리고 왜 그들은 달려야만 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재미있게 꾸민 서사도 담았다.
  솔직히, 영화 내용은 뻔하다. 어쩌면 바이크 액션을 위해 마련된 사건들로 채워진 것들이다. 한 때 대충 살았던 청년이 이런저런 이유로 퀵서비스 직원으로 생계를 꾸리게 된다. 그런데 그의 과거가 문제였다. 원인이야 어떻든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이 퀵 서비스 직원은 이후 그것에 대한 보복을 당하게 된다. 복수는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는다. 오직 내가 당한 만큼 너도 당해야 한다는 주관적 관심이 주가 된다. 어떤 점에선 타당한 측면도 있고, 사회의 질서 역시 한 개인의 보복을 위해 사용되는 측면도 있다. 다만 그에 합당한 처벌을 위해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사람이 판단을 내리지만 영화 속에서의 보복은 그런 객관적인 인사가 없다. 차라리 보복이 보복을 만드는 악순환을 야기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것을 본다면 주인공은 정의를 위해 살아가는 인물도 아니며, 과거가 멋진 것은 아닌 어쩌면 하류 인생의 인물일 뿐이다. 영화에서 그의 멋진 바이크 실력을 통해 앵글을 들이밀긴 했지만 주인공인 한기수(이민기)는 그리 화려한 캐릭터는 아니다. 영화 내내 그의 캐릭터를 통해 영화가 진행된 것도 별로 없다. 그는 어쩌면 그냥 주인공이라고 정해져서 가장 많이 보게 된 인물이다. 그런 그와 좀 유치하게 관계를 갖고 있는, 그러면서 전도 유망하게 된 아이돌 여성 그룹의 멤버인 아롬(강예원)와의 바이크에서의 기이한 동거는 이 영화의 소소한 재미를 주는 원천이다. 과거 자신이 사랑했지만 자신을 걷어찼다는 트라우마에 걸린 이 전도유망한 아이돌 그룹 여성 멤버가 과연 과거의 남자를 한 번 보고 제대로 복수하고 싶은 이유가 좀 그럴 듯 했으면 했지만 그런 것을 잘 보이지 않았다. 정말 오락 영화답게 같이 위험한 바이크 질주를 위한 여자동료를 구태여 만들어줬다고 할 수 있다.  

 

 


  이런 그들이 처한 위험은 폭탄이다. 신나게 놀다 그만 대형사고를 터뜨리고,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어느 가장의 분노로 인해 자행된 폭탄테러와 그것을 수행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한기수와 아롬은 서로 코믹하게, 그러면서도 절절한 애정관계를 보여준다. 현재의 분위기로 도저히 일어나기 힘든 희생정신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오락영화이니까 그런 로맨스도 있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런 기이한 애정관계가 아니라면 여자배우가 사실 필요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영화란 결국 억지로 만든 스토리 속에 배우를 가두는 것과 다르지 않으니까.
  이 영화는 과거, 조연배우로서 만족했던 배우들을 전격 주연으로 기용하면서 거품을 뺀 작품이다. 그래도 영화는 매우 재미있었고, 조연에서 주연으로 발도음해서인지 주연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그들의 허슬플레이로 영화는 오락영화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이 영화를 보고 예술성을 논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다만 한국의 흥행 영화의 색다른 모색을 했고,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 받을 수 있다. 흥행이 목적이라면 말이다.
  윤제균 감독의 해운대의 잔영이 크게 느껴지는 영화다. 흥행을 추구했단 점에서뿐만 아니라 해운대에서의 조연들이 이 영화에서 주연으로 출연했다. 두 영화 사이의 기이한 인연은 아니다. 당시 참가자들이 이 영화 제작과 관련됐기 때문이다. 즉 그들의 관계는 매우 적나라하다. 그래도 좋다. 우리 모두가 그들의 영화를 보고 즐겁다고 그것으로 된 것이다. 앞으로 그들의 미래가 더욱 밝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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