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에서 시작하라 - 가치 있는 아웃풋을 창출하는 프로 사고술
아타카 가즈토 지음, 곽지현 옮김 / 에이지21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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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 같기도 했다. 어디선가 들어본 내용 같기도 했다. 어쩌면 이 책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이야깃거리들은 매우 흔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해결하는 방법론 역시 흔한 것이리라. 근대 이후 인간의 사고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면서 점차 자연의 확고한 지배자로 군림한 인간이라면 다양한 철학과 사상을 통해 문제제기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제안했고, 매우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런 해결책이 부재해서가 아니라 그런 것을 익히고 습득하는 것은 개인 하나하나의 작업을 통해 이뤄질 수밖에 없기에 뛰어난 철학을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앞으로 진화의 끝이 어디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얻을 수 있지도 않을 것이다. 인간의 사고력은 가장 원시적인 작업이기 때문이다.
  책 제목을 통해 이 책이 독자들에게 무엇을 제공하려는지 분명하다. 생활을 한다면 언제나 마주치게 되는 다양한 문제들을 어떻게 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가에 대한 방법론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이것들은 고차원적인 철학에서부터 초등학교 산수 역시 다루고 있다. 다만 이 책은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은 물론, 삶의 최소한의 조건이라도 충족하려는 모든 사회인들을 위해 제공된 사고력 서비스다. 어떤 면에서 이미 중고등학교나 대학에서 방법론을 배웠겠지만 인간의 뇌는 기억을 그리 잘 하는 컴퓨터가 아니다. 어딘가에 저장이 됐을지 모르지만 그런 것들을 생각만큼 쉽게 끄집어 낼 수 있는 것도 아닌 것이 인간의 한계이고 보면 사회생활 초반기에 다 잊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사안이다. 그리고 아무리 중고학교는 물론 대학교에서 우수한 능력을 양성했다 해도 상황에 자신의 지식을 적응하는 유추능력이 잘 발휘가 되지 않는다면 결국 헛수고일 수 있다. 그래서 각성과 유추능력이 필요하다. 이 책은 바로 그런 것들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나의 자만은 이 책을 통해 여지없이 깨졌다. 저자의 독특한 이력에서 풍기는 다양한 경험이 이 책의 힘을 강화시킨 밑거름이다. 생물학이나 뇌신경과 같은 이과에서 마케팅 연구와 같은 경영학계로의 진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자신만의 뛰어난 문제해결방법을 찾은 것 같다. 문제가 터졌을 경우 부각되는 이슈부터 파고들면서 순차적으로 쟁점을 파악하고 그에 대한 해결책을 제안해내는 그의 탁월한 능력을 보면서 속이 시원하단 생각이 들었다. 특히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인상을 받은 부분이 바로 분석에 대한 혜안이었는데 분석이 비교와 대조를 하기 위한 것이란 부분은 지금까지 공부했던 가장 기본적인 것을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 자각하게 됐다. 아마도 이것 하나만이라도 얻을 수 있던 점에서 이 책의 가치는 무한하다.
  하지만 이 책은 이것만 담고 있는 것이 아니다.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내용들을 구체적인 사례로 적용하면서 설득력을 얻어가는 과정은 사회과학책이라면 반드시 갖추고 있어야 할 덕목이며, 이 책은 그런 덕목을 제대로 갖고 있다. 또한 현실감 있는 책의 구성은 물론 사회과학에서 제안하는 방법론의 강점들을 제대로 형상화하면서 이 책은 독자들의 자신감을 강화시킨다. 어쩌면 어떤 이들에겐 이 책이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앞으로 닥칠 문제들에 대한 나름의 해결을 할 수 있는 방법론을 배울 수 있단 점에서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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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남자 1 -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용연 지음, 김정민 기획, 조정주.김욱 원작 / 페이퍼스토리 / 201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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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걸 읽으니 드라마 한 장면 한 장면 생각이 났다. 그러나 드라마를 기억하기 위해 이 소설을 읽는 것은 아니다. 형상화 수단이 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아닌, 언어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도록 이끄는 힘을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고, 그것은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다. 드라마에서 느낄 수 없는 캐릭터들의 속살 깊숙이 담겨 있던 생각이나 감정 등을 소설을 통해 맛봤기 때문이다. 과연 소설도 드라마만큼의 힘을 가질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소설은 소설이다. 문장 하나에 그 때의 감정은 물론 다양한 모습들이 아련히 떠오르도록 하니 말이다. 아쉽다면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를 너무 열심히 봤기 때문에 세령이란 인물이나 김승유는 물론 모든 인물들의 모습들이 소설을 읽을 때마다 극중의 인물들의 모습이 아련히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미 상상능력을 상실해 버렸다는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그래도 소설의 특유한 매력을 찾을 수 있었고 특히 문장의 힘을 느꼈다.
  드라마가 아름다운 화면으로 서정성을 느끼게 만들었다면 소설은 섬세한 글과 매력적인 필치로 그것을 느끼게 했다. 무엇보다 드라마에선 느낄 수 없는 캐릭터들의 깊은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마치 화면 하나하나에 깊이 있는 설명을 하듯 말이다. 행동하기 전에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 소설은 왜 그렇게 했는지에 대한 답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드라마에선 자세히 드러낼 수 없는 상황 설명 역시 자세하게 해줬다. 결국 보기만 했기에 이해할 수 없던 것들 것 소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배경이나 사실에 대해 번거로운 고민을 할 필요는 없어진 것이다.
  그래도 좀 아쉽긴 하다. 소설이기에 꿈꿀 수 없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아마도 시각 위주의 삶에 익숙해서였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짧으면서도 세련된 문장으로 그런 아쉬움은 덜하게 됐고, 특히 대화와 설명의 묘한 조화를 통해 소설의 재미를 이끄는 작가의 힘은 놀라울 뿐이다. 괜히 긴 묘사로 소설을 장황하고 지루하게 만드는 단점이 이 책에선 보이지 않고, 그래서 최근의 대세인 간단하면서도 세련된 미학을 언어에서 추구하는 듯 하다.
  공주의 남자라는 드라마는 끝났지만 그 가치는 끝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최근 나오는 역사극들 다음 역사극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으로 여길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나올 드라마들은 분명 불행한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 뛰어난 걸작을 소설로 다시 옮기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이 소설 역시 드라마만큼의 가치를 담고 있다. 확실히 언어의 매력이 아직도 유지되고 있는 것이리라. 이 소설,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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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네버 스탑 - The Music Never Stopp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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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좋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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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과자점 코안도르 - Patisserie Coin de r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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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 이미 극장에서 막을 내렸다고 생각했다. 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를 풍겼지만 그래도 대세는 아닌 영화 같은 모습이었고, 그 흔한 엄청난 광고도 없었던 것 같다. 아마 이 영화 포스터를 본 것이 두 달 전쯤으로 기억나는데 엄청난 흥행몰이를 한다 하더라도 두 달 넘게 하는 영화는 한국영화관에선 흔하지 않다. 거기에 한국에선 그다지 인기가 많지 않은 일본영화다 보니 각종 악재는 다 갖고 있는 영화다. 그런데 이 영화 오래도 한다. 앞으로도 계속 할 것 같다.
  뭔가 있다. 이 영화를 보겠다는 생각을 한 것은 오래 전이었지만 그냥 흔한 영화겠지 하는 생각이 들어서인지 안보고 버티다 마침내 우연한 기회를 맞이해서 보게 됐다. 케이크와 관련된 영화이니 케이크 구경하는 기분으로 보려고 했다. 그런데 역시나 오래 하는 영화의 가치는 분명 있는 모양이다. 케이크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본영화는 특유의 건강함이 있다. 캔디라는 만화를 만든 곳이어서인지 꺾이지 않고 항상 건강한 여자 주인공이 있다. 당연히 그녀가 갖고 있는 세계관으로 모든 것들이 진행된다. 뭔가 사고가 터지고 어설픈 능력의 주인공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하는데 그 사람은 그 계통의 대가지만 과거의 상처로 인해 다시는 그 일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사람이다. 그런 그의 마음을 움직이면서 영화의 모든 갈등과 고민이 해결된다. 하지만 그런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주인공이고, 영화에서처럼 그녀의 확신이 세상을 바꾸는 힘으로 상징된다. 마치 영화를 보는 관객도 하지 않겠느냐고 동참하라는 분위기다. 
 

 

   일본영화는 최근의 안 좋은 경제상황에서인지 언제나 교훈적이고 계몽적이다. 이 영화 역시 그런 류에 포함된다. 일본영화 특유의 성격이 되다 보니 영화 보면서 결말을 앞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그리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화를 진행시키는 스토리와 그 과정을 주시한다면 그래도 일본영화의 무시 못할 장점들이 보이다. 무엇보다 일본영화에서의 캐릭터들이 동화 같은 주인공 빼곤 매우 현실적이고 도시적이다.
  그들은 외롭다. 주인공 역시 그렇게 외롭다. 그리고 버림 받든 뭐하든 고독에서 시작하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유치원 때 약속했던 하나마나 한 결혼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고향을 떠났던 남자친구를 찾기 위해 도쿄까지 온 나츠메 (아오이 유우)는 사실 유아기적 사고를 갖고 있는 여자 주인공이다. 요새 결코 있을 수 없는 이런 캐릭터를 중심으로 일본영화 특유의 구성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다르지 않다. 이런 어린이 같은 주인공은 그런데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그 변화의 대상은 케익의 대가이면서 가족의 불행으로 인해 더 이상 직접 케이크를 만들기를 거부한 토무라 선생(에구치 요스케)이다. 바로 나츠메가 변화시켜야 할 영화 상의 문젯거리며 결국 그녀는 성공한다.  

 

 

  토무라는 어쩌면 도시 속에 살면서 가슴 한편에 아픔을 간직하고 살고 있는 도시인의 전형일 것이다. 무엇보다 방황을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자신이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지만 언제나 그는 만지작거릴 뿐 케이크 만드는데 주저한다. 아니 자신의 과거 속에만 남겼을 뿐, 그는 그냥 케이크와 관련된 일을 할 뿐, 케이크를 만드는 일로부터 조금 떨어져 생활할 뿐이다. 정작 자신이 하고 싶고, 그것을 해서 행복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탈하고 만 것이다. 이런 조건은 어쩌면 도시인들에겐 흔한 상황일 것이다. 일에 치여서, 혹은 서툰 관계 형성으로 인해 언제나 자기가 원하지 않은 분야에서 일을 하고 그곳에서 억지로 사는 인간들이 도시에선 흔하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가장 즐거운 세상으로 이끈 이는 결국 용기와 정열이 있는 동화 속에 나오는 캐릭터다. 어쩌면 이건 슬픈 현실을 고발하는 캐릭터인지 모르겠다. 현실에선 없으니 이렇게라도 만들어서 작은 위안을 찾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나츠메 주위엔 언제나 뭔가 문제가 있는 이들로 넘친다. ‘코안도르’란 작은 양과자점에선 결혼과 일 둘 중 일을 선택한 양과자점 주인이 있고, 그곳에서 나츠메를 괴롭히는 또 다른 직원도 있다. 그리고 코안도르에서 언제나 분위기를 잡고 코안도르의 작품들을 즐기며 시식하는 전직 여자 연극배우도 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만의 세계에서 그다지 나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의 세계에서만 있을 뿐 밖의 세계와는 업무와 일로 걸칠 뿐이다. 이런 인간들 사이에 나츠메가 나타난 것이다. 그리고 모두라고 할 수 없지만 그전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전보다 조금 더 웃고 인간적인 모습을 갖게 됐다. 

 

 

  그래도 이 영화, 페미니즘이다. 주인공 나츠메는 코안도르의 주인이 이야기했던 일과 사랑에서의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항상 갖고 있다. 그리고 그녀는 일을 선택한다. 무척 재미있는 스토리 라인이다. 모든 이들을 자신의 인간적 매력으로 모두 이끌면서도 그녀는 독립을 위한 일을 선택하는 것이다. 직업과 사랑이 이분법적인 것은 아니겠지만 사랑의 힘을 이끌었던 그녀의 선택이 일이란 것을 보면 독특하단 생각도 든다. 어쩌면 영화는 통속적인 구성으로 극을 이끌면서도 결국 현실에서 필요한 것은 정서적인 것이 아닌 바로 매우 현실적인 직업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말미엔 마치 꿈을 꾸다 막 깨어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영화 문을 나서면 바로 현실이다. 영화는 확실히 Fantasy란 것을 다시금 느끼는 대목이다. 또한 정서의 힘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역시나 현실도 만만한 것이 아님을 느끼기에 이 영화의 말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확실히 이 영화 오래 갈만 하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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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위의 나비 - Rest On Your Shou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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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 언제나 다루는 소재다. 문학이든 영화든 말이다. 이것만큼 대중적인 것이 과연 또 있을까? 또한 그 사랑을 위해 희생하고 기다리는 내용은 역시나 흔하다. 인류에게 사랑은 가장 비합리적이면서 극단적인 이타주의의 원인으로 여겨지고 있다. 설사 세상은 사랑을 실제로는 그렇게 다루지 않다 하더라도 문학과 영화에서 사랑을 위한 희생은 너무 당연하게 다룬다. 그래서 어떤 이는 문학과 영화는 너무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하기도 한다. 과연 인간들 중에 그럴 수 있을까 하고. 그래서인지 마치 사랑에 대한 실험을 담은 영화도 나오게 됐는지 모른다. 즉 과연 넌 사랑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가 하고 말이다.
  사랑이 불신을 받고 있는 세상이다. 경제적 동인이 가장 큰 원인일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 그 결과가 계속 높아져가고 있는 이혼율이고 미혼율일 것이다. 같이 있어도 혼자라는 생각이 앞서는 지금의 우리에게 어쩌면 함께 사는 이를 실험하고 싶은 욕망이 있는지 모르겠다. 정말 날 사랑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없어지더라도 날 계속 생각하고 기다릴 수 있을까? 어쩌면 유치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이런 질문,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나만을 그리워해 줄 수 있는 이와 함께 산다는 것이 우리들의 행복을 만드는 가장 큰 샘이라고 생각하기 마련이다.
  이 영화에 나온 배우들은 나에겐 매우 반가운 이들이었다. ‘타이페이 카페 스토리’에서 새로운 활력을 찾아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카페 주인을 잘 소화해 냈고, 또한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인상 깊게 봤던 영화의 주인공, 계륜미가 가장 많은 화면을 차지하게 됐고 ‘쌍식기’에서 매력적인 ‘코코’역을 맡았던 강일연의 모습은 과거와 다른 색다른 매력을 줬다. 하지만 상당 부분 목소리만 출연한 것만 같아 아쉬웠다. 오랜 만에 본 양영기 역시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었지만 비중이 좀 작아진 것 같아 아쉽다. 계륜미는 그러나 다른 여자 배우들보다 화면은 많이 차지할 수 있었지만 그 뿐이었고, 주인공으로서의 힘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전에 중국 드라마, ‘금분세가’에서 강한 인상을 줬던 남자 주인공 진곤은 너무 반가웠다. 잘 생긴 외모이면서도 이전의 다소 건방져 보였던 그의 모습은 이번에 순수한 청년으로 나타났다. 이제 그도 성장한 것이다. 그리고 좋긴 좋았다.
  한 남자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는 이 영화 내용은 매우 진부하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여인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은 어디선가 본 듯한 뻔한 동화같다. 그런데 살짝 독특함이 나타난다. 여자 주인공이 나비로 변해 자신이 사랑하는 이의 주변을 맴돈다는 것이다. 봄은 물론이고 겨울까지 말이다. 기발하다고 해야 할지 아이디어의 과부하로 인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재미있는 형상화다. 다소 억지스런 환타지로 간 이 영화는 그러나 인류의 보편적인 고민에 답하기 위한 나름의 선택이었다. 연인으로서의 매력을 서로 확인하기 보단 부재라는 고통의 시간 속에서도 결코 서로를 잊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님을 세상을 살면서 느낀다. 그런 뻔한 진리를 이 영화는 매우 과감하게 어기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팬의 바람대로 그들은 다시 서로 만나게 된다.
  욕망이 무리일 경우, 언제나 고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만나고 싶지만 만날 수 없는 경우, 그것을 회피하는 다양한 방법 중 하나가 Cool한 태도다. 억지로라도 대범한 척 해야 그나마 더한 고통을 이겨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는 것이다. 그래서 Cool한 척이라도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이 영화에 나온 캐릭터 중 그 누구도 Cool하지 못했다. 다만 포기할 뿐이다. 어쩔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런 포기 과정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기본전제였다. 부재하지만 사랑하기에 다른 이를 사귈 수 없다는 이야기는 분명 환타지지만 그래도 그런 사랑을 깨고 싶지 않은 또 다른 배려와 사랑이 깔려 있다. 그 어느 누구도 그런 사랑을 깨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포기 과정에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다 표현했다. 아마도 현실 속의 환타지 중 하나가 이런 솔직함이리라. 그런 솔직함이 비극의 시작을 의미하더라도 그런 솔직함이야말로 모든 것을 만드는 첩경이다. 그런 솔직함이 이 영화의 재미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얻게 되는 자그만 기쁨, 그것 역시 이 영화가 갖는 매력이다. 분명 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언젠가 우리 가슴 속에 사라져버린 사랑과 배려의 미학이 이 영화를 통해 다시 확인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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