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마음속에서 먼저 일어난 역사, 즉 아이디어에 의하여 추진된 역사를 다룬다. 이것은 우리 인간의 기록이 왜 변화로 가득한가에 대한 설명이 될 수 있다. - P6
새로운 아이디어는 불안을 조장하며, 심지어 위험하기조차 하다. 이것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한 좌절감을 야기하거나, 상황을 바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상상력은 분명 인류만의 재산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이 특출하게 풍부한 것은 맞는 것 같다. 필자는 대부분의 역사적 변화는 아이디어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며, 아이디어는 물질적인 위기, 경제적 필요, 환경상의 제약, 다른 모든 것들만큼이나 강력한 변화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 P6
이 책은 일종의 카탈로그이다. 소위 지식인들이 경멸하는 장르인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점이 하나 있다. 이 책에는 튼튼한 줄거리가 있다. 주제는 세계를 현재의 모습으로 만든 ‘아이디어들‘ 이다. 그리고 다양한 지역에서 태동한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포함시킴으로써 ‘서구중심주의‘ 를 탈피하려고 노력했다. - P7
오늘날에 존재하는 중요한 아이디어 대부분은 그 기원이 고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는 그 사실을 반영하기 위해 통상적인 관습을 버렸다. 많은 아이디어들은 문자가 발명되기 전에 인간의 마음속에 최초로 떠올랐다. 그런 아이디어들은 오로지 고고학적 연구와 드물게 나마 살아남은 예술 작품과 상상력을 통해서만 재구성할 수 있다. 아이디어의 역사를 다룬 대부분의 이야기는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한다. 기껏해야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에서 시작된다. 이것은 이중의 오해를 낳는다. 우선 그것은 서구 전통에 특권을 부여함으로써 역사를 왜곡하고, 다음으로 역사에서 가장 긴 시대를 배제한다.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 독자들은 그리스 현자들의 아이디어에 도달하기 전에 책 전체 내용의 4분의 1이상을 지나온 것을 발견할 것이다. - P7
나는 이 책이 나름대로 독특하고 의미가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 책에도 한 가지 중요한 한계가 있다. 그것은 이 아이디어들이 개인적으로 선별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선택의 문제는 오로지 필자의 책임이다. 필자는 마음속에 두 가지 기준을 가지고 책을 썼다. 우선 필자가 이해하는 아이디어들은 순수하게 정신적인 사건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사회적 운동이나 발명, 발견, 정신세계 밖에서 일어난 일은 포함시키지 않고 인류, 우주, 초월적인 세계를 바라보는 데 있어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 아이디어에만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이렇게 하지 않았다면 이 책은 아예 나올 수도 없었을 것이다. 사람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이 하나의 아이디어로부터 출발하는 것이라면 포함시켜야 할 아이디어들의 목록은 끝이 없다. 예를 들면,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위대한 기술적 혁신과 발명을 포함시키고 싶은 유혹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아이디어가 아니라 발명이다. 그리고 발명에는 또 그 나름의 이야기가 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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