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글쓰기 특강 - 생각 정리의 기술
김민영.황선애 지음 / 북바이북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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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쓰기 관련 지침서들이 발간된 시점을 보면 이 책은 조금 특별한 위치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적어도 내가 구할 수 있었던 서평 관련 지침서 중에서는 오래된 책으로 2015년에 나온 책이다. 


이 책은 총 6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서 마지막 장은 6명의 서평가를 인터뷰한 점에서 사실상 부록에 가깝다. 책의 1부에서는 서평을 독서의 종착역으로 규정하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었고 왜 추천하는지 이 세 지점을 정리했다면 서평의 조건을 갖춘 셈이라 말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서평은 감상 한 마디를 A4 1~2장으로 확장시키기 위해 감정의 정체를 추적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책을 읽고 표현하기 위해 저자들은 책의 요지가 담긴 키워드를 찾고, 메모하고, 가공해서 '이야깃거리'를 만들 것을 강조한다. 이때 요약 역시 중요하다. 저자들은 기억은 금방 망각되므로, 체화를 위해 토론과 서평이 필수적이라 말한다.


이 책 역시도 독후감과 서평을 비교한다. 다른 책과 결론은 비슷하다. 독후감은 독자의 인상깊었던 점이 중요하다면 서평은 저자의 의도, 책의 핵심, 서평가가 중요하기 느낀 부분이 중요하다. 독후감이 주관적이라면 서평은 객관적이다. 주관적인 글에서 객관적인 글로 넘어가려면 먼저 서평을 쓰는 의미를 돌이켜보아야 한다. 서평을 쓴다는 의미는 '책으로 소통' 하기 위해서이다. 그러므로 서평을 쓰는 '나'의 입장과 객관적 정보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 아울러 글쓰기에도 훈련이 필요하며 꾸준히 쓰는 게 도움이 된다. 짧은 서평에서 시작해 긴 서평으로 넘어가면서 서평을 염두에 두면 책을 대하는 태도에 변화가 생긴다. 저자들은 독서보다 독후를 더 중요시하는데, 밑줄과 메모는 서평쓰기를 위한 준비운동이자 독후활동의 시작이다. 독후활동의 핵심은 '생각하는 것'으로, 느낌이나 생각을 언어화 하는 것이다. 


3부에서는 서평을 비평을 정의하며, 출발은 책에 대한 호불호에서 시작한다. 책을 읽은 '나'의 감정을 객관적 비평으로 시점을 바꾼다. 서평의 비평요소로는 집필 의도, 주제, 근거, 설득력, 작가의 가치관, 문제의식, 문체, 가독성 편집, 표지, 구성 등을 들 수 있다. 비평에서 중요한 것은 관점이며, 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서이다. 잘 맞는 책을 골라야 관점도 드러내기 쉽다. 이때 저자들은 관점을 별점에 비유하면서, 별점을 매기고 그 이유를 찾아보라고 말한다. 관점을 수치화하여 생각을 정리하면 관점이 명료해진다는 것이다. 자기 감정을 세분화하다보면 생각을 깊게 만들 수 있다. 아울러 저자들은 리뷰와 비평의 차이를 언급한다. 리뷰가 소개글 추천글이라면 비평은 여러 지점에서 중요한 부분을 깊고 다양하게 분석한 것에 가까우며 그에 알맞은 정확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한다는 점이 차이다. 비평을 할 때는 입장을 명쾌하게 밝히고, 솔직하게 표현할 것을 강조한다.


4부는 서평을 쓰는 법에 관한 장이다. 먼저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른 후, 발췌, 메모, 개요, 초고, 퇴고를 거칠 필요가 있다. 발췌는 주관적, 객관적 발췌로 나뉜다. 메모에서는 1차 메모를 단상으로 2차 메모를 글감 정리 용으로 이용한다. 초고 작성시 첫째로 요약, 둘째로 소개, 셋째로 관점 순으로 쓴다. 관점에서는 추천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저자들은 초고를 쓸때 과욕을 부리지 말고 다 쓰면 고칠 것을 강조한다. 분야별로 서평이 구분되는데, 성인의 경우 크게 문학 서평과 비문학 서평으로 구분된다. 문학 서평은 줄거리 요약이 글의 4분의 1에서 3분의 1사이를 차지하는 게 좋고, 서평자의 관점이 중요하며 책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이유를 밝히면 된다. 비문학 서평은 주요 키워드, 핵심어가 담긴 목차에 주목해 집필 의도를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서평을 쓰면서 주의할 점이 있다면 전부 요약은 불가능하므로 하지 말고 무엇을 이야기할지 밑그림을 그린다. 제목은 주제가 드러나게, 장황하지 않게 만든다. 


5부는 퇴고에 관한 장이다. 앞선 장에서 저자들은 글쓰기의 8할이 퇴고일 만큼 퇴고를 강조한다. 퇴고를 할 때 객관적 정보와 주관적 관점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인용이나 발췌가 적절한지 점검한다. 


마지막 6부는 서평가 6명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각각의 서평가마다 다른 관점,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서평을 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2020년대 들어 서평쓰기를 도와줄 지침서들이 여럿 나왔다. 각각의 지침서마다 독후감, 서평, 비평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서평을 어떻게 작성할 것인가를 두고 강조하는 지점이나 방법론이 조금씩 다르다. 서평가들이 제각각의 서평을 쓰듯이, 서평 관련 지침서도 저자들의 생각과 의도에 따라 중요하다 여기는 점, 강조하는 지점이 달라진다. 다른 책들과 비교해볼 때 이 책은 조금 오래된 책이기는 하나 서평의 의의, 서평을 쓰면서 퇴고 과정을 특히 강조하는 점, 그리고 실제 서평가들의 인터뷰를 수록하여 서평가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서평을 쓰는지 알려주는 점에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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