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궁극 : 서평 잘 쓰는 법 -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더행의 독서의 궁극 시리즈 1
조현행 지음 / 생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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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책 표지부터 보자. 부제에는 '읽는 독서에서 쓰는 독서로', 앞표지 문구에는 "읽기만 하면 책으로부터 받은 모든 감동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집니다. 그러나 글쓰기를 하면 그것은 정신에 지문을 남기고 이윽고 내 삶의 재산이 됩니다."라고 쓰여 있다. 뒷표지에는 "읽고 쓴다는 것은 책에서 얻은 앎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행위입니다" 라고 쓰여 있다. 사실 표지 문구만 봐도 이 책을 꿰뚫어 볼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을 2020년에 출간하였는데, 2015년에 나온 『서평 글쓰기 특강』에 저자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다. 의외로 반가운 부분이다.


목차를 보면 책은 크게 6부와 부록으로 구성되어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서평을 써야하는 이유를 강조한다. 

읽기만 하는 독서는 ‘휘발되는 독서‘입니다. 그러나 글쓰기를 하면 그것은 정신에 지문을 남기고 이윽고 내 삶의 재산이 됩니다. 물론 쓰기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날아갑니다. 그러나 읽기만 했을 때보다는 더 오래, 깊이 남길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책을 읽는 데서 그치지 않고 ‘쓰기‘를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 P7

동시에 이 책에서 저자의 의도가 설명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책은 책을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전 과정을 천천히 따라가면서 ‘독서의 궁극‘에 이르는 ‘서평 쓰기‘의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 P9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보자. 총 6부로 구성되며 '1부. 왜 서평쓰기인가' '2부. 서평쓰기 2단계: "기본 다지기"', '3부. 서평쓰기 2단계:"읽기"', '4부. 서평쓰기 3단계: "쓰기"', '5부. 서평쓰기 4단계: "퇴고하기", '6부. 서평쓰기 5단계:"분석하기"'로 이루어져 있다. 책의 구조는 크게 서평의 의의를 설명하고,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고 난 후, 책을 읽고, 쓰고, 퇴고하고, 분석하는 단계적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도중에 몇 몇장마다 '덧붙임'이라는 장을 추가해 부연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1부에서 저자는 독서에 관해 질문을 던진다. 책을 읽었다. 그런데 책을 설명할 수 없다면? 그러면서 독서의 3단계(인지-사고-표현)을 제시한다. 인지는 내용 파악, 사고는 책에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 표현은 사고의 언어화이며 바로 서평을 통해 실현된다. 이어서 다른 서평 관련서들처럼 독후감, 서평, 비평의 차이점이 제시된다. 독후감은 주관적, 서평은 객관적, 비평은 서평을 포괄하는 상위의 범주로 시대와 역사에 비추어 책의 의미와 가치를 폭넓게 평가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서평쓰기가 독서의 궁극이며, 독서의 목적은 정신적 성장이고, 이를 위해 독자 자신의 생각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이 생각을 가지는 과정이 곧 쓰기 과정인 것이다. 글쓰기는 사유와 인식을 넓히고 통찰에 이르게 해준다. 여기서 책은 광대한 텍스트로서 글쓰기의 소재가 담긴 바다라 할 수 있다. 다만 좋은 글을 쓰려면 먼저 글을 많이 써서 그 양을 채울 필요가 있다.


2부에서 저자는 서평쓰기에 앞서 글쓰기의 기초를 제시한다. 크게 낭독, 필사, 그외 5가지 글쓰기 훈련법으로서 묘사하기, 요약하기, 5줄 서평쓰기, 정의내리기, 들려주기, 글쓰기에서 지켜야할 사안이 제시된다. 


3부부터는 본격적인 서평쓰기 과정이다. 그 시작은 '읽기'다. 동시에 서평의 구성 요소도 제시되는데 서평은 크게 1. 책소개, 2. 내용, 3, 해석, 4, 평가로 이루어진다. 서평을 쓰기 위해서는 이런 구성요소를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읽기의 3단계도 제시된다. 1. 내용 파악을 위한 가벼운 읽기, 2. 밑줄 그어가며 읽기. 3. 발췌 노트를 만들고 노트에 옮겨 적기. 이 과정이 끝나면 자신의 느낌, 견해, 생각을 만드는 단계로 넘어간다. 좋은 서평에는 서평가의 질문이 담겨 있으며, 서평쓰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통해 문제를 설정하는 능력, 질문을 만드는 능력이다. 질문은 발췌하며 떠오르는 느낌과 생각을 연결하여 만든다. 서평가가 던지는 질문과 답은 '해석'이다. 인간은 삶의 의미가 필요하며 '해석'으로 작동한다는 점에서 서평이 중요하다. 서평쓰기는 바로 해석력을 키우는 과정이어서다. 


저자는 '덧붙임'에서 실제 사례와 더불어 해석의 틀을 크게 네 가지로 제시한다. 1. 보이지 않는 실체 끄집어내기, 2. 책의 상황과 우리의 삶을 비교해 우리가 놓치는 것 탐구하기. 3. 책의 주장에 자신의 주장 얹기, 4. 주제 키워드를 설정하고 세밀하게 관찰하기.


이제 4부, 서평쓰기 3단계 "쓰기"로 넘어가자. 서평을 쓰기 어려운 이유는 잘 쓰고 싶다는 강박, 원하는 대로 글이 안나와서, 다른 사람의 평가를 견디기 어려워서, 자기 수준보다 높은 책을 읽어서 등이 있다. 저자는 서평에 정해진 규칙은 없으나 구조를 알면 쉽게 쓸 수 있다고 말한다. 서평 쓰기의 틀은 1문단에서 책을 소개하고, 2문단에서 내용을 요약하고, 3문단에서 발췌, 4문단에서는 해석, 5문단에서는 책을 평가하는 것이다. 아울러 서평가는 서평을 쓸 때 서평에 사용되는 서술어를 다양하게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독창적인 서평, 좋은 서평은 서평자의 독창적인 해석이 담긴 서평이라 할 수 있다. 

반복해서 말하지만, 좋은 서평은 서평자의 독창적인 해석이 담긴 서평이라 할 수 있다. 독창적인 해석이란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서평이 아니라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현실에 적용하여 사유하고 그 결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나아갈 방향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우리의 삶과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닌, 책을 통해 지금 현재를 사유하게 하는 서평이 좋은 서평으로서의 자격에 부합한다. - P113

5부로 넘어가면 서평쓰기의 4단계, "퇴고하기"다. 글은 퇴고로 다시 태어나며 부족한 부분이 보완된다. 퇴고하는 방법은 단어에서 시작해 문장, 문단, 글로 수준을 높여간다. 아울러 저자는 서평쓰기는 최고 지성의 작업이라 말한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행위는 고도의 지성을 발휘해야하는 작업이다. 책의 내용을 독해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가다듬어 글로써 표현하는 일은 모든 지성이 거쳐야하는 과정인 것이다. 읽지 않고 쓰지 않는 지성은 있을 수 없다. 지성인이라 하면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서평쓰기는 바로 이 지성을 총체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다. - P133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지성을 갈고 닦아야 하는가. 위의 글에서 사회학자 이진경이 언명했듯이, 바로 ‘자유‘를 얻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자유롭기 위해서 지성의 작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노정에 놓여있다. 인간이삶에서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 중 하나가 자유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자유를 얻기 위해서, 이 세상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알고 이해하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는지 모르면, 이 세계를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고, 알지 못하면 두려움에 갇히게 된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의 원인은 그 대상을 잘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온다. 그래서 두려움에 갇힌 사람은 결코 자유를 얻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서평쓰기는 인간이 자유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최고 지성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P134

마지막 6부 서평쓰기의 5단계 "분석하기"에서는 글을 쓰는 서평의 의의를 제시하고, 이어서 훌륭한 서평을 읽으며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 분석 기준으로 3단계가 제시된다. 1단계, 책의 내용을 알기 쉽게 잘 전달했는가, 2단계. 책이 가진 의미와 가치를 밝혔는가. 3단계, 서평가의 독창적 해석이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으로 카뮈의 『이방인』서평 3편을 분석하며 책은 마무리 된다.


서평의 기초에서부터 실제 서평쓰기까지 단계적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에서, 그리고 연습 문제 및 실제 서평을 수록하여 사례를 제시하는 점에서 이 책은 서평을 어떻게 써야할 지 잘 모르는 초보자들을 위한 배려로 가득하다. 기초적인 글쓰기에서부터, 책을 읽는 방식, 책을 읽고 생각이나 느낌을 정리하는 방법, '덧붙임'을 통해 전달해주는 여러 유용한 팁들까지, 책의 분량이 그리 길지 않으면서도 서평과 관련해 전달해야할 내용은 모두 담고 있다. 특히 서평쓰기 1단계, "기본 다지기"는 서평쓰기 뿐만 아니라 글쓰기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팁들이다. 그 점 덕분에 이 책이 지닌 실용성이 한층 더 빛난다. 내용 면에서나, 두께면에서나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서평 지침서, 실용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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