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의 《장미의 이름》은 논리적인 사유 태도를 가지고 읽어야 할 텍스트이다. 이렇게 읽는 것만이 《장미의 이름》을 신비주의의 주문이 아닌, 합리적인 상식과 그것을 추구하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공교적 텍스트로 자리잡게 하는 방편이다.
텍스트를 재미삼아 뜯어서 아무데나 붙이고 제멋대로 읽어 대는 일을 대단한 학문적 행위로 간주하는 요즘, 제대로 된 텍스트 읽기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P345

여기서 시도하는 것은 ‘텍스트 읽기‘이다. ‘텍스트 읽기‘라는 말은 두 가지를 요구한다. 하나는 텍스트가 무엇인가 하는 텍스트의 정의를 규정하는 것이요, 다른 하나는 ‘읽기‘의 방법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이 두 가지를 밝히는 것이 이 텍스트 전체의 목적이므로, 이에 대한 답은 이 텍스트를 다 읽은 다음에야 얻어질 수 있을 것이나 논의를 시작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규정이 필요할 것이다. - P352

‘텍스트‘를 가장 일반적으로 규정하자면 그것은 ‘의미를 담고 있는 어떤 것‘이다. 그것은 인간이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언어(말과 글)로 이루어진 것뿐만 아니라 그림으로 그려진 것 등도 포함한다. 아무리 무심코 말을 하고 뭔가를 그렸다 해도 그것이 사람 집단에서 말해지고 그려진 것이라면 의미를 담고 있으며, 다른 사람에게 그 의미를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라 간주할 수 있다. -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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