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을 쓰는 이유는 자기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서입니다. 보통 서평과 관점의 관계는 세 가지로 추릴 수 있습니다. 첫째, 뚜렷한 관점으로 서평을 쓰는 경우. 둘째, 서평을 쓰면서 관점이 정리되는 경우. 셋째, 모호한 관점으로 마무리하는 경우 등입니다. 셋 다 나름의 소득이 있습니다. - P99

자기 감정을 세분화하다 보면 깊이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이 없다면, 생각해보지 않았다면 별점을 내릴 수도, 서평을 쓸 수도 없으니까요. 결국 쉽고 재미있는 별점 주기가 탄탄한 서평의 기초가 되는 것입니다. 어떤가요? - P109

좋아하는 책을 단순하게 소개하거나 추천하는 것이라면 리뷰에 가깝고, 여러 지점 또는 중요한 한 부분을 깊고 다양하게 분석한다면 비평입니다. - P115

‘비평가에게 ‘타협‘은 없습니다. 비평가는 어떤 책의 중량을 마음껏 달아보기 위해 비평을 씁니다. 별점을 매섭게 매기기도 하고, 숨은 작품을 발굴해 높은 별점을 주기도 합니다. 이때는 물론 정확한 이유와 근거를 제시해야 합니다. - P116

한쪽에선 잘 듣고, 다른 쪽에서는 잘 설득해야 합니다. 듣기와 설득은 상호보완적이며,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아무리 설득을 잘해도 듣지 않는다면, 열심히 들으려 해도 설득력이 없다면 전쟁은 끝나지 않습니다. - P119

자기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찾아갈 수 있다면 성공한 삶입니다. 돈이나 명예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와 의미입니다. 스스로 재미를 느껴 지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미를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인가에 대해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물어야 합니다. 적어도 이 문제만큼은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그 침묵이 스트레스와 병, 무기력으로 이어져 무엇을 해도 기쁘지 않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그저 사는 대로 살아가는 존재가 돼버리니까요.
나를 지키는 비평 습관, 자기 입장을 드러내는 습관은 글쓰기를 넘어 삶의 태도로 이어지는 문제입니다. 누구나 자기 생각과 감정이 있는데, 그걸 표현하지 못한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습니다. 아니, 행복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무력한 나날을 보낼 뿐입니다. - P121

표시한 부분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어느 부분이 가장 중요한가를 기준으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이때 기준은 서평의 ‘주제‘입니다. 주제는 곧 하고자 하는 말, 메시지입니다. 이 서평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정하고, 그와 관련된 발췌문을 적절히 활용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 P127

가장 어려운 부분이 관점인데, 간단하게 말하면 추천하는 이유만 구체적으로 쓰면 됩니다. 그저 재미있다, 좋은 책이다라는 칭찬만으로는 안 됩니다. 어떤 점이 어떻게 재미있고, 읽을 만한지를 설명해야 합니다. 구체적인 발췌를 통해서든 에피소드 소개 위주든 눈에 보이는 예로 책을 권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 P133

문학 서평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발췌입니다. 작가마다 문체가 다르고, 그 문체의 향연에 독자들은 기꺼이 사로잡힙니다. 문학을 언급하면서 작가의 문체를 생략한다면 가장 중요한 핵심을 놓치는 꼴이 됩니다. 힘겹게 줄거리만 요약하는 학생들의 서평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가마다 문체를 포인트로 짚고, 정말 읽고 싶게 만드는 명대사, 명장면을 멋지게 소개하면 좋습니다. 덧붙여서 작가의 특징도 정리해봅니다. 전작주의 책 읽기에 도전해서 작가의 세계를 꿰고 있다면 서평자 역시 더욱 신나게 책을 소개할 것입니다. - P142

비문학 서평을 쓸 때 고려할 점이 하나 더 있다면 집필 의도를 명확히 밝히는 것입니다. 동종 분야의 유사 도서들은 꽤 많이 있습니다. 서평 도서가 그 책들과 어떻게 다른지 길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서평자가 할 일입니다. 책 속에 나오는 다양한 사례를 스토리텔링으로 풀어 독자의 흥미를 끈다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진 서평이 될 것입니다. - P143

예술가든 작가이든, 인문학자든 연설가든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퇴고는 글쓰기의 거의 모든 것이라 할 정도로 중요합니다. 글의 완성도를 위해 고치고 또 고치는 일은 글쓰기의 시작이자 마지막이라고 할 정도입니다. 이러한 퇴고 과정이 고통스러워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퇴고는 완성도가 높아지는 기쁨을 체험할 수 있기에 희열을 느끼는 경험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글쓰기가 즐거운 고통이 되는 것이지요. 파괴를 통한 창조의 과정이면서 미적 안목을 만족시켜주는 과정이 될 테니까요. - P155

글이란 무언가를 표현하여 소통하고자 하는 수단인 만큼 말하고자 하는 주제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서평 쓰기에서도 이 점이 중요합니다. 책에 대해 내가 하고 싶은 말, 즉 주제 의식이 제대로 전달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확인하는 한 가지 방법으로 제목이 나의 관점을 제대로 짚어내고 있는지를 보는 것입니다. 관심을 끌기 위해 특이한 제목을 붙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서평의 핵심적인 내용을 어떤 식으로든 표현하고 있는가를 봐야 합니다. - P158

책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는 것 외에 객관적 정보가 들어가는 경우는 책을 통해 내가 말하고 싶은 내용, 즉 나의 주관적 해석이나 평가가 들어간 부분과 연관이 있을 때입니다. 그래야만 내가 서평을 통해 하고자 하는 내용과도 유기적으로 연결이 될 테니까요. 그렇지 않고, 단순히 인터넷이나 책 소개 정보에 나와 있는 일반적인 내용을 옮겨 적게 되면 객관적 정보와 나의 주관적 관점이 서로 연결되지 못하고 따로따로 놀게 됩니다. - P161

하지만 서평은 비평이 아니니까 이렇게 자신이 책을 읽고 가장 강하게 느낀 점을 관점으로 제시하면 됩니다. 중요한 건 그 관점이 소설의 내용에서 이끌어낸 것이라는 걸 발췌를 통해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것입니다. - P17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