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마음을 먹었어도 서평을 쓰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글을 쓰는 사람들의 반드시 넘어야할 난관인 ‘자기검열‘ 때문이다. 처음 글을 쓰기로 했다면, 거대한 ‘자기검열‘의 벽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해서 "이렇게 쓰는 게 맞는 건가?", "왜 이거 밖에 못 쓰지?", "사람들이 내 글을 보고 비난하면 어떡하지?"등등. - P91

사실 서평쓰기에 딱 정해진 방법이나 규칙이라는 것은 없다. 첫 문장은 어떻게 써야하고, 무슨 내용을 담아야한다는 것 따위의 정해진 룰이나 답은 없다는 말이다. 어떻게 쓰던, 서평이 가진 목적에 충실히 도달하기만 하면 된다. 앞에서도 밝혔듯이, 서평은 책의 내용을 잘 전달하면서 서평가의 해석이 담긴 글로써 독자가 책을 구입함에 있어서 유용한정보를 담으면 된다. - P100

서평을 위한 쓰기 ‘표현노트’를 만들어 좋은 서술어 문장을 함께 정리해 놓고 수시로 들춰보면서 서평쓰기에서 활용하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P109

반복해서 말하지만, 좋은 서평은 서평자의 독창적인 해석이 담긴 서평이라 할 수 있다. 독창적인 해석이란 책의 내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것에 그치는 서평이 아니라 책이 담고 있는 내용들을 현실에 적용하여
사유하고 그 결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나아갈 방향은 어때야 하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책의 내용이 우리의 삶과 결코 동떨어진 것이 아닌, 책을 통해 지금 현재를 사유하게 하는 서평이 좋은 서평으로서의 자격에 부합한다. - P113

퇴고의 1단계에서는 한 문단 안에서 사용된 명사와 형용사, 접속사 등이 적절하게 사용되었는지 살펴본다. 접속사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 것이 매끄러운 글이 된다. 맞춤법과 오탈자의 여부도 확인한다. 2단계에서는 범위를 넓혀 문단에서 사용된 문장들을 살펴본다. 문장에서 주술호응이 맞는지, 비문은 없는지, 문장과 문장의 연결은 자연스러운지를 체크한다. 3단계에서는 한 문단을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주장과 그에 관한 근거만 담아야 한다. 한 문단에 여러 개의생각과 주장이 담기면 뒤죽박죽 알 수 없는 글이 되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글의 전체 흐름을 살펴보면서 글쓴이의 주장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꼼꼼히 살펴본다. - P126

책을 읽고 서평을 쓰는 행위는 고도의 지성을 발휘해야하는 작업이다. 책의 내용을 독해하고 그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가다듬어 글로써 표현하는 일은 모든 지성이 거쳐야하는 과정인 것이다. 읽지 않고 쓰지 않는 지성은 있을 수 없다. 지성인이라 하면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다. 서평쓰기는 바로 이 지성을 총체적으로 구현하는 작업이다. - P133

그렇다면, 왜 우리는 지성을 갈고 닦아야 하는가. 위의 글에서 사회학자 이진경이 언명했듯이, 바로 ‘자유‘를 얻기 위해서이다. 인간은 자유롭기 위해서 지성의 작업을 발전시켜야 하는 노정에 놓여있다. 인간이 삶에서 추구하는 궁극의 목표 중 하나가 자유라고 할 때, 우리는 이 자유를 얻기 위해서, 이 세상에 대해 알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알고 이해하면 자유를 얻을 수 있다. 이 세상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것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되는지 모르면, 이 세계를 알 수 없고, 알 수 없으면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고, 알지 못하면 두려움에 갇히게 된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불안의 원인은 그 대상을 잘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온다. 그래서 두려움에 갇힌 사람은 결코 자유를 얻을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서평쓰기는 인간이 자유를 얻기 위해 꼭 필요한 최고 지성의 작업이라 할 수 있다. - P134

글을 쓰는 행위는 자신의 내면을 들춰보는 과정이다. 우리의 내면은 보이지 않고, 설명할 수 없는 무수히 많은 감정과 경험, 관념들이 겹겹이 쌓여있다. 살아오면서 쌓인 이 복잡한 내면은 얽히고설켜있는 실타래와 같다. 인간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가 모르는 무수히 많은 내가 수시로 튀어나와 나를 당황하게 만들고, 불안하게 하고, 좌절과 고통에 빠지게 한다. 책은 이런 인간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간 군상의 집약체인 것이다.
우리는 책을 통해 자신을 비추어 볼 수 있다. 인간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혼자만의 힘으로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자신을 알게 해줄 무엇이 필요한데, 그것이 책인 것이다. 책 속 인물의 생각과 행동, 상황에 자신을 대입하면서 도리어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알게 된다. 책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요, 나를 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게 하는 현미경이다. - P137

그렇다면 자신을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모든 것의 시작은 자신을 아는 일로부터 시작한다. 내가 나라는 존재가 어떤 존재인지 모르면 어떻게 될까?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지, 무엇에 삶의 기준을 삼고 열정을 쏟아야하는지를 모르면 타인의 말과 행동에 휘둘리면서 살게 된다. 세상의 잣대에 자신을 평가하며 따라가는데 급급한 삶이 된다. 주체적인 삶을 위해서라도 자신이 누구인지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이렇게 자신을 더 잘 알게 해주는 수단이 바로 글쓰기이다. 우리는 글을 씀으로써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더 잘 알게 된다. 자신도 몰랐던 자신을 발견하기도 하고, 잘 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일부분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알게 되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해할 수 있으면 인간과 세계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 - P138

우리는 글을 씀으로써 자신과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고 보다 진실에 가 닿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대답도 글을 쓰면서 자신의 내면을 바라 볼 수 있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 자신에 대한 기대와 희망 다짐도 글을 쓰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들이다. 이렇게 글쓰기는 자아 성찰의 과정이기도 하다. - P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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