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몽상을 담은 이 작은 책에서 우리는 그 어떠한 지식도 과도하게 담아내지도 않고, 어떤 통일된 연구 방법에 구애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 사람의 몽상가가 고독한 촛불을 관조하면서 어떤 새로운 몽상을 받아들이고 있는지 말하고자 한다. 몽상을 불러일으키는 세상의 사물들 가운데 불꽃은 가장 훌륭한 이미지 작동체(opérateurs d‘images)의 하나이다. 불꽃은 우리가 상상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우리가 불꽃 앞에서 꿈을 꾸자마자 우리가 지각하는 것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불꽃은 지극히 다양한 명상 영역에서 은유와 이미지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 P9
모든 이미지들 가운데 불꽃의 이미지――소박하면서도 과도할 정도로 정밀하며 지혜로우면서도 광적인 이미지――는 시(詩)의 기호(signe)를 지니고 있다. 불꽃의 몽상가는 모두가 잠재적인 시인이다. 불꽃 앞에서의 모든 몽상은 탄복하는 몽상이다. 불꽃의 몽상가는 모두 근원적인 몽상의 상태에 있다. 이 근원적인 탄복은 우리의 아득한 과거 속에 뿌리박고 있다. 우리는 불꽃에 대해 자연적인 탄복을 하며, 이것은 감히 말하면 생득적인 탄복이다. 불꽃은 바라보는 즐거움을 두드러지게 해주고, 항상 보이는 것 그 너머의 어떤 세계를 규정해 준다. 그것은 우리를 응시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 P11
우리는 단 하나의 사례의 통일성 안에 머물면서 당분간 우리의 탐구를 한정하는 가운데 하나의 구체적인 미학에 다다르고자 한다. 이 미학은 철학자의 논쟁들을 통해 다듬어지는 것도 아니고 안이한 일반적 관념들을 통해서 합리화되는 것도아닌 미학이 될 것이다. 불꽃, 불꽃만이 존재를 그의 모든 이미지들로, 존재를 그의 모든 유령들로 구체화시킬 수 있다. - P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