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을 시작한 것이 올해 4월 4일부터고, 매달 평균적으로 10여권이 넘는 책(많으면 30권 근처까지 갔다)을 읽었다. 여러 책을 읽다보면 나만의 독서법이 싫어도 생겨나기 마련이다. 나 같은 경우, 처음에는 '문학은 2번 읽는다.'에서 시작했다. 또한 책을 사서 읽기 보다는 빌려 읽다 보니 이어서는 '중요하다 싶은 구절이 보이면 북플의 밑줄 긋기 기능으로 남겨둔다.'(그 전에는 일일히 타이핑했다)에 이르렀다. 점차 독서법도 변화해서, 지금은 '이해가 안 가는 책이 있다면 반복해 읽는다.' 비교적 최근에는 '정말 중요하다 싶은 책은 포스트잇으로 메모해두고 읽을 동안 벽에 붙여두고 한 번씩 저자의 주장과 책의 내용을 정리해둔다'에 이르게 되었다.
그만큼 시행착오를 반복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포스트잇에 메모하며 읽는 수준에 도달한 것은 12월 들어서였다. 그전까지는 눈에 띄는 문장이 있으면 북플이나 메모앱에 발췌해두고 넘어갔다. 책을 읽고 독후감이나 서평을 쓰는 작업은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어도 남는 게 별로 없었다. 손으로 모래를 한 움큼 쥐고 나면 모래는 손틈새로 모조리 새어나가고 손을 펼치면 남는 거라곤 한줌의 모래를 쥐는 상황이었다. 책의 내용은 순전히 기억력에 의존해 기억했고, 조금만 지나면 휘발되기 마련이었다.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해 처음 서재에 남긴 게 11월 19일이다. 거의 반 년만에 겨우 도달한 경지(?)라고 할까.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나에게 전환점이 된 책이다. 언제 샀는지 기억이 안 날 만큼 산 지는 꽤 된 책이다. 책이 출간된 시점이 2015년이니 아마 그 시점에 혹해서 샀을 것이다. 북플에서 스탬프가 발간되는 것을 보아하니 아마 알라딘에서 구매했을테고. 읽기는 몇 번 읽었는데 실질적으로 '읽고 나서 뭐든 남기자'는 생각할 하게 된 것은 올해 11월달에 이르러서였다.
읽어보면 분량이 그리 길지 않고 폰트도 크고,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다. 아주 쉽게 쉽게 읽힌다. 한 번은 하루만에 다 읽은 정도니 더 설명이 필요할까. 책 전체 내용을 요약하자면 책을 읽고 나서 서평을 써야 하는 이유와 서평 쓰기의 장점, 서평을 쓰기에 앞서 독서를 하면서 명심해야 할 점, 서평은 어떻게 쓰는지 그 실제 사례 분석, 다른 서평가들이 왜 서평을 쓰는 가에 관한 인터뷰 등을 수록하고 있다.
어떤 점에서는 이 책이 책 읽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면, 서평 글쓰기 특강은 책을 읽고 난 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알려준다는 점에서, 서로 상호 보완 관계에 있다고 할까.
아무튼 책을 읽고 실천해보자는 입장에서, 이 책으로 시험 삼아 서평인지 리뷰인지 모를 정체불명의 글을 한 번 작성해보았는데 느낀 바가 많았다. 가장 크게 느낀 바가 있다면 뭐든 간에 기억에 의존해서는 쓰기 힘들다는 것이다. 메모는 필수. 그렇긴 하지만 소유권이 내게 있는 책이라면 필기든 포스트잇을 붙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지만 학교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그러지 못하니 조금 난처하긴 하다. 따로 포스트잇이나 공책을 활용해야 한다. 밑줄도 좀 더 체계적으로 그어둬야할 필요가 있다. 아무거나 중요해보인다고 마구 그었다간 막상 글 쓸 때 봐야할 게 늘어나 곤란해진다. 지금 읽고 다른 책도 빌린 책이라 책에 따로 메모는 못하고 북플로 밑줄을 남기고 있으나, 밑줄이 마구 늘어나고 있으니 고민이 많다. 되도록 올해가 가기 전에 서평이든 리뷰든 그냥 잡문이든 그 책에 관해 글을 남기고 싶긴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