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존감과 관련해 가장 어려움을 겪는때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운명의 영웅적 초월이 가장 의문시될때, 삶의 영속적 가치인 자신의 불멸에 의심이 들 때다. 즉, 자신의 지난 삶이 우주적 차이를 조금이라도 만들어냈다는 확신을 하지 못할 때다. 이 관점에서 우리는 정신질환이란 피조물성의 부정에 사로잡히는 양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 P331
그렇다면 우울증은 삶과 죽음에 대한 공포와 자기영속화에 대한 갈망을 둘 다 요약한다. 그것은 어떻게 하면 영웅적 존재가 될 수있는가다. 가족의 안전하고 작은 테두리 안이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 영웅적이 되려고 노력하는 것, 이 영웅성을 고이 간직하려고 이따금 ‘고요한 후퇴‘를 벌이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다. 자신의 특별한 불멸을 보장하려고 독자적 재능을 우주에 베풀 수 있는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창조적인 사람만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 평범한 사람이 더는 안전한 영웅성을 확고하게 발휘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영웅이 되지 못한 실패를 감추지 못하면 그는 우울한실패와 그 지독한 죄책감에 사로잡힌다. - P335
낮은 자존감 개념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는 자존감이 애초에상징적 문제가 아니라 능동적이고 유기체적인 문제임을 명심해야 한다. 자존감의 뿌리는 유아의 기초적 신체 경험이다. 이때 그의 경험은 확고한 자기애, 즉 자신이 무탈하리라는 감각을 부여한다. 자존감이 높으면 무탈감이 커지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기본적인 원천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타인의 힘으로부터 미더운 버팀목이자 아동의활동에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 어머니에게서, 아동이 스스로를 동일시할 수 있는 강한 아버지에게서 이끌어내는 것이다. 나약함을 이겨낼 힘의 두 번째 원천은 앞에서 언급했듯 자신의 몸을 스스로의 통제 아래 있는 안전한 장소로 확고하게 소유하는 것이다. 우리는 외상과 초기 가족 환경의 질이 이 안정성을 해칠 수 있음을 보았다. 힘을 얻는 세 번째 원천은 물론 문화적 카우사 수이 기획, 즉 동물적 나약함의 초월에 대한 상징과 극화다. - P359
정신질환에 대한 우리의 개관에서는 매우 흥미롭고 일관된 한가지결론이 도출된다. 그것은 정신질환자가 모두 기본적 용기 문제를 가졌다는 아들러의 말이 옳다는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독립적 삶에 책임을 지지 못한다. 삶과 죽음을 극도로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정신질환 이론은 사실 죽음 초월의 실패에 대한 일반이론이다. 삶의 회피와 죽음에 대한 공포가 어찌나 깊이 얽혀 있던지 인격은 불구가 된다.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달리 ‘정상적인 문화적 영웅주의‘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일상적인 영웅적 자기확장을 스스로에게 허용하지도 못하고 다른 구성원들처럼 상위의 문화적 세계관에 쉽게 굴복하지도 못한다. 그가 어떤 식으로든 남에게 짐이 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신질환은 삶과 죽음에 대한 지나친 두려움, 자신의 실패한 영웅성으로 남을 힘들게 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 P3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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