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추상적인 개념을 설명하는 것은 참 어렵다. 거기에 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슬픔을 기반에 둔 죽음을 설명하는 것은 더 어렵다. 이책은 그런 죽음을 조금 더 친근하게 바라본다. 어느새 옆에 다가온 죽음, ‘널 데려갈거야‘ 라는 사신의 말은 무섭지만 옆에서 그림자처럼 나와 함께하는 존재는 어느새 가장 가깝고 의지되는 존재로 바뀐다. 생의 가장 마지막을 지키는 존재로 묘사되는 죽음은 무섭지만 어딘가 따뜻하고 슬프지만 또 뭉클하다. 비단 아이들뿐 아니라 모두를 위한 동화같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을 다 읽어봐서 궁금했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가, 다른 작품들과 비슷한 느낌. 문장도 매력있고 묘사도 좋고 유치하거나 억지스러운 문체도 없어 읽기는 아주 편하고 좋다. 그러나 여주인공의 능력 하나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설정, 너무나 쉽고 허무하게 풀려버리는 사건, 입체적이지 못해 이해도 안되는 조연의 등장,등 줄거리 자체가 좀 아쉬웠다. 왕과 대비가 그저 예능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왕실의 가장 중여한 문제를 두고) 오랜 시간 분노와 증오로 닫혀있던 마음이 눈 녹듯 흐물흐물해진다는 설정이 좀...많이 이해가 안된다.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은 다들 매력있지만 기본적인 줄거리가 푸슈숙 힘이 빠진 식빵처럼 가라앉아 버린다. 책이 예뻐서 샀는데...아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