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끄러운 거리를 지나온 뒤의 달콤한 향기...20
여섯시와 일곱시 사이에는 장미와 카네이션, 붓꽃, 라일락, 그 모든 꽃이 타오르듯 빛나는 순간이 있었다. 흰색, 보라색, 빨간색, 진한 오렌지색으로. 모든 꽃이 그 어스름한 들판에서 순수하고 부드럽게. 저절로 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그 사이로 날아들던, 헬리오트로프와 앵초 위를 이리저리 날던 희부연 나방들을 얼마나 좋아했던지! 21
십자가는 그런 탐구와 질문과 언어의 논박 그 너머에 있는 것, 육신을 벗어나 온전히 정신이 되어 버린 신령한 것의 상징이다. 왜 들어가지 않는가? 그는 생각했고, 41
오셀로의 느낌이었고, 그녀는 셰익스피어가 오셀로에게 불어넣었던 만큼이나 강렬하게 그런 심정을 느끼고 있다고 확신했다. 49
그녀는 얄팍한 나뭇잎 그늘에 숨어 있는 새와도 같았다. 나뭇잎이 조금만 움직이면 햇빛에 눈을 깜빡이고, 마른 잔가지가 부러지기만 해도 소스라쳤다. 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