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화폐적 자본과 현실적 자본 ()

 

대부 가용 화폐 자본의 축적이 현실적 축적 및 재생산 과정의 확대와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의 문제는 여전히 미결로 남아 있다.

 

화폐가 대부 가용 화폐 자본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화폐가 생산 자본으로 전환되는 것에 비해 훨씬 단순한 기제를 갖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수준의 구별이 필수적이다.

 

첫째, 화폐가 단순히 대부 자본으로 전환되는 경우이다.

 

둘째, 자본 또는 수입이 대부 자본으로 운용될 화폐의 형태로 전환되는 경우이다.

 

오직 후자만이 산업 자본의 현실적 축적과 유기적 연관을 맺는 대부 자본의 적극적 축적을 내포할 수 있다. 이러한 구분은 금융적 자산의 팽창과 실물 경제의 확장 사이의 동학을 규명하는 핵심적 단초가 된다


. 화폐가 대부 자본으로 전환

 

생산적 축적과 반비례 관계에 있는 대부 자본의 정체 또는 과잉이 발생하는 기제는 산업 순환의 두 가지 특정 국면에서 구체화된다.

 

첫째는 공황 직후의 순환 개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산업 자본이 생산 자본과 상품 자본의 형태에서 모두 수축하며, 이전 생산과 상업에 투입되었던 화폐 자본이 유휴 대부 자본의 형태로 시장에 출현한다. 이때의 대부 자본 과잉은 산업 자본의 침체를 실증하는 지표가 된다.

 

둘째는 경기 복구의 초기 단계이다. 화폐 자본의 실질적 수요는 증가하기 시작하나, 상업 신용이 은행 신용에 의존하지 않을 만큼 충분한 독립성을 유지하는 시기이다. 원활한 자본 환류와 단기 신용 위주의 거래, 그리고 자기 자본 중심의 영업 확장은 대부 자본의 상대적 과잉을 유도하며 이자율을 저점으로 유지시킨다. 이 국면에서의 과잉은 재생산 과정의 새로운 확대를 동반하는 전조로 규명된다.

 

결과적으로 두 시기 모두에서 나타나는 낮은 이자율은 이윤 중 기업가 이득의 비중을 높이면서 현실적 축적 과정의 확대를 촉진하는 촉매로 작용한다. 이러한 동학은 경기 정점 부근에서 이자율이 평균 수준으로 상승하더라도, 이윤의 증가폭이 이자율의 상승폭을 상회하는 한 지속적인 축적의 동인으로 기능한다.

 

대부 자본의 축적은 현실적 축적 과정과 무관하게 은행 제도의 확장 및 집중, 유통 준비금 및 경체 주체의 지불 수단 준비금의 절약과 같은 순수 기술적 기제만으로도 실현될 수 있다. 이른바 부동 자본이라 불리는 이러한 화폐 자본은 끊임없는 유입과 유출의 반복 속에서 단기 대부 자본의 형태를 유지한다. 특정 경제 주체의 인출이 타 주체의 예금으로 대체되는 순환 구조 하에서는, 어음 할인이나 예금 담보 대출에 투입되는 대부 가용 화폐 자본량은 실물 경제의 현실적 축적 경로와 독립적으로 증대될 수 있다.

 

질문: (조사 위원) ‘부동 자본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답변: (웨겔린, 잉글랜드 은행 총재) 그것은 단기 화폐 대부에 투입될 수 있는 운용 자본을 의미한다 (은행법, 1857, 질문 제501).’

 

질문: (조사 위원) 해당 자본을 구성하는 구체적인 항목들은 무엇인가.

 

답변: (웨겔린) 잉글랜드 은행권과 지방 은행권, 그리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주화량이 이에 해당한다 (502).’

 

은행법, 1857에 관한 질의에서 잉글랜드 은행 총재 웨겔린은 부동 자본을 단기 화폐 대부에 투입 가용 자본으로 정의하며, 잉글랜드 은행권과 지방 은행권, 그리고 국내 주화량을 그 구성 요소로 제시한다.

 

질문: 부동 자본이 현실의 유통액 (잉글랜드 은행권 등)을 의미한다면, 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상으로는 그 유통액에 큰 변동이 없는 듯 보이는데 이를 어떻게 설명하겠는가.

 

(엥겔스: 여기서 중요한 구별점이 있다. 현실의 유통액을 대부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 그것이 전문적인 화폐 대부자인가, 아니면 재생산에 종사하는 자본가 자신인가에 따라 경제적 의미는 완전히 달라진다.)

 

답변 (웨겔린): 정의에서 부동 자본은 단순히 시중에 풀린 유통액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거기에 은행업자의 준비금을 포함시킨다. 그리고 이 준비금은 유통액과 달리 매우 큰 폭으로 변동하고 있다 (503).’

 

조사 위원회가 현실의 유통액에 큰 변동이 없음을 지적하자, 웨겔린은 부동 자본에 은행업자의 준비금을 포함시키며 이 준비금의 가변성을 강조한다. , 실질적인 변동은 예금 중 재대출되지 않고 준비금으로 적립되는 부분인 잉글랜드 은행 예치분에서 발생한다. 나아가 그는 지금을 포함한 금속 화폐 또한 부동 자본의 범주에 산입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의는 화폐 시장의 신용 관계 용어법 내에서 경제학적 범주들이 기존의 의미로부터 전도되어 새로운 형태를 획득함을 보여준다. 여기서 부동 자본은 본래의 정의와 무관하게 원료나 임금에 투하되는 유동 자본을 지칭하며, 화폐와 지금은 자본으로, 은행권은 통화로, 자본은 상품으로, 심지어 채무조차 상품으로 치환된다. 또한 고정 자본은 매각이 용이하지 않은 증권에 고착된 화폐 자본을 의미하게 된다.

 

런던 주식 은행의 예금액은 1847885774파운드에서 18574,310724파운드로 급증하였다. 조사 위원회의 증언에 따르면, 이 방대한 자금의 상당 부분은 이전 금융 체계에 흡수되지 않았던 새로운 원천에서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전에는 자본을 은행에 예치하지 않았던 (!) 여러 계급 사이에서 예금 관행이 폭넓게 확산된 결과다. 주식 은행과 구별되는 지방 개인 은행 협회 회장 로드웰의 증언은 이러한 경향을 구체적으로 뒷받침한다. 입스위치 지역의 경우, 차지 농업 경영자와 소매상들 사이에서 예금 관행이 4배가량 증가하였으며, 연간 지대 50파운드 수준의 차지 영세 농민들조차 현재는 은행 계좌를 이용하고 있다. 이렇게 형성된 예금 총액은 경제 활동 전반에 투입되는데, 특히 상업의 중심지인 런던으로 집중되어 어음 할인이나 은행 고객에 대한 대부 자금으로 운용된다. 은행업자들이 당장 운용할 필요가 없는 잉여 자금은 대부분 어음 중개인에게 전달된다. 어음 중개인은 이러한 대부액에 대한 담보로 자신이 이미 런던이나 지방의 거래처를 위해 할인해 둔 상업 어음을 제공하면서 자본의 유동성을 확보한다.’ (은행법, 1858: v, 8)

 

은행업자가 어음 중개인에게 대부하는 행위는 실질적으로 어음 중개인이 이미 할인한 어음을 재할인하는 과정과 다름없다. 대다수의 어음은 어음 중개인을 거쳐 이미 재할인된 상태이며, 어음 중개인은 은행업자로부터 융통한 바로 그 화폐를 사용하여 다시 새로운 어음을 재할인하는 순환 구조를 형성한다.

 

결과적으로 융통 어음과 무담보 신용을 매개로 한 거대한 가공 신용이 창출된다. 이러한 기제는 지방 주식 은행이 발행 어음을 할인한 후, 어음 자체의 질적 수준과는 무관하게 해당 은행의 신용도에만 의존하여 런던 시장의 어음 중개인에게 재할인받는 관행으로 인해 더욱 심화된다. 이는 신용 체계 내에서 실제 가치와 단절된 자본의 가공적 팽창을 야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은행법, 1858: xxi, 54)

 

대부 화폐 자본의 기술적 증대가 신용 투기를 자극하는 기제에 관해 이코노미스트는 매우 시사점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지난 수년간 영국 내 자본 축적과 그 운용 수단의 증가율은 지역별로 비대칭하게 나타났다. 순수 농업 지대의 은행업자들은 유휴 자본의 안전한 투자처를 확보하지 못한 반면, 대상업 도시와 광공업 지대의 은행업자들은 극심한 자본 수요에 직면하였다. 이러한 지역적 격차는 자본 배분을 전문으로 하는 어음 중개인이라는 새로운 금융 자본가 계급의 급격한 대두를 견인하였다. 사실상 거대 규모의 은행업자로 기능하는 이들 중개 상사는 농촌 은행의 잉여 자본과 기업의 일시적 유휴 화폐를 차입하여, 자본 수요가 높은 지역의 은행업자들에게 더 높은 이율로 재대부하거나 고객의 어음을 재할인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이로 인해 런던의 롬바드 스트리트는 유휴 자본의 공급처와 수요처를 매개하는 거대한 중앙 집중적 이전 매개처 (센터)로 부상하였다. 초기에는 은행 보유 담보에 국한되었던 이러한 거래는 자본 축적이 가속화됨에 따라 점차 그 범위가 확대되었다. 그 결과 할인 상사들은 부두 보관 상품 증권은 물론, 아직 도착하지 않은 수입품을 대표하는 창고 증권과 선하 증권에까지 대부를 실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행은 영국 상업의 성격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롬바드 스트리트의 신용 편의는 민싱 레인 (식민지 생산물 도매상이 집중된 런던 거리)의 상품 중개인과 수입 상인에게 막강한 자금력을 제공하였고, 이전에는 신용 추락의 전조로 여겨졌던 증권 담보 대출이 이제는 보편적인 상거래 통례로 정착하기에 이르렀다. 나아가 신용 체계는 롬바드 스트리트를 중심으로 원격지 식민지의 차기 작물을 담보로 발행된 어음까지 수용할 정도로 확장되었다. 이처럼 과도하게 제공된 신용은 수입 상인들로 하여금 대외 거래를 무리하게 확장하게 하였으며, 본래 사업 운영에 투입되어야 할 유동 자본을 통제권 밖의 해외 농장과 같은 위험 자산에 고착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코노미스트, 1847: 1334)

 

결국 농촌의 소액 예금에서 시작되어 롬바드 스트리트로 집중된 자본은 광공업 지대의 사업 확장과 해외 생산물의 수입 신용으로 이어지며 세련된신용의 사슬을 형성한다. 이는 상인 자본의 유동성을 강제로 동원하여 가장 기피해야 할 해외 투자를 유도하는 모순적 구조를 만들어낸다. 농촌의 예금자는 자신의 자금이 부수적인 개인 대출에 사용된다고 믿지만, 실상은 본인이나 지역 은행의 통제 범위를 완전히 벗어난 채 런던 어음 중개인의 거대한 투기적 동학 속에서 운용되고 있는 것이다.

 

철도 건설과 같은 대규모 공공 사업은 일시적으로 대부 자본의 총량을 증가시키는 기제로 작용한다. 이는 투입된 자본 납입금이 실제 지출 단계에 이르기 전까지 일정 기간 은행에 예치되어 금융 기관의 처분에 맡겨지기 때문이다.

 

 

 여기서 대부 자본량은 국가 전체의 유통 화폐량, 곧 모든 은행권과 금속 화폐 및 귀금속 총액과는 엄격히 구분되어야 한다. 유통 화폐량의 일부를 구성하는 은행 준비금의 크기는 시장 상황에 따라 끊임없이 변동한다.

 

‘1844년 은행법이 정지되었던 18571112일 당시, 잉글랜드 은행의 준비금 총액은 약 58751파운드에 불과했으나 예금 총액은 2,250만 파운드 (이 중 약 650만 파운드는 런던 은행업자의 예치금)에 달하며 극심한 불일치를 드러낸 바 있다.’ (은행법, 1858: I, vii)

 

이자율의 변동은 제반 요인이 불변이라는 전제하에 대부 자본의 공급 규모에 따라 결정된다. 물론 장기적인 변동은 일반적 이윤율에 따라, 국가 간의 격차는 이윤율과 신용 발전의 차이에 따라 규정되지만, 여기서는 이러한 변수들을 무시하고 오직 대부 자본의 공급에만 주목한다. 이러한 대부 자본은 금속 화폐나 은행권의 형태를 띠며, 재생산 과정의 주체들이 상업 신용을 매개로 상품이나 산업 자본의 형태로 상호 대부하는 자본과는 그 본질을 달리한다.

 

대부 가용 화폐 자본량은 실제 유통되는 화폐량과는 구별되며, 이 두 지표 사이에는 독립적인 동학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20의 화폐 단위가 하루에 다섯 번 대부된다면 총 100의 화폐 자본이 대부된 결과를 낳는다. 이는 해당 화폐가 적어도 네 번은 구매 또는 지불 수단으로 기능했음을 의미한다. 화폐가 구매나 지불을 매개하면서 자본의 전환 형태 (노동력이나 상품)를 대표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100의 자본을 형성하는 대신 단순히 20씩의 가치를 지닌 다섯 개의 개별적 채권에 머물게 된다.

 

, AB에게 대부하고 B가 순차적으로 C, D, E, F에게 동일한 화폐를 단순히 재대부하기만 한다면 각 주체는 20에 대한 채권만을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A의 대부 이후 B가 상품을 구매하고, 그 대금을 받은 C가 다시 D에게 대부하는 과정이 반복된다면, 동일한 20의 화폐는 다섯 번의 대부와 네 번의 구매를 매개하며 실질적인 자본 축적의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이처럼 화폐의 유통 속도와 신용 창출의 연쇄는 실제 화폐량보다 훨씬 거대한 규모의 대부 자본 형성을 이루게 된다.

 

신용 체계가 고도로 발달한 국가에서는 대부 가용 화폐 자본의 전량이 예금 형태로 은행이나 화폐 대부업자에게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진정한 투기가 발흥하기 전의 호황기에는 신뢰 증진과 신용 거래의 원활화에 힘입어, 실물 화폐의 개입 없이 단순한 신용 이체만으로도 유통 기능의 상당 부분이 수행된다.

 

이처럼 제한된 유통 수단하에서도 예금 총액이 증대될 수 있는 기제는 다음의 두 가지 요인에 규정된다.

 

첫째, 동일한 화폐 단위가 수행하는 구매와 지불의 빈도이다.

 

둘째, 해당 화폐가 예금의 형태로 은행에 복귀하는 환류의 속도이다.

 

화폐가 예금으로 반복 환류됨에 따라 구매 및 지불 수단으로의 기능 또한 연쇄적으로 재생된다. 가령 소매상이 매주 100의 화폐를 은행에 예금하고, 은행이 이를 제조업자의 예금 인출금으로 지급한다고 전제하자. 제조업자가 이를 노동자에게 임금으로 지불하고, 노동자가 다시 소매상에게 물품 대금으로 지불하면, 소매상은 해당 화폐를 다시 은행에 예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최초의 100은 제조업자의 예금 지불, 노동자의 임금 수령, 소매상의 매출 확보를 거쳐 다시 소매상의 추가 예금으로 기능한다. 결과적으로 소매상이 직접 자금을 인출할 필요가 없다면, 그는 동일한 100의 화폐를 매개로 20주 후에 총 2,000의 예금 자산 (채권)을 창출하게 된다. 이는 화페의 환류 속도가 실질 화폐량을 초과하는 거대한 가공의 대부 자본을 형성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화폐 자본의 유휴 정도는 은행 준비금의 변동에서 가시화된다. 이에 따라 1857년 잉글랜드 은행 총재 웨겔린은 은행이 보유한 금을 국가의 유일한준비 자본으로 규정하였다.

 

국내 할인율은 실질적으로 유휴 자본액에 따라 결정되며, 이 유휴 자본은 사실상 금 준비인 잉글랜드 은행의 준비금으로 대표된다. 따라서 금의 유출은 국내 유휴 자본의 감소를 의미하며, 이는 잔여 자본의 가치 상승, 곧 이자율의 등귀를 초래한다 (1258).’

 

결국 잉글랜드 은행의 금 준비는 국가 전체 거래의 근간을 이루는 중앙 집중적 준비금이자 부의 저수지로 기능한다. 이 퇴장된 자본의 총량은 환율의 변동에 끊임없이 노출되며, 대외 거래의 향방에 따라 국내 대부 자본의 수급 불일치를 제어하는 최종적 보루가 된다 (1364).’ (은행법, 1857: 119)

 

 

 생산 자본과 상품 자본을 포괄하는 현실적 자본의 축적 양상은 수출입 통계에서 구체적으로 실증된다. 1815년부터 1870년까지 10년 주기의 순환을 반복한 영국 산업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면, 일정 주기 공황 직전 번영기의 최고점은 다음 주기 침체기의 최저점이 되어 다시금 새로운 고점을 향해 상승하는 계단식 팽창 구조를 보인다.

 

구체적인 수치로 볼 때, 1824년 번영기의 수출 가치는 4,0396,300파운드였으나 1825년 공황으로 인해 그 이하로 축소되었다. 그러나 1834년 다시 도래한 번영기에 수출액은 이전 고점을 상회하는 4,1649,191파운드를 기록했고, 1836년에는 5,3368,571파운드라는 새로운 정점에 도달했다. 이후 1837년의 후퇴기에도 수출액은 4,200만 파운드 수준을 유지했는데, 이는 이전 주기의 정점보다 높은 수치였다.

 

이러한 경향은 이후에도 지속되어 1845년에는 6,0111,082파운드에 달했으며, 1848년의 일시적 정체기인 5,300만 파운드조차 1836년의 최고 수준과 대등하였다. 1850년대에 들어 축적 속도는 더욱 가속화되어 1857년에는 12,200만 파운드라는 유례없는 기록을 세웠다. 1861년의 침체기에도 수출액은 12,500만 파운드 이하로 떨어지지 않았으며, 이는 결과적으로 이전의 최고점이 차기의 새로운 저점이 되는 자본주의적 재생산 과정의 확대 경향을 여실히 드러낸다. 1863년에 이르러 수출액은 14,650만 파운드에 도달하며 축적의 거대한 규모를 확증하였다.

 

시장 확대의 또 다른 지표인 수입 통계에서도 동일한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본 고찰의 주된 목적은 생산 규모의 실질적 팽창에 있다. (엥겔스: 이러한 분석은 영국의 사실상 공업 독점 시기에 국한되어 적용되는 측면이 있으나, 세계 시장이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한 근대적 대공업국 전반에 대해서도 보편적인 타당성을 지닌다.)


. 자본 또는 수입이 대부 자본으로 전환되는 화폐로 전환한다

 

본 고찰의 목적은 화폐 자본의 축적이 상업 신용의 정체나 유통 수단의 절약, 또는 재생산 주체의 준비 자본 절약에 기인하지 않는 특수 사례를 규명하는 데 있다.

 

이러한 예외적 상황을 제외할 때, 화폐 자본의 축적은 1852년과 1853년 오스트레일리아 및 캘리포니아의 신규 금광 발굴에 따른 이례적인 금 유입과 같은 외부적 요인에 기인하여 발생할 수 있다. 당시 유입된 금이 잉글랜드 은행에 예치되었으나, 예금자들이 수령한 은행권을 즉시 재예금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유통 수단은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은행법 1857, 웨겔린의 증언, 1329).

 

이에 따라 1853년 상반기 6개월 동안 잉글랜드 은행의 금 보유고는 2,200만 내지 2,300만 파운드 규모로 팽창하였으며, 은행 측은 과잉 축적된 예금을 운용하기 위해 할인율을 2%까지 인하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이는 실물 경제의 축적 동학과는 별개로 귀금속의 물리적 유입이 대부 자본의 공급과 이자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전형적 사례이다.

 

화폐 대부 자본가들이 직접적인 화폐 형태로 자본을 축적하는 것과 달리, 산업 자본가의 현실적 축적은 주로 재생산 자본 요소의 실질적 증대에 힘입어 이루어진다. 신용 제도의 발달과 화폐 대부 업무의 대형 은행 집중은 현실적 축적과 상이한 대부 가용 자본의 독자적 축적을 가속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대부 자본의 급격한 증대는 본질적으로 현실적 축적의 산물이다. 대부 자본은 재생산 과정의 발전 결과물이며, 화폐 자본가의 축적 원천인 이자는 결국 재생산 주체가 창출한 잉여 가치의 분할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부 자본은 종종 산업 및 상업 자본가의 희생을 발판 삼아 축적된다. 산업 순환의 경기 하락 국면에서 이자율이 급등하면, 취약한 사업 부문의 이윤은 이자 비용으로 흡수된다. 이 시기에 화폐 자본가들은 가격이 하락한 국채와 기타 유가 증권을 대량 매입하며, 이후 경기 상승 국면에서 가격이 액면 수준 이상으로 등귀하면 이를 매각하여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두면서 사회의 화폐 자본을 흡수한다.

 

매각하지 않은 유가 증권 역시 저가 매수에 따른 고수익률을 보장한다. 화페 자본가는 획득한 모든 이윤을 우선 대부 가용 화폐 자본으로 전환하며, 이는 현실적 축적에서 파생되었으나 그와는 구별되는 특수 자본가 계급 (화폐 자본가·은행업자 등)의 독자적 축적 형태로 고착된다. 결국 화폐 자본의 축적은 재생산 과정의 현실적 확대에 수반하는 신용 제도의 팽창과 함께 필연적으로 증대될 수밖에 없다.

 

이자율이 저하될 때 발생하는 화폐 자본의 가치 하락은 주로 예금자의 부담으로 전가되며, 은행의 수익성에는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 않는다. 영국 주식 은행이 발달하기 이전에는 모든 은행 예금의 3/4이 무이자로 운용되었으며, 이자가 지급되는 현재의 경우에도 예금 이자율은 시장 이자율보다 최소 1%포인트 이상 낮게 유지되면서 은행의 영업 마진을 구조적으로 보장하기 때문이다.

 

기타 자본가들의 화폐 축적 중, 이자 낳는 증권에 투자되어 자산 형태로 축적되는 부분은 제외한다. 본 고찰은 오직 대부 자본 시장에 유입되어 실질적인 대부용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는 부분에만 집중할 것이다.

 

산업 자본가가 수행하는 화폐 축적 기제를 고찰할 때, 이윤 중 당장 생산 과정에 재투입되지 않는 부분은 상품 자본의 실현으로 화폐 형태로 전환된다. 이 유휴 이윤은 생산 요소로 재전환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 화폐 형태로 존재하게 되는데, 이윤율이 저하하더라도 전체 자본량이 증대함에 따라 그 절대적 규모는 증가한다. 수입으로 지출되는 이윤이나 축적 예비 자본 모두 실제 소비나 투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은행에 예치되어 대부 자본의 원천이 된다.

 

결과적으로 신용 제도의 고도화는 산업 및 상업 자본가의 수입 증대뿐만 아니라 지대, 고액 봉급, 비생산 계급 수입 등 모든 형태의 화폐 수입을 예금과 대부 자본으로 전환시킨다. 이러한 수입들은 화폐로 실현된 상품 자본 가치의 일부로 현실적 축적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가령 방적업자가 면사를 판매하여 얻은 잉여 가치는 화폐로 전환되는 순간 그 가치의 순수한 존재 형태를 띠게 되며, 예금 과정을 거쳐 즉각 대부 자본의 요소가 된다. 다만 이 화폐가 다시 생산 자본으로 재전환되어 현실적 축적에 이바지하기 위해서는 개별 자본가 수준에서 기능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임계 규모에 도달해야 한다. 따라서 개별 자본의 재투입 대기 시간 동안 화폐는 대부 시장에 머물며 신용 팽창의 원천으로 기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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