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X. 스미스, 슈토르히 및 람지에 대한 회고

 

사회적 총생산물의 가치 구성은 9,000 = 6,000c + 1,500v + 1,500s이다. 이는 생산 수단의 가치를 보전하는 6,000의 불변 자본과 소비 수단의 가치를 형성하는 3,000의 새로운 가치로 구분된다. 이에 따라 사회적 수입(v+s)은 총생산물 가치의 1/3에 불과하며, 사회 구성원 전체는 오직 이 범위 내에서만 상품을 소비 재원으로 전용할 수 있다.

 

반면, 생산물 총가치의 2/3에 해당하는 6,000은 현물 형태로 보충되어야 하는 불변 자본의 가치로, 생산의 지속성을 위해 반드시 생산 재원으로 재투입되어야 한다. 슈토르히는 이러한 재생산 원리를 엄밀히 증명하지는 못했으나, 자본의 가치 보전과 재생산을 위한 실물적 보충의 필연성만큼은 명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연간 생산물의 총가치는 자본과 이윤이라는 두 부분으로 분할된다. 이 가치의 각 구성 부분은 기존 자본을 유지하기 위한 생산적 보충과, 개별적 소비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상품 구매에 규칙적으로 투입된다. 여기서 핵심적인 점은, 국민 자본을 형성하는 생산물들의 경우, 재생산을 지속하기 위한 물리적 토대이므로, 결코 개인적 소비의 대상으로 전용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슈토르히,국민 소득의 성질에 관한 고찰: 134-135, 150]. (강조는 마르크스)

 

애덤 스미스는 사회적 생산물의 총가치가 임금, 이윤(이자), 지대라는 수입의 합으로 완전히 분해된다는 오류를 정립하였다. 이러한 이론적 결함은 소비자가 결국 생산물의 총가치 전부를 지불해야 한다는 통속적 견해로 이어졌으며, 현재까지도 학계의 통념이나 공인된 경제적 사실로 수용되고 있다. 가령, 속옷 한 벌의 가격에는 원료 재배부터 방적, 직조, 제조 및 운반에 이르는 모든 공정에서 소모된 생산 수단의 가치(불변 자본)와 새로 투입된 노동 가치(임금 + 잉여 가치)가 합산된다. 개별 상품 수준에서 소비자가 이 총액을 지불한다는 사실은 현상적으로 타당해 보이나, 이를 사회적 총생산물 전체의 재생산 과정으로 확장하면 심각한 논리적 모순에 직면한다.

 

모든 소비 수단의 가치 총액은 당해 연도에 새로 투입된 노동이 창출한 가치(v+s)와 일치할 뿐, 생산 과정에서 소모된 불변 자본(c) 전체의 실물적 보충 문제까지 해결하지는 못한다. 불변 자본 가치는 단순히 수입으로 전환되는 것이 아니라 부문 간의 필연적인 교환으로 보충된다. 그 핵심에는 제부문의 불변 자본 2,000c와 제부문의 새로운 가치 2,000(v+s) 사이의 교환이 있다. 이때, 2,000c는 현물 형태상 소비 수단일지라도, 부문 자본가에게는 반드시 보충되어야 할 불변 자본 가치이므로, 이를 스스로 소비할 수 없다. 반면, 2,000(v+s)는 제부문 자본가가 실현한 수입이지만, 그 현물 형태는 소비할 수 없는 생산 수단으로 존재한다. 결국, 이 교환으로 총 4,000의 가치액 중 절반은 교환 전후를 막론하고 불변 자본을 보충할 뿐이며, 나머지 절반만이 수입을 형성한다. 이는 사회적 총가치가 전적으로 수입으로 분해될 수 없음을 실증한다.

 

부문의 불변 자본 가치는 부문 내 자본가들 사이의 상호 교환이나 개별 기업 내의 현물 대체 과정으로 보충된다. 연간 생산물의 총가치가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지불되어야 한다는 통념은, 소비자의 범주를 개인적 소비자생산적 소비로 구분할 때만 성립한다. 그러나 생산물의 특정 부분이 생산적으로 소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은, 해당 부분이 자본으로 기능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함을 의미한다. , 이 가치 몫은 결코 개인적 수입으로 전용되어 소비될 수 없으며, 반드시 다시 생산 과정으로 복귀해야 하는 자본의 성격을 지닌다. 이는 사회적 총가치가 전적으로 수입으로 분해될 수 없음을 다시 한번 실증하는 대목이다.

 

총생산물의 가치 9,0006,000c + 1,500v + 1,500s로 분해하고, 이 중 3,000(v+s)를 전적으로 수입으로만 간주한다면, 사회적 관점에서는 가변 자본이 소멸하고, 자본은 오직 불변 자본으로만 구성되는 듯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 이는 초기 가치 구성에서 1,500v로 설정되었던 가변 자본이 노동자 계급의 수입(임금)으로 실현됨에 따라, 그것이 본래 가졌던 자본으로의 성격이 완전히 사라지기 때문이다.

 

람지는 이러한 논리적 귀결을 그대로 수용한다. 그는 사회적 총자본이 오직 고정 자본, 곧 생산 수단에 체현된 가치량인 불변 자본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주장한다. 이때 그는 생산 수단이 노동 수단인지 또는 노동 대상(원료, 반제품, 보조 재료 등)인지의 기능적 차이를 무시한 채, 가변 자본을 유동 자본의 범주로만 파악한다. 이는 자본의 가치 증식 과정에서 가변 자본이 수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간과한 결과이다.

 

유동 자본의 범위는 노동의 생산물이 완성되기 전 노동자에게 투입되는 생활 수단 및 필수품으로 한정한다. 고정 자본만이 진정한 의미에서 국부의 원천이자 생산비의 핵심 요소이다. 유동 자본은 생산에 직접 작용하거나 불가결한 요소가 아니라 다만 인민의 빈곤으로 인해 발생한 일종의 일시적 방편에 불과하다.’

 

[람지,부의 분배에 관한 평론: 23-26].

 

람지는 불변 자본의 뜻으로 쓰인 고정 자본을 다음과 같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고정 자본이란 상품 생산을 보조하되, 노동자의 생존을 지원하지 않는 형태로 존재하는 가치, 곧 시간의 길이(존속 기간)를 의미한다.’

 

[람지,부의 분배에 관한 평론: 59].

 

이와 같은 논의는, 애덤 스미스가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본질적 차이를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이라는 구분 속에 매몰시킨 오류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람지의 관점에서, 불변 자본은 노동 수단으로, 가변 자본(그의 유동 자본)은 단순한 생활 수단으로 구성된다. 결과적으로, 이 두 자본은 모두 이미 고정된 가치를 지닌 상품의 집합으로만 취급될 뿐이다. 이는 자본의 어느 부류도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며, 결국, 자본주의 생산의 동력인 잉여 가치의 원천을 규명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한다.

 

. 자본과 수입: 가변 자본과 임금

 

한 해의 총생산물은 당해 지출된 유용 노동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 총생산물의 가치는 해당 연도에 투입된 노동력, 곧 연간 노동이 새롭게 체현한 가치 부분보다 크다. 당해 상품 형태로 새롭게 창출된 가치 생산물은 한 해 동안 생산된 상품량의 총가치보다 작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연간 생산물의 총가치에 노동이 추가된 새로운 가치뿐만 아니라 과거의 가치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연간 생산물의 총가치에서 당해 노동이 부가한 가치를 제외하면, 이는 새롭게 재생산된 가치가 아니라 다른 형태로 재현된 과거의 가치로 나타난다. 이 가치는 연간 생산물 이전부터 존재하던 가치가 생산물로 이전된 것으로, 해당 연도의 사회적 노동 과정에 투입된 불변 자본 구성 부분들의 수명에 따라 그 형성 시점은 상이할 수 있다. , 이는 작년 또는 그 이전 시기에 생산된 생산 수단의 가치로부터 유래하며, 지난해에 생산된 생산 수단의 가치가 당해 생산물로 이전된 결과이다.

 

설정된 수식에 따라, 부문과 부문 사이, 그리고 부문 내부의 부분 교환을 마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4,000c + 1,000v + 1,000s = 6,000 (vs의 합계 2,000은 소비 수단 c로 실현됨)

 

. 2,000c + 500v + 500s = 3,000 (2,000c(v+s)와의 교환으로 재생산됨)

 

가치 총액 = 9,000

 

해당 연도에 새롭게 생산된 가치는 오직 가변 자본(v)과 잉여 가치(s)에만 포함된다. 따라서 당해 가치 생산물의 총액은 부문 (v+s) 2,000부문 (v+s) 1,000을 합산한 3,000과 일치한다. 연간 생산물 가치에서 이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모두 당해 생산 과정에서 소비된 이전 생산 수단으로부터 이전된 가치에 불과하다. , 당해 노동이 창출한 가치는 3,000뿐이며, 이것이 해당 연도의 가치 생산물 전액을 구성한다.

 

앞선 분석과 같이, 부문의 가치 생산물인 2,000(v+s)부문의 불변 자본 2,000c를 생산 수단의 현물 형태로 보충한다. 이는 부문에 투입된 연간 노동의 2/3부문에서 소비된 불변 자본 가치를 현물 형태로 새롭게 생산하였음을 의미한다.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 연간 노동의 상당 부분은 소비 수단 생산에 지출된 불변 자본 가치를 보전하기 위한 새로운 불변 자본(생산 수단) 창출에 투입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자본주의 사회와 원시 사회의 본질적 차이는, 시니어의 주장대로, 소비 수단으로 전환되지 않으며, 어떠한 결실도 가져다주지 않는 노동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원시 사회만의 특권이라는 점에 있지 않다. 그 실질적인 차이는 다음과 같다.

 

a) 자본주의 사회는 가용 노동의 상당 부분을 생산 수단(불변 자본) 생산에 할당하며, 이 생산물은 임금이나 잉여 가치와 같은 수입으로 분해되지 않고 오직 자본으로만 기능한다.

 

b) 원시인 역시 도구(, 화살, 돌망치, 도끼, 바구니 등)를 제작할 때 투입된 노동이 소비 수단 생산이 아닌 생산 수단 확보를 위한 것임을 명확히 이해한다. 다만 원시 사회는 현대적 경제 관념에서 볼 때, 시간 활용에 극히 무관심하여, 화살 하나를 제작하는 데만 한 달을 소요하는 등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자본주의적 경제 법칙과는 상이한 형태를 보인다. 이는 타일러가 인류의 원시사와 문화의 발전에 관한 연구, 뮐러 역, 라이프치히: 240에서 서술한 부분이다.

 

누군가에게는 자본인 것이 다른 이에게는 수입이며 그 역도 성립한다.’는 통념은 일부 경제학자들이 복잡한 가치 관계의 실상을 회피하고, 이론적 난점을 모면하기 위해 활용하는 논거다. 이 명제는 부분적으로는 타당한 측면이 있으나, 이를 일반화된 원리로 내세우면 재생산 및 교환 과정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오해를 수반한다는 점에서 오류가 있다. 특히 한 해의 재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환의 전모와 그 가치적 기초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이 통념이 부분적으로 정당성을 획득하는 실제적 관계를 면밀히 개괄하면서, 해당 주장에 내포된 이해의 한계와 논리적 결함을 규명하고자 한다.

 

(1) 가변 자본은 자본가의 수중에서는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재하며, 노동력 구매를 위한 유통 수단으로 기능한다.

 

잠재적 가변 자본은 화폐 형태로 머무는 동안 고정된 가치량을 가질 뿐이며, 노동력으로 전환되어 생산 과정에 투입된 이후에야 비로소 가변적 성격이 발현되는 현실적 가변 자본이 된다. 한편, 자본가의 손을 떠나 노동자에게 지급된 화폐는 임금으로 생활 수단 구매를 위한 수입으로 기능한다. 여기서 발생하는 현상은 구매자의 화폐가 판매자에게 이전되는 단순 유통 과정에 불과하다. 동일한 화폐가 자본가와 노동자 양측 모두에게 자본으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가에게는 잠재적 가변 자본인 화폐 자본으로, 노동자에게는 판매한 노동력의 등가물인 수입으로 각기 다르게 이용될 뿐이다. 이는 일반적인 상품 매매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변호론적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유통 행위(M-LP LP-M)를 왜곡하여, 동일한 화폐가 두 개의 자본을 동시에 실현한다고 주장한다. ,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상품으로 소유하며, 이로부터 수입을 창출하므로, 노동력 자체가 노동자의 자본이라고 강변한다. 그러나 노동력은 노동자의 생존을 위해 반복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유일한 상품이자 능력일 뿐, 그 자체로 자본이 될 수는 없다. 노동력은 오직 이를 구매한 자본가의 수중에서만 가변 자본으로 기능한다. 노동자가 자신을 지속적으로 상품으로 판매해야 한다는 사실을 근거로 그를 자본가라 칭하는 논리는, 노예 소유주가 노예의 노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생활 수단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노예를 자본가로 규정하는 일과 다름없는 심각한 오류이다. (맬서스에게 보낸 시스몽디와 세의 편지를 참조하라).

 

(2) 1,000v + 1,000s2,000c의 교환 과정에서 일방의 불변 자본[2,000c]은 타방의 가변 자본과 잉여 가치, 곧 수입으로 전환되며, 반대로, 일방의 수입[2,000 (v+s)]은 타방의 불변 자본으로 재전환된다.

 

맨 먼저 vc 사이의 교환을, 노동자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부문의 집단적 노동자는 자신의 노동력을 부문 집단적 자본가에게 1,000의 가치로 판매하고, 그 대가로 화폐 형태의 임금을 수취한다. 노동자들은 이 화폐를 사용하여 부문으로부터 동일한 가치만큼의 소비 수단을 구매한다. 이때 부문 자본가는 노동자를 단순한 상품 구매자로만 상대하며, 이는 노동자가 자신이 고용된 부문의 자본가로부터 상품을 구매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노동력이라는 상품이 거치는 유통 형태는 다만 욕구 충족(소비)을 목적으로 하는 단순 상품 유통 형태, C(노동력) - M(화폐) - C(소비 수단)의 과정을 따른다. 이 유통 행위의 결과로, 노동자는 부문 자본가를 위한 노동력으로의 자신을 유지 및 재생산하며, 이러한 생존을 지속하기 위해 LP(C) - M - C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노동자의 임금은 소비 수단으로 실현되어 수입으로 지출되며, 노동자 계급 전체로 보면 수입의 부단한 재지출 과정이 형성된다.

 

동일한 vc 사이의 교환을 자본가의 관점에서 고찰한다. 부문의 상품 생산물은 전량 소비 수단으로 구성되며, 이는 부문 집단적 노동자의 수입을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 그러나 부문 집단적 자본가에게 있어 이 상품 생산물의 일부(2,000)는 자신의 불변 자본 가치가 상품 형태로 전환된 것에 불과하므로, 이를 생산 과정에서 불변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현물 형태로 재전환해야 하는 과제를 안는다.

 

현재까지 부문 자본가는 상품 형태(소비 수단)로 재생산된 불변 자본 가치의 절반(1,000)부문 노동자에게 판매하여 화폐 형태로 전환하는 단계를 완료했다. 여기서 불변 자본 가치 c의 전반부가 교환된 대상은 가변 자본 v 자체가 아니라, 부문 노동자가 노동력과을 판매하고 획득한 수입이다. , 부문에서 화폐 자본으로 기능했던 이 화폐는 노동자에게는 소비재 구매를 위한 수단의 화폐 형태로 부문에 유입된다.

 

한편, 부문 노동자로부터 부문 자본가에게 이전된 1,000의 화폐는 그 자체로는, 부문의 생산 과정에서 불변 자본 부분으로 기능할 수 없다. 이는 여전히 부문 상품 자본의 화폐 형태에 머물러 있는 상태이므로, 앞으로 고정 자본이나 유동 자본과 같은 생산 형태로의 재전환이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부문은 해당 화폐를 사용하여 부문으로부터 생산 수단을 구매하며, 이로부터 부문 불변 자본 가치의 절반은 생산 자본으로 기능할 수 있는 현물 형태로 갱신된다. 이 과정에서 유통 형태는 C(소비 수단) - M(화폐) - C(생산 수단)로 요약된다.

 

본 과정에서 C-M-C는 단순한 유통을 매개로 하여 자본의 재생산 운동을 구성한다. 상품(C)은 노동자에게 판매되어 화폐(M)로 전환되고, 이 화폐는 다시 생산 수단으로 전환되면서 상품이 그 구성적 소재 요소로 재전환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자본가들 사이의 관계를 살펴보면, 부문의 자본가들이 부문에 대해 상품 구매자로 기능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문의 자본가들은 부문에 대해 상품 판매자로 기능한다. 부문은 본래 가변 자본으로 예정된 1,000의 화폐를 지출하여 그에 대응하는 가치인 노동력을 확보하면서 화폐 형태의 1,000v에 대한 등가물을 이미 수령하였다.

 

노동자에게 이전된 이 화폐는 부문에서 소비 수단을 구매하는 데 사용되어 최종적으로 부문의 금고로 유입된다. 따라서 부문이 유출된 화폐를 다시 회수하는 유일한 방법은 그에 상응하는 가치액의 상품(생산 수단)부문에 판매하여 화폐를 다시 환수하는 것뿐이다.

 

초기에 부문은 가변 자본으로 예정된 1,000의 화폐를 보유하며, 이는 동일한 가치량의 노동력으로 전환되면서 가변 자본으로의 기능을 개시한다. 그러나 노동자들은 생산 과정의 결과로 6,000의 가치를 지닌 생산 수단을 부문 자본가들에게 인도하는데, 이 중 1/61,000은 화폐로 투하되었던 가변 자본 가치의 등가물에 해당한다. 가변 자본 가치는 화폐 형태나 상품 형태로 존재하는 동안에는 그 기능이 발현되지 않으며, 오직 살아있는 노동력으로 전환되어 생산 과정 내에서 활동할 때에만 실질적인 가변 자본으로 작용한다.

 

화폐 형태의 가변 자본은 노동력으로 즉각 전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잠재적 가변 자본이라 할 수 있다. 반면, 상품 형태 내의 가변 자본 가치는 아직 잠재적인 화폐 가치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는 부문이 부문으로부터 1,000만큼의 상품을 구매하여 상품이 화폐로 실현될 때 비로소 최초의 화폐 형태로 회귀한다. 전체 유통 운동은 1,000v(화폐) - 1,000의 노동력 - 1,000의 상품(등가물) - 1,000v(화폐), M-LPC-M(또는 M-CC-M)의 도식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때 CC 사이의 생산 과정은 유통 범주에 속하지 않으므로, 연간 재생산 요소들의 상호 교환 과정에는 직접 드러나지 않는다. 비록 재생산 과정이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노동력) 등 생산 자본의 모든 요소에 대한 갱신을 포괄하더라도, 교환 단계의 당사자들은 오직 구매자와 판매자의 관계로만 등장한다. 노동자는 순수한 상품 구매자로 나타나는 반면, 자본가는 조건에 따라 구매자와 판매자의 역할을 교차 수행하거나 일방적인 지위를 점유하기도 한다.

 

결과적으로, 부문은 자본의 가변 자본 부분을 다시 화폐 형태로 보유하게 되며, 이로부터 해당 가치는 노동력으로 즉각 전환될 수 있는 상태를 갖춘다. , 가변 자본이 생산 자본의 실질적 요소로 투하될 수 있는 유일한 형태인 화폐 형태로 복귀한 것이다. 한편, 노동자 계급의 경우 상품의 구매자로 다시 나타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유일한 상품인 노동력의 판매자로 시장에 다시 나서야 한다

 

부문의 가변 자본(500v)과 관련하여, 해당 부문의 집단적 자본가와 집단적 노동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유통 과정은 매개 단계 없이 직접적인 형태로 전개된다. 부문 자본가는 500v의 화폐를 투하하여 동일 가치의 노동력을 구매하며 구매자의 지위를 점하고, 노동자는 노동력을 판매하는 판매자로 나타난다.

 

이후 노동자는 수령한 임금을 사용하여 자신들이 생산에 참가한 부문 상품의 일부를 구매하며, 이 단계에서 자본가는 다시 판매자의 지위를 갖춘다. 결과적으로, 자본가가 노동력 구매를 위해 지출한 화폐는 노동자가 부문 가변 자본 500v 상당의 상품을 구입하면서 다시 자본가에게 회수된다. 이로부터 자본가는 투하 전 화폐 형태로 보유했던 가변 자본 v를 상품 형태로 보유하게 된다.

 

노동자의 관점에서는 자신의 노동력 가치를 화폐로 실현한 뒤, 이를 수입으로 자신이 직접 생산한 소비 수단을 구매하는 데 지출하면서 가치를 최종 소비 형태로 실현한다. 이는 화폐 형태의 노동자 수입과 상품 형태로 재생산된 자본가의 가변 자본 구성 부분인 500v 사이의 교환으로 규정된다. 최종적으로, 이 화폐는 부문 자본가에게 가변 자본의 화폐 형태로 회귀하며, 상품 형태의 가변 자본 가치가 화폐 형태의 동등한 수입 가치로부터 대체되는 결과를 낳는다.

 

자본가가 노동력 구매를 위해 지불한 화폐를 단순히 노동자에게 등가의 상품을 판매하여 회수하는 과정만으로는 자본의 증식이나 부의 축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본가가 노동력의 대가로 500을 지불하고, 노동자가 생산한 500 가치의 상품을 다시 노동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한다면, 이는 자본가 입장에서 두 번의 지출을 의미할 뿐이다. 반대로,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 가격인 500을 상회하는 가치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자본가의 가치 상태는 생산 활동 전후가 동일하게 유지되어 어떠한 이윤도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제 생산 과정에서 노동자는 3,000에 달하는 총생산물을 재생산한다. 이들은 생산 과정에서 소비된 생산 수단의 가치인 2,000(불변 자본 부분)을 보존함과 동시에, 투입된 노동으로 1,000(v+s)이라는 새로운 가치를 추가한다. , 자본의 가치 증식은 지불된 임금의 단순한 화폐 복귀가 아니라, 노동자가 투하된 가변 자본 이상의 가치를 창출하는 데서 비롯된다. (화폐의 복귀 과정에서 잉여 가치가 발생한다는 데스튀트 드 트라시의 오류에 대해서는 제13절에서 자세히 설명한다.)

 

부문 노동자들이 500 가치의 소비 수단을 구매함에 따라, 부문 자본가들이 상품 형태로 보유하던 500v의 가치는 투하 초기 형태인 화폐로 회귀한다. 이 거래의 직접적 결과는 여타 상품 매매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가치가 상품 형태에서 화폐 형태로 전환되는 것에 불과하며, 화폐가 출발점으로 되돌아오는 현상 역시 유통의 일반적 속성을 따를 뿐이다.

 

부문 자본가가 500의 화폐로 부문의 상품을 구매한 뒤, 다시 500의 상품을 부문에 판매하였다면 동일한 화폐액이 자본가에게 복귀한다. 이때의 화폐는 총 1,000의 상품 교환을 매개하는 수단으로 기능하며, 교환을 위해 화폐를 유통에 최초 투입한 당사자에게 화폐가 복귀한다는 화폐 유통의 일반 법칙을 다시 확인해 준다.

 

부문 자본가에게 복귀한 500의 화폐는 화폐 형태로 갱신된 잠재적 가변 자본의 성격을 지닌다. 화폐 자본이 잠재적 가변 자본으로 규정되는 근거는, 그것이 노동력으로 전환될 수 있는 잠재력에 있다. 500의 화폐가 자본가에게 복귀하는 시점은 부문의 노동력이 다시 노동 시장에 공급되는 시점과 일치하며, 화폐와 노동력이 각자의 대립적 위치로 회귀하는 이 현상은 동일한 재생산 과정의 결과다.

 

화폐가 자본가에게 복귀한 실질적 원인은 노동자가 자신의 노동력을 보존하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을 지출하여 소비 수단을 구매했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상품 구매자로의 지위를 지속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노동력을 다시 판매해야만 하며, 이는 자본가에게 돌아온 화폐가 다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으로의 노동력이 시장에 존재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500의 화폐가 자본가에게 복귀한다는 것은 곧 해당 화폐가 노동력을 구매하여 생산에 투입될 수 있는 잠재적 가변 자본으로의 지위를 갖추었음을 시사한다.

 

사치품을 생산하는 b부문의 경우, 가변 자본 (b)v의 화폐적 갱신 과정은 v와 비슷한 양상을 띠며, 이 화폐는 a부문 자본가들을 거쳐 복귀한다. 다만 노동자가 자신이 고용된 부문의 자본가로부터 직접 생활 수단을 구매하는가, 또는 다른 부문의 자본가를 거쳐 화폐가 소속 부문의 자본가에게 복귀하는가에 따른 경로상의 차이가 존재할 뿐이다.

 

노동자 계급은 즉각적인 생존을 위해 가용 재원 범위 내에서 소비를 수행하나, 자본가의 행동 양식은 이와 상이하다. 부문 자본가의 근본적인 동기는 자본 가치의 극대화에 있으므로, 시장 상태에 따라 불변 자본을 즉시 갱신하지 않고, 화폐 형태의 자본을 장기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예컨대, 1,000c1,000v의 교환 과정에서 부문 자본가가 화폐 회수를 지연시킬 경우, 부문 가변 자본의 화폐 형태 복귀 또한 연쇄적으로 지체된다. 이러한 유통상의 정체 상황에서 부문 자본가가 사업에서 생산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예비 자금을 확보하고 있어야 한다. 결론적으로, 가변 자본 가치의 복귀 속도와 무관하게, 생산 과정의 중단 없는 지속을 위해서는 화폐 형태의 예비 자본 보유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연간 재생산 요소들의 교환 체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전년도 노동의 결과물에 대한 고찰이 선행되어야 한다. 당해 생산물을 산출한 생산 과정은 이미 종료되어 생산물이라는 결과로 고정되었으며, 이는 노동력의 매매로부터 잠재적 가변 자본이 현실적 가변 자본으로 전환되었던 유통 과정 역시 마찬가지다. 이 단계에서 노동 시장은 현재 분석 대상인 상품 시장의 직접적 구성 요소에서 제외된다. 노동자는 이미 자신의 노동력을 판매했을 뿐만 아니라 잉여 가치와 이외에도 임금 등가물에 해당하는 상품을 이미 생산하여 제공하였으며, 유통 과정에서는 오직 소비 수단의 구매자로만 나타난다. 그러나 연간 총생산물은 재생산에 필요한 모든 요소를 포함해야 하며, 특히 생산 자본의 핵심인 가변 자본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 가변 자본의 관점에서 교환의 결과는 다음과 같이 귀결된다. 노동자는 구매한 소비 수단을 소비하면서 자신이 보유한 유일한 상품인 노동력을 유지·재생산한다.

 

자본가가 노동력 구매에 투하한 화폐가 복귀하듯이, 노동력 또한 해당 화폐와 교환되는 상품의 형태로 노동 시장에 회귀한다. 1,000v의 사례에서 확인되는 바와 같이, 부문 자본가는 1,000v를 화폐 형태로 회수하고, 부문 노동자는 1,000 가치의 노동력을 보존하면서, 부문의 전체 재생산 과정이 재개될 수 있는 물질적·가치적 토대가 마련된다. 이는 재생산과 결합한 교환 과정이 도출하는 필연적 결과다.

 

부문 노동자들은 임금을 지출하여 부문으로부터 1,000c 상당의 소비 수단을 획득하며, 이 과정에서 해당 소비 수단은 상품 형태에서 화폐 형태로 전환된다. 부문 자본가들은 이 화폐로, 부문의 상품 1,000v를 구매하면서 자신의 불변 자본을 현물 형태로 갱신하며, 결과적으로, 부문 자본가들에게 가변 자본 가치가 화폐 형태로 복귀한다. 이 과정에서, 부문의 가변 자본은 연간 생산물 교환 과정에 암시적으로 내포된 세 가지 전환 단계를 거친다.

 

(1) 첫째는, 1,000v의 화폐가 동등한 가치의 노동력으로 전환되는 단계다. 이 전환은 부문과 부문 간 상품 교환 전면에 직접 드러나지 않으나, 부문 노동자가 1,000의 화폐를 보유하고 부문의 상품 판매자와 대면하는 객관적 사실로부터 그 결과가 증명된다. 이는 부문 노동자가 500의 화폐로, 부문 상품 자본을 구매하는 상황과 마찬가지다.

 

(2) 둘째는, 가변 자본이 실질적으로 변화하며 기능하는 유일한 형태로, 주어진 가치 대신 가치 창출력이 발현되는 단계다. 이 형태는 유통 분야가 아닌, 이미 완료된 생산 과정 내부에 속한다.

 

(3) 셋째는, 생산 과정의 결과물 속에서 가변 자본이 스스로를 입증하는 형태로, 부문의 경우, 1,000v + 1,000s = 2,000(v+s)라는 연간 가치 생산물로 나타난다. 초기 가변 자본 1,000v 대신 두 배의 가치인 2,000이 상품 형태로 실현된 것이다. 따라서 상품 형태의 가변 자본 가치 1,000은 가변 자본으로부터 창출된 총가치 생산물의 절반에 불과하다.

 

상품 1,000v는 초기 투하 화폐 1,000v의 정확한 등가물이나, 상품 형태 내에서는 여전히 잠재적 화폐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것이 실질적인 가변적 화폐 자본으로 복귀하는 것은 1,000vc와 교환되어 매각되고, 동시에 노동력이 시장에서 즉각 구매하는 상품으로 재등장하는 시점에서 완성된다.

 

이 모든 전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부문의 자본가들은 가변 자본의 주도권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가변 자본은 (1) 초기 화폐 자본의 형태에서 (2) 생산 자본의 구성 요소로, (3) 이어 상품 자본의 가치 부분인 상품 가치로 전환되며, (4) 최종적으로, 다시 화폐 형태로 복귀하여 노동력과 재차 대면하게 된다.

 

노동 과정 중 자본가는 가변 자본을 고정된 가치량으로가 아니라, 활동하는 가치 창출력인 노동력의 형태로 장악한다. 자본가는 일정 기간 노동력이 투입된 이후에 임금을 지불하므로, 실질적인 지불 행위 이전에 이미 노동력이 창출한 가치 보충분 + 잉여 가치를 자신의 수중에 확보하게 된다.

 

가변 자본은 가치 형태를 달리할 뿐 지속적으로 자본가의 수중에 머무르므로, 이를 누군가를 위한 수입으로 전환된다고 규정할 수 없다. 상품 형태의 1,000v부문에 매각되어 화폐로 전환되면서 부문 불변 자본의 절반을 현물로 보충하는 기능을 수행할 뿐이다.

 

수입으로 분해되는 대상은 부문의 가변 자본인 화폐 형태의 1,000v 자체가 아니다. 이 화폐는 노동력과 교환되는 순간, 부문의 가변 자본으로의 기능을 정지하며, 이는 일반적인 상품 거래에서 구매자의 화폐가 판매자에게 이전되는 원리와 동일하다. 노동자가 임금으로 수취한 화폐의 전환 과정은 가변 자본의 운동이 아니라, 화폐로 실현된 노동력 가치의 전환일 뿐이다. 이는 노동자가 창출한 가치 생산물[2,000(v+s)]의 전환이 자본가 소유 상품의 운동에 불과하며, 노동자와 무관한 것과 같은 이치다. 그럼에도 정치경제학자들은 노동자에게 지급된 화폐가 여전히 자본가의 자산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자본가가 금 생산자라면 가변 가치 부분은 직접 화폐 형태로 나타나 우회 없이 가변적 화폐 자본으로 기능하겠으나, 일반적인 경우인 부문에서는 500v 자체가 집단적 노동자가 소비할 상품으로 존재하며 이를 동일한 집단적 자본가로부터 다시 구매하게 된다.

 

부문 자본의 가변적 가치 부분은 그 현물 형태로 볼 때 노동자 계급이 소비할 소비 수단이다. 그러나 노동자가 지출하는 것은 가변 자본이 아니라 자신의 수입인 임금(화폐)이며, 이 화폐가 소비 수단으로 실현되는 과정에서 자본가에게는 500v의 가변 자본이 화폐 형태로 회수된다. 가변 자본 v는 불변 자본 2,000c와 마찬가지로, 소비 수단으로 재생산된 자본의 가치 부분일 뿐 수입으로 분해되지 않으며, 오직 임금만이 수입으로 분배되어 지출된다.

 

결과적으로, 임금이 수입으로 지출되는 과정을 매개로 하여 1,000c1,000v, 그리고 500v가 각각 화폐 자본으로 회수된다는 사실은 연간 생산물 교환 체계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점한다. 이 과정에서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은 경로의 직간접적 차이만 있을 뿐, 최종적으로, 자본가에게 화폐 형태로 복귀하여 재생산의 토대를 이룬다.

 

XI. 고정 자본의 보충

 

연간 재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환의 양상을 가장 단순한 형태의 도식으로 고찰하면 다음과 같다.

 

() 4,000c + 1,000v + 1,000s

() 2,000c + 500v + 500s

 

() + () = 9,000

 

이 체계는 4,000c + 2,000c + 1,000v + 500v + 1,000s + 500s = 6,000c + 1,500v + 1,500s = 9,000으로 분해된다. 여기서 불변 자본의 가치 구성 부분 중 하나인 고정 자본의 감가상각액은 노동 생산물인 상품으로 가치가 이전된다. 그러나 해당 노동 수단은 생산 자본의 요소로 기존의 현물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능을 지속한다. 노동 수단이 기능하는 과정에서 점차 상실하는 가치, 곧 마멸분만이 상품의 가치 요소로 이전된다.

 

따라서 연간 재생산의 분석에서 관건이 되는 대상은 수명이 1년을 초과하는 고정 자본 구성 부분들이다. 노동 수단이 1년 이내에 완전히 소모된다면, 이는 당해 재생산 과정에서 전량 보충 및 갱신되어야 하므로, 본 고찰의 범주에서 제외된다. 기계나 건물과 같이 장기 내구성을 지닌 고정 자본의 경우에도, 전체 수명은 길지만 특정 개별 부분들이 1년 내에 보충되어야 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러한 부분들은 고정 자본 중 연내 보충 대상인 요소들과 동일한 범주로 분류하여 다루어야 한다.

 

고정 자본의 마멸분은 수리비와 엄격히 구별되어야 한다. 상품 판매로부터 화폐로 전환된 마멸분 가치는 생산 과정의 다른 생산 요소들과는 상이한 운동 법칙을 따른다. 원료, 보조 재료, 노동력과 같은 유동적 요소들은 생산의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현물 보충이 이루어져야 하며, 따라서 회수된 화폐는 지체 없이 다시 생산 자본의 요소로 재전환되어야 한다. 원료 등의 대량 구입으로 인해 일시적인 생산용 재고와 화폐 축적이 발생하더라도, 이는 본질적으로 화폐 형태를 취하고 있는 생산 자본일 뿐 수입이 아니며 끊임없는 갱신을 전제로 한다.

 

반면,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대표하는 화폐 부분은 생산 자본의 구성 부분으로 즉시 재전환되지 않는다. 이 화폐는 고정 자본이 생산 과정에서 현물 형태를 유지하며 기능하는 동안 생산 자본의 곁에 화폐 형태로 적립된다. 이러한 화폐 퇴장은 고정 자본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수년에 걸쳐 반복되며, 건물이나 기계 등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시점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그동안 적립된 화폐 총액이 현물 보충을 위해 일시에 지출된다.

 

결국, 이 적립 화폐는 고정 자본 가치가 상품으로 이전되었다가 화폐 형태로 고착된 것이며, 그 자체가 자본주의적 재생산 과정의 필수적 요소다. 퇴장 화폐 상태로 존재하던 이 가치는 수명을 다한 고정 자본을 새로운 현물 요소로 대체하는 순간, 비로소 퇴장 화폐의 형태를 잃고, 유통으로부터 매개되는 자본의 재생산 과정에 생산적으로 재투입된다.

 

단순 상품 유통이 생산물의 직접적인 교환과 본질적으로 다르듯, 연간 총생산물의 유통 역시 단순히 개별 상품 구성 부분들 사이의 직접적인 상호 교환으로 간주될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화폐는 고정 자본 가치의 특수한 재생산 방식을 매개하며 독자적인 기능을 수행한다. 생산이 사회적 공동체 성격을 띠어 상품 생산의 형태를 취하지 않을 경우에 이러한 재생산 구조가 어떠한 양상으로 변보할지는 추후 별도의 연구 과제로 남겨둔다.

 

기본 도식으로 복귀하면, 부문의 가치 구성은 2,000c + 500v + 500s이며, 연간 생산된 소비 수단의 총가치는 3,000에 해당한다. 개별 상품 요소의 가치 구성비는 2/3c + 1/6v + 1/6s, 곧 백분율로 산정하면 66c + 16v + 16s로 분해된다. 부문의 개별 상품군에 따라 불변 자본의 비율이나 고정 자본의 비중, 그리고 고정 자본의 수명에 따른 연간 마멸분(상품으로 이전되는 가치분)은 상이할 수 있으나, 이는 현재의 고찰 대상이 아니다.

 

사회적 재생산 과정의 핵심은 제부문과 제부문 사이의 교환에 있다. 두 부문은 직접적인 사회적 관계 속에서 상호 대응하므로, 부문 상품 생산물 중 불변 자본 가치 부분(c)의 상대적 크기는 해당 부문 내 모든 생산 분야를 포괄하는 평균적 비율을 의미한다.

 

총가치가 2,000c + 500v + 500s로 구성된 상품군은 개별 항목별로도 동일한 가치 비율, 66%c + 16%v + 16%s의 구성을 지닌다. 이러한 비율적 관계는 임의의 상품 100개 단위뿐만 아니라 c, v, s의 각 구성 부분 내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먼저 2,000c가 체현된 상품군은 그 가치 내역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해된다.

 

(1) 1,333c + 333v + 333s = 2,000c

 

동일한 원리에 따라 500v500s 역시 각각 다음과 같은 비중으로 나누어진다.

 

(2) 333c + 83v + 83s = 500v

 

(3) 333c + 83v + 83s = 500s

 

이때 (1), (2), (3)에 포함된 불변 자본(c)의 총합은 1,333c + 333c + 333c = 2,000c가 된다. 가변 자본(v)과 잉여 가치(s)의 총합 또한 각각 333+ 83+ 83= 500으로 산출된다. 따라서 모든 구성 요소를 합산하면 앞서 전제한 바와 같이 3,000의 총가치가 도출된다.

 

결과적으로, 3,000의 총가치를 지닌 제부문 상품량 중 불변 자본 가치는 전적으로 2,000c 내에 포함되어 있으며, 500v500s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가변 자본(v)과 잉여 가치(s) 구성 요소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다.

 

, 부문 상품 총량에서 불변 자본 가치를 표상하며 현물 또는 화폐 형태로 재전환되는 부분은 모두 2,000c에 귀속된다. 따라서 제부문 상품의 불변 자본 가치 보충과 관련된 모든 분석은 2,000c의 운동으로 수렴된다. 이러한 재전환은 오직 제부문의 가치 구성인 (1,000v + 1,000s)와의 교환으로만 실현된다.

 

동일한 논리에 따라, 부문 내 불변 자본 가치의 재전환 과정 또한 4,000c의 운동 범주 내에서 고찰되어야 한다.

 

1. 마멸 가치분을 화폐 형태로 보충

 

먼저 다음의 도식에서 논의를 시작한다.

 

. 4,000c + 1,000v + 1,000s = 6,000

 

. 2,000c(= 1,000v + 1,000s) + 500v + 500s = 3,000

 

상품 2,000c가 그와 동등한 가치를 지닌 상품 (1,000v + 1,000s)와 교환된다면, 2,000c의 현물 전부가 제부문에서 생산된 부문 불변 자본의 현물 요소들로 재전환됨을 전제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제부문의 불변 자본 가치를 구성하는 2,000의 상품 가치 안에는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보상하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요소는 당장 현물로 보충될 필요 없이 화폐로 전환되기만 하면 되며, 이렇게 추출된 화폐는 고정 자본이 현물 형태로 갱신되어야 할 기한이 도래할 때까지 점진적으로 축적되어 그 총액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사회적 총자본의 재생산은 수많은 개별 기업과 산업 분야에서 해마다 서로 다른 수명을 가진 고정 자본들이 교차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매년 고정 자본의 일부는 반드시 수명을 다하게 되며, 이는 현물로 보충되지 않으면 안 된다.

 

개별 자본 내에서도 구성 부분마다 내구연한이 상이하므로, 끊임없는 보충 과정이 병행된다. 우리가 고찰하는 연간 재생산은 결코 아무런 기초 없이 맨손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 분석 대상이 되는 연도는 기존의 역사적 과정 속에 놓인 한 해이며, 자본주의적 생산이 시작된 첫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제부문의 여러 생산 분야에 투하된 자본들은 제각기 다른 수명을 지니게 된다. 생산 현장에서 노동자들이 해마다 죽어가듯이, 해마다 일정량의 고정 자본 역시 수명을 다하며, 이는 그동안 적립된 화폐 재원으로부터 현물로 보충되어야 한다. 이처럼, 2,000c2,000(v+s) 사이의 교환에는, 소비 수단 형태의 2,000c가 원료나 보조 재료뿐 아니라 기계·도구·건물 등과 같은 고정 자본의 현물 요소들로 전환되는 과정이 필연적으로 포함된다.

 

결론적으로, 2,000c의 가치에는 화폐로 적립되어야 할 고정 자본의 마멸분뿐만 아니라, 해마다 현물로 교체되어야 할 고정 자본의 갱신분(보충분)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때 고정 자본의 보충에 투입되는 화폐는 이전 기간에 걸쳐 제부문 자본가들의 수중에 이미 축적되어 있었음을 전제한다. 그런데 바로 이 전제는 이전의 여러 해에 걸쳐 적용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 우리가 분석하는 당해 연도에도 동일하게 해당된다.

 

(1,000v+1,000s)2,000c 사이의 교환에서 먼저 지적해야 할 사실은, 부문의 가치 생산물[(v+s)]에는 제부문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보전할 가치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이 가치 요소는 c의 가치 속에 존재하지만, 현물 형태로 즉각 전환되지 않고, 화폐 형태로 보존되어야 한다. 여기서 (1,000v+1,000s)2,000c 사이의 교환은 논리적 난관에 직면한다. 2,000(v+s)의 현물 형태인 제부문의 생산 수단은 2,000의 가치 총액만큼 제부문의 소비 수단과 교환되어야 하나, 정작 2,000c의 소비 수단은 그 가치 총액만큼 제부문에서 (1,000v+1,000s)의 생산 수단과 교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 수단 가치의 일부인 고정 자본의 마멸분이 반드시 화폐로 축장되어야 하며, 이 화폐는 당해 재생산 기간에는 유통 수단으로 다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2,000c의 상품 가치에 포함된 마멸분을 실현할 화폐는 결국 제부문으로부터 유입될 수밖에 없다.

 

부문은 스스로에게 지불할 수 없으며 오직 상품 판매로만 가치를 실현하는데, 전제에 따르면 제부문의 (v+s)2,000c의 상품 총액을 구매하는 유일한 주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부문은 이 구매 과정으로부터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화폐화하여 실현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본주의적 유통 법칙에 따르면, 유통에 투하된 화폐는 동등한 액수의 상품을 다시 유통에 투입하는 자본주의적 생산자에게로 복귀한다. 부문이 c를 구매할 때, 2,000어치의 상품 대금 외에 복귀되지 않을 추가적 화폐액을 제부문에 무상으로 넘겨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하다면 이는 c의 상품량을 그 가치 이상으로 구매하는 결과가 된다. 부문이 자신의 2,000c와 교환하여 실제로 (1,000v+1,000s)를 얻는다면 부문이 부문 사이의 요구 사항은 종결되며, 유통 화폐의 최종 회수 지점은 어느 부문이 먼저 구매자로 나서 화폐를 투입했느냐에 따라 결정될 뿐이다. 동시에 이 경우(단순 교환의 경우), 부문은 자신의 상품 자본 전부를 가치 총액만큼 생산 수단의 현물 형태로 전환시키게 된다. 그러나 이는 상품 자본의 일부가 당해 연도에 현물로 전환되지 않고, 화폐로 축장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전제와 상충된다.

 

이처럼, 부문이 화폐 차액을 얻는 유일한 방법은, 부문에 2,000만큼 판매하고 그로부터 2,000보다 적은 액수, 예컨대 1,800만큼만 구매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제부문은 200의 화폐로 그 가치 차액을 메워야 하며, 이 화폐는 제부문으로 회수되지 않는다. 부문은 유통에 투입한 200의 화폐에 대응하는 상품을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경우에 제부문은 고정 자본의 마멸 기금에 화폐 재원을 마련하게 되지만, 부문에서는 200어치만큼 생산 수단의 과잉 생산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부문 간의 완전한 비례 관계를 전제하는 단순 재생산의 기초 자체가 무너진다. 하나의 난관을 해소하자마자 훨씬 더 심각한 모순이 발생한다.

 

이 문제에는 이처럼 특수한 난관들이 내재해 있으며, 그동안 정치경제학자들이 이를 전혀 다루지 않았기에, 우리는 모든 해결책과 문제 설정 자체를 면밀히 검토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먼저, 부문이 제부문에 2,000의 상품을 판매하면서도 그로부터 1,800의 상품만을 구매하는 상황을 상정한다. 이 경우, 2,000c의 상품 가치 내에는 고정 자본의 마멸 보충을 위해 화폐 형태로 퇴장되어야 할 200의 가치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2,000c의 가치는 제부문의 생산 수단과 교환되어야 할 1,800, 상품 판매 이후 화폐 상태로 유지되어야 할 마멸 보충분인 200으로 분리된다. 이를 가치 구성으로 나타내면 2,000c = 1,800c + 200c(d)가 되며, 여기서 d는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의미한다.

 

이러한 전제하에 고찰해야 할 두 부문 간의 교환 도식은 다음과 같다.

 

. 1,000v + 1,000s = 2000

 

. 1,800c(= 1,000v + 1,000s) + 200c(d) = 2000

 

부문 노동자들은 노동력의 대가로 수령한 임금 1,000으로 1,000c의 소비 수단을 구매한다. 부문은 해당 화폐 1,000을 다시 제부문의 가변 자본 가치가 체현된 상품인 생산 수단(v)을 구매하는 데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제부문 자본가들에게는 가변 자본이 화폐 형태로 복귀하며, 그들은 이를 다시 투입하여 차기 연도에 동일한 가치액의 노동력을 구매하면서 생산 자본의 가변 부분을 현물(노동력)로 보충하게 된다.

 

부문이 예컨대 400의 화폐를 투하하여 생산 수단 s를 구매하면, 부문은 이 400원으로 다시 소비 수단 c를 구매한다. 결과적으로, 부문이 유통에 투하했던 400은 자신이 판매한 상품의 등가물로 다시 제부문 자본가들에게 복귀한다. 이어 제부문이 400의 화폐를 투하하여 소비 수단을 구매하고, 부문이 이 화폐로 제부문으로부터 400어치의 생산 수단을 구매함에 따라 해당 화폐는 다시 제부문으로 복귀한다. 여기까지의 교환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부문은 상품 형태로 1,000v + 800s, 화폐 형태로 임금 1,000 및 제부문과의 교환을 위한 400을 유통에 투입한다. 교환이 완료된 시점에서 제부문은 화폐 형태의 1,000v, 소비 수단으로 전환된 800s(800c), 그리고 다시 회수된 400의 화폐를 보유하게 된다.

 

부문은 상품 형태로 1,800c(소비 수단), 화폐 형태로 400을 유통에 투입한다. 교환종료 후 제부문은 1,800만큼의 제부문 생산 수단과 유통에서 회수된 400의 화폐를 보유하게 된다.

 

이상의 교환 과정을 거치면 제부문에는 200s(생산 수단), 부문에 200c(d)(소비 수단)가 잔여분으로 남게 된다.

 

기존의 전제에 따르면, 부문은 200의 화폐를 투하하여 동일한 가치액의 소비 수단 c(d)를 구매한다. 그러나 제부문은 이 구매 대금으로 유입된 200의 화폐를 지출하지 않고 그대로 퇴장시킨다. 200c(d)는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표현할 뿐이므로, 당해 연도 내에 다시 생산 수단으로 재전환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부문의 상품 잔여분인 200s는 판매될 수 없는 상태에 놓인다. 결국 제부문 잉여 가치의 1/5은 실현되지 못하며, 생산 수단이라는 현물 형태에서 소비 수단이라는 현물 형태로의 가치 전환 또한 성립할 수 없게 된다.

 

이는 단순 재생산이라는 기본 전제와 모순되며, 200c(d)의 화폐화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위와 같은 논리는 해당 가치 요소의 화폐화가 원리상 성립할 수 없다는 점을 드러낼 뿐이다. 200c(d)의 화폐화 매개를 논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부문이 자신의 잔여분인 200s를 실현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제부문의 마멸분을 화폐화한다고 상정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에 불과하다. 이러한 과정을 교환 원리의 일반적인 작동 방식으로 간주하는 것은, 매년 200c(d)를 규칙적으로 화폐화하기 위해 해마다 200이라는 화폐액이 저절로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처럼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유입된다는 가정을 전제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러한 가정의 불합리성은 잉여 가치(s)가 자본주의적 생산자가 화폐화해야 할 상품 가치의 구성 부분인 생산 수단으로 나타나지 않고, 지주나 화폐 대부자의 손에서 지대 또는 이자와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경우에 흔히 은폐되곤 한다. 그러나 산업 자본가가 상품 판매로부터 잉여 가치를 실현하지 못한다면, 그 분할 형태인 지대나 이자의 지불 또한 중단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지주나 이자 취득자가 자신의 소득을 지출하여 연간 재생산의 특정 부분을 화폐화하는 구원의 신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는 없다. 또한 이는 이른바 비생산적 노동자(관리, 의사, 변호사 등), 정치경제학자들이 스스로 설명할 수 없는 대목을 해명하기 위해 동원하는 기타 군중의 지출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원리다.

 

부문과 제부문 사이, 곧 자본주의적 생산의 두 거대 부문 간에 이루어지는 직접적 교환 대신 상인을 매개자로 도입하여 그의 화폐로 작금의 난관을 타개하려 시도하는 것 역시 무용하다. 본 사례에서 200s는 마침내 제부문의 산업 자본가들에게 판매되어야만 하기 때문이다.

 

상품이 일련의 상인들을 거칠 수는 있으나, 마지막 단계의 상인은 결국 제부문의 생산자들이 직면했던 상황과 동일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 해당 상인은 200s를 제부문에 판매할 수 없으며, 투하한 매입 자금이 회수되지 못한 채 묶여버리면서 제부문을 위한 유통 과정을 반복할 수도 없게 된다.

 

사회적 재생산 과정을 초기부터 복잡하고 구체적인 형태 그대로 분석할 때 나타나는 기만적인 과학적수사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비록 본래의 논의 범위를 일시적으로 벗어나더라도, 재생산 과정을, 사태를 모호하게 만드는 모든 부차적 요인이 제거된 기본 형태에서 고찰하는 작업이 필연적으로 요구된다.

 

따라서 재생산이 단순한 규모이든 확대된 규모이든 원활하게 진행되는 경우, 자본주의적 생산자가 유통에 투하한 화폐는 반드시 그 출발점으로 복귀해야 한다는 법칙은 성립한다. 이 법칙은 제부문의 마멸분인 200c(d)가 제부문이 유통에 투하된 화폐로부터 실현될 수 있다는 가정을 결정적으로 배제한다. 유통에 화폐를 투입한 주체에게 해당 화폐가 회귀하지 않는 형태의 교환은 자본주의적 유통의 일반적 매개 내에서 결코 정당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고정 자본을 현물로 보충

 

이상에서 전제 조건들을 배제하면,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단순한 화폐 형태로 축적하는 과정 외에, 물리적 수명을 다한 고정 자본을 실제 현물로 대체해야 하는 필연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는 가치 보존을 위한 적립 단계에서, 생산 체계의 지속성을 담보하기 위한 실물적 갱신 단계로의 이행을 의미한다.

 

따라서 재생산 과정의 논리적 기준은 축적된 화폐 자본이 다시 생산 수단이라는 구체적인 현물 형태로 전환되는 지점으로 이동한다. 이때 제부문의 불변 자본 보충은 단순히 가치량의 등가 교환만이 아니라, 부문에서 생산된 생산 수단의 현물 구성과 제부문이 요구하는 기술적 교체 주기가 일치되어야만 비로소 완결된다. 결국, 고정 자본의 현물 보충은 단순 상품 유통의 범주만이 아닌 사회적 총자본의 순환적 연관 과정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본 고찰의 전제 조건들은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a) 부문의 임금 지불과 화폐의 복귀

 

부문에서 가변 자본으로 투하된 1,000원은 노동자들로부터 동일한 가치액만큼 제부문의 소비 수단(c) 구매에 지출된다. 여기서 제부문이 임금을 화폐로 투하한다는 것은 자본주의적 생산의 기본적 사실을 확인하는 데에 불과하다. 자본가는 노동자에게 임금을 화폐로 지불하며, 노동자는 이 화폐를 생활 수단 구매에 지출한다. 생활 수단을 판매한 자본가들은 회수된 화폐를 다시 불변 자본으로 재전환시키기 위한 유통 수단으로 활용한다. 실제 유통 과정에서 이 화폐는 소매상, 집주인, 조세 징수자, 의사 등과 같은 비생산적 노동자 등 수많은 매개 과정을 거치며, 그 결과, 부문 노동자의 손에서 제부문 자본가의 손으로 직접 유입되는 양은 부분적일 수 있다. 또한 이 화폐의 순환이 정체될 경우, 자본가들은 별도의 화폐 준비금을 필요로 하게 되나, 이러한 부차적 변수들은 재생산 과정의 기본 형태를 고찰하는 현 단계에서는 분석을 위해 제외한다.

 

b) 화폐 투하의 주체와 고정 자본 마멸분의 실현

 

재생산 도식의 전제에 따르면, 부문이 제부문에서 구매하기 위해 400원의 화폐를 투하하고, 그것이 다시 제부문으로 복귀하거나, 반대로, 부문이 제부문에서 구매하기 위해 400원을 투하하고, 그것이 제부문으로 복귀한다고 보았다. 부문 또는 제부문의 자본가가 상품 교환에 필요한 화폐를 일방적으로 유통에 투하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임의적인 설정이기 때문에, 상하 투하 구조를 전제해야 한다. 그런데 앞선 분석 1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문이 제부문의 고정 자본 마멸분[200c(d)]을 화폐화하기 위해 추가적인 화폐를 유통에 투입한다는 가정은 논리적으로 불합리하므로, 기각되어야 한다. 결국, 외관상으로는 제부문 자체가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실현하기 위한 화폐를 스스로 유통에 투입한다는 더 불합리한 가정만이 남게 된다.

 

예를 들어, 방적업자 X의 방적 기계가 생산 과정에서 소실한 가치는 생산물인 실의 가치에 이전되어 나타난다. 이 마멸분은 화폐 형태로 X의 손에 적립되어야 한다. 자본가 X가 원료(면화)를 구매하기 위해 자본가 Y에게 200원을 먼저 투하하고, 자본가 Y가 다시 그 200원으로 X의 실을 구매한다면, 결과적으로, 그 화폐는 자본가 X에게 되돌아와 기계 마멸분의 보충 재원이 된다.

 

하지만 이 경우, 자본가 X는 자신의 생산 및 판매 과정을 제외하더라도, 기계 마멸을 보전하기 위해 매년 자신의 주머니에서 200원을 추가로 저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 그는 기계 마멸에 따른 200원의 가치 손실을 입는 동시에, 장차 새로운 기계를 구입하기 위해 해마다 자신의 수중에서 또 다른 200원을 화폐로 적립해야 하는 이중의 부담을 안게 된다.

 

이러한 불합리성은 다만 외관상의 문제일 뿐이다. 부문을 구성하는 개별 자본가들은 각기 서로 다른 고정 자본 재생산 주기를 갖기 때문이다. 어떤 자본가의 고정 자본은 이미 수명을 다해 실물로 보충되어야 할 시점에 도달해 있는 반면, 다른 자본가의 고정 자본은 여전히 가동 중이며, 갱신 시점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고정 자본은 현물로 갱신되거나 대체되는 대신, 그 가치가 점진적으로 화폐 형태의 기금으로 적립되는 과정을 거친다.

 

반면, 고정 자본의 갱신 시기에 직면한 전자의 자본가들은 기업을 최초로 설립할 당시와 동일한 조건에 놓이게 된다. , 보유한 화폐 자본을 시장에 투하하여 이를 불변 자본(고정과 유동)과 가변 자본(노동력)으로 전환시켜야 하는 처지다. 그들은 과거와 마찬가지로 유통 과정에 화폐 자본을 재투입해야 하며, 여기에는 불변 유동 자본과 가변 자본의 가치뿐만 아니라, 새롭게 갱신될 불변 고정 자본의 가치 전체가 포함된다. 결국, 부문 내에서 발생하는 이러한 시차와 역할의 분리는 고정 자본 마멸분의 화폐적 실현을 이루게 하는 객관적 토대가 된다.

 

따라서 제부문의 자본가들이 제부문과의 교환을 위해 유통에 투입하는 400원의 화폐 중 절반인 200원은, 부문의 유동 자본에 해당하는 생산 수단을 보충하는 동시에 수명이 다한 고정 자본을 자신의 보유 화폐로 현물 갱신해야 하는 자본가들로부터 투하된다고 가정할 수 있다. 나머지 200원은 불변 자본의 유동적 부분만을 현물로 보충할 뿐, 고정 자본의 현물 갱신 없이 가치 적립만을 수행하는 자본가들로부터 투하된다고 가정한다.

 

이때 제부문의 자본가들이 소비 수단을 구매하면서 복귀되는 400원이 제부문 내의 두 자본가 부류 사이에 다르게 분배된다는 점에는 어떠한 논리적 모순도 존재하지 않는다. , 복귀된 400원은 제부문의 자본가들에게 회수되지만, 그것은 동일한 인물들의 수중으로 회수되는 것이 아니다. 이 화폐는 제부문 내에서 상이한 역할을 수행하는 자본가들 사이로 재분배되어, 한 부분의 자본가 집단에서 다른 부분의 자본가 집단으로 이전된다.

 

부문의 일부 자본가들은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여 지불된 유동적 생산 수단 외에도, 추가로 200원의 화폐를 현물 형태의 새로운 고정 자본 요소들로 전환시켰다. 이렇게 투하된 화폐는 기업 설립 당시와 마찬가지로, 해당 고정 자본으로부터 생산될 상품 가치 내에 마멸분으로 이전되어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만 자본가에게 복귀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부문의 또 다른 자본가 집단은 제부문으로부터 어떠한 상품도 구매하지 않은 채 200원의 화폐를 보유하게 된다. 이때 제부문 자본가들이 부문 자본가들의 상품에 대하여 지불하는 화폐는, 다름 아닌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이 고정 자본 요소를 구매하기 위해 시장에 투하했던 바로 그 화폐다.

 

결과적으로, 부문의 첫 번째 자본가 집단은 고정 자본 가치를 갱신된 현물 형태로 확보하게 되며, 두 번째 자본가 집단은 장래의 현물 보충을 대비하여 고정 자본 가치를 화폐 형태로 적립하는 과정을 지속하게 된다. 이처럼, 부문 내에서 상이한 재생산 주기는 화폐를 매개로, 한쪽의 현물 갱신과 다른 쪽의 화폐 축적을 동시에 실현한다.

 

지금까지의 교환이 완료된 시점에서 분석의 출발점이 되는 상태는, 두 부문에 교환되지 않은 채 상품 형태로 잔존하는 제부문의 400s와 제부문의 400c이다. 이 총액 800에 달하는 상품들을 상호 교환하기 위해 제부문이 400의 화폐를 유통에 투하한다고 가정하자. 이때 투하되는 400의 화폐 중 절반인 200, 이미 c의 마멸분 가치로 200의 화폐를 적립 완료하고, 이를 다시 고정 자본의 현물 형태로 재전환해야만 하는 제부문 내 특정 자본가 집단으로 지출되어야 한다.

 

부문과 제부문의 상품 자본을 구성하는 불변 자본, 가변 자본과 잉여 가치가 각 부문 상품의 해당 부분으로 표상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불변 자본 가치 내에서 당분간 화폐 형태로 적립되어야 할 부분 역시 상품의 해당 분량으로 표시될 수 있다. , 부문 상품 중 일정 분량(제시된 예시에서는 잔여분의 절반인 200)은 향후 교환을 거쳐 화폐 형태로 고착되어야 할 마멸분 가치를 체현한다. 이때 고정 자본을 현물로 갱신하는 제부문의 첫 번째 자본가 집단은 이미 상품량 중 일부로부터 마멸 가치의 상당 부분을 실현했으나, 여전히 200에 해당하는 가치가 화폐로 실현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이는 고정 자본의 가치 보전과 실물적 갱신이라는 이중적 과정이 상품 유통과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보여주는 핵심적 지점이다.

 

부문이 잔여 상품 교환을 위해 투입한 400원의 다른 나머지 200의 화폐는 제부문으로부터 불변 자본의 유동적 구성 부분을 구매하는 데 사용된다. 200원의 투하 주체는 제부문 자본가 집단 모두일 수도 있고, 또는 고정 자본의 현물 갱신 없이 가치 적립만을 수행하는 집단에 국한될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유통에 투입된 총 400원의 화폐가 제부문에서 인출하는 상품은 (1) 고정 자본의 요소로 구성된 200원어치의 상품과, (2) 불변 자본의 유동적 요소로 구성된 200원어치의 상품이다. 이로부터, 부문은 연간 생산물 중 제부문에 매각해야 할 물량을 모두 실현하였다. 그러나 제부문에 판매한 상품 생산물 가치의 1/5에 해당하는 400원은 현재 화폐 형태로 제부문 자본가들의 수중에 머물러 있다. 이 화폐는 개인적 소비를 위해 소비재 구매에 지출되어야 할 실현된 잉여 가치(s). 이에 따라 제부문은 해당 400원의 화폐로 제부문의 상품 가치 400을 구매하며, 이 과정에서 화폐는 제부문의 상품을 유통에서 인출함과 동시에 다시 제부문 자본가들의 수중으로 복귀된다.

 

이제 제부문의 자본가 집단 중 고정 자본을 현물로 보충하는 첫 번째 집단과 고정 자본의 마멸분 가치를 화폐 형태로 적립하는 두 번째 집단으로 구분하고, 다음 세 가지 경우를 검토한다.

 

a) 부문에 상품 형태로 잔존하는 400의 가치 중 일부가 첫 번째 집단과 두 번째 집단 양측을 위해 불변 자본의 유동적 구성 부분(가령 1/2)을 보충해야 하는 경우다.

 

b) 첫 번째 집단은 이미 자신의 상품을 전량 판매 완료하였으며, 이에 따라 잔여분 400 전체를 두 번째 집단이 판매해야 하는 경우다.

 

c) 두 번째 집단이 마멸분 가치를 체현하고 있는 200을 제외한 나머지 상품을 모두 판매한 경우다.

 

이렇게 전제된 조건들은 제부문 내의 상이한 재생산 조건들이 제부문과의 최종적인 가치 교환과 화폐 복귀 과정에서 어떠한 구체적 원리로 매개되는지를 규명하는 토대가 된다.

 

상품의 가치 구성과 화폐 투하에 대한 분배 양상은 다음과 같다.

 

a) 첫 번째 집단과 두 번째 집단 사이의 상품 및 화폐 배분

 

부문이 보유한 400c의 상품 가치 중 첫 번째 집단에 귀속된 것은 100이며, 두 번째 집단에 귀속된 것은 300이다. 이때 두 번째 집단이 보유한 300 200은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표상한다. 부문이 제부문의 상품을 취득하기 위해 최종적으로 복귀시키는 400의 화폐 중 200은 본래 첫 번째 집단이 고정 자본의 현물 요소를 제부문에서 구매하기 위해 최초로 지출한 것이다. 나머지 200 100은 첫 번째 집단이, 또 다른 100은 두 번째 집단이 각각 제부문과의 상품 교환을 매개하기 위해 유통에 투하한 화폐다.

 

결론적으로, 유통에 투입된 총 400의 화폐 가운데 첫 번째 집단은 300(고정 자본 구매용 200과 교환 매개용 100)을 지출하였고, 두 번째 집단은 100(교환 매개용)을 지출하였다. 이는 제부문 내의 개별 자본가들이 각자의 재생산 단계에 따라 화폐 투하의 규모와 목적을 달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유통에 투하된 400의 화폐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복귀된다.

 

먼저 첫 번째 집단에는 그들이 투하한 총 화폐액의 1/3100만이 환수된다. 하지만 이 집단은 복귀되지 않은 나머지 2/3의 화폐를 대신하여 200의 가치를 지닌 갱신된 고정 자본을 현물로 보유하게 된다. 200의 고정 자본 요소에 대하여 첫 번째 집단은 제부문에 화폐를 지불하였을 뿐, 그 대가로 자신의 상품을 판매하여 화폐를 회수하는 후속 공정을 거치지 않는다. , 해당 200의 화폐와 관련하여 첫 번째 집단은 제부문에 대하여 오직 구매자로만 기능하며, 이후 판매자로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화폐가 첫 번째 집단으로 복귀되는 것은 성립할 수 없으며, 복귀된다면 이는 첫 번째 집단이 제부문으로부터 고정 자본 요소를 무상으로 증여받은 것과 다름없는 논리적 모순에 빠지게 된다.

 

첫 번째 집단이 투하한 화폐 중 나머지 1/3에 관하여 고찰하면, 이들은 먼저 자신의 불변 자본 중 유동적 구성 부분을 구매하는 주체로 등장한다. 부문은 유입된 이 화폐를 다시 사용하여 첫 번째 집단으로부터 100의 가치를 지닌 잔여 상품을 구매하며, 이 과정으로 해당 화폐는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으로 복귀된다. 이는 첫 번째 집단이 유통 과정에서 먼저 구매자로 나타난 뒤 즉시 상품 판매자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이 화폐가 복귀되지 않는다면, 첫 번째 집단은 제부문에 대하여 100의 가치를 지닌 상품을 획득하기 위해 먼저 100의 화폐를 지불하고 다시 100의 상품을 인도하는 셈이 되어, 결과적으로, 자신의 상품을 부문에게 무상으로 증여하는 모순에 직면하게 된다.

 

반면, 유통 과정에서 100의 화폐를 지출한 두 번째 집단에는 총 300의 화폐가 복귀된다. 먼저 100의 복귀는 두 번째 집단이 최초에 구매자로 유통에 투입했던 100의 화폐를 이후 판매자로 다시 회수한 결과다. 추가로 유입되는 200은 두 번째 집단이 해당 가치만큼의 상품 판매자로만 기능할 뿐, 대응하는 구매자로는 활동하지 않기에 발생하는 수입이다. 200의 화폐는 제부문으로 복귀하지 않고, 두 번째 집단에 최종적으로 귀속된다.

 

결국, 고정 자본의 마멸분은 첫 번째 집단이 고정 자본 요소를 구매하기 위해 유통에 투하했던 화폐로 실현된다. 그러나 이 화폐는 첫 번째 집단으로부터 직접 이전되는 것이 아니라, 부문을 거쳐 그들에게 속한 지불 수단으로 두 번째 집단의 수중에 들어오게 된다. 이로부터 제부문 내의 한 집단이 지출한 화폐는 다른 집단의 고정 자본 가치를 화폐 형태로 적립시키는 원천이 된다.

 

b) 첫 번째 집단의 상품 매진과 두 번째 집단의 상품 잔존

 

이 전제하에서 제부문 불변 자본(c)의 잔여분은 첫 번째 집단이 200의 화폐를, 두 번째 집단이 400의 상품을 보유하는 형태로 분할된다.

 

첫 번째 집단은 이미 자신의 상품을 전량 판매하였으며, 현재 보유한 200의 화폐는 불변 자본의 고정적 구성 부분이 화폐 형태로 전환된 것이다. 이들은 해당 고정 자본을 현물로 갱신해야 하는 상태이므로, 유통 과정에서 오직 구매자로만 등장한다. 따라서 이들은 보유한 화폐를 투하하여 제부문으로부터 동일한 가치액만큼의 고정 자본 현물 요소를 취득한다.

 

반면, 두 번째 집단은 제부문과의 상품 교환을 위해 최대 200의 화폐만을 유통에 투입하면 된다(부문 자본가들이 화폐를 전혀 투하하지 않는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두 번째 집단이 보유한 상품 가치의 절반에 대하여 제부문에 대한 판매자로만 기능할 뿐, 부문으로부터 어떠한 상품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종적으로, 유통 과정을 거쳐 두 번째 집단에게는 총 400의 화폐가 복귀된다. 이 중 200은 그들이 최초에 구매자로 투하한 뒤 200 가치의 상품을 판매하면서 회수한 것이며, 나머지 200은 별도의 구매 행위 없이 200 가치의 상품을 제부문에 판매하기만 하면서 얻은 결과다. 이로부터 두 번째 집단은 제부문으로부터 상품 등가를 인출하지 않은 채 200의 화폐를 적립하게 된다.

 

c) 첫 번째 집단의 화폐·상품 병존과 두 번째 집단의 마멸분 상품 잔존

 

첫 번째 집단은 200의 화폐와 200의 상품[200c]을 동시에 보유하며, 두 번째 집단은 마멸분을 표상하는 200의 상품[200c(d)]만을 보유한다. 이 경우, 두 번째 집단은 유통에 화폐를 투하할 필요가 없다. 이들은 제부문에 대하여 더 이상 구매자로 기능하지 않고, 오직 판매자로만 존재하므로, 부문이 자사 상품을 매입하기를 대기하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첫 번째 집단은 총 400의 화폐를 유통에 투입한다. 이 중 200은 제부문과의 상호 상품 교환을 매개하기 위함이며, 나머지 200은 고정 자본 현물 요소를 제부문으로부터 일방적으로 구매하기 위해 지출된다.

 

이후 전개되는 유통 과정에서 제부문은 유입된 화폐 중 200으로 첫 번째 집단의 상품 200을 구매하고, 이에 따라 첫 번째 집단이 상품 교환을 위해 투하했던 200의 화폐는 다시 본래의 소유주에게 복귀된다. 이어 제부문은 첫 번째 집단으로부터 수취한 나머지 200의 화폐를 사용하여 두 번째 집단의 상품 200을 구매한다. 이 과정으로 두 번째 집단이 보유했던 고정 자본의 마멸분 가치는 최종적으로 화폐 형태로 전환되어 적립된다.

 

c)의 경우, 화폐 투하의 주체를 제부문이 아니라 제부문으로 상정하더라도, 분석의 실질적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부문이 이미 생산된 상품의 교환을 위해 200의 화폐를 투하하여 이를 제부문 두 번째 집단의 상품 구매에 지출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두 번째 집단은 잔여 상품을 모두 판매하게 되나, 해당 200의 화폐는 제부문으로 복귀되지 않는다. 이는 제부문의 두 번째 집단이 유통 과정에서 더 이상 구매자로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부문의 첫 번째 집단은 제부문으로부터 200의 상품을 구매함과 동시에 동일한 액수의 상품을 판매해야 하므로, 400의 가치를 제부문과 교환해야 하는 상태에 있다. 이때 200의 화폐가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으로부터 부문으로 유입된다.

 

부문이 이 200의 화폐를 다시 지출하여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의 상품 200을 구매하더라도, 부문의 첫 번째 집단이 제부문의 잔여 상품 200을 구매하기 위해 해당 화폐를 재지출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그 화폐는 제부문으로 복귀된다.

 

부문의 첫 번째 집단은 고정 자본 요소의 구매자로 200의 화폐를 지출하였으며, 이 화폐는 그들에게 복귀되는 대신 두 번째 집단의 잔여 상품 200c를 화폐화하는 재원으로 기능한다. 반면, 부문이 상품 교환 매개를 위해 투하한 200의 화폐는 제부문의 두 번째 집단이 아닌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과의 순환 과정을 거쳐 다시 제부문으로 복귀한다.

 

결과적으로, 부문은 400의 상품 공급에 대응하는 동일 가치의 제부문 상품 400을 확보하였으며, 교환을 위해 투입했던 200의 화폐 역시 전액 회수하면서 사회적 재생산의 화폐적 완결을 이룬다.

 

. 1,000v + 1,000s

 

. 2,000c(= 1,000v + 1,000s)

 

부문의 1,000v + 1,000s와 제부문의 2,000c 사이의 교환에서 발생한 난점은, 결국 다음과 같은 잔여분들의 가치 전환 문제로 귀착된다.

 

. 400s

 

. (1) 화폐 200 + 상품 200c + (2) 상품 200c

 

이를 보다 명확히 도식화하면 다음과 같다.

 

. 200s + 200s

 

. (1) 화폐 200 + 상품 200c + (2) 상품 200c

 

부문의 첫 번째 집단에서 상품 200c는 제부문의 상품 200s와 교환된다. 이때 제부문과 제부문 사이의 400 상품 교환 과정에서 유통되는 모든 화폐는 최초 투하 주체인 제부문이나 제부문으로 결국 복귀되므로, 해당 화폐는 본 고찰의 핵심적 난제를 구성하는 요소가 아니다.

 

다시 말해, 부문의 상품 200s와 제부문 첫 번째 집단의 상품 200c 사이의 교환에서 화폐가 구매 수단(엄밀한 의미에서 유통 수단’)이 아닌 지불 수단으로만 기능한다고 가정할 때, 상품 200s200c의 가치액은 동일하다. , 200 가치의 생산 수단과 200 가치의 소비 수단이 상호 교환되는 과정에서 화폐는 관념적으로만 기능할 뿐, 실제 차액 결제를 위해 어느 한쪽이 실제로 화폐를 유통에 투입할 필요가 없음이 명백해진다.

 

따라서 상품 200s와 그 등가물인 상품 200c(첫 번째 집단)부문과 부문의 교환 목록에서 소거할 때, 비로소 고정 자본의 마멸분 실현이라는 본질적인 문제가 명료한 형태로 부각된다.

 

상호 상쇄되는 제부문과 제부문의 동일 가치 상품액을 제거하면, 문제는 다음과 같은 전형적 형태로 드러난다.

 

. 상품 200s

 

. (1) 화폐 200 (화폐로 전환된 ‘200c’) + (2) 상품 200c

 

이 도식에서 명백히 드러나는 바와 같이, 부문의 첫 번째 집단은 보유한 200의 화폐로 고정 자본 구성 부분인 200s를 구매한다. 이 과정에서 제부문 첫 번째 집단의 고정 자본은 현물로 갱신되며, 동시에 제부문의 잉여 가치 200은 상품 형태(생산 수단인 고정 자본 요소)에서 화폐 형태로 전환된다.

 

부문은 이렇게 획득한 화폐로 제부문 두 번째 집단의 소비 수단을 구매한다. 결과적으로, 부문의 첫 번째 집단은 불변 자본의 고정적 구성 부분을 현물로 갱신하고, 두 번째 집단은 고정 자본의 마멸분을 보충하기 위한 불변 자본 가치를 화폐 형태로 적립하게 된다. 이러한 가치 적립은 해당 구성 부분이 현물로 갱신되어야 할 시점에 도달할 때까지 매년 지속된다.

 

본 분석의 전제 조건은 다음과 같다. , 부문의 불변 자본 중 가치가 이미 화폐로 재전환되어 매년 현물로 갱신되어야 하는 고정적 구성 부분(첫 번째 집단)의 총액은, 여전히 현물 형태로 기능하면서 그 마멸분(상품으로 이전되는 가치 상실분)을 화폐로 보충해야 하는 나머지 고정적 구성 부분(두 번째 집단)의 연간 마멸분 총계와 일치해야 한다.

 

이러한 가치적·현물적 대응은 단순 재생산의 핵심 법칙으로 작용한다. 이는 생산 수단을 생산하는 제부문이 제부문의 불변 자본 중 유동적 구성 부분과 고정적 구성 부분을 각각 공급함에 있어, 두 부문의 수요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분업 체계를 변함없이 유지해야 함을 의미한다.

 

본격적인 분석에 앞서 제부문 불변 자본의 첫 번째 집단(c_1)과 두 번째 집단(c_2)의 잔액이 불일치할 경우 발생하는 현상을 고찰한다. 두 집단의 규모 차이에 따라 다음의 두 가지 경우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경우: 현물 갱신 수요(c_1)가 마멸분 적립액(c_2)보다 큰 경우

 

. 200s (상품)

 

. (1) 220 (화폐) + (2) 200c (상품)

 

이 경우, 부문의 첫 번째 집단(c_1)은 자신이 보유한 220원의 화폐 중 200원을 지출하여 제부문의 상품 200s를 전량 구매하며, 이로부터 제부문은 상품을 모두 화폐화한다. 이어 제부문은 수취한 이 화폐를 다시 투입하여 제부문 두 번째 집단(c_2)으로부터 상품 200c_2를 구매하며, 결과적으로, 부문의 200c_2 역시 화폐화된다.

 

그러나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c_1) 수중에 남겨진 20원의 화폐는 현물의 고정 자본으로 재전환될 수 없다. 시장에 교환할 수 있는 생산 수단(s)이 이미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결국, 20원의 화폐는 유통 과정에서 탈락하여 무익한 형태로 퇴장할 뿐이다.

 

첫째 경우의 난점과 수치 배분의 한계로 볼 때, 이러한 공급과 수요의 불일치는 제부문의 상품 공급량 (s)을 기존의 200이 아니라 220이라고 가정하면서 해소될 수 있는 것처럼 보인다. , 부문의 총생산물 2,000가운데 1,800이 아닌 1,780만이 이전에 이미 교환(가변 자본과 잉여 가치의 소비 등)되었다고 보아, 나머지 220을 제부문의 고정 자본 보충을 위해 내놓는 것이다. 이 경우의 교환 과정은 다음과 같다.

 

. 220s (상품)

 

. (1) 220 (화폐) + (2) 200c (상품)

 

이 전제 조건에서 제부문의 첫 번째 집단(c_1)220의 화폐로 220s를 구매하여 현물을 보충한다. 이어서 제부문은 수취한 화폐 중 200으로 제부문 두 번째 집단(c_2)의 상품 200c_2를 구매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제부문에는 20의 화폐가 남게 된다. 이는 본래 소비 수단과 교환되어야 할 잉여 가치의 일부이지만, 부문의 상품 공급(200c)이 이미 고갈되었으므로, 부문은 이를 소비 수단에 지출할 수 없고 화폐 형태로만 보유할 수 있을 뿐이다. 결국, 상품 정체의 난관은 c_1에서 s로 그 장소를 옮겨갔을 뿐, 불일치는 해소되지 않는다.

 

이제는 상황을 반전시켜, 현물 갱신 수요(c_1)가 마멸분 적립액(c_2)보다 작은 경우를 가정해 보자.

 

둘째 경우: 현물 갱신 수요(c_1)가 마멸분 적립액(c_2)보다 작은 경우

 

. 200s (상품)

 

. (1) 180 (화폐) + (2) 200c (상품)

 

부문의 첫 번째 집단(c_1)180의 화폐로 상품 180s를 구매하며, 부문은 이 화폐를 다시 투입하여 제부문의 두 번째 집단으로부터 180c_2의 상품을 구매한다. 그 결과, 부문에는 판매되지 않은 20s가 잔존하고, 부문 두 번째 집단에도 화폐화되지 못한 20c_2가 남게 된다. 40에 달하는 가치가 상품 형태로 정체되어 화폐로의 전환에서 탈락하게 된다.

 

부문 상품의 잔여분을 180으로 가정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다. 이 경우, 부문의 상품 재고는 소진되겠으나, 부문 두 번째 집단(c_2)이 보유한 20의 상품은 여전히 화폐로 전환되지 못한 채 잔존하게 된다.

 

c_1의 가치가 c_2를 초과하는 첫째 경우, c_1에는 고정 자본으로 재전환되지 못하는 화폐 여분이 발생한다. 이때 제부문의 잉여 가치(s)c_1과 일치한다고 가정하면, 동일한 액수의 화폐 여분이 소비 수단으로 전환되지 못한 채 제부문에 머물게 된다.

 

반대로, c_1c_2보다 작은 둘째 경우, 200sc_2 두 부문 모두에서 화폐 부족 현상이 나타나며, 결과적으로 동일한 크기의 상품 잔여분이 실현되지 못한 채 남는다. 또한 잔여 sc_1과 일치하는 경우에도, c_2에는 화폐의 부족과 그에 대응하는 상품의 과잉이 발생하게 된다.

 

첫째 경우와 둘째 경우에 잔여 s가 언제나 c_1과 일치하는 경우, 곧 생산이 주문으로 결정되어 제부문이 제부문의 수요에 따라 고정적 구성 부분과 유동적 구성 부분의 생산 비중을 배분하더라도, 재생산의 본질적 난점은 해소되지 않는다.

 

첫째 경우(첫째 경우의 두 번째 예시)에서 s가 완전히 소비 수단으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부문이 보유한 여분의 화폐로 제부문의 잉여 가치(s) 중 일부를 구매하고, 부문은 해당 잉여 가치를 소비하는 대신 화폐 형태로 적립해야만 한다.

 

반면, 둘째 경우[. 180s(상품), . 180(화폐) + 200c(상품)]에서 발생하는 난관을 해결하려면 제부문이 부족한 화폐를 추가로 유통에 투입해야 하는데, 이는 앞서 제외했던 전제에 위배된다. 결국 고정 자본의 갱신 주기와 마멸분 적립 사이의 비례가 맞지 않을 때, 화폐와 상품의 원활한 순환은 필연적으로 교착 상태에 빠지게 된다.

 

c_1c_2를 초과할 경우, 부문 잉여 가치(s)에 대응하는 화폐 여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외국 상품의 수입이 불가피해진다. 반대로, c_1c_2보다 작다면, 부문 불변 자본(c)의 마멸분을 생산 수단으로 실현하고, 이를 화폐 형태로 적립하기 위해 제부문의 상품인 소비 수단을 해외로 수출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고정 자본의 갱신(보충)과 적립 사이의 국내적 불일치가 발생하는 모든 경우에 대외 무역은 재생산의 지속을 위한 필수적 매개로 작용하게 된다.

 

단순 재생산 분석을 위해서는 모든 생산 부문의 생산성과 그에 따른 각 분야의 상품 가치 체계의 비례 관계가 불변임을 전제해야 한다. 그러나 고정 자본의 현물 갱신 요소(c_1)와 화폐적 마멸 적립(c_2) 사이의 불일치가 발생하는 두 사례는, 이러한 비례적 변동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확대 재생산의 원리를 고찰하는 데 있어서도 유의미한 분석적 관점을 제공한다.

 

3. 결론

 

고정 자본의 보충과 관련하여, 생산 규모와 노동 생산성이 불변이라는 전제하에 다음과 같은 논리적 연쇄를 고찰해야 한다.

 

1. 생산 구성의 모순적 변화

 

부문 불변 자본(c)의 고정적 요소 중 당해 연도에 수명을 다해 현물로 갱신되어야 할 비중이 커진다면, 아직 수명이 남아 화폐로 비축되는 마멸분은 동일한 비율로 줄어든다. 부문에서 기능하는 고정 자본의 총량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경우, 부문의 상품 생산 구조에 변화가 발생한다. 부문을 위한 제부문의 총생산이 일정하다면, c의 고정 자본 요소(기계 등)의 생산 비중이 커지는 만큼 그 유동적 구성 부분(원료, 반제품 등)의 생산 비중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제부문의 c를 충당하기 위한 제부문의 총생산 규모가 이전과 같다면, 원료와 같은 유동적 불변 자본의 공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과연 제부문 생산의 지속성이 어떻게 유지될 수 있는가라는 실물적 모순에 직면한다.

 

2. 화폐 순환의 비대등성과 실현의 난관

 

화폐 자본의 측면에서도 심각한 비대등성이 나타난다. 화폐 형태로 회수되었던 고정 자본(c)이 현물로 재전환되기 위해 제부문으로 대거 유입됨에 따라, 일반적인 상품 교환을 매개하는 화폐 외에 추가적인 화폐가 제부문으로 유입되기 때문이다. 이는 두 부문 사이의 양방적 교환을 매개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일방적인 구매 수단으로 기능하는 화폐다. 동시에 제부문에서 제부문의 화폐와 교환되어야 할 c의 상품량(마멸분 보충용 상품)은 현물 갱신 비중이 높아진 만큼 감소한다. , 부문에서 제부문으로 향하는 구매용 화폐는 증가하는 반면, 부문이 구매자로 화폐를 복귀시켜야 할 제부문의 상품량은 줄어든다. 결과적으로, 부문의 잉여 가치(s)는 난관에 직면한다. v는 이미 제부문의 소비재로 전환되었으나, s의 상당 부분은 제부문의 상품 부족으로 인해 교환되지 못한 채 실물 형태로 전환될 수 없고, 화폐 형태로 정체된다.

 

3. 귀결

 

이와 반대되는 경우, 곧 제부문에서 고정 자본의 현물 갱신이 줄고 화폐 축장이 늘어나는 상황 역시 반대 방향의 비대등성을 수반한다. 결국, 고정 자본의 갱신 주기가 매년 일정하지 않다는 물리적 사실은, 단순 재생산이라는 전제 내에서도 생산 부문 간의 실물적 불일치와 화폐 정체를 일으키는 근거가 된다.

 

결국 단순 재생산이라 할지라도 고정 자본의 갱신 주기 불일치는 과잉 생산 공황의 필연적 토대가 된다.

 

노동의 생산성, 총량, 강도 등 제반 조건이 불변인 단순 재생산을 전제할 때, 사회적 재생산이 원할히 지속되기 위해서는 수명을 다하여 현물로 갱신되어야 할 고정 자본과, 마멸분만을 가치 형태로 적립하며 현물로 존속하는 고정 자본 사이에 엄격하고 불변적인 비례 관계가 유지되어야 한다.

 

이러한 비례 관계가 어긋나 특정 시기에 갱신되어야 할 고정적 부분의 양이 예년보다 증가한다면, 재생산되어야 할 유동적 구성 부분(원료 등)의 수요가 동일함에도 사회적 총자본의 작용에는 심각한 모순이 발생한다. 부문의 총생산량이 이에 맞추어 즉각적으로 증대되지 않는 한, 화폐적 매개 관계와는 별개로 실물 재생산 과정 자체에서 불가피한 생산 요소의 결손과 정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정 자본의 물리적 갱신 주기가 자본주의적 생산 부문 간의 비대등성을 주기적으로 일으키며, 단순 재생산의 범주 내에서도 실물적 수급 불일치에 따른 과잉 생산과 공황의 필연적 토대가 내포되어 있음을 증명한다.

 

반대의 경우, 곧 제부문에서 현물로 재생산되어야 할 고정 자본의 상대적 크기는 줄어드는 반면, 가치 마멸분으로 화폐로 축장되어야 할 구성 부분이 그만큼 늘어난다면 또 다른 형태의 비대등성이 발생한다.

 

이 상황에서 제부문이 재생산하는 제부문 불변 자본의 유동적 구성 부분(원료 등)의 양은 여전히 불변인 반면, 현물로 공급되어야 할 고정적 구성 부분에 대한 수요는 감소한다. 이에 따라 제부문의 총생산 규모 자체가 축소되지 않는 한, 앞서 살펴본 부족 현상과는 반대로 생산물의 과잉, 곧 화폐로 전환(실현)될 수 없는 실물적 잔여가 발생하게 된다.

 

결국 고정 자본의 갱신 주기와 마멸분 축장 사이의 비례가 어긋나는 것만으로도, 부문의 생산물은 제부문의 수요와 부합하지 못한 채 과잉 생산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 이는 단순 재생산의 틀 내에서도 자본주의적 생산의 무정부성과 고정 자본의 물적 특성이 결합하여 필연적인 실현의 위기를 초래함을 입증한다.

 

첫째 경우(생산 수단의 부족)에는 노동 생산성이나 노동 시간, 또는 노동 강도를 높이면서 동일한 노동량으로 더 많은 생산물을 공급하여 그 부족분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응은 노동과 자본이 제부문 내의 특정 생산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재배치되는 과정 없이는 실현될 수 없으며, 이러한 부문 간 이동이 발생할 때마다 필연적으로 일시적인 경제적 정체가 수반된다.

 

더욱이, 노동 시간의 연장이나 노동의 강화가 동반될 경우, 부문은 자신들이 창출한 더 많은 가치를 제부문의 상대적으로 적은 가치와 교환해야 하므로, 결과적으로, 부문 생산물의 교환 가치는 하락하게 된다.

 

둘째 경우(생산 수단의 과잉)에는 이와 정반대의 사태가 전개된다. 부문은 생산 규모를 강제적으로 축소해야만 하는데, 이는 해당 부문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에게는 실업을, 자본가들에게는 자본 가치 상실이라는 공황을 의미한다. 생산을 줄이지 않는다면 처분할 수 없는 과잉 생산물을 공급하게 되며, 이 또한 시장의 마비를 초래하는 공황으로 귀결된다. 이러한 생산물의 과잉은 사회적 필요 충족이라는 측면에서 그 자체로는 유익한 현상일 수 있으나, 이윤 극대화와 가치 증식을 목적으로 하는 자본주의적 생산 방식 내에서는 필연적으로 체계의 붕괴를 일으키는 해로운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대외 무역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경우 모두에서 일시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첫째 경우(생산 수단의 부족)에는 화폐 형태로 정체된 제부문의 잉여 생산물을 해외 시장에서 소비 수단으로 전환하면서 자본의 실현을 도울 수 있으며, 둘째 경우(생산 수단의 과잉)에는 처분할 수 없는 상품 과잉분을 해외로 매각하여 수급의 비대등성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외 무역은 자본의 물적 요소와 그 가치를 외부로부터 단순히 보충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오히려 그것은 국내적 수준에서 발생한 내적 모순들을 세계 시장이라는 더 넓은 영역으로 이전시키고, 그 모순들이 전개될 수 있는 활동 범위를 더욱 확장하면서 위기의 규모를 세계적으로 증폭시킬 따름이다.

 

자본주의적 생산 형태가 폐지된 사회적 생산을 전제한다면, 문제는 오직 고정 자본(여기서는 소비 수단 생산에 투입된 고정 자본에 국한함) 중 수명을 다하여 현물로 보충되어야 할 부분의 크기가 해마다 가변적이라는 사실로 귀결된다. 특정 시기에 고정 자본의 갱신 수요가 평균치(평균 사망률)를 초과하여 급격히 증대된다면, 그 이후의 시기에는 필연적으로 그만큼의 수요 감소가 뒤따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갱신 주기의 변동에도, 연간 소비 수단 생산에 투입되는 원료(연료), 반제품, 보조 재료 등 유동적 요소에 대한 수요는 기타 조건이 불변인 한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생산 수단의 총생산은 갱신 수요의 변화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생산의 불확실성은 오직 지속적인 상대적 과잉 생산으로만 방지할 수 있다. , 고정 자본을 당장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이 생산하는 한편, 특히 생활 수단과 원료 등의 재고를 직접적인 수요 이상으로 비축하면서 공급의 탄력성을 확보해야 한다.

 

사회가 생산 수단을 직접 통제하는 형태에서의 과잉 생산은 재생산의 물질적 토대를 안정화하는 합리적 통제 수단으로 기능한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의 틀 안에서 이러한 과잉 생산은 통제할 수 없는 무정부적 요소로 작용하며, 체체 전체를 뒤흔드는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고정 자본에 관한 앞선 고찰이 단순 재생산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통상적으로 정치경제학자들은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 사이의 불비례적 생산을 공황의 원인으로 지목하곤 한다. 그러나 자본의 추가적인 확장(확대 재생산) 없이 단지 기존 규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그러한 불비례가 발생할 수 있으며, 나아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은 그들에게 매우 이질적인 논리다.

 

, 이미 기능하고 있는 사회적 총자본의 단순 재생산이라는 조건 하에서, 그 어떠한 외적 교란도 없는 이상적이고 원활한 생산을 전제하더라도, 이러한 불비례는 필연적으로 도출된다. 이는 자본주의적 재생산이 그 자체의 물적 구조, 특히 고정 자본의 갱신 주기라는 내적 요인으로 인해 이미 경제 공황의 여지를 그 핵심에 품고 있음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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