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자본의 회전

 

40. 회전 시간과 회전수

 

자본의 회전 시간은 곧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총합으로 규정된다. 이는 자본 가치가 특정 형태로 투하된 시점부터 과정의 진행을 거쳐 동일한 형태로 회귀하는 데 소요되는 기간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의 주요 동기는 언제나 투하 가치의 증식이다. 이는 해당 가치가 독립적인 형태인 화폐로 투하되든, 또는 상품으로 투하되든 변함없는 사실이다. 후자의 경우, 가치 형태는 투하된 상품의 가격 속에서 관념적인 독립성을 가질 뿐이다. 어느 경우든, 자본 가치는 그 순환 과정에서 상이한 존재 형태를 거쳐 나아간다. 자본 가치의 동일성은 자본가의 장부 또는 계산 화폐의 형태에서 확인된다.

 

화폐 순환(MM´) 형태를 보든 생산 순환(PP) 형태를 취하든, 이는 다음 두 가지 핵심 요소를 내포한다.

 

1. 투하 가치가 자본 가치로 기능하며, 가치 증식이 이루어진다는 점.

 

2. 이 가치는 과정을 마친 뒤, 과정을 개시하였을 때의 형태로 복귀한다는 점.

 

화폐 순환(MM´)에서는 투하 가치인 화폐 자본(M)의 증식과 화폐 형태로의 자본 복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두 번째 형태인 생산 순환(PP)에서도 동일한 원리가 작동한다. 출발점인 생산 자본(P)은 일정한 가치를 지닌 생산 요소들로 구성되며, 두 번째 생산 자본은 투하 가치가 최초 투자되었던 생산 요소의 형태를 재차 취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이 형태는 가치의 증식(C´M´) 및 그것의 최초 형태로의 복귀를 포괄한다.

 

자본1권에서 본 바와 같이,

 

생산이 자본주의적 형태를 띠면 재생산 또한 동일한 형태를 취한다.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서 노동 과정이 가치 증식 과정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듯이, 재생산 역시 투하된 가치를 자본(자기 증식하는 가치)으로 재생산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1, 23: 772-773]

 

세 가지 형태인 () 화폐 순환(MM´), () 생산 순환(PP), () 상품 순환(C´C´)은 다음과 같이 구분된다. 형태 ()는 과정의 반복, 곧 재생산 과정을 현실적인 것으로 표시하는 반면, 형태 ()은 이를 잠재성으로만 보여준다. 그러나 ()() 두 형태 모두 투하 자본 가치(화폐 또는 생산 요소 형태)가 출발점이자 복귀점이 된다는 점에서 형태 ()과 구별된다.

 

화폐 순환(MM´)에서 복귀점은 M´ = M + m이다. 과정이 동일한 규모로 반복될 경우, 화폐 자본(M)이 다시 출발점이 되며, 잉여 가치 m은 과정에 재투입되지 않는다. 이는 M이 자본으로 가치 증식되어 잉여 가치 m을 창출했으나, 이 잉여 가치를 소비했음을 시사한다.

 

생산 순환(PP) 형태에서는 생산 요소의 형태로 투하된 자본 가치인 생산 자본(P)이 출발점이다. 이 형태는 자본 가치의 증식을 포함하며, 단순 재생산의 경우, 동일한 자본 가치가 동일한 형태 P로 다시 과정을 개시한다.

 

축적의 경우, 이제 증대된 생산 자본(P´)(M´ 또는 의 가치를 지님)가 증가된 자본 가치로 과정을 개시한다. 이 과정은 이전보다 큰 자본 가치로 시작함에도, 여전히 최초 형태의 투하 자본 가치에서 출발한다. 반면, 상품 순환 형태 ()에서 과정을 개시하는 자본 가치는 투하 자본 가치가 아니라 이미 증식된 자본 가치, 곧 상품 형태로 존재하는 부의 전체이며, 투하 자본 가치는 그 일부만을 구성한다.

 

이 형태 ()은 개별 자본의 운동을 사회적 총자본의 운동과 연관시켜 파악하는자본3편에서 중요하다. 하지만 이 형태는 자본의 회전에는 사용될 수 없다. 자본의 회전은 항상 화폐 또는 상품 형태의 자본 가치 투하로 시작되며, 순환하는 자본 가치가 투하 당시의 형태로 복귀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화폐 순환 ()과 생산 순환 () 중에서, 회전이 잉여 가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고찰할 때는 순환 ()이 유용하며, 회전이 생산물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고찰할 때는 순환 ()가 유용하다.

 

경제학자들은 순환의 상이한 형태들을 구별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이 형태들을 자본의 회전과 관련시켜 개별적으로 고찰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일반적으로 화폐 순환(MM´) 형태에 집착했는데, 그 이유는 이 형태 (화폐의 증식)가 개별 자본가를 지배하고 있으며, 화폐가 계산 화폐의 형태로 출발점을 이룬다 하더라도, 이 형태가 개별 자본가의 계산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다른 경제학자들은 생산 요소 형태의 지출에서 출발하여 회수에 이르기까지를 고찰하며, 이 경우에도, 그 회수 형태(상품으로인가, 화폐로인가)에 관해서는 언급조차 없다.

 

예컨대,

 

경제 순환은 지출될 때부터 회수될 때까지의 생산 경로 전체다. 농업에서 파종기는 경제 순환의 개시이며, 수확은 그것의 종결이다.’

 

[S. 뉴먼,정치경제학 개요: 81]

 

또 다른 경제학자들은 상품 자본인 C´ (형태 )에서 시작한다.

 

사업의 세계는 이른바 경제 순환 안에서 회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순환은 사업이 순차적인 거래로부터 다시 그 출발점에 도달할 때, 일 회전을 마치게 된다. 순환의 개시는 자본가가 수입을 얻으면서 그의 자본이 자기에게 환류하는 시점이 된다. 거기로부터, 그는 다시 노동자들을 고용하고, 그들에게 임금으로 생활 수단, 또는 차라리 생활 수단을 얻는 힘을 분배하며, 거래하는 물품을 그들로 하여금 제조하게 하고, 그 물품을 시장에 가지고 가서 판매하고, 판매 수입금으로 이 기간의 자기 지출 총액을 회수하면서 이 일련의 운동의 순환을 마치게 된다.’

 

[차머즈,정치경제학에 대해: 85]

 

개별 자본가가 임의의 생산 분야에 투하한 총 자본 가치는 그 순환 운동을 완료하면 다시 최초의 형태로 복귀하며, 따라서 동일한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

 

가치가 자본 가치로 영구적으로 증식되기 위해서는, 이 가치는 그 과정을 반복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본의 생애에서 개개의 순환은 끊임없이 반복되는 한 분절, 곧 한 주기를 이룰 뿐이다.

 

화폐 순환(MM´) 주기가 끝나면, 자본은 다시 화폐 자본의 형태로 존재하며, 이 화폐 자본은 자본의 재생산 과정 또는 가치 증식 과정을 포함하는 일련의 전환을 또다시 통과한다.

 

생산 자본(PP) 주기가 끝나면, 자본은 다시 생산 요소의 형태로 존재하며, 이 생산 요소들은 순환의 갱신을 위한 전제가 된다. 자본의 순환을 개개의 단일 과정이 아니라 주기적인 과정으로 파악할 때, 그것은 자본의 회전이라고 불린다.

 

이 회전의 시간은 자본의 생산 시간과 유통 시간의 합계로부터 결정된다. 이 총시간이 자본의 회전 시간을 이룬다. 따라서 그것은 총자본 가치의 한 순환 주기와 다음 순환 주기 사이의 시간적 간격을 표시한다. 그것은 자본의 일생에서 주기성을, 또는 동일한 자본 가치의 증식·생산 과정을 갱신·반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표시한다.

 

개별 자본의 회전 시간을 촉진하거나 단축할 수 있는 개별적인 사정들을 무시한다면, 자본의 회전 시간은 투자 분야에 따라 상이하게 된다.

 

노동일이 노동력의 기능에 대한 자연적 측정 단위가 되는 것처럼, ()은 과정 중의 자본의 회전에 대한 자연적 측정 단위가 된다. 이 측정 단위의 자연적 기초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모국인 온대 지방의 가장 중요한 농작물들이 연 1회의 생산물이라는 사실에 있다.

 

회전 시간의 측정 단위 년을 U, 특정 자본의 회전 시간을 u, 그리고 그 자본의 회전수를 n이라 하면, n = U/u로 표현된다.

 

예컨대, 회전 시간 u3개월이라면, n = 12/3 = 4이다. 이는 해당 자본이 1년에 4회전을 완수하거나 네 번 회전함을 의미한다.

 

u = 18개월이라면, n = 12/18 = 2/3이며, 자본은 일 년간에 그 회전 시간의 2/3만을 통과한다. 회전 시간이 몇 년이 되는 경우에는, 그 회전 시간은 1년의 몇 배로 계산된다.

 

자본가의 관점에서 볼 때, 그의 자본의 회전 시간은 자본을 증식시키고, 최초의 형태로 회수하기 위해 그 자본을 투하해야 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회전이 생산 과정과 가치 증식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자세히 연구하기 전에, 우리는 유통 과정으로 인해 자본이 얻게 되는 두 가지 새로운 형태, 곧 자본의 회전 형태에 영향을 미치는 두 형태를 고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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