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시간급
임금에서 두 가지 기본 형태는 시간 임금과 성과 임금이다. 시간 임금은 노동의 지속 시간을, 성과 임금은 생산된 제품의 수량을 임금의 크기를 결정하는 직접적인 기준으로 삼는다. 이 방식들은 노동력의 가치를 보상하는 가장 기본적 형태이며, 서로 보완적으로 사용되거나, 특수한 조건에 따라 상호 번형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일급은 곧 노동력의 일일 차기를 노동일의 전형적 길이로 환산한 형태이다. 따라서 시간 임금은 그 자체가 하루 노동력의 가치를 노동 시간으로 나눈 몫에 지나지 않는다. 자본가는 이 일급을 불변으로 두고, 노동 시간을 연장하는 데서 직접적 이익을 얻으며, 이는 시간 임금을 하락시켜 연장된 노동 시간에 상응하는 잉여 가치의 증대를 실현하는 가장 명료한 수단이다.
시간 임금의 형태는 노동력의 가치를 노동 시간의 길이와 독립된 것으로 보이게 만든다. 곧, 노동일의 연장은 노동력의 시간당 가격, 곧 시간급을 감소시키지 않는 것처럼 착각하게 한다. 그러나 노동일이 길어질수록, 노동자는 더 적은 임금으로 더 많은 노동 시간을 제공하게 되며, 이는 하루 일당이 불변일 때도, 시간급은 하락함을 의미한다. 결국, 시간 임금은 노동일의 길이에 대한 자본가의 무제한적 착취 여지를 은폐하는 기본 형태이다. 시간 임금이 노동일의 길이와 무관한 것처럼 보이는 형태는, 노동자가 일정한 노동량에 대해 실제 받는 노동의 가격을 모호하게 한다. 노동자는 노동일의 길이에 관계없이 동일한 일급을 받더라도, 이 일급이 실제로는 노동력의 가치를 노동 시간으로 나눈 몫, 곧 시간당 노동 가격을 나타낸다는 점이 중요하다. 자본가는 이 측정 단위를 활용하여, 노동력의 가치 자체를 변경하지 않으면서도 노동일의 연장으로부터 잉여 가치를 증대시킨다. 따라서 시간 임금의 분석은 명목 임금과 실질 임금, 그리고 임금 총액과 노동 가격을 구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분석은 명목 임금이 불변일지라도, 실질적인 노동 가격은 하락할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노동일이 연장될 경우, 일급은 그대로 유지되더라도, 시간당 노동 가격은 분모인 노동 시간의 증가로 인해 필연적으로 감소한다. 반대로, 노동의 내포적 또는 외연적 크기가 증대하면, 노동의 가격에는 변도이 없거나 하락하더라도, 일급은 오히려 상승할 수 있다. 이처럼 명목적인 일급 또는 주급의 움직임은 노동의 가격, 곧 노동력의 가치를 지불하는 실제 비율과는 독립적이거나 역행하는 현상을 보일 수 있으며, 이는 임금 지불 형태가 잉여 가치 창출을 은폐하는 기제로 작용함을 입증한다. 결론적으로, 일급이나 주급의 총액은 두 가지 변수로부터 결정된다.
1. 노동 가격 자체, 곧 노동력의 가치 변동이나 그로부터 편차에 따른 시간당 지불액이다.
2. 노동의 가격이 고정되어 있다면, 실제로 노동자가 제공한 하루 또는 일주일의 노동량에 의존한다.
결국, 임금의 현상 형태인 일급은 노동 가격과 노동 시간이라는 두 가지 요소의 결합된 결과이며, 이 둘 중 어느 하나의 변화도 임금 총액의 변동을 초래한다.
시간 임금 방식은 노동일의 평균 길이에서 노동력의 가치를 보상하고자 필요한 필수 노동 시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노동자에게 불완전 취업의 고통을 야기한다. 노동력의 하루 가치가 6시간의 노동 생산물로 정해지고, 시간당 노동 가격이 1/4원으로 계산되더라도, 노동자가 12시간 미만을 일하게 되면, 그는 노동력의 가치에 상응하는 임금을 벌지 못한다. 곧, 그는 필수 노동 시간인 6시간의 가치 생산물(3원)을 완전히 취득하지 못하게 되어, 노동의 과도 연장이 낳는 파괴적 결과와 더불어, 불완전 취업이 초래하는 생계 곤란의 또 다른 원인이 된다.
시간 임금이 정해지면 자본가는 일정한 일급이나 주급을 지급할 의무 없이, 자신의 필요에 따라 노동자를 임의의 시간만큼만 고용하고 해당 시간만큼만 지불하게 된다. 이 경우, 본래 시간 임금의 측정 단위였던 [노동력의 하루 가치] / [평균 노동일의 시간 수]의 비율은 노동일의 표준이 사라지면서 그 의미를 상실한다. 이로 인해, 지불받는 노동과 지불받지 않는 노동 사이의 관계는 단절되며, 자본가는 노동자의 생존 유지에 필요한 노동 시간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잉여 노동을 착취할 수 있다.
자본가는 고용의 규칙성을 완전히 무시하고, 자신의 순간적 이익에 따라 혹독한 과도 노동과 상대적 · 절대적 작업 중단을 교대로 강요하며, ‘표준적인 노동 가격’을 지급한다는 구실로 노동일의 무분별한 연장을 정당화한다. 따라서 런던의 건설 노동자들이 이러한 형태의 시간 임금 도입에 반대하여 봉기(1860)한 일은 노동일의 무제한적 착취를 막으려는 정당한 조치였다. 노동일의 법적 제한은 고용 감소 자체를 막지는 못하지만, 이러한 해로운 초과 노동 관행에 종지부를 찍는다.
일급이나 주급은 상승하더라도, 노동의 시간당 가격은 명목상 불변이거나 오히려 하락할 수 있으며, 이는 노동일이 관습적인 길이를 초과하여 연장될 때 발생한다. 분수 [노동력의 하루 가치] / [노동일]에서, 노동력의 가치는 노동 시간의 증가에 비례하여 증가하나, 노동력 소모의 심화로 인해, 그 증가 속도는 노동 시간의 증가보다 더 빠르다. 그럼에도, 시간 임금이 지배하는 산업 부문에서는 노동일의 법적 제한이 없을 때, 10시간과 같은 특정 시점까지만을 표준 노동일로 간주하는 관습이 자생적으로 형성되었다. 이 표준 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은 추가 임금을 요구하는 근거가 되며, 이는 장시간 노동에 따른 노동력의 급격한 가치 상승에 대한 자연스러운 대응이다.
표준 한계를 넘어서는 노동 시간은 시간외 노동으로 간주되어, 흔히 그 크기가 미미할지라도 초과 임금이라는 더 나은 시간 임금을 받게 된다. 이 경우, 표준 노동일은 현실적 노동일의 한 부분으로만 존재하며, 현실적 노동일은 연간으로 볼 때, 표준 노동일보다 긴 경우가 빈번하다. 노동일의 연장에 따른 노동 가격의 증대는 영국 일부 산업 부문에서 노동자가 표준 시간 내의 낮은 임금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 초과 임금을 받기 위한 시간외 노동에 강제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형태로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노동일의 법적 제한은 이러한 기만적이고, 착취적인 특별 임금 관행을 근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장시간 노동이 일반적인 산업 부문일수록 임금 수준이 더 낮다는 사실은 널리 인정된다. 공장 감독관 레드그레이브의 20년간(1839-1859)의 비교 연구는 이를 입증하는데, 10시간 공장법의 적용을 받는 공장들에서는 임금이 상승한 반면, 하루 14시간에서 15시간 작업하는 공장들에서는 임금이 오히려 저하했다. 이는 노동일의 무제한적 연장이 노동력의 시간당 가격을 떨어뜨리고, 노동자에게 과도한 노동 시간을 강요하여 생계 유지를 위해 더 낮은 임금을 수용하게 만드는 자본주의적 착취 기제의 직접적인 결과이다.
노동의 가격이 낮을수록, 노동자는 비참한 수준의 평균 임금이라도 얻고자 더 큰 노동량을 투입해야 하며, 이는 곧 노동일의 연장을 의미한다. 이 조건에서 노동의 낮은 가격은 노동 시간을 연장시키는 직접적인 동기가 된다. 그러나 이러한 노동 시간의 연장은 오히려 노동력의 소모를 심화시켜 노동력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결과적으로, 노동 가격을 더욱 하락시켜 일급이나 주급의 추가적인 저하를 초래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노동 가격은 [노동력의 하루 가치] / [주어진 시간 수의 노동일]로 결정되므로, 노동일의 연장은 그 자체로 노동 가격을 하락시킨다. 장기적으로, 자본가가 노동일을 연장할 수 있는 동일한 조건은 그가 증대된 노동 시간의 총 가격, 곧 일급이나 주급이 저하될 때까지 노동 가격을 낮출 수 있게 하며, 실제로 그렇게 실행된다. 여기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이 발생하는데, 한 노동자가 1.5명 또는 2명분의 노동을 수행하면, 시장에서 노동력의 공급은 일정하더라도 노동의 공급은 증가한다. 이는 노동자들 사이의 경쟁을 심화시켜 자본가로 하여금 노동 가격을 저하시킬 수 있게 만들고, 이 노동 가격의 저하는 다시 노동 시간을 더욱 연장하는 원인이 된다. 더 나아가, 이처럼 비정상적이고 지불받지 않는 노동량(사회적 평균을 초과하는 잉여 노동)을 임의로 이용할 수 있는 힘은 얼마 지나지 않아 자본가 자신들 사이의 경쟁의 원천으로 된다.
상품 가격의 일부는 노동 가격으로 구성되지만, 지불되지 않는 노동(잉여 노동)의 가격은 상품 가격 계산에서 제외될 수 있으며, 자본가는 이를 구매자에게 일종의 선물로 제공한다. 이것이 경쟁이 촉발하는 첫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에서 경쟁은 노동일 연장으로 창출된 초과된 잉여 가치의 적어도 일부를 상품 판매 가격에서 제외하도록 만든다. 결과적으로, 초과적으로 낮아진 상품 판매 가격이 형성되는데, 이는 처음에는 간헐적으로 발생하다가 점차 고착화된다. 이 낮은 판매 가격은 이제 거꾸로 과도한 노동 시간에 대한 비참한 임금을 확립하는 토대가 된다. 경쟁의 역동성에 대한 상세 분석은 여기서 다루지 않으나, 이러한 운동의 존재를 지적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잠시 자본가 자신의 논리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
‘버밍엄 공장주들의 말은, 극심한 경쟁으로 인해 고용주로 수치스러운 행동을 감행할 수밖에 없으며, 그럼에도 수익은 증가하지 않고 오직 대중들만이 이득을 본다는 현실을 시사한다.’
이는 과도한 노동 시간으로부터 잉여 가치 창출이 상품 가격 인하를 초래하고, 결국 경쟁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에게 불리한 조건을 만든다는 점을 명백히 한다. 이와 관련하여, 런던의 빵 제조업자 중 표준 가격을 고수하는 이들은, 헐값에 빵을 파는 경쟁자들을 의회 조사 위원회 앞에서 다음과 같이 고발한다.
‘헐값 판매자들은 첫째, 상품의 불량화로부터 대중을 기만하고, 둘째, 노동자들에게 12시간 임금을 지불하면서 18시간의 노동을 착취하면서 생존한다. 이는 지불받지 않는 노동을 기반으로 경쟁을 수행하는 행위이다. 이러한 빵 제조업자들 사이의 경쟁은 야간 노동의 폐지를 어렵게 만드는 근본적인 원인이 된다. 밀가루 가격 변동에 따른 생산비 이하의 헐값 판매자는 직공들로부터 더 많은 노동량을 짜내어 자신의 손실을 보상한다. 경쟁자가 18시간 또는 20시간을 착취한다면, 12시간 노동만을 시키는 판매자는 상품의 판매 가격에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노동자들이 과도 노동에 대한 정당한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면, 이러한 문제들은 해결될 것지만, 헐값 판매자에게 고용된 대다수의 노동자는 외국인이나 아동들로, 이들은 어떤 임금이든 수용할 수밖에 없는 취약한 처지에 놓여 있다.’
이러한 자본가의 탄식은 생산 관계의 피상적인 모습만이 그의 의식에 반영됨을 보여준다. 자본가는 표준적인 노동 가격조차도 이미 일정한 양의 지불받지 않는 노동을 포함하고 있으며, 바로 이 잉여 노동이 표준적인 이윤의 근원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는 표준 노동일에 대해 일급을 완전히 지급했다고 여기기 때문에, 잉여 노동 시간이라는 범주 자체가 그에게는 부재하다. 다만, 일반적인 노동 가격에 알맞은 한계를 넘는 노동일의 연장, 곧 시간외 노동만이 그에게 의미를 갖는다. 그는 심지어 헐값으로 파는 경쟁자들에게 시간외 노동에 대한 추가 임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도, 이 추가 임금 역시 보통의 노동 시간 가격과 마찬가지로 지불받지 않는 노동을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예를 들어, 12시간 노동일에서 1시간 가격이 1/4원이고, 시간외 노동 1시간의 가격이 1/3원이라고 할 때, 자본가는 첫 번째 경우, 1시간 노동 중 절반(1/2)을, 두 번째 경우에도 여전히 1/3을 무상으로 취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