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노동력의 가격과 잉여 가치의 양적 변동
노동력의 가치는 그 가치량을 표현하는 노동 시간으로 측정한다. 이 노동 시간은 노동자가 자신과 가족의 생존에 필요한 생활 수단을 생산하는 데 사회적으로 필요한 노동 시간과 같다. 노동일 전체는 이 필요 노동 시간(필요 노동)과, 자본가에게 무상으로 제공되는 잉여 시간(잉여 노동)으로 구성된다. 이 잉여 노동 시간이 바로 자본가의 소득인 잉여 가치의 물질적 근거다. 그러므로 노동력 가치의 변동은 잉여 노동의 양, 곧 잉여 가치의 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노동력 가격과 잉여 가치의 상대적 크기는 세 가지 핵심적 요인으로 규정된다.
1. 노동일의 길이(외연적 크기)
2. 노동의 강도(내포적 크기)
3. 노동 생산력
이 세 요인의 변동은 노동일의 길이 변화에 따른 절대적 잉여 가치의 생산, 또는 노동 강도나 노동 생산성의 변화에 따른 상대적 잉여 가치의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이제 이 요인들 사이의 상이한 조합들이 노동력의 가치와 잉여 가치의 크기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체계적으로 고찰한다.
17-1. 노동일의 길이와 노동 강도는 변하지 않는데, 노동 생산성이 변하는 경우
1. 노동 생산성이 증대하면, 생활 수단의 생산에 필요한 사회적 노동 시간이 감소하게 되며, 이는 곧 노동력의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노동일의 길이가 불변인 조건에서는, 필요 노동 시간의 이러한 단축이 잉여 노동 시간의 상대적 확대를 가져오며, 그 결과, 잉여 가치의 양은 증대한다. 역으로 노동 생산성이 하락할 경우에는, 이 과정은 반대 방향으로 작용한다.
2. 노동력의 가치와 잉여 가치는 노동 생산성의 변화에 따라 서로 역방향으로 변동한다.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여 노동력 가치가 하락하면 잉여 가치는 증가하고, 노동 생산성이 감소하여 노동력 가치가 상승하면 잉여 가치는 감소한다. 이는 불변하는 노동일이 생산하는 총 가치량이 이 두 요소의 합계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한 요소의 상대적 크기 변화 없이는 다른 요소의 절대적 크기 변화도 성립될 수 없다. 결론적으로, 노동 생산성의 향상만이 노동력의 가치는 저하시키고, 그 결과, 잉여 가치를 증가시키는 유일한 수단이다. 반대로, 노동 생산성의 저하는 노동력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잉여 가치를 감소시킨다. 이 관계는 불변하는 총 가치량 내에서 필요 노동과 잉여 노동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배분될 수밖에 없는 노동일의 내재적 제약으로부터 직접적으로 도출된다. 이 법칙을 적용하는 데 있어서, 리카도는 잉여 가치와 노동력의 가치가 절대량 면에서는 동일한 크기만큼 증가하지만, 그 변동 비율은 다름을 간과했다. 노동 생산성 변화로 인해 창조된 총 가치 내에서 한쪽(가령 노동력의 가치)이 감소하고, 다른 쪽(잉여 가치)이 증가할 때, 각 부분이 변화하는 비율은 변동 전 각 부분의 크기에 의존한다. 잉여 가치의 초기 크기가 작을수록 동일한 노동 생산성 변화에 따른 증가 비율은 더욱 커지며, 초기 크기가 클수록 증가 비율은 작아진다. 이는 불변하는 총 가치 내에서 상대적 크기가 조정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비율적 차이의 핵심이다.
3. 잉여 가치의 증감은 항상 노동력 가치가 반대 방향으로 증감한 결과이며, 그 자체로 원인이 될 수 없다.
이는 노동일의 총 가치량이 불변하고, 잉여 가치의 크기 변동 시 노동력의 가치는 반드시 역방향으로 변동하기 때문이다. 노동력의 가치는 노동 생산성의 변동으로부터만 변화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 잉여 가치 크기의 모든 변동은 필연적으로 노동력 가치의 반대 방향 변동에서 비롯된다. 따라서 노동력의 가치(필요 노동)의 절대적 크기 변동 없이는, 잉여 가치와 노동력 가치의 상대적 크기 변동 또한 성립될 수 없다.
제3법칙은 잉여 가치 변동의 한계가 노동력의 새로운 가치로부터 규정됨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노동 생산성 향상으로 노동력 가치가 하락해도(가령 4원에서 3원으로), 노동력 가격은 이 새로운 최저 한도까지 완전히 떨어지지 않고 그 이상의 수준에 머물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잉여 가치의 증가량 또한 제한된다. 노동력 가격 하락의 실질적인 정도는 오직 자본의 압력과 노동자들의 저항이라는 상대적 힘에 의존한다.
노동 생산성이 증가할 경우, 노동력의 가치와 잉여 가치를 불변하게 유지하면서도 노동자와 자본가 모두 더 많은 생활 수단을 획득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력의 가격은 변함이 없더라도, 실질적으로는 더 많은 사용 가치를 표현하게 되므로, 그 가치 이상으로 상승한다고 간주될 수 있다. 또한 노동력 가격이 새로운 최저 가치(하락 한도)까지 떨어지지 않고, 부분적으로 하락하는 경우에도, 노동력 가격은 노동자 생활 수단의 수량적 증가를 수반하며 끊임없이 하락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잉여 가치에 대한 노동력 가치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감소하며, 이는 노동자의 생활 수준과 자본가의 생활 수준 사이의 격차를 끊임없이 심화시킨다.
리카도는 노동력 가치와 잉여 가치 변동의 법칙들을 엄밀하게 정립했으나, 두 가지 중대한 결함을 보였다.
1. 그는 이 법칙들이 적용되는 특수한 조건들(노동일 길이 및 강도 불변, 노동 생산성만이 변동하는 경우)을 자본주의적 생산의 유일하고, 일반적인 조건으로 오인했다.
2. 그는 다른 경제학자들과 마찬가지로 잉여 가치 그 자체를 이윤이나 지대와 같은 특수한 형태들로부터 분리하여 연구하지 못했다.
이 두 번째 결함은 특히 치명적이어서, 그는 잉여 가치율에 관한 법칙들을 이윤율에 관한 법칙들과 혼동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윤 가치율(s/v)은 오직 가변 자본(v, 임금)에 대한 잉여 가치(s)의 비율인 반면, 이윤율(s/C)은 총투하 자본(C=c+v, 불변 자본과 가변 자본의 합)에 대한 잉여 가치의 비율이다. 이윤율은 불변 자본(c)의 크기로부터 영향을 받으며, 이는 잉여 가치율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따라서 동일한 잉여 가치율이 서로 다른 이윤율로 표현될 수 있고, 역으로 서로 다른 잉여 가치율이 하나의 이윤율로 표현될 수도 있다. 이 두 율(s/v와 s/C) 사이의 관계는 단순 비례를 넘어서는 복잡한 상호 작용을 포함한다.
참조. 이윤율 = s / [c+v] = [s/v] / [c/v + 1]
17-2. 노동일의 길이와 노동 생산성은 변하지 않는데, 노동 강도가 변하는 경우
노동 강도의 증대는 노동일의 길이가 불변인 조건에서, 주어진 시간에 지출되는 노동력의 양이 늘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노동 생산성의 상승과 달리, 개별 생산물에 투입되는 노동량을 감소시키지 않으므로, 생산물의 가치는 불변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노동 강도가 증가하면 생산되는 생산물의 수량은 개별 생산물의 가치 하락 없이 증가하며, 결과적으로, 생산물 전체의 가격 총액 또한 증대한다. 이처럼 노동 강도가 높아진 하루의 노동은 노동일의 길이가 같음에도, 증가된 가치량과 더 많은 화폐로 표현된다.
노동 강도가 사회적 표준을 초과하여 증가하면, 1노동일에 생산되는 가치량 역시 증가하여 이제 불변이 아닌 가변적 크기를 생산한다. 이 증가된 가치(예: 6원에서 8원으로)는 노동력의 가격과 잉여 가치 두 부분으로 분배되며, 두 부분 모두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이 경우, 노동력 가격의 상승은 반드시 그 가치 이상으로의 상승을 의미하지 않으며, 오히려 증가된 노동력 소모를 충분히 보상하지 못할 때는 가치 이하로의 하락을 수반할 수도 있다. 이는 노동 강도의 증대로 인해 노동력 자체의 재생산에 드는 비용, 곧 노동력 가치 또한 상승하기 때문이다.
노동 강도의 변동은 노동일의 길이 변동과 마찬가지로, 잉여 가치와 노동력의 가치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데 있어, 해당 부문의 생산물이 노동자들의 일상 소비품인지 여부에 제한받지 않는다. 노동 생산성의 변동이 오직 노동력의 재생산 비용과 관련된 부분에서만 작용하는 일과 달리, 노동일의 길이 또는 강도로부터 지출된 노동량에 변화가 생기면, 그 노동이 체화된 물품의 성질과 관계없이 생산된 가치량 자체가 변동하기 때문이다. 노동 강도가 모든 산업 부문에서 동시에 그리고 균등하게 상승하면, 이 새로운 강도는 곧 사회적 표준 강도가 되므로, 더 이상 더 큰 가치를 생산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국가별 노동의 평균 강도는 서로 다를 수 있다. 따라서 강도가 더 높은 나라에서 노동일은 강도가 더 낮은 다른 나라의 노동일에 비해 더 큰 화폐액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가치 법칙의 적용은 세계적으로 수정된다.
17-3. 노동 생산성과 노동 강도는 변하지 않는데, 노동일의 길이가 변하는 경우
1. 노동일의 길이가 변동하는 경우, 노동 생산성과 노동 강도가 불변이라면, 그 길이에 비례하여 더 많거나 더 적은 양의 가치를 생산하며, 이는 곧 가변적인 크기의 가치량을 의미한다.
2. 잉여 가치와 노동력의 가치 사이의 모든 양적 변화는 잉여 노동(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 변화로부터 발생한다.
3. 노동력의 절대적 가치는 잉여 노동의 연장이 노동력의 소모에 미치는 영향으로만 변동할 수 있으며, 이는 잉여 가치의 크기 변동이 원인이지 그 결과가 아님을 시사한다.
이제 노동일이 단축되는 경우부터 고찰을 시작한다.
1). 노동 생산성과 노동 강도가 불변인 경우에 노동일을 단축하면, 노동력의 가치(필요 노동 시간)에는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잉여 노동과 잉여 가치를 감소시킨다. 이로 인해,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와 더불어 상대적 크기(불변인 노동력 가치에 대한 비율) 역시 감소한다. 따라서 자본가는 잉여 가치의 절대적·상대적 감소를 보상받기 위해 노동력의 가격을 그 가치 이하로 하락시키려 한다. 그러나 노동일 단축을 반대하는 논리는 이러한 전제(노동 생산성이나 노동 강도의 변동이 없다는 가정) 하에서만 타당하지만, 실제로는 노동 생산성이나 노동 강도의 변동이 노동일 단축에 선행하거나 곧 뒤따라 발생한다.
2). 노동일이 연장되고 노동력의 가격이 불변인 경우, 잉여 노동과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가 증가하며, 따라서 그 상대적 크기도 증가한다. 이 조건에서 노동력의 가치는 절대적 크기에서는 변함이 없으나, 전체 노동일의 증가로 인해 상대적으로는 감소한다. 이는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 변화가 노동력 가치의 상대적 크기 변화를 야기한 결과이며, 노동력 가치 절대량 변화가 원인이었던 앞선 조건과는 정반대의 관계를 보여준다.
노동일의 연장에 따라 하루의 노동이 대상화되는 가치 생산물(노동력의 가치 + 잉여 가치)이 증가하므로, 노동력의 가격과 잉여 가치는 동시에 증가할 수 있다. 이러한 동시 증가는 노동일이 실제로 연장되는 경우와, 노동일 연장 없이 노동 강도가 강화되는 두 경우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 두 요소가 증가하는 크기는 서로 같을 수도 있고, 같지 않을 수도 있다. 노동일이 연장되면 노동력의 가격은 명목상 불변하거나 상승하더라도, 실제로는 노동력 가치 이하로 하락할 수 있다. 노동력 가치는 노동자의 표준적인 수명과 노동력 지출을 전제로 평가되는데, 노동일 연장으로 인한 노동력 소모의 증대는 일정한 수준까지는 더 높은 임금으로 보상한다. 그러나 이 한계를 넘어서면 노동력 소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여 노동력 재생산 조건이 충족될 수 없게 된다. 이 시점부터 노동력의 가격과 노동력의 착취도는 더 이상 같은 기준으로 측정할 수 없는 양이 된다.
17-4. 노동의 지속 시간, 생산성, 강도가 동시에 변하는 경우
노동일의 지속 시간, 노동 생산성, 노동 강도가 동시에 변동할 때, 생겨날 수 있는 조합의 수는 매우 많다. 이는 세 요인이 모두 변하거나 둘만 변할 수 있고, 변동의 정도나 방향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복잡한 경우들에서도, 노동력의 가치와 잉여 가치의 양적 변동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논의된 제1, 2, 3절의 분석 결과를 토대로 하여 개별 요인의 변화 효과를 차례로 분해하고 결합하면서 쉽게 분석할 수 있다. 여기서는 다만 가장 중요한 두 가지 경우만을 간략히 다룬다.
Ⅰ. 노동 생산성이 저하하는 동시에 노동일이 연장되는 경우
노동 생산성이 저하되고 노동일이 동시에 연장되는 경우, 노동력의 가치가 증가함(예: 3원에서 4원으로, 필요 노동 6시간에서 8시간으로)에 따라, 노동일이 불변이라면, 잉여 가치는 감소한다. 그러나 노동일의 연장으로부터 잉여 노동이 보상될 수 있다. 노동일이 충분히 연장된다면(예: 12시간에서 16시간으로),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는 증대(예: 3원에서 4원으로)하는 반면, 잉여 가치율(상대적 크기)은 불변으로 유지될 수 있다. 또는 노동일 연장의 정도에 따라 잉여 가치의 절대적 크기는 불변이지만 상대적 크기는 감소할 수 있으며, 노동일이 충분히 연장된다면 상대적 크기와 절대적 크기가 동시에 증대하는 것도 성립된다.
1799년부터 1815년까지 영국에서는 생활 수단 가격 등귀로 인해 실질 임금은 하락했으나, 명목 임금은 인상되었다. 웨스트와 리카도는 이 현상을 농업 노동 생산성 감소가 잉여 가치율의 저하를 일으켰다는 가정(실제와는 다른 환상적 결론)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러나 당시의 실상은 노동 강도의 강화와 노동일의 강제적 연장으로 인해 잉여 가치는 절대적으로나 상대적으로나 증가했다. 이 시기는 노동일 무제한 연장의 권리가 확립되고, 자본과 극빈자가 급속히 증가하던 때였다.
Ⅱ. 노동의 강도와 생산성이 상승하는 동시에 노동일이 단축되는 경우
노동의 강도와 생산성이 동시에 상승하면, 둘 모두 주어진 시간에 생산되는 생산물의 양을 증가시키므로, 노동자가 자신의 생활 수단 생산에 필요한 필요 노동 부분을 단축시킨다. 이 단축된 필요 노동이 노동일의 최소 한계를 규정하지만, 자본의 지배 체제에서는 이 최소 한계까지 노동일이 단축되어 잉여 노동이 소멸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자본주의적 생산 형태가 폐지되면 노동일은 필요 노동만으로 국한될 수 있으나, 이 경우, 필요 노동의 범위는 확대되어 노동일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이는 노동자의 생활 조건 개선과 높아진 기대뿐만 아니라, 현재의 잉여 노동 일부(예: 사회적 예비 재원 및 축적 재원 형성 노동)가 필요 노동으로 계산되기 때문이다.
노동 생산성 증가는 노동일의 추가적인 단축을 촉진하며, 노동일의 단축은 다시 노동 강도의 강화를 더욱 촉진할 수 있다. 사회적 수준에서 노동 생산성의 상승은 노동의 절약에 비례하는데, 이는 생산 수단의 절약뿐 아니라 모든 불필요한 노동의 제거를 포함한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은 개별 기업에는 절약을 강요하면서도, 그 무정부적 경쟁 체제로 인해 사회적 생산 수단과 노동력의 가장 터무니없는 낭비를 초래하며, 본질적으로는 불필요한 수많은 기능들(예컨대 상품과 화폐를 취급기능)을 발생시킨다.
노동의 강도와 생산성이 주어져 있을 때, 노동이 사회의 모든 노동 동원 인구들 사이에 더욱 균등하게 분배될수록, 그리고 특수층이 자신의 노동 부담을 다른 사회층에 전가하는 권력을 더 많이 박탈당할수록, 사회적 노동일 중 물질적 생산에 할애해야 할 시간은 그만큼 더욱 짧아진다. 결과적으로, 한 사회가 개인의 자유로운 정신적·사회적 활동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은 그만큼 더 증가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노동일 단축의 절대적 최소 한계는 곧 노동의 보편화에 있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대중의 모든 생활 시간을 노동 시간으로 전환시키면서 특정 계급만이 자유로운 시간을 얻는 모순이 발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