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자본 일반 공식의 모순

 

화폐가 자본이 될 때, 유통 형태는 상품, 가치, 화폐, 그리고 유통 그 자체의 모든 법칙과 모순된다. 이 형태가 단순 상품 유통과 다른 점은 판매와 구매 순서가 역전된 데 있다. 이러한 형태상의 차이가 어떻게 유통 본질을 요술처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매매 순서의 역전은 당사자 모두에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자본가는 A에게서 상품을 구매한 뒤 B에게 판매하는 과정(M-C-M)에서, AB는 단순한 판매자나 구매자로 남는다. 자본가는 그들에게 그저 한 명의 구매자나 판매자일 뿐이다. 오직 자본을 축적하려는 자에게만 가치 증식이라는 특수한 목적이 부여되며, 이는 단순 상품 유통(C-M-C)과는 구별되는 본질적인 차이를 낳는다. , 유통 순서의 역전은 거래에 참가하는 모든 당사자가 아닌, 오직 자본을 축적하려는 자에게만 국한되는 현상이다.

 

A에게는 구매자로, B에게는 판매자로 마주하는 자본가는 그들에게 그저 단순한 화폐 소유자나 상품 소유자로 인식될 뿐이다. 자본가는 그들에게 특수한 존재로 드러나지 않으며, 화폐나 상품 자체의 영향력 이상의 어떤 권한도 행사하지 않는다. 이처럼 자본가는 거래 외부에 존재하는 특수한 관계로, 그들의 정체는 거래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A로부터 구매와 B에게 판매는 자본가에게만 하나의 연속된 과정이다. 그러나 이 두 거래 사이에 연관성은 오직 자본가에게만 존재할 뿐, A는 자본가와 B 거래에 아무 무관심하고, B 역시 자본가와 A 거래에 관심이 없다.

 

자본가가 매매 순서의 역전으로부터 얻는 이점을 설명하려 한다면, 상대방은 오히려 순서가 잘못 됐다고 지적한다. 그들에게는 거래가 구매로 시작해 판매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 판매로 시작해 구매로 끝나는 순서로 보이기 때문이다. 곧 자본가의 구매 행위는 A에게는 판매였고, 자본가의 판매 행위는 B에게는 구매였다. 이처럼 자본 유통은 거래 당사자마다 각기 다른 시점에서 인식된다. 자본가가 개입된 거래는 AB의 관점에서 불필요하고 기만적인 우회 과정에 불과하다. 그들은 AB에게 직접 상품을 팔고, BA에게서 직접 사는, 단순한 단일 거래로 축소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다.

 

이는 화폐(M) 상품(C) 화폐(M)라는 순환이 상품(C) 화폐(M) 상품(C)이라는 단순 상품 유통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단순 상품 유통이 본질적으로 가치 증식, 곧 초과 가치 창출을 허용하는지를 연구해야 한다.

 

단순한 상품 교환에서 두 상품 소유자는 서로 상품을 교환하고, 화폐는 그저 계산 화폐로 가치를 표현할 뿐 실질적인 상품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이러한 교환에서 당사자들은 자신에게는 쓸모없는 상품을 넘기고, 필요한 상품을 얻으면서 사용 가치 측면에서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교환이 이면에는 다른 형태의 이익이 존재한다.

 

포도주를 판매자 A와 곡물 구매자 B가 서로 자신의 특화된 생산물(포도주와 곡물)을 교환하면,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발생한다. 동일한 노동 시간 내에 AB는 더 많은 포도주를, BA보다 더 많은 곡물을 생산하기 때문에, 교환으로부터 각자가 스스로 모두 생산해야 할 때보다 더 많은 양의 상대방 상품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교환은 사용 가치 측면에서 명백한 이득을 제공하며, ‘교환 당사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 하지만 교환 가치 측면에서는 이러한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50의 가치를 지닌 포도주를 가진 사람과 50의 가치를 지닌 곡물을 가진 사람이 교환하는 경우, 교환 가치 증대는 발생하지 않는다. 각자는 이미 동일한 가치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교환은 사용 가치를 충족시킬 뿐, 가치 총량을 증가시키지 않는다.’

 

화폐가 유통 수단으로 기능하여 구매와 판매가 분리되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상품 가치는 유통 이전에 이미 가격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이는 유통 전제이지 유통의 결과가 아니다. , 유통 과정 자체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단순 상품 유통에서, 내재적 법칙 외에 다른 요인들을 배제하고 추상적으로 고찰하면, 교환은 상품의 형태 변화에 불과하다. 동일한 가치가 한 상품 소유자의 손에서 상품 형태로 존재하다가, 화폐로 전환되고, 다시 또 다른 상품으로 재전환된다. 이는 본질적인 가치 변화 없이 형태만 달라지는 과정이다. 이러한 형태 변화는 가치의 양적 변화를 수반하지 않는다. 상품 가치는 유통 과정에서 다만 화폐 형태로만 변할 뿐이다. 이는 은행권, 소브린화, 또는 실링화로 교환하는 일과 동일하며, 가치 총량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순수한 형태에서 상품 유통은 등가물 교환이다. 이는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는 이상적인 상황을 전제한다. 사용 가치 측면에서는 교환 당사자 모두 이익을 얻을 수 있지만, 교환 가치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평등이 있는 곳에는 이익이 없다.’는 말처럼, 상품이 그 가치를 벗어난 가격으로 거래될 수는 있으나, 이는 교환 법칙 위반에 해당한다. 따라서 순수한 상품 교환은 가치 증식 수단이 될 수 없다.

 

상품 유통에서 초과 가치가 발생한다는 주장은 종종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를 혼동하는 오해에서 비롯된다. 이를테면, 콩디약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상품 교환에서 동등한 가치가 교환된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그 반대다. 두 계약 당사자모두 더 큰 가치를 얻고자 더 작은 가치를 내준다. 동등한 가치만 교환된다면, 그 누구도 이익을 얻지 못한다. 하지만 교환은 양쪽 모두에게 이익을 주며, 이는 필수적인 속성이다. 그 이유는 물건의 가치가 오직 인간의 욕구와 그 물건 간 관계, 곧 사용 가치에 있기 때문이다.

 

필요는 개인마다 다르다. 인간에게는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을 판매하지 않으며, 필요하지 않은 잉여 물건을 다른 물건과 교환하여 필요한 것을 얻으려 한다. 이는 덜 필요한 것을 내주고 더 필요한 것을 얻는 과정이다. 두 물건의 교환 가치가 동일한 양의 금으로 표현될 때, 이는 등가 교환으로 판단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인간에게는 모두 필요한 것을 얻고자 잉여 물건을 교환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한다.’

 

콩디약의 논리는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를 혼동하는 오류를 범할 뿐 아니라, 상품 생산이 발달한 사회에서 생산자가 자신의 필요를 모두 충족시킨 후 남은 잉여분만을 유통시킨다는 유치한 가정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종종 현대 경제학자들로부터 상업을 잉여 가치의 원천으로 설명할 때 반복된다. 아래 예시에서 볼 수 있듯이,

 

상업은 생산물에 가치를 부여한다. 이는 생산물이 생산자의 손을 떠나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면 그 가치가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상업은 엄밀한 의미에서 생산 행위로 간주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상품에 대해 사용 가치와 교환 가치를 이중으로 지불하지 않는다. 상품의 사용 가치가 구매자에게 더 유용하다면, 상품의 화폐 형태는 판매자에게 더 유용하다. 그렇지 않다면, 판매자는 상품을 팔지 않는다. 따라서 구매자가 판매자의 상품을 화폐로 전환시켜주는 행위는 일종의 생산 행위라고 볼 수도 있다. 동일한 교환 가치를 가진 상품 또는 등가물 간 교환에서는 누구도 유통에 투입한 가치 이상을 얻을 수 없으며, 초과 가치는 발생하지 않는다. 순수한 상품 유통은 등가물 간 교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상적인 순수 형태와는 다르다. 따라서 비등가 교환을 가정해 볼 필요가 있다.

 

상품 시장에서 마주하는 일은 오직 상품 소유자들뿐이며, 그들의 영향력은 자신이 가진 상품의 힘에 국한된다. 상품의 물질적 다양성이 교환의 주된 동기가 되며, 이는 상품 소유자들을 상호 의존적인 관계로 만든다. 그들 각자는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물건을 소유하고 있지 않지만, 타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물건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러 상품들의 사용 가치가 다양한 것 외에, 상품들 간 유일한 구분은 실물 형태(상품)와 전환된 형태(화폐)뿐이다. 따라서 상품 소유자들은 단순히 상품 소유자(판매자)와 화폐 소유자(구매자)로 구별된다.

 

판매자가 어떤 특권으로 상품을 그 가치보다 10% 비싸게, 100의 가치를 110에 판매했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판매자는 10의 초과 가치를 얻는다. 하지만 이 판매자는 곧 구매자가 된다. 이때 그에게 나타난 제3의 상품 소유자도 역시 자신의 상품을 10% 비싸게 팔 수 있는 특권을 가지고 있다. 상품을 10% 비싸게 판매해 얻은 10의 이익은 그 사람이 다시 구매자가 되었을 때, 10의 손실로 상쇄된다. 모든 상품 소유자가 자신의 상품을 동일하게 10% 비싸게 판매한다면, 이는 결국 모든 상품이 제 가치대로 팔리는 일과 같다. 이러한 일반적인 가격 인상은 상품 가치를 금 대신 은으로 평가하는 경우처럼, 화폐 명칭만 상승할 뿐 상품 간 가치 관계는 변함없이 유지된다. 이번에는 반대로, 구매자가 상품을 그 가치보다 낮게 구매할 수 있는 특권을 가졌다고 가정하자. 그가 구매자로 10% 이익을 얻기 전, 이미 판매자로 10%의 손실을 입는다. 이 경우, 상황은 이전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결론적으로, 초과 가치의 발생, 곧 화폐의 자본으로 전환은 상품을 가치 이상으로 판매하거나 가치 이하로 구매하는 행위로 설명될 수 없다.

토렌즈와 같이 무관한 관계를 끌어들여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더라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유효 수요란, 소비자가 상품의 생산비보다 더 많은 자본을 지불할 능력과 의지를 가지고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상품을 교환하는 일이다.’

 

유통 과정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단순히 판매자와 구매자로 대립한다. 생산자가 얻는 초과 가치를 소비자가 상품 가치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데서 발생한다는 주장은, 판매자가 특권적으로 상품을 비싸게 팔 수 있다는 명제를 단지 다르게 표현한 데 불과하다.

 

판매자가 상품 생산자를 대표하듯이, 구매자 역시 자신이 판매한 상품 생산자를 대표하고 있듯이, 이들은 결국 생산자와 생산자가 대립하는 관계이며, 오직 구매와 판매라는 행위로만 구별된다. 생산자가 자신의 상품을 가치보다 높게 팔고, 소비자가 그 상품에 대해 가치보다 높은 값을 지불한다고 말한다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따라서 초과 가치가 명목상의 가격 인상이나 판매자의 특권에서 비롯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생산 없이 소비만 하는 계급이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계급의 존재는 단순 상품 유통의 맥락에서는 설명될 수 없다. 생산 없이 소비만 하는 계급이 존재한다고 가정하자. 이들이 사용하는 화폐는 생산자에게 무상으로, 또는 강제적으로 얻은 것이다. 이러한 계급에게 상품을 가치보다 비싸게 판매하는 일은 결국 무상으로 넘겨준 화폐 일부를 속임수로 되찾는 행위에 불과하다.

 

고대 로마에 매년 공물을 바치던 소아시아 도시들의 사례를 보자. 로마는 이 공납으로 받은 화폐를 이용해 다시 이 도시들의 상품을 매우 비싸게 구매했다. 겉보기에는 소아시아 상인들이 높은 가격으로 로마를 속여 공납 일부를 되찾는 일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속은 쪽은 소아시아였다. 그들이 받은 상품 대가는 결국 자신들이 바친 공물, 곧 자신들의 화폐였기 때문이다. 이는 결코 부를 축적하거나 초과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이 아니다.

 

판매자는 곧 구매자이고, 구매자는 곧 판매자라는 상품 교환의 기본적인 원칙에 집중해야 한다. 우리가 난관에 부딪힌 이유는 아마도 등장인물들을 개인이 아닌 일반화된 범주(판매자, 구매자)로만 분석했기 때문일 수 있다.

 

매우 교활한 상품 소유자 ABC를 속일 수 있다고 가정하자. A40원의 가치를 지닌 포도주를 B에게 팔고, 그 대가로 50원의 가치를 지닌 곡물을 얻었다. A는 자신의 40원을 50원으로. 곧 적은 화폐를 많은 화폐로 전한시키면서 자신의 상품을 자본으로 바꾸었다.

 

교환 이전, A40원의 포도주, B50원의 곡물을 소유하여 총가치는 90원이었다. 교환 후에도 총가치는 동일하게 90원으로 유지된다. 유통 과정에서 가치는 증가하지 않았지만, AB 사이에 가치 분배만 변했을 뿐이다. 한 쪽에서 초과 가치는, 다른 쪽에서 가치 손실이 된다. 이는 마치 AB로부터 10원을 직접 훔친 일과 같은 결과다.

 

유통 과정에서 가치 총액은 분배상의 변화만으로는 증가할 수 없다. 이는 1파싱화를 1기니에 팔아도, 한 나라의 금속 총량이 늘어나지 않는 일과 같다. 마찬가지로, 한 국가의 자본가 계급 전체가 서로를 속여서 모두 부자가 될 수는 없다.

 

어떠한 방식으로 설명하더라도 결과는 동일하다. 등가물이든 비등가물이든, 상품 교환 과정에서는 초과 가치가 발생하지 않는다. 유통, 곧 상품 교환은 가치를 창출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논의로부터 왜 자본의 기본 형태를 분석하면서 잘 알려진 상인 자본과 고리대 자본을 다루지 않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이는 상품 유통 자체에서는 초과 가치가 창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들 자본 형태는 유통 과정에서 이익을 얻지만, 이는 근본적인 가치 증식과는 다른 문제다.

 

화폐(M) - 상품(C) - 화폐´(M´)라는 유통 형태는 상인 자본에서 가장 순수하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 자본 순환은 오직 유통 영역 내에서만 이루어진다. 화폐의 자본 전환과 초과 가치 형성을 유통 자체로는 설명할 수 없으므로, 등가물 교환이 이루어지는 한 상인 자본은 존재할 수 없도록 보인다. 따라서 상인 자본은 상인이 생산자들 사이에 기생적으로 개입하여 그들을 속여 이득을 취하면서 탄생하듯이 보인다.

 

이러한 관점에서 프랭클린은 전쟁은 약탈이고, 상업은 사기라고 말했다.

 

상인 자본의 가치 증식을 단순히 상품 생산자에 대한 기만과 착취 이상으로 설명하려면, 단순 상품 유통이라는 전제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으며, 일련의 복잡한 중간 고리들이 필요하다. (3권 제4편을 참조) 상인 자본에 대한 논의는 고리대 자본에 더욱 부합한다. 상인 자본의 경우, 화폐(M) - 상품(C) - 화폐´(M´) 형태에서 구매와 판매라는 유통 운동이 양 끝을 연결하지만, 고리대 자본은 이 매개 고리가 제거된 화폐(M) - 화폐´(M´) 형태로 나타난다. 이는 더 많은 화폐를 얻기 위한 화폐 교환으로, 화폐 본성에 모순되며, 상품 교환의 관점에서는 설명할 수 없는 형태다. 이러한 이유로, 아리스토텔레스는정치학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화식술(재산 축적 기술)을 두 가지로 나눈다. 가정학에 속하는 화식술은 필수적이고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유통에 기반을 둔 상업적 화식술은 자연 법칙에 어긋나고 상호 간 속임수에 근거하므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특히 고리대는 극심한 비난을 받는다. 화폐는 본래 상품 교환을 위해 발명되었지만, 고리대에서는 화폐 자체가 이익의 원천이 되기 때문이다. 이자(τόκος)라는 용어는 자식을 뜻하는데, 이는 화폐가 화폐로부터 또 다른 화폐를 낳는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고리대를 모든 생계 수단 가운데 가장 반()자연적인 형태이다.’

 

우리는 연구로부터 상인 자본과 이자 낳는 자본이 파생적 형태임을 알게 된다. 동시에, 왜 이 두 자본 형태가 역사적으로 자본의 근대적 기본 형태보다 먼저 등장했는지도 이해할 수 있다. 앞서 논의된 바와 같이, 초과 가치는 유통 과정 자체에서 발생할 수 없다. 따라서 초과 가치가 형성되려면 유통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작용해야 한다. 유통 밖에서 상품 소유자는 오직 자신의 상품과만 관계를 맺는다. 이 관계는 상품에 포함된 자신의 노동량을 나타내며, 이 노동량은 상품의 가치량을 구성한다. 가치량은 계산 화폐로 측정되며, 예를 들어, 10원이라는 가격으로 표현된다. 개인의 노동은 상품 가치와 그 가치를 초과하는 잉여분으로 동시에 표현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10의 가격이면서 동시에 11일 수는 없으며, 그 자체보다 더 큰 가치를 가질 수도 없다. 상품 소유자는 노동으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지만, 가치 증식하는 가치를 창조할 수는 없다.

 

상품 생산자는 새로운 노동을 투입하여 기존 가치에 새로운 가치를 첨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죽을 장화로 만드는 과정은 가죽의 가치를 증가시킨다. 동일한 재료에 더 많은 노동이 투입되면서 그 가치가 커진다. 그러나 이 경우, 장화의 가치는 가죽보다 높아지지만, 가죽 자체의 가치는 변하지 않는다. 가죽이 스스로 가치를 증식시키거나 장화 생산 과정에 초과 가치를 더하는 일은 아니다. 따라서 상품 생산자는 다른 상품 소유자와 접촉하지 않고서는, 곧 유통 영역 외부에서는 가치를 증식시키거나 화폐나 상품을 자본으로 전환시킬 수 없다.

 

자본은 유통에서도, 유통 외부에서도 생길 수 없다. 그러나 자본은 유통에서 생겨야 하는 동시에 유통 외부에서 생겨야 한다. 이 모순적 결론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한다. 화폐의 자본 전환은 상품 교환 법칙을 준수해야 하며, 등가물 교환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화폐 소유자는 상품을 가치대로 사고팔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유통에 투입한 것보다 더 많은 가치를 회수해야 한다. 그가 완전한 자본가로 성장(나비로 변태)하는 과정은 유통 영역 안에서 발생해야 하지만, 동시에 유통 영역 밖에서 발생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해결해야 할 문제 조건이다.

 

여기가 로도스섬이다. 여기서 뛰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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