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가 발전함에 따라, 1905년, 러시아에서도 큰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었다. 바로 사회민주주의자들의 요구가 급격하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단순한 정치적 요구는 여전히 개혁 군주라고 평가받는 차르 황제로부터 인민들은 통제되고, 검열됐다는 점을 상기해보는 사람들은 드물다. 그러나 부르주아지의 역사는 투쟁의 요구가 절실한 사람들을 쉽게 제거하고, 삭제해버린다. 과연 조선이라고 다르던가. 조선 황제는 더 큰 자본에 편승한 일본 제국주의 세력과 타협해갔고, 조선의 기나긴 역사를 제국주의의 부상에 힘입도록 타국에게 굴복시켜갔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시키고, 또 본질을 훼손시키는 수정주의는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가난한 농민에게」는 당시 정부의 재정 상태와 가난한 인민과 농민들의 처지를 알 수 있는 가장 절박한 요구를 담아낸 역작이다. 지방에서부터 착취된 농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조차 없었고, 의회에는 노동자와 민중을 대표할 대표자마저 없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의회 제도가 정착되면서부터, 독일에서는 제한적인 투표권만으로도 사회민주주의자들을 국회로 진출시켰다. 그에 따라, 의회 제도에서는 노동자와 민중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저마다 국회에서도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고, 또한 이에 따른 사람들의 요구들도 증가함에 따라 모두가 의회로부터 정치를 제안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게 됐다. 물론 농노제는 폐지됐고, 8시간 노동 제도는 보장됐다. 그러나 제한적인 국회의 정치적 자유는 여전히 소수의 자본가 수중에서만 작동하고 있다. 곧 인민 다수가 제안하고 있는 정치적인 의제를 더욱 축소시키고 있다는 말이다.
여전히 부르주아지들과도 같은 유산 계급들은 이마저도 가만히 있지를 못하여, 자본주의를 더욱 빠르게 가속화시키고, 노동 계급과 무산 계급들에게 더욱 노동이라는 무거운 짐들을 부과하고 있다. 임금으로 먹고 사는 노동자를 착취하면서, 또 다시 무산자로 만들어버린다. 쓸모가 없어지면, 다시 자본의 노예로 삼는다. 역사는 노동 계급과 무산 계급들에게는 노동이라는 무거운 무게를 이들의 가족들에게도 꾸준하게, 그리고 지금도 더욱 가중시킨다. 도시 노동자는 자신의 살림을 잃어가지만, 농촌 사회는 각종 개발 및 재난로 인해 더욱 취약해졌다. 그렇다면 토지 제도는 어떠한가. 여전히 소수 독점과 축적된 재산을 이제는 더욱 부풀리고자, 더욱 더 자본가는 더 넓은 토지를 챙기면서 독점으로 소유하고 있고, 그들의 어린 자녀들에게 이전시키며, 노동자들과 무산자들의 거주지마저 괴롭히고 있다. 이를 두고 과연 더 좋은 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겨나게 된 지점이다.
이 책은 1903년에 쓰였고, 국내에서 처음 번역된 건 1946년 정도이다. 100년이 넘는 기간이 흘러버렸다. 그러나 여전히 계급의 논리는 지워지지도 않고, 더욱 더 강해지고, 유효해진다. 8.15이 다가오고, 또 기념하는 지금도, 또 국가적으로, 정부 차원에서는 많은 발전과 눈 부신 도약을 이루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온통 거짓말과 술수일 뿐이다. 가난한 인민들의 삶의 형태는 비슷해졌고, 또 그림자 속에 갇혀, 숨 죽인 노동을 하는 노동자들은 산재로 죽어가거나, 그마저도 없는 무산자들은 삶을 버틸 수 없어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그렇다면 계급 투쟁이라는 존재 자체가 아예 사라져버렸다는 말인가.
독자 여러분들에게, 아무도 대변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무려 100년이 지난, 「가난한 농민들에게」는 과연 그저 먼 과거의 책일 뿐인가. 아니면, 적어도 여전히 유효한 부분이 있는가. 그러나 세상이 좋아졌다고 느낀다면, 이제는 선택할 수도 있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 책이 남기는 교훈은 어쩌면 더 이상 먼 과거 이야기가 아니라, 더욱 임박하고 있는 계급 투쟁으로부터 전투를 치르고, 희생된 노동자와 무산자들에게도 앞날을 준비 하는 데 있어 더욱 필요하고, 또 의미 있는 일이다. 자본의 위기가 닥쳐올 때마다, 늘 재산을 지킬 준비를 마치는 자본가가 우리의 삶을 충분히 보장해주는가. 또 과연 안전하던가. 그렇지도 않다면, 우리 외침은 끝나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이 말은 굶주린 짐승과도 같이 더 큰 한 방을 노리는 자본주의 앞에서는 도무지 끝날 수 없다.
"만국 무산자들이여, 단결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