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권의 쉬었다가는 페이지 - 용어풀이2

아키텐 지방과 맛있는 포도주


 

리처드의 어머니, 아키텐의 엘레오노르. 당대의 여걸이었죠. 아키텐공국은
그녀의 영지였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왕과 결혼하면 아키텐과 프랑스왕국을
같은 나라로 치고, 잉글랜드왕과 결혼하면 아키텐과 잉글랜드왕국을 같은
나라가 치더라고요. 그래서 가끔 '지참금'으로 묘사되기도 하지요. 엘레오노르
는 아키텐공국의 여공작이자 프랑스의 퀸이었다가, 다시 아키텐 여공작이자
잉글랜드의 퀸이 된 독특한 케이스입니다.

 

 

 

 


아키텐 지역을 지도에 표시할 때 고민이 많았습니다. 우선 아키텐은, 현재
프랑스 남서쪽 레지옹(도, 행정구역)의 이름입니다. 한편 아키텐은 중세 시대
공국의 이름이기도 하지요. 오늘날 아키텐 도는 비교적 작고, 옛날 아키텐 공국
은 좀 큽니다. 처음에는 만화에서 지방이름으로서의 아키텐과 나라 이름으로서의
아키텐을 구별해서 표시해줄까 했는데요 나중에는 저도 막 헛갈리더라고요.
지금 보니 뒤죽박죽이네요. 나중에 단행본 작업할 때 어떻게든 정리를 좀 해봐야
겠습니다.


오늘날 행정구역인 아키텐의 지도를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


12세기 중반의 아키텐 공국의 지도를 보시려면

이곳을 클릭!

지도로 확인하시다시피 공국의 규모가 제법 큰데요, 영역만이 아니라 부 또한
대단했다고 하더라고요. 프랑스 남서부의 농경지대라고만 하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만, 그 유명한 보르도가 있는 곳이 바로 이 지역입니다. 백년전쟁의 수많은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아키텐 지역의 부를 누가 챙겨갈 것인가'이기도 했대요.


 

 

 

 


이 만화는 "1만원으로 와인 즐기기"라는 엉뚱한 제목으로 2008년에 그렸던 한겨레ESC
추석 이벤트 만화였어요. 당시 퀴즈 경품이 있어서 중간에 퀴즈도 내고 그랬습니다. 답은
프랑스. 어렵지 않죠?


2008년에 그린 것이라 캐릭터들도 지금하고 좀 다르고요, 엘레오노르가 '레몽과 바람이
났다'는 속설을 일단 따르고 있습니다. 사정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고 하지만요.


이 부유한 아키텐 지역을 리처드가 어머니에게서 받았는데요, 이것이 두고두고 문제가
됩니다. 그러잖아도 사이가 좋지 않은 잉글랜드 왕가의 속사정은 다음에 살펴볼게요.
사실 저도 책 몇 권 훑어본 것 뿐이라, 어떤 숨은 이유가 있는지는 잘은 몰라요ㅎㅎ.


 

 

 

 


아쉽게도 저 가게 역시 경기가 어려워 결국 문을 닫으셨습니다. (아흑, 저 때문은 아니겠죠?)
요즘은 일이 바빠 술을 거의 입에도 못 댈 뿐더러 다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와인 마실 일도
별로 없네요. 보르도 와인은 구경할 일도 없고요. 2008년만 해도 경기가 이렇게 안 좋아질 줄은
몰랐죠. 그 천문학적인 경제효과가 있다는 G20도 하고 전국의 애먼 강바닥도 뒤집어 엎고 와인
만드는 나라들이랑 FTA까지 했다는데, 그 많고많다는 돈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7% 성장하여
7대강국이 되어 달성된다던 4만불 국민소득은 어디로 갔는지 참말 모를 일입니다ㅎㅎㅎ. 정부를
비난하고 말고를 떠나서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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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2012-07-1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2008년 그림 넘 귀여워요.
그래도 그림 완성도는 요즘 그림이 짱인듯. ㅋ
십자군 단행본보는 재미 중 하나가 맨 앞에 있는 정보페이지들이여요.
작가님은 정보를 재미있게 잘 전달해주시는 것 같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씽씽이 2012-07-1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재미 있습니다.
쉬었다가는 페이지 ㅎㅎ
날씨가 넘 더워서 쉬는것도 좋아요..
작가님도 더운 여름 건강 챙기셔...요.
태풍인디 짐 해 뜨네요.

재는재로 2012-07-19 2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시 쉬어가는 페이지 더운 여름 몸 조심하세요 휴가계획은 짜셨나요
 

 

 

 

 

김태권입니다. 비가 갑자기 많이 오네요. 조금씩 나누어오면 좋을 텐데요.
비와 정전과 시스템 문제로 한 회 쉬어가며 간단한 글을 좀 적어봅니다.


오늘은 잠시 지금 이야기 전개와 관련된 낯선 이름들을 정리하고 넘어가려고
합니다. 온라인으로 오프라인으로 종종 독자님들께서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저도 책으로만 봐서 아는 내용들이라 자신 없는 부분도 있지만 일단 아는 범위
에서 정리해볼게요.

 


1. 잉글랜드와 영국


 

 

 

 


우리가 흔히 쓰는 영국이라는 말은 잉글랜드를 소리나는대로 한자로 옮긴 말이지요.

옛날에는 독일 프랑스도 덕국 법국이라고 불렀는데

요즘에는 영국 미국 말고는 좀처럼 이렇게 쓰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머리가
복잡해지는 대목은, 지금 우리가 영국이라고 지칭하는 나라는 엄밀히 말해
잉글랜드가 아니라는 점이지요. 영국 안에는 잉글랜드 말고도 다른 나라들이
몇 개 더 있으니까요.


영국 사람한테 '당신 잉글리시(English, 잉글랜드 사람)입니까'라고 했다가
난처해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이젠 유명한 이야기지요. 제 지인 한 분도
그랬다가 "이보게 이방인, IRA라고 들어봤나"라는 답변이 돌아와 미안도 하고
당황도 하고 그랬다고 합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습니다만
만화 <마스터 키튼>을 보신 분들은 아일랜드 공화국군(IRA)이라는 이름이 낯익으실 거에요.


영국의 정식 명칭은 '그레이트브리튼과 북아일랜드의 연합왕국'이래요.
연합왕국을 구성하는 건 네 나라인데요, 북아일랜드+스코틀랜드+웨일즈, 그리고
잉글랜드입니다. 이 네 가지, 아니 네 나라가 하나의 영국정부로 운영되고요, 실질적으로는
영국 의회가 국가 운영을 하지만 형식적으로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국가 원수로  되어 있대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형식적으로나마 국가 원수인 곳은 이 네 나라만이 아니라는군요.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역시 실질적인 국가 운영은 전부 총리와 의회가 하고
있는데요, 형식적으로는 국가 원수가 영국 여왕입니다. 심지어 이 나라들에 '총독'이란
자리도 있어요ㄷㄷㄷ 실권은 없다고 하지만요.)


갈수록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예. 일단 '캐나다 총독의 제도적 지위'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잊어주시고요(저도 전혀 감도 안 옵니다요ㅠㅜㅠㅜ), 잉글랜드는 영국의 일부라는 점만
기억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월드컵이나 유로컵에 잉글랜드 대표팀이 들고 나가는 깃발
이 왜 영국국기와 다른가 궁금하시면 다음 위키백과의 설명을 참고하시면 좋겠네요.

 

위키백과 설명 보기


 

 

2. 잉글랜드 왕국과 앙주 제국

 

당시 잉글랜드 국왕이었던 헨리 2세는 집안에서 물려받은
프랑스 영역의 땅에다가 엘레오노르가 소유한 아키텐 지방까지 해서 엄청난 영토를 지배
하게 됩니다. 이걸 나중 사람들이 앙주 제국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해요.

 

 

 

 

 

 

사실 엄밀한 이름은 아닙니다. 제국이라뇨, 황제가 아닌 걸요. 헨리 2세는 황제는커녕
심지어 프랑스 왕 루이 7세의 봉신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프랑스 왕이
다스리는 프랑스 땅보다 헨리 2세가 손에 넣은 프랑스 내부의 땅이 더 많았대요. 이게
두고두고 문제가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보기에 좀 지도가 낯설지요. 잉글랜드와 프랑스 일부는 들어가 있는데
웨일즈와 스코틀랜드, 아일랜드는 부분만 들어가 있습니다. 오히려 프랑스 서쪽 땅이 더 영역이
커보이고요. 사실 그러다보니 리처드 1세는 영국의 영웅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영어를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나중에 다시 다루겠습니다. 저기서 서남쪽 부분이 아키텐 지방인데요,
아키텐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비슷한 기회 있을 때 또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그럼 장마철에 건강 조심하고요,

시스템이 생각대로 잘 돌아오면 금요일날 다음 회 만화가 올라올 수 있을 거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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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차드 2012-07-0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감사해요.^^
무식한 저를 위해 이런 친절한 설명까지... 감격임다 ㅋㅎ
십자군이야기 보면서 세계사 지식이 많이 늘어 주변에 잘난척 좀 하고 있어요... ㅋ

나두 2012-07-05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작가님도 정전으로 컴퓨터 날아갔나요?
저도 오늘 비 때문에지 사무실 컴이 갑자기 꺼지면서 오전 내 작업했던 결산자료들이 다 날라갔다능...
불러오기했다가 아무 생각없이 저장안하기를 눌러 완전 다 날려버리고, 허망하게 있다가 십자군이야기 보다 갑니다. 비가오면 사람도 컴도 회로가 나가나봐요...
십자군 이야기에 빠져 잠시나마 잊을 수 있어서 감사^^

음유시인미스트 2012-07-0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p to RA!!

음유시인미스트 2012-07-0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텐의 엘레오노르와 부르고뉴의 마리....
중세 최고의 신부 두 사람인 듯...

??? 2012-07-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사람들에 의해 부풀려지고, 용맹함을 너무 강조해서 영웅대접을 받고는 있습니다만 사자왕 리처드를 냉정하게 평가하면, 아무 이익도 없는 전쟁에 종교신념때문에 몰두하다 국고를 탕진한 무식한 지도자라고 하더군요.
 

 

- 김태권의 쉬었다 가는 이야기 -

 

안녕하세요! 이 만화를 그리고 있는 김태권입니다

매주 월, 수, 금 연재를 진행하는 중

한번은 연재 대신 이렇게 근황에 대해 말씀드리는 기회를 가지려고요.

 

 

지난 주에 차례 마이크를 잡을 일이 있었습니다. 

 

1


월요일에는 대한문 쌍용자동차 희생자 분향소 앞에서 거리 강연을 진행했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그러시겠지만 저 역시 윤태호 작가님의 만화 '미생' 즐겨 보는데요,

1부 마지막에 주인공이 대한문 쌍용자동차 분향소를 들렀지요. 늘 빚진 기분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 다행이었습니다. 


강연 주제는 '만평 그리기'에 관한 것이었는데요, 질문 시간에 제 만화들에 대한 질문을

해주셨어요. 기억 나는 질문 : "역사 이야기를 즐겨 그리는 이유가 있는가?"

"딱히 역사 만화를 그리려 했다기보다는, 우리가 옛날 사람을 보면서 '평범하고 선량한 

분들이 왜 이런 어이없는 일에 침묵하거나 한몫 거들기까지 했을까?' 황당해 하는 것처럼

나중 사람들도 우리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면 어쩌나 겁이 나서 그렇다"고 말씀드렸어요.

 

동영상도 하나 올라왔네요. 저는 눌러서 재생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제가 제 얼굴 보는 일을

무척이나 민망해 하거든요ㅠㅜ. 옛날 노래 제목처럼 <거울도 안 보는 남자>랍니다. 

 

 


일단 링크는 걸었습니다만... 저보다 이분 강연을 봐주세요 :

 

 

 

저보다 앞서서 강연을 해주신 노동자 분이신데, 잘 모르고 있던 3M 사태에 대해,

더 나아가 '한국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왕따만들기가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해

말씀해주셔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2


금요일에는 교보문고에서 마련해주신 조촐한 강연이 있었습니다.

강연 전반부에는 반전 평화 이야기에 대해 말씀을 드렸고요, 후반부에는 

이주노동자 문제, 이민자 문제, 관용과 공존이라는 주제에 대해 말씀을

드렸습니다. 


유럽 사회의 요즘 무시무시한 움직임에 대해서도 말씀을 드렸어요. 

SVP(스위스 국민당)의 포스터를 함께 보면서 강연에 와주신 독자님들과

이런저런 고민을 나누었답니다.


영문 사이트라 좀 그렇긴 하지만, 여기 그 포스터가 나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Swiss_People%27s_Party#Immigration

http://en.wikipedia.org/wiki/File:Spp-poster.jpg


포스터 색이 좀 이상하게 나오긴 했지만 한글로 된 관련 기사도 있네요.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europe/234729.html

 

여러가지로 고민이 되는 요즘입니다.


아무튼 이것으로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4권이 나온 후 외부일정은 거의 일단락된 셈입니다.

7월 중순에 강연 한 차례 말고는, 한동안 작업에 집중하면서 건강을 챙기려고 합니다

덥고 힘겨운 여름, 독자 여러분께서도 건강 챙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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