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과 영혼의 경계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오근영 옮김 / 북스캔(대교북스캔)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히가시노 게이고는 1985년 '방과 후'로 제31회 에도가와 란포상을 수상하며 데뷔한 이후
다양한 소재와 형식의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해온 일본 추리소설계의 인기작가이다.

한국에서도 '백야행' 등의 작품이 추리소설 팬 사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고,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인 '용의자 X의 헌신'가 출간되면서 대중적인 지명도를 확보하였다.

짜임새있는 구성과 능숙한 스토리텔링을 구사하는 그의 스타일은 일단 읽기 시작하면
책읽기의 몰입감이 대단하고, 대부분의 작품이 일정 정도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작품을 선택하는 몇 안되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이번 작품은 메디컬 스릴러의 장르에 포함될 수 있다.
스토리텔링의 장인답게 몇 가지 흥미로운 소재를 이리 저리 가져와서 장르의 공식에 충실하게
전개해 나가는 솜씨는 과연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이 작품의 미덕은 이것으로 그친다.
국내에 소개된 그의 대부분 작품들을 읽어 온 독자의 입장에서
이 소설에서 이전에 읽었던 그의 다른 작품을 능가하는 임팩트를 얻지는 못했다.

이 점이 아쉽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아주 떨어지는 수준은 물론 아니다.
심장외과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각종 의료 장비의 세부적으로 묘사하면서도
독자에게 지루한 느낌없이 술술 읽어 나갈 수 있게 하는 필력이 부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웃 마을 전쟁
미사키 아키 지음, 임희선 옮김 / 지니북스 / 2007년 11월
평점 :
품절



이 소설은 '미사키 아키'의 데뷰작으로 작가에게 2004년 '스바루 신인상'을 수상의 영예를 안겨 주고,
출간 후에는 많은 작가와 평론가의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또한 이 작품은 133회 '나오키상' 후보에도 올랐는데 당시의 주요 심사평을 보면
이 소설이 간단치 않는 작품임을 알 수 있다.

'독특한 맛을 가지고 있고, 그 깊이도 깊다'
'나는 이 작품을 강력 추천했지만, 다음 작품을 기다리고 싶다는 의견에 따르지 않을 수 없었다.
이것이 걸작이란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시점의 신선함에 감탄했다. 이 시점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작가의 공훈이 크다'

작가는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이 소설의 집필과 관련한 몇 가지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는데,
첫째, 그의 대학시절 발생하였던 걸프전 당시, 전쟁에 관한 설문조사가 있었는데 학생 대부분은
전쟁을 반대했지만, 다국적군의 이라크 침공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었다는 사실과
둘째, 졸업 후 후쿠오카현의 시청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하수도 공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진행하면서 문득 '하수'란 말을 '전쟁'으로 바꾸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고 한다.

이 소설의 도입은 기발하다.
평범한 회사원인 주인공은 어느 날 관청 소식지를 통해 이웃 마을과 전쟁을 시작하였음을 알게 된다.
관청 소식지에 공고된 '전쟁 안내'에는 전쟁기간은 특정되어 있지만 전쟁의 이유는 없다.

전쟁이 시작된다는 날,
이웃 마을에 직장이 있는 주인공은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집을 나서지만,
거리에서도 직장에서도 전혀 전쟁의 기운을 느낄 수 없다.
며칠 후 정말 전쟁이 일어난 것인지 조차 의심스러워진 주인공에게
전쟁에서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라는 공문서가 날아든다. 

이 부분까지 읽고, 이후 작가가 이 소설을 어떻게 끌고 갈지가 궁금해졌다.
리얼리티 있는 작품은 전혀 아니고 블랙 유머를 바탕으로 한 풍자소설 형식이 아닐까 했는데,
나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후의 사건전개와 묘사는 지리할 정도로 가라앉아 있었다.

도대체 구체적으로 손에 잡히는 전쟁의 모습이 책 속에서는 전혀 묘사되지 않는다.
등장인물도 한정되어 있고, 주인공의 전쟁관련 임무라는 것도 일상의 연장에 다름 아니다.
주인공이 계속 이 전쟁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을 품 듯이 독자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관청의 소식지에는 전쟁의 사상자가 계속 발생하고 있음을 알린다.

과연 작가는 전쟁의 어떤 모습을 그릴려고 하는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모호한 상태가
끝까지 이어지고 전쟁의 시작이 그러했던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전쟁이 끝이 난다.

아마도 이 소설에 대한 독자의 평가는 극과 극으로 갈릴 것이다.
이야기의 풍성함 또는 기발함을 기대한 독자들은 '이게 뭐야!'하는 반응일 것이고
행간 속에서 작가의 의도를 찾는 독자들에게는 진지한 책읽기의 경험일 것이다.

이 소설은 요즘 많이 소개되는 일본 소설들과는 다른 독특함이 있는 작품이다.
단지 이 소설이 신인작가의 재기 어린 데뷰작인지 아니면 독특한 '울림'이 있는 작품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다시 한 번 읽어 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버웨어 판타 빌리지
닐 게이먼 지음, 나중길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영국에서 태어난 60년생 '닐 게이먼'은 전방위적 엔터테이너이다.
그의 활동영역은 만화, 소설, 시, 영화, 희곡, 저널리즘, 작사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있다.

올해 영화와 소설이 동시에 국내에 소개된 '스타 더스트'로 그를 처음 만났는데
소설 '스타 더스트'는 풍부한 입담과 놀라운 상상력 그리고 독특한 위트가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그래서, 그의 다른 작품을 기다렸는데 비교적 빨리 같은 출판사에서 '네버 웨이'가 나와 주었다.
 
'네버웨어'는 1996년 BBC 방송에서 6부작으로 방영되었던 TV 판타지 시리즈를
소설로 엮어낸 '닐 게이먼'의 소설 데뷰작이라고 한다.
 
이야기의 시작은 이러하다.
런던의 한 증권회사에 다니는 청년 '리처드'는
약혼녀, 직장, 집 그리고 정상적인 일상이 있는 평범한 젊은이다.

어느 금요일 저녁, 약혼녀의 직장 상사이자 거물급 인사와 중요한 저녁식사 약속을 앞두고
서둘러 약속장소로 가는 길에 피를 흘리며 길가에 쓰러져 있는 한 소녀를 발견한다.
그냥 무시하고 가자는 약혼녀의 만류를 뿌리치고 리처드는 소녀를 자기의 집으로 데려간다.

이튿날 리처드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몸 상태를 회복한 그 소녀 '도어'는
정체 모를 잔인한 살인자 2인조의 추격을 받고 있었다.
'도어'는 자신을 위험에서 구해 줄 사람을 자기에게 데려다 달라고 리처드에게 부탁하고
고생 끝에 리처드가 데려온 '카라바스 후작'이라는 사람과 '도어'는 사라진다.
 
신기한 주말의 모험이 끝나고 맞이한 월요일,
리처드는 일반인들 눈에 자신이 투명인간과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린 사실을 발견한다.
직장에서 그를 알아보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약혼녀나 절친한 친구 조차도 그가 누구인지
기억해내지 못한다. 신용카드 기능도 멈춰 버린다. 지상에서 그의 존재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모든 것을 처음으로 되 돌리고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야만 하는 리처드는 '도어'를 찾아 나선다.
그 곳은 괴물과 성인, 살인자와 천사가 함께 살아가는 런던의 지하세계이다.
시간과 장소의 개념이 지상의 현실과는 전혀 다른 그 곳은 온통 기묘하고 위험한 것들로 가득하다.
리처드는 '도어'일행과 함께 논리와 이성을 거부하는 신비한 세계에서의 모험에 휩쓸려 들어간다.
 
이 작품은 적지 않는 분량이지만 스릴 있고 위트있는 문체로 쉽게 읽히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아직 '닐 게이먼'의 판타지 세계를 접하지 못한 분들에게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 행복하라
앤드류 매튜스 지음, 이주혜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행복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다'는 명제 하에
살아가면서 무수히 마주치는 행복의 순간을 알지 못하고 바쁜 일상 속에 흘려 버리는 독자들에게
행복해지기 위한 능력을 무한대로 확장시킬 수 있는 생각의 단초를 마련해주는 짧지만
의미있는 글들로 이루어져 있다.

카투니스트로 출발하여 베스트셀러 작가, 동기부여 전문가, 대중 연설가 등 다양한 방면에서
활동 중인 지은이의 이력에 걸맞게 이 책은 단순하고도 명쾌한 삶의 철학을 개성있는 카툰과
일러스트를 곁들여 독자들에게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지은이에 따르면
철학은 '학문적인 철학'과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철학'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사람이 살아가면서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삶의 성공과 실패를 설명하기 위해 동원되는 일상철학이라고 한다. 

 일상철학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매일 일어나는
'직업' '돈' 근심' '실패' .우정' '가정' '미래' 등의 문제와 상황에 대하여 각자가 믿는 바이다.
흔히 우리들의 일상생활 대화 중 '나랑 철학이 틀려' 또는 '뭐 뭐한 것이 나의 철학이야' 등으로
사용할 때의 철학이 여기에 해당하고 삶에 대한 자세나 사고방식 등과도 통하는 개념일 것이다.

이 책은 적시적소에서 행복해 지는데 실용적인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일상철학들을
지은이의 재기 넘치는 통찰력으로 쉽고도 명료하게 정리해 놓았다.

짤막짤막한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중구난방으로 흩어져 있는 것 같지만,
책의 맥락을 따라가면 먼저 우리가 갖고 있는 행복에 관한 오해와 편견을 극복하게 하고,
행복한 삶으로 이끄는 법칙을 터득하며,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을 나누는 법을 익히고,
행복해지기 위한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마침내 진정한 행복을 맛보게 되는 것까지
행복해 지는 방법을 4단계로 정리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유머러스한 지은이의 글쓰기 덕분에 아주 쉽게 읽힌다는 점이고,
그가 직접 그려 책 속에 담은 카툰과 일러스트를 보는 쏠쏠한 재미는 덤이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담긴 수 많은 金言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 닿은 것은 
'행복과 성공으로 가는 첫번째 비결은 우리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에 감사하는 일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시크릿 - 세계를 움직이는 유태인.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의 조건!
마담 호 지음, 임수택 옮김 / 에이지21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부자가 되어야 하는지? 부자가 되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뒤로 제쳐 두고 일단 부자가 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나는 무엇 무엇으로 얼마를 벌었다' 류의
책들이 서점가에 넘쳐 나고 있다.

이 책은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는 어떤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지은이는 일본 태생의 여성으로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건너가 화교 남편과 결혼한 인연과
동시통역사로 일하며 쌓은 VIP들과의 교류 경험을 토대로 유태인과 화교 부호들의
부와 성공철학을 이 책에 담았다.

유태인과 화교는 민족은 다르지만 세계적으로 '상권' '부'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그룹들이다.
일차적으로 이 책에 끌렸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은이는 서문에서 독자에게 반드시 전달하고 싶은 것 2가지를 제시한다.
첫째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되찾을 것'이고, 둘째는 '진정한 부가 무엇인지를 재구축할 것'

이러한 목적하에 부호들의 사고방식과 행동을 '태도관' '교육관' '학습관' '성공관' '연애관' 등
5개 관점에서 살펴보고, 마지막으로 '오늘부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한다.

내용 구성은 2페이지 정도의 소테마를 나열하는 식으로 짜여져 있는데,
쉽게 읽히고 가슴에 담아 둘만한 금언이 많다.

지은이가 만난 부호들은 '당신의 성공 비결이 무엇입니까?'하는 질문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대답하였다고 한다.

첫째 좋아하는 사람들과 좋아하는 것을 하라.
둘째 절대 포기하지 마라.
셋째 자신의 성장을 위해 시간과 돈을 투자하라 

누구나 알고 있는 듯 보이는 이 단순한 원칙들이 어떤 사람은 '부'를 일구어 주고,
어떤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의미없는 말들이 되어버린다.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 책은 그 이유에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스스로 사유하고
자기의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