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 ㅣ 허밍버드 클래식 M 1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지음, 한에스더 옮김 / 허밍버드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허밍버드 출판사에서

뮤지컬, 오페라 원작들을 주제로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를 출간했다.

​

손바닥보다 조금 큰 컴팩트한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언제 어디서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제작되었다.

​

고전들이기는 하지만

'드롭드롭드롭'의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꾸며진 표지는

소장욕을 부른다. 고전 소설들을 아직 소장하고 있지 않다면

허밍버드 클래식 M 시리즈로 콜렉팅을 시작해도 좋을 것 같다.

누구나 알지만 읽지는 않은 이야기가 고전이라고 했던가.

그 중 하나가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이다.

분명 내용은 다 아는데, 읽은 적은 없다는 걸 이번에 읽으면서 깨달았다.

​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는

조승우씨가 출연하는 뮤지컬로 한 번,

내한 공연단의 뮤지컬로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리고 워낙 다양하게 변주되어 영상물, 만화 등으로 다루어졌으니까.

난,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를 아는 줄 알았다.

​

그런데, 흠... 일단 여주가 없다.

여성 캐릭터가 없더라~ 무대화하면서 갈등상황을 만들기 위해 여주가 만들어졌나보다.

​

그리고, 지킬 박사의 친구 어터슨 변호사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

지킬 박사와 하이드씨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는

어터슨 변호사에게 전달된 편지로 밝혀진다.

​

큰 골격은 같지만 꽤나 디테일한 부분들의 차이가 많아서

흥미로웠다.

원전의 분위기를 충실하게  옮긴 것으로 짐작되는데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결말을 알고 있는 독자의 입장에서 생뚱맞은 걱정을 하고 있는

어터슨 변호사라는 캐릭터를 지켜보는 재미도 있었달까.

​

마지막으로 하이드가 보기에 성치않은? 왜소한? 육체의 존재로 그려졌다는 점도

엄청 다르다.

같은 배우가 연기하기도 하고 좀 더 강한 존재로 무대 위에서는 그려지는데

악의를 의인화하는 듯한 생김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 신선하다.

​

최근 고전을 읽으면서 깨닫는 건

생각보다 고전들이 재미있다는 거다.

그 힘이 여지껏 그 이야기들을 소비하게 하는 거 겠지.

​

특히나 이 지킬 박사는 하이드씨 같은 경우는

기존의 뮤지컬을 봤던 입장에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제주어 마음사전 ㅣ 걷는사람 에세이 6
현택훈 지음, 박들 그림 / 걷는사람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주에 사는 시인의 제주어 단어를 하나씩 제목 삼아 써내려간 에세이다.

제주에서 나서 제주에서 자란 시인답게

제주 사람들, 제주의 생명들, 제주에서의 삶이 매 챕터 꼼꼼히 담겨 있다.

​

tv에서 차고 넘치는 잘난 사람들은 시인의 이야기 속에 없다.

아쉬운 삶과 애처로운 죽음과 그래도 꿋꿋한 생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아픈 바닥을 지닌 제주의 말로 지은 시와 글집들이 시인의 글 속에서 하나 둘 소개된다.

생각보다는 많이 나와있었지만

나온만큼 읽히지는 않았는가보다.

좀 더 의식적으로 찾아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해녀들처럼 곧 없어질지도 모르는 제주어

생겨나고 사라지는 것이 자연의 이치라지만

잊혀질 기억을 잡고 사는 것이 산 자들의 해야할 일이라면

할 수 있는 만큼 버텨보는 것도 할 만한 일이 아닐까.

​

에세이집이지만 산문의 감각보다는 시의 감각으로 잃히는 글이 대다수다.

주인장의 감각이 그러한 것을 어찌할까.

​

p. 60,61

달은 매일 아주 조금씩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달과 매일 이별하며 살고 있다. 화가 강요배의 그림[두꺼비, 토끼, 계수나무, 항아]를 보고 같은 제목으로 시를 쓴 적 있다. 그 시는 그 그림에 대한 헌사였다. 항아는 불사약을 먹고 소녀인 채로 달에 머물고 있다. 강요배는 그 그림을 덧칠해서 그렸다. 솔가지, 나뭇잎, 풀잎 등에 물감을 묻혀서 그렸다. 정말이지 달은 시간이 덧칠해서 생긴 거 잖아. 그러니까 저 달은 아주 오랫동안 사람들의 뼈와 살과 입김이 만들어낸 거다. 어디 사람뿐인가. 반딧불이도 달맞이꽃도 갈치도 모두 달이 된다.

​

p.63

제주도에서는 기름진 땅은 'ㄷ.ㄹ진밧'이나 '벨진밧'이라고 한다. 땅이 기름진 것은 달이 물들어 있고, 별이 떨어진 곳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 정말 낭만적인 생각이다. 땅에서 하늘의 이치를 생각했던 제주 사람들.

​

막상 처음 글을 읽기 시작했을 때는 뭔가 정돈되지 않은 글에 당황했다.

쳡터의 제목과는 다른 길로 가는 것이 문제되지 않는다는 듯 훅 곁길에서 자리를 펴는 것도 암치도 않아서

정해진 길을 다니는 것에 익숙했던 여행자로서는 눈쌀이 찌뿌려지기도 했다.

하지만, 페이지가 넘어가며 목적지로 가는 것보다 가는 길을 둘러보는 재미에 장단을 맞추다보니

맛깔나게 읽어지더라.

그런데, 막 속시원한 이야기들이 있지도 않다.

이번 생은 가난하게 살다가는 생으로 부자가 되지는 못하는 생이 되어버린 현실 위에

다정했던 사람들은 불연듯 곁을 떠나간 이야기들과

여전히 아픈 땅의 이야기들이 떠나지 않고 맴돈다.

​

속시원 이야기는 없지만

그래서 애틋하게 마음을 제주로 향하게 해주는 글이 담겨있다.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안나, 마법사가 되다
조은솔 지음 / 얼리틴스(자음과모음)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양한 판타지물, 그리고 마법학교 물이 가지는 클리세들이 있다.

그리고, 아동성장물로서의 클리세들도.

​

그런 장르적 클리세들이 다양하게 차용된 작품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 또한 해당 장르물에서 주인공들이 추구하던 가치와 많이 다르지 않다.

​

그런만큼 쉽게 쉽게 쑥쑥 읽힌다.

​

그런데 마무리가 성급해보여서 아쉽다.

​

신녀에 대한 불합리한 대응, 신전과 부패 귀족의 결탁, 이종족과의 뿌리깊은 갈등 등

꽤나 큰 문제들이 너무 성급하게 마무리되어 버린 느낌이다.

​

주인공이 나름 자신에 대한 각성을 해내기는 했지만

그런 일이 그저 소문난 정도로 상황이 정리될 수 있는 거였다니.

분량문제가 아니였을까 추측해보지만

차라리 다시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마무리하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다.

​

안나가 마법사가 되기를 포기하지 않았듯이

작가도 작가되기를 포기하지 않고 작가가 되었다고 했다.

​

마법사의 재능이 없지만

신녀는 될 수 있었던 안나는 신녀가 되는 길을 선택했지만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순간 마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

작가의 재능에 의심을 품고

타협한 생활을 하려던 작가는

그런 삶은 원하는 삶이 아니라는 걸 깨닫고 작가로 살기를 선택했나보다.

​

그래도 다행이지 모야.

안나는 신력이 사라지고 마력이 생겼지만

작가님은 일상을 꾸리며 작가로도 살 수 있으니.

​

다음 이야기가 안나의 이야기가 될지 다른 이야기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성장한 마법사를 만날 수 있기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배또롱 아래 선그믓 - 옛이야기 속 여성의 삶에서 페미니즘을 읽다
권도영.송영림 지음, 권봉교 그림 / 유씨북스 / 2019년 11월
평점 :
품절


옛 이야기를 읽는 재미가 있다.

그 이야기 속에서 다루어지는 여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다.

​

제일 띠잉~ 했던 건

내기로 처녀 가슴 구경하기 와 같은 짧은 이야기.

해학이 담긴 이야기라고 받아들였던 거 같은데

집단 성희롱과 다르지 않다는 깨달음이 !!!!

​

제일 분노했던 건 오누이 이야기.

아들이 질까봐 딸을 죽게 하는 어미라니.

같은 자식인데 순서와 상별로 층위를 만들었던

사회적 인식이 무섭고 화가 난다.

​

그리고 위안이 되는 건

생각보다 씩씩한 여성 이야기가 많다는 것.

자청비 이야기라거나 가믄장아기, 두렁덩덩 신선비의 막내딸

이야기들이 그 차별과 무시와 수단화 속에서

씩씩하게 살아온 여성들의 상징이 되어주는 것 같아 뿌듯할 지경.

​

아는 만큼 보인다고

같은 옛이야기도 어느 포인트에 두고 살펴보는가에 따라

다른 이야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

아직도 어렵다.

​

여성이 주체적인 이야기와 콘텐츠를 소비할 때 너무 의도적이지 않나?

혹은 보호받는 존재로서의 로망도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을 여전히 떠올릴 때가 있다.

​

차별과 혐오가 담기지 않은 생각과 행동을 한다는 것이

그냥 생각한다고 되는 일이 아닌 것 같다.

​

숨쉬는 것처럼 당연했던 것조차 돌이켜 생각하면

뿌리깊은 차별을 내재하고 있을 때가 있다.

​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

조심스러워야 하는 시대가 된 것 같다.

그런데 어느 때보다 급하게 바뀌며 흘러가버린다.

​

나만의 시각 못지 않게 나만의 시간을 두려워해서는 안되는 때인 것 같다.

​

​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불량소년, 날다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62
고든 코먼 지음, 최제니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이였는지 정보 영상이였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데

머리를 다치자 성격이 180도 달라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원래 폭력적인 아이였는데

다치고 순해지자 엄마가 좋아하면서

치료하기를 두려워하는 이야기였던 거 같은데...

하여튼 뇌에 가해지는 충격으로 성격이 완전히 달라지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례가 있는 상태에서

​

불량소년, 날다 라는 이야기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래도 역시나 기적에 가까운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버리기는 어렵다.

​

주인공 체이스는 자기 집 지붕에서 떨어져서 기억상실에 걸린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이상하다.

곁에 다가가면 자연재해가 다가오는 양 겁에 질리는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영웅이라며, 어떤 것도 거칠 것 없는 존재인양 대해주는 사람들도 있다.

종잡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알게된 기억상실 이전의 나는

맙소사!!! 인간말종 중에 말종이다!!!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었던거지?!!!

=> 이 부분이 핵심인 듯. 기억을 잃은 후 체이스는 예전에는 창피하게 느끼지 않았던 부분들을

창피하다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강조되지는 않지만 체이스가 그렇게 된 것에는 어른들의 문제가 컸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버지.

하여튼 변화한 체이스가 만들어간 믿음들 덕에 예전 체이스의 죄는 용서받게 된다.

​

안타깝게도 체이스의 예전 두 친구는 변화하지 않는데

머리라도 다치지 않는 한 갱생의 기회는 생기지 않는 것인가 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가장 납득이 되지 않는 지점은 이런 학생들을 방치? 용납하는 어른들의 태도에 대한 단죄가 없는 것이다.

​

비디오 촬영 동아리 아이들과의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가 흥미롭고

나쁜 짓에 대한 감각을 일깨우는 부분들도 재미있었지만

​

근원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기억상실이라는 기적같은 기회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