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것은 모두 싸움을 한다 - 진화생물학이 가르쳐주는 궁극의 생존 기술
미야타케 다카히사 지음, 김선숙.정진용 옮김 / 더메이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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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의 싸움은

살아남아 자손을 남기는 것을 말한다.

생물들로부터 배우는 '살아남기 위한 지혜'가 정리되어 있다.

그런데, 그 지혜들이 모두 놀라울 정도로

인간이 삶을 영위해나가는데 있어

생존을 지키는 방법들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읽으면서 뭔가 면죄부?

이러한 방법들은 생존을 위한 놀라운 전략일 뿐이라는 기운찬 위로를 받는 느낌이였다.

결정을 뒤로 미루는 '지혜'를 이야기하며

회사에서 자발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위험부담을 피하려는 직원에 대해

그들은 옳고 최적의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오히려 관리자에게 전략적 뒤로 미루기를 하는 직원과 아무 생각없이 빈둥되는 직원을 구분하는 능력을 기르라고

충고한다.

그러면서 조직의 절멸을 피하기 위한 개개의 능력 변이는 필수이며 이것은 36억년 동안 영고성쇠를 되풀이한 생물계의 상식이라고 멋지게 선언하는 것이다.

단지 변명을 위한 변명이 아니다.

대기업과 같은 조직에서 모두가 달릴 필요없다는 말이 생물들의 생존법칙과 멋지게 어울리며 정리된다.

휴식의 전략을 이야기하면서 인간에게도 번데기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생물학적으로 납득되는 시기인 사춘기를 그 시기로 설명하고 있는데, 좀 아쉽기는 하다.

본문 내용대로 적극적으로 쉬는 방법을 도입하는 것이 진화생물학적인 정답이라면.

평균 수명이 늘어난 지금, 인간은 사춘기, 아이에서 어른이 되는 시기만이 아닌

어른에서 노인?이 되는 시기에도 번데기의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가장 하일라이트는 기생 파트였다.

약자가 자립을 목표로 하는 것은 잘못된 전략이라는 헤드 카피부터 두두둥 머리를 두드리더니

운명은 좋은 반려자에 의해 결정된다에서는 머리가 활짝 열려 시원한 바람이 흐르듯 뭔가

시원해지는 느낌이였다.

기생 쪽의 삶이 아닐까 생각하던 자에게 과학적 당위? 같은 것을 주는 느낌?

물론 기생관계보다는 공생 관계로 나가야 한다고 마무리 되어

당위는 퇴색되었지만 뭔가 시원시럽다. 고 느껴졌다.

생물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룰 것이라 생각했던 것에서 상당히 다른 방향이였지만

생물들의 생존 전략을 통해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찾아보는 작업은

무척이나 즐겁고 유익했다.

이과적 사고의 맛을 봤다고 생각해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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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좋은 이유 - 내가 사랑한 취향의 공간들 B의 순간
김선아 지음 / 미호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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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소재, 문체, 책디자인 모두 취향에 맞는 책.

표지도 이중으로 만들어서 입체적으로.

건축,공간을 이야기하는 책답게 종이와 종이 사이에 공간을 부여하고 있다.

이 책이 마음에 들어서

미호의 취향 에세이 시리즈를 검색해보는데

시공사 임프린트 공식 홈에는 이 책이 안 올라가있고

미호 프랜즈로 활동하시는 분의 포스팅으로 목록을 확인했는데

카카오프랜즈 컬러링 북, 자수 교과서, 손뜨개 장갑 핸드북에 이어

4번째로 나온 , B의 순간 시리즈. 인가보다.

에세이북들로 시리즈를 만들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실용서네 @@;;;

시리즈로서의 가치는 모르겠다.

이 책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는 취향 에세이 시리즈가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내가 제대로 찾지를 못한 건가? 쩝.

여튼 저자분은 건축가로서

특정 공간이 좋은 이유를 너무 전문적이지 않게

적당히 비전공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감상을 함께 담아

조곤조곤 설명해주고 있다.

함께 공간을 방문한다면 정말 즐겁게 설명해주겠구나 하는 마음이 든다.

아쉬운 건 저자의 프롤로그에서 밝혔듯

본래 연재 때 사용했던 사진을 풍성하게 쓰지 못했다는 점이 아쉽다.

참으로 게으르게 살고 있는 것인지

저자가 소개해준 공간 중 방문해 본 곳이 단 한 곳도 없는지라

글과 약간의 사진만으로 해당 공간을 상상하는데는 제약이 따른다.

그래서, 한 번 가보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었으니

오히려 그것으로 된 것일까?

전체적으로 공간이 좋을 수 있는 이유는

그 공간을 만들어내는 목적을 건축가가 충분히 인지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분위기를 위한 컨셉을 충실히 마련하고

마지막 마무리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끈기를 발휘하는 점인가보다.

어떤 공간이 좋을 때,

주인장의 취향이 좋다고 생각했지

건축가의 작업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다.

크라이언트의 요구와 공간의 메세지를 구현하기 위한 건축가의 언어로서

공간 디테일을 조금 더 들여다보고 싶어진 마음을 지니게 되었으니

내 세상의 문을 조금 더 열어준 책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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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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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어렵다.

시집을 읽는 걸 좀 어려워하는 편인데...

시와 사진이 있어

조금 즉각적으로 읽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보다 어렵다.

사진이 시를 닮아서.

누군가의 언어를 말하는대로 읽어낸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

저자의 부탁대로

각자의 호흡으로 읽어내면 그만일테지만

누군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를 읽어내는데 훈련되어 있다보니

내 이야기를 실어 읽어내는 게 쉽지가 않다. 쩝쩝.

편집팀 힘들었겠다.

아니, 작가가 다 잡아서 보내서 오히려 일이 없어으려나?

사진의 위치, 크기, 텍스트의 크기, 위치

모두에 의도가 있어서

한 권이 통으로 이미지 노릇을 한다.

그것을 편집자 호흡으로 읽어낼 수는 없었을테니

작가의 호흡에 맞춰 가야했을 편집팀의 노고가 느껴진다.

화이팅.

p.71

어차피 우린 전부 누군가의 바깥이지만

헤매다 안으로 들어서는 것도

안을 누비다 바깥이 되는 것도 전부 사람의 일이니까

책을 넘기면서

드라마에 인용되는 시의 구절들이 떠올랐다.

어떤 드라마일지 모르지만

낯선 사랑 앞에 서 있는 주인공들이 인용하면 좋을 것 같은 구절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띠지를 보았더니

시집이 아니고 산문이라고. @@;

아, 이거 산문이구나. @@;

당혹 당혹.

그러면서 다시 읽는다.

신의 몽상이라는 제목에서

발에 신는 신이 아인,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 곳에 사는 신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읽는 나는

이게 시이든 산문이든 무슨 상관일까 다시 생각한다.

노래는 시였고, 기나긴 신화 또한 시였는데.

가끔 나의 언어를 흔드는 책을 만날 때가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다르게 말하는 언어를, 방식을 건들여줄 때면

나는 내가 아는 사람과 조금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조금 가지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나보다. 낯선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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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 -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60주년 기념 작품집
다비드 칼리 외 19인 지음, 알료샤 블라우 그림, 슈테파니 옌트겐스 엮음, 김경연 옮김 / 사계절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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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숀 탠의 이름이 있길래 잡았다.

그림책 작가로서 사랑하는 숀 탠.

그의 글 작품은 처음인데

그림과 닮은 글이다.

그의 그림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서

자신만의 등장인물들을 생성해서

우리가 아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이 작품집에서도 우리가 아는 앵무새와 돼지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자신이 보고 있는 앵무새와 돼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는 숀 탠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했다!

사라지는 돼지라니! 파란색은 또 뭐람?

ㅎㅎㅎㅎㅎ

하지만, 아마도, 높은 확율로

나는 그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가지기 위해 노력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의 앵무새와 돼지에게 호감을 느끼신 다른 분들이 계실지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가이드삼아 전염되기 위해.

독일아동청소년문학상 60주년을 기념해서 만들어진 작품집이라고 한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지난 60년 동안 상을 받았거나

후보에 올랐던 작가들에게 의뢰해서 받은 새로운 원고들이라고 한다.

왠지 그 의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작품은 [우편함을 심은 남자]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표지 그림도 그 작품 일러스트이다.

아름다운 책에 관한 이야기다.

p.29

[책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집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된다.

책들도 세상으로 나가 여행을 해야 한다.

바람에 흩어지는 낟알들처럼.]

문득 도서 카페에 책나눔을 하는 회원들이 생각나는 문구였다.

그들은 낟알을 뿌리고 있는 걸까?

책 제목인 나는 네가 보지 못하는 것을 봐는

독일의 스무고개 노랫말 같은 건가보다.

그래서인지 20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20편의 작품을 읽으면서 상상의 힘을 동원해서

내가 지금 보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가기를 바라는 작품집인 것 같다.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이야기들도 있지만

지금, 결코 편안하다고 할 수 없는 순간을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그 아이들이 [나, 운이 좋지 않아?] 라고 생각해줄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내가 보지 못하는 것을 찾지 못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무엇을 찾았을지 부지런히 찾아봐야지. 가이드 삼아 내 것도 찾아보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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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 앤을 좋아합니다 - 초록 지붕 집부터 오건디 드레스까지, 내 마음속 앤을 담은 그림 에세이
다카야나기 사치코 지음, 김경원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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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겁다.

무언가를 사람하는 사람의 에너지를 전달받는 건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저자는 빨간 머리 앤의 삽화가였으며

스스로가 빨간 머리 앤을 사랑하는 사람이다.

빨간 머리 앤의 삽화를 그리면서

그 당시로서는 만나기 어려웠던

자신의 의견에 당당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앤에게 반해있었던 거다.

앤 뿐만이 아니라 몽고메리 작가의 작품들을 전반적으로 좋아했던 것 같기는 하지만

두드러지는 캐릭터인 앤이 독보적인 최애가 아니였나 싶다.

정말 즐겁게 빠져들었겠나보구나 싶었던 에피소드가

둥글게 짠 깔개에 대한 이야기였다.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짜봤다는 이야기에 입을 떡. 벌어지며 절로 웃음이 나더라.

아, 정말 궁금했나보다.

그러면서 재료별로 다양한 질감을 지닌

둥근 깔개에 대한 설명과 일러스트를 보고 있자니

이 분 약간 마닐라 아줌마 타입일까? 싶었다.

ㅎㅎㅎ

앤이 처음 초록지붕 집에 도착하는 장면부터 설명해가며

각각의 장면에서 그려졌던 것들

혹은 각 장면을 그려낸 것들을 보면서

문학작품의 삽화가의 역활에 대한 환기가 되었다.

앤을 기쁘게 한 꽃들은 어떤 생김새인지

앤이 사랑하는 나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앤이 살던 곳은 어떤 마을인지

앤이 실망했던 옷이 어떤 옷인지 기뻐했던 옷이 어떤 옷인지

프로포즈 받을 때 어떤 분위기였을지

직접 보여줘야 하는역활을 하는 거였다.

텍스트를 통해 꿈꾸던 환상을 확인받는 위치였던 것이다.

실망하지 않도록

작품과 다르지 않도록

애써야 했겠구나 ....

엄청난 일이다.

특히 옮긴이의 후기를 읽는 즐거움에서

번역자 분의 사망 소식을 전해듣고 가장 먼저 확인한 것이

작업하던 책의 번역이 완료되었는가 라는 부분을 읽으면서

프로의 세계는 정말. 무섭구나 싶었다.

일종의 작업 후일담과 같은 이 책은

즐거움이 느껴지는 일러스트가 가득 차 있고

애정이 담뿍 담긴 글로 연결되어 있어서

읽는 내내 즐거운 기운이 전달되어 온다.

어린 시절의 앤 이야기 밖에 모르는 나에게

그 시절을 지난 앤의 이야기를 포함해서

사랑스러운 빨간 머리 앤을 읽어보고 싶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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