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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정면과 나의 정면이 반대로 움직일 때
이훤 지음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평점 :
흠. 어렵다.
시집을 읽는 걸 좀 어려워하는 편인데...
시와 사진이 있어
조금 즉각적으로 읽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기대보다 어렵다.
사진이 시를 닮아서.
누군가의 언어를 말하는대로 읽어낸다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지.
저자의 부탁대로
각자의 호흡으로 읽어내면 그만일테지만
누군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를 읽어내는데 훈련되어 있다보니
내 이야기를 실어 읽어내는 게 쉽지가 않다. 쩝쩝.
편집팀 힘들었겠다.
아니, 작가가 다 잡아서 보내서 오히려 일이 없어으려나?
사진의 위치, 크기, 텍스트의 크기, 위치
모두에 의도가 있어서
한 권이 통으로 이미지 노릇을 한다.
그것을 편집자 호흡으로 읽어낼 수는 없었을테니
작가의 호흡에 맞춰 가야했을 편집팀의 노고가 느껴진다.
화이팅.
p.71
어차피 우린 전부 누군가의 바깥이지만
헤매다 안으로 들어서는 것도
안을 누비다 바깥이 되는 것도 전부 사람의 일이니까
책을 넘기면서
드라마에 인용되는 시의 구절들이 떠올랐다.
어떤 드라마일지 모르지만
낯선 사랑 앞에 서 있는 주인공들이 인용하면 좋을 것 같은 구절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띠지를 보았더니
시집이 아니고 산문이라고. @@;
아, 이거 산문이구나. @@;
당혹 당혹.
그러면서 다시 읽는다.
신의 몽상이라는 제목에서
발에 신는 신이 아인,
우리가 사는 세상이 아닌 곳에 사는 신에 대한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읽는 나는
이게 시이든 산문이든 무슨 상관일까 다시 생각한다.
노래는 시였고, 기나긴 신화 또한 시였는데.
가끔 나의 언어를 흔드는 책을 만날 때가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아닌데,
다르게 말하는 언어를, 방식을 건들여줄 때면
나는 내가 아는 사람과 조금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조금 가지게 된다.
그래서, 책을 읽나보다. 낯선 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