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의 개좋음
서민 지음 / 골든타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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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네.

기생충 작사 서민님이 이런 1%의 개빠였다니.

서민님이 지금까지 했던 글쓰기 지옥훈련과 tv에서 온갖 수모를 견디며 쌓아올린 인지도는

이 책을 쓰기 위해, 정확히는 개를 키우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과 돈이 필요한지, 충동적으로

개를 입양하지 말고 제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하기 위해서 였다고 외친다.

정말 이렇게까지 단호하게 말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의 단호함을 창작하고

개와 함께 한다는 것,에 대해 냉정하고 디테일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있다.

한겨레의 <서민의 춘추멍멍시대>에 연재하던 글을 바탕으로

꾸려진 책으로 연재 당시 달렸던 댓글을 통해

생생한 구독자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도 있다.

반려견 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야기들이기는 하다.

개를 키운다면 해야할 일, 개혐오자들에게 보내는 일갈들.

속이 시원하기는 하다.

개인적으로 개와 고양이를 이뻐라하고

곁에 두고 싶은 욕심은 크지만

적당한 공간과 경제적 자신감이 없어

식구로 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제 나이가 더 들면

아예 입양해서는 안되는 순간이 오겠구나 싶었는데

"우리가 살 수 있는 나이에서 개 수명을 뺀 나이 이후로는 새로운 개를 입양해선 안 된다."

고 단호하게 말해주는 서민님 덕에

마지노선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평균 수명을 75세로 잡고 개 입양이 불가능해지는 나이는 55세.

55세 이전에 연을 맺을 수 없다면

내 인생에 반려동물은 없는 것으로.

개를 키우든 안 키우든 대한민국 사람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싶지만

어차피 개혐오자들은 이런 책을 읽을리도 없고...

가능하다면

얼떨결에 정보 없이 개를 키우기 시작한 사람들이나

혹은 개를 키워볼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읽어봤으면 좋겠다.

이거 이렇게 노골적으로 특정 브랜드를 언급해도 돼? 싶도록

개관련 용품도 디테일하게 설명하고 있고

이런 저런 마음의 준비에 대해서도 꼼꼼히 짚어주고 있다.

워낙 단호해서 살짝 거부감이 들수도 있고,

이런저런 의견에 대해 100% 동의할 수는 없을 수도 있지만

문제의식 자체에 대해서는 반발할 수 없는지라

분명 도움이 될 개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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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내 마음을 충전합니다 - 이근아 그림 충전 에세이
이근아 지음 / 명진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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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 시작하면서 불쾌했다.

뭐 이렇게 징징대.

뭐 이렇게 뜬구름 같은 소리야.

그러다가 깨달았다.

아, 내가 싫어하는 내 모습을 닮아서 불쾌한거구나.

애써 외면하고 있는 내 싫은 면을

이렇게 드러내는 이 사람이 거북하구나.

그리곤, 조금씩 안정을 찾은 듯한 글이 나오면서

불쾌감도 가라앉아 갔다.

수명이 길어졌다.

건강만 하다면 이제 시작해도 늦지 않다.

팥죽에 들어가는 새알을 만들 때처럼

내가 가진 것을 떼어 본다.

좀 더 큰 덩어리의 새알에 집중한다.

강점을 몰아

재능이 삶의 중심에 들어오는 꿈을 꿔본다.

라는 글과 함께 소개한 모지스 할머니의 이야기와 그림이 위로가 된다.

소개되는 그림들은 단지 그림으로 위로를 건네지 않는다.

작가의 이야기가

그 그림을 어떻게 만들어 내었는가를

알려줄 때 비로소 그 그림 안의 이야기가 뚜렷해진다.

그런 측면에서 미술을 전공한 저자의 이력은 그림을

생의 위로로 삶기에 적합했던 이야기를 쌓아온 것 같다.

저자의 큰 새알이 그림이였던 것처럼 내 새알은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새알이 있기는 한가...

시작할 수 있는 건강인가 궁금하지만...

어쨌든 아무 것도 하지 않기에는 아직 남은 날이

적지가 않다.

나도 매일의 벽돌을 쌓고 싶어서

남편을 따르는 것이 아닌,

능동적 새벽 기상을 시작했다.

1년이 돼 간다.

스프링처럼 발딱 일어나 책상에 앉았다.

습관이 완성되는 데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66일이 지나자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아직은 어두운 시각,

일본 공포영화 <링>의 한 장면을 따라 한다.

텔레비전에서 요괴가 그랬듯 침대 밖으로 기어 나온다.

그리고 내가 원래 요괴였다는 상상을 한다.

......

나는 조금 있다가 아이들이 일어나면

착한 엄마로 변해야 하는 요술 걸린 괴물, 요괴가 된다.

조금 후면 잠에서 부스스 깬 남편을 향해 웃는다.

나는 변신 요괴다.

나를 떼어놓는 시간과 공간이

확보되지 않은 날들을 살아간다.

친정집에 가면 여전히 내 방이 있는데,

내 집엔 내 방이 없다.

얼마전에 읽었던

[나를 잃기 싫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이 책은 영어공부 자리에 그림 에세이가 들어간 것 같다.

육아에 매몰되어 스스로를 잃어가는 절박함 속에

나를 찾는 방법을 찾아내는 분투의 결과물.

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삶 속에서

필사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시간이다.

그 시간들 속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돌아보고

그 시간을 견디게 한 그림을 떠올려 같은

마음을 품었을 누군가에게 소개한다.

엄마의 불안을 알아버린 어린 딸의 이야기가 마음에 밟힌다.

다음 책에는

아이가 성장하거나

엄마가 단단해지거나

하는 후일담이 담겨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누군가의 시간을 바탕으로 자신의 벽돌을 쌓아가는 것이 당연했던 남편이

저자의 벽돌쌓기를 위해

시간과 공간을 배려해줬다는 후일담도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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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일의 동학농민혁명답사기
신정일 지음 / 푸른영토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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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이 되어서야 동학농민혁명 국가 기념일이 선포되었다.

만약 성공하였더라면, 이라며 안타깝게 되뇌이는 우리 민중의 역사.

정말 다른 대한민국이 될 수 있었을텐데.

이 책은 동학농민혁명의 흐름을 따라

해당지역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풀어간다.

이렇게 글로 보기 아깝다.

다큐로 찍어놔야하지 않을까. 안그래도 보전상태가 안좋은 곳들도 많은데.

얼마전 동학농민혁명을 소재로 한 [녹두꽃]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었다.

안타까워 보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 드라마에서 보여주었던 장면들을 떠올리며 페이지를 넘겼다.

해당 지명을 무엇으로 떠올리는가에 따라 다른 공간이 된다.

지금도 누군가 살아가고 다른 역사들이 켜켜이 쌓여가지만

기억을 떠올리면 그곳은 풀리지 않은 상처를 안은 땅이 된다.

터만 남은 자리도 있고

기념비가 세워진 자리도 있다.

역사적인 사실들을 정리해두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이렇게 공간을 확인하며 정리해두는 건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

진짜. 여기 있었다. 라고 확인해주는 느낌이랄까.

스토리로 풀어지지 않고

특정 캐릭터 중심으로 설명되지 않아

흥미로만 읽기 쉽지는 않다.

(특히나 지명, 인물명에 약한 나같은 경우 더욱)

하지만, 현실감으로 다가오는 묵직함이 페이지페이지에 담겨있다.

관련 기행 프로그램 같은 것이 짜여진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고...

(볼거리가 화려하진 않아 인기는 없을 것 같다.)

언제 듣던지 가슴이 아린 파랑새 노래를 읇조리며

누구보다 급진적이며 (심지어 지금보다 더! 이미 여성권익에 대한 선포가 있었다!)

인간중심의 생각을 지녔던 우리 선조들의 이야기와 그들이 디뎠던 땅에 대한 이야기를

읽는 시간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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끌리는 디자인의 비밀 - 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최경원 지음 / 성안당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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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어울리지 않게

책의 생김은 좀 안 끌리는 느낌이다 ^^;;;

맥락을 모르겠는 이미지들이 나열되어 있는 것도 그렇고

책은 크고 무겁다.

끌리기 쉽지 않다.

제목만으로는 사람들을 사로잡았던 디자인들에 대한

소개와 원리?, 목적했던 바에 대한

가벼운 접근이 아닐까 기대했는데

막상 읽어보니 조금은 학술적 접근에 가까운

역사적 흐름 집기와 의의, 가치에 대한 설명?

그래서, 조금 공부하는 마음으로 읽어야 하는 면이 있다.

그래도 소재가 재미있는 것들이라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는 있었다.

파트 원에서 소개되는 안도 타다오.

안도 타다오에 대한 소개와 시작점, 대표적인 건축물들에 대한 소개가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건축에 대한 이야기도 섞여들어간다.

얼마전 안도 타다오에 대한 다큐를 보면서 봤던 건축물이 대부분이고

새로운 건축물도 소개되어 있었다.

그의 건축이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이야기에 깊이 공감한다.

확실히 안도의 건축물은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영향력이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긴장감 또한 존재한다고 느껴진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병산서원에 대한 이야기로 마무리 하면서 앞의로 건축의 앞길이 우리에게 달려있는 건

아닐까 제기하는데, 그럴려면 우리의 고건축물의 정신이 이어진 우리의 건축물에 대한

이야기를 추가해주는 게 좋지 않았을까?

단지 고건축물의 유기적 안정감을 이유로 그것이 우리의 미래가 된다고 하는 건

좀 얄박하게 읽히는데 ^^;;;

파트 투는 의상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샤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간다.

파트 삼은 생활 디자인?

파트 사는 오디오 디자인을 다루며 주로 뱅앤 올룹슨의 디자인을 소개한다.

오는 뭐랄까, 예술이 된 디자인?

육은 이탈리아 디자인.

칠은 일본의 디자인.

팔은 해체주의로 주로 건축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다뤘다.

구는 현대 디자인의 현주소를 통해 추측해보는 미래 디자인의 방향?

전체적으로 목차가 좀, 방향성을 모르겠다. ^^;;

단락마다 우리가 미래 디자인을 선도할 수 있다~ 라는 선동적인 마무리를 강박적으로 하고 있고 ㅎㅎㅎ

각각은 재미있는데

전체의 방향은 모르겠달까. 흠흠.

다양한 이미지들과

관련된 설명들이 흥미로워서

학습적 목표가 없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관심있는 단락별로 골라 읽는 것이 좀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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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바다 세계사 - 바다에서 건져 올린 위대한 인류의 역사 테마로 읽는 역사 2
헬렌 M. 로즈와도스키 지음, 오수원 옮김 / 현대지성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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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바다가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부터 시작되는 이 책은

인간의 조상들은 해양환경에서 진화해 왔음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역사 속에서 바다를 인식해온 과정에 대한 이야기도 정리되어 있다.

특히 15,16세기 인간이 살고 있는 땅을 바닷길로 연결할 수 있다는 발견.

그래서, 이때의 발견은 육지의 발견이 아닌

바다의 발견이라고 설명한다.

해양산업이 발달하며 항해문학이 생겨나는 등

인류와 바다가 가까워져갔지만

기계화되면서 오히려 바다와 접하는 사람들의 수는 줄게 되었다는

설명에는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지구 위에 있지만

우주와 더불어 여전히 알수 없는 공간인 바다이다.

여전과 비교해 해양스포츠 등으로 친근해지기도 했고

인간의 삶을 받아내는 공간으로서 상처입는, 보호해야 할

야생의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기도 하지만

여전히 거대하고 신비로운 세계이다.

철저하게 바다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본 이 책은

저자가 해양 연구 프로그램에서 10년간 연구하고 강의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나름 전문적인 내용들도 많고

관련 이미지들도 풍부하게 실려있다.

말랑말랑한 글은 아니라서 편하게 읽히지는 않지만

인류사를 바다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앞으로의 역사에서 바다를 대하는 자세에 따라

우리 인류가 멸망으로 가게될지, 구원의 길을 찾을지 등을 생각해볼수 있는 계기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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