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북숍 스토리 - 취향의 시대, 당신이 찾는 마법 같은 공간에 관한 이야기
젠 캠벨 지음, 조동섭 옮김 / 아날로그(글담)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1.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세로로 조금 길죽한 모양새와 연분홍 색. 적당한 무게감과 자연스럽게 넘어가는 책장. 등
서점 이야기를 하기 위한 최적의 모양새라고 느꼈다. 감각적으로 만족.
2. 그런데, 이토록 다양한 서점들을 소개하면서 어째서 서점 사진이 하나도 없는거지?
라는 불만이 슬금슬금. 물론 서점의 모습은 변화하는 법이고 사진이 실린 후 변화할 수도 있고...
혹은 각 서점들을 직접 방문하기 전에는 사진으로 볼 때는 비슷비슷해보일 수도 있지만 ...
그래도 다양한 서점들의 소개글과 함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사진이 있을 거라고 기대했는데..
물론 각 서점의 소개와 함께 홈페이지 주소도 적혀있어서..
어쩌면 가장 최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인 듯도 싶지만.
전자책도 아니고 페이퍼책을 보는 경우는 책을 덮고 전자기기로 홈페이지를 확인해야하는데....
뭔가 ... 불편하기도 하지만 책을 하나 집어들었을 때 완성된 세계를 만나는 기쁨이 있는데...
아쉽아쉽. 음악이나 영상도 아니고 사진인데.... 흠....아님, 스케치라도... 있었으면 좋을 것 같은데...
3. 이미지가 없는 점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온갖 서점과 그 서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다.
스카신 북스의 <야생 새의 노래>라는 책에 관한 이야기는 마치 동화같다.
1941년에 발간된 책의 안쪽에 '이 책을 펼치면 새들이 노래하기 시작한다'라는 낙서가 1944년이라는 연도와 함께 적혀있었단다.
2010년 누군가 그 책을 구입했는데 며칠 뒤 서점 매니저는 그 책이 다시 책장에 꽃혀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상해서 책을 다시 펼쳐보니 놀랍게도 새소리가 들렸다.
책을 사간 손님이 책장을 넘길 때마다 다른 새소리가 나오도록 특별한 장치를 한 것이다.
그 책에는 새로운 낙서가 추가 되었다. '이제 정말 노래한다.'
마법같은 이야기다.
노래하길 바랬던, 혹은 마음으로 들리던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게 된 것 아닌가.
북숍밴드를 만든 서점도 있다. 책을 소재로 노래를 만들고 지금까지 100곡이 넘는 노래를 만들었고 영국 순회공연까지 다닌다고 한다.
내 책의 노래가 있다니. 작가라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책의 노래가 있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그야말로 완벽해지는 책이라는 느낌!
단 한권의 책만 파는 서점도 있다.
그런데, 그 단 한권의 책이 서점 주인의 책이다. 어린 시절부터 만들어왔던 이야기를 직접 책으로 만들고
그 책을 팔기 위한 서점을 차렸다. 그리고, 7천권의 책을 팔았다!!! 원북스토어에서!
이후 세권을 더 출간하고 그 책들을 위해 아더 북스토어를 차렸다고 한다.
그리고, 죽기 전까지 2만권이 넘는 책을 팔았다고 한다.
완벽하지 않나? 글을 쓰고, 책을 만들고, 직접 판다.
74세에 책을 만들고 14년동안 그 책을 팔았다. 아마 경제적으로 그렇게 큰 이익을 본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해볼만한 일로 보인다. 그리고, 재미있었을 것 같다.
4. 굉장히 많은 서점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시아권 서점 이야기도 있는데, 아쉽게도 한국의 서점 이야기는 없다.
방문할 기회가 없거나 특별난 서점을 발견하지 못한 걸까?
최근 한국에도 특별한 컨셉의 작은 서점들이 꽤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
너무 많은 서점 소개가 이어져서 좀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읽어나가다가 마음을 잡아끄는 서점을 발견하고 그 지역을 방문할 계획을 세워볼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소개된 지역에 방문할 일이 생기면
다시 한 번 책을 들춰 어떤 서점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동선을 짜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까지 많은 서점의 이야기들과 함께 책장에 고이 모셔두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