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장 난 세계의 나날 - 기계적·인간적 결함을 마주하는 반도체 엔지니어의 갈등 해소 분투기 일하는 사람 16
세미오 지음 / 문학수첩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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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회사의 엔지니어인 저자의 입사부터 느껴온 회사생활의 모든 것?

반도체 회사라는 게 온갖 정보 유출에 민감하다는 이야기가 본문에도 나오는데

그래서 그런가 회사 생활을 묘사하는데 선명한 그리기를 피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자녀의 병원 출입을 위해 서울에서 거주하며 6시 20분 셔틀을 타고 출퇴근한다거나

대학 호봉제의 첫 입사자로서 느꼈던 부담감

보안에 예민한 회사 방침에 대한 에피소드

이미 에어샤워와 방진마스크로 무장된 작업 환경 때문에 코로나 시대의 답답증 따윈 몰랐다거나

기계 설비에 대한 애정?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3교대로 살아가는 어려움.

등 같은 직종이 아니더라도 능히 짐작갈만한 이야기들도 있고

저자의 회사에서만 느낄 수 있을 특수한 상황도 있다.

하지만,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일까? 그 특수한 상황에 처한 마음을

모를 바를 아니다.

고장난 세계의 나날 이라는 제목을 보면서 뭔가 SF판타지 같은 이야기를 조금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생산라인을 24시간 가동하기 위해서 '보수와 유지'를 책임지는 이야기.

계속해서 시시포스의 이야기를 하는데,

끊임없이 고장나는 기계와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좀 더 드라마틱했으면

했던 건 너무 가혹한 기대였다는 생각이 든다. 매일 평소와 다름없이

큰 사고가 없어야 하는 나날들이니 말이다.

다른 듯 하지만 다르지 않은 일하는 사람의 나날.

그 속에서 발견한 의미를 나누는 일은

저자의 말처럼

매일 돌을 올리는 시시포스가 발견하는 그날의 작은 변화들 같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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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박순주 지음 / 정은문고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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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자주 나가는 편은 아니지만 기회가 되면 주로 도쿄를 방문하는 편이다.

그리고 도쿄에 방문하게 되면 묵는 숙소가 정해져 있다.

두번째? 세번째? 도쿄 방문 때 처음 묵었던 숙소인데

숙소가 깔끔하고 주변이 조용한 것도 마음에 들지만

진보초를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라는 것이 꽤 큰 선택의 이유였다.

이후로 도쿄에 방문할 때마다 아침으로 저녁으로 진보초의 책거리를 산책삼아

나다니곤 한다.

진보초의 분위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일본어 까막눈이라 눈치로 이 서점에는 이런 책이 많네? 저 서점에는 저런 책이 많네.

정도로 살펴볼 뿐 각 서점의 특색이나 역사까진 도통 알도리가 없었다.

그 와중에 너무너무 반가운 책을 만났다.

[하나의 거대한 서점, 진보초] 는 진보초 거리에 있는 특색있는 18개의 서점을 소개해주고 있다.

그림책 위주의 아동도서 전문 서점이라 진보초 방문 때마다 들러보곤 했던 북하우스 처럼 아는 서점 소개도 반가웠지만

거리를 다니며 보는 것이 다였던지라 알 길이 없었던 콩책 전문 서점 4층의 로코서방의 존재는

이 책이 아니면 알길이 없었을 귀한 책방이다.

파사주 바이 올 리뷰스 라는 서점은 분명히 살펴보고 나왔지만 뭔가 낯선 느낌에 뭐하는 서점이야? 라는 마음이였는데 책장마다 주인이 다 다른 형태의 독특한 운영을 하는 서점이였다는 걸

이 책을 읽고서야 알았다.

뿐만 아니라 일어를 읽고 쓸 줄 안다고 해도 알 수 없었을 각 서점이 다루는 책의 가치나 역사에 관한 이야기까지 충실하게 담겨 있다.

일본 역시도 책을 읽는 인구가 많이 줄었을 뿐 아니라

코로나를 지나면서

진보초에서도 문을 닫는 고서점들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그래도

진보초만의 분위기를 그리워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우리 청계천 헌책방 거리처럼 싹 밀려버리는 않겠지.

다음 번에 진보초에 방문하게 되면 새롭게 보일 서점과 찾아가보고 싶은 서점이

생겨서 기쁘고 기대된다.

네이버 카페 책과 콩나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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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탄다 말을 탄다
김지나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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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좀 시큰둥했다.

귀족스포츠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접근성과 경제적인 측면에서

승마라는 것이 아주 멀게 느껴질 뿐 아니라

(입시 비리 종목 정도로 이미지화 되어 있달까)

그런 취미를 책으로 펴낸 저자에게 좀 비딱한 마음이랄까?

그런 걸 깔고 있어서 였던 거 같다.

그런데 처음 승마를 하게 되고 익히는 과정을 과감하게 축약하고

프랑스 베르사이유에서 외승을 즐기는 이야기로 넘어간 단계에서

완전, 빠져버렸다.

멋져!!! 돈지랄 엄청 할만해!!!

그러곤 신나게 읽어 내려 버렸다. 가슴 두근두근 하며. 부러워하며.

한국에서는 너무 낯선 풍경인 도로에서 마주하는 차와 말 탄 기수라니 !!!

이후에 이어진 프랑스 알자스의 승마 합숙기

한국 동호회에서의 외승, 정조대왕 호위병이 되어봤던 이야기

몽골에서의 말타기

승마대회에 참가한 경험담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준 말들에 관한 이야기까지

저자분의 글솜씨가 좋아서인지

아님 어렵거나 불편한 이야기들이 없어서 인지

(싫은 사람, 싫은 상황 등의 이야기가 굉장히 적은 편)

정말 승마란 이렇게 즐거운 건지

혹은 다, 적용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승마의 매력에 완전히 설득되고 말았다.

그렇다고 나도 시작하겠어! 라는 말은 쉽게 나오지 않는 건

역시나 접근성의 문제가...

일단 체력.

저자분은 꾸준히 운동을 해와서 적응하는데 체력적 문제가

크진 않았던 거 같다. 하지만, 나는 바로 허리가 나가버릴 듯.

지리적 접근성.

승마장으로 갈 수 밖에 없는데 차량없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한 번이면 모를까 매주.

나는 운전도 못하니까.

경제적으로 포기할 취미와 음주생활이 없던지라

새로운 소비로 결심하기에 만만치가 않은 수준이다.

(하지못할 이유는 언제나 너무 많고

하는 건, 언제나 그냥 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아마 내가 말을 탈 일은 없을 것 같지만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승마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고

승마를 즐기는 사람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으로 새로운 눈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경주마의 처후라거나

말들에 대한 소식에도 좀 더 마음과 시선을 돌려야겠다는 깨달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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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오사카 - 교토·고베·나라, 2024~2025년 최신판 리얼 여행 가이드북 시리즈
황성민.정현미 지음 / 한빛라이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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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 오사카는 황성민. 정현민 두 분의 공저인데

황성민님은 오사카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여행과 맛집 정보를 올리다가

여행작가가 되었다고 한다. 현지인이 맛집 추천을 부탁할만큼 오사카 음식의

전문가라고 한다.

정현민님은 여행사 근무하면 쌓은 경험을 일본 여행 커뮤니티에

공유하면서 19년째 관련 정보를 다루는 스탭으로 활동 중이시라고.

최근 정보에 민감할 뿐 아니라

쌓인 연차 덕에 알고 있을 다양한 정보들을 생각하면

이 한권도 아쉽지 않았을까 싶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코로나 이후 변화한 오사카의 현재, 리얼한 정보를 담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고 하니 정보의 신선함과 정확함은 신뢰해도 좋을 것 같다.

4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번째 파트는 오사카 전반적으로 살펴보기.

날씨, 옷차림, 공휴일, 필수 스폿 등을 개괄적으로 다루어서

여행 계획을 짤 때 참고하기 좋다.

파트2는 명소, 음식, 카페, 쇼핑 가볼만한 장소들을 지역별로 알려주어서

코스를 짜볼수도 있다. 귀찮으면 따라하기만해도 괜찮을 추천 코스도 있으니

맘편하게 종이 위에서 예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입국절차나 교통편등 필수로 익혀야할 정보도 파트2에 배치되어 있다.

파트3은 구역별로 좀더 디테일한 안내가 되어 있어서 여행의 방향을 정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파트4는 여행 준비하면 체크해야할 정보들을 담고 있다.

꽤나 내용이 충실하고

선정한 가게들의 수준이 기대되는 초이스들이다.

당일 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근교 도시에 관한 정보와

여행시 사용할 수 있는 지도도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사진과 안내문을 보고 있자니

가고싶다. 격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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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의 노래 미운오리 그림동화 14
다니구치 도모노리 지음, 봉봉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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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보자마자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개구리 소년 개구리 소년

니가 울면 무지개 언덕에 비가 온단다~"

개구리 왕눈이라는 애니메이션의 주제가 인데.

아시는 분? ㅎㅎㅎ

그런데 내용을 읽어보니

비가 내리기를 바라는 노래를 부르는 청개구리의 이야기였다!

뭐지? 정말 그 애니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건가?

하지만 이 청개구리는 애니메이션 주인공처럼 눈물을 참으며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캐릭터가

아니라는 점.

비가 내리라고 내리라고, 노래를 불러대는 녀석이다.

주변에서는 자꾸 비가 내리니까 질색을 한다.

그래서, 자유롭게 노래부를 수 있는

자신의 노래를 반갑게 들어줄 이를 찾아 길을 떠난다.

결국은 바다에 사는 고래를 만나 힘을 얻는 개구리는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오는데

그 사이 비가 내리지 않아

연못은 작아져 있다.

노래를 부르는 것 싫어하던 개구리들은

청개구리에게 비가 오도록 노래를 불러주길 청하게 된다.

뭐, 기우제 때 반가워할 개구리일세. 라는 감상이랄까.

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비 오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효용성을 떠나 비의 기쁨을 느꼈으면 했던 걸까?

정확하게 전해지지는 않는다.

이야기라는 측면에서는 좀 더 디테일이 있거나

사건이 의도를 전달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들기는 하지만,

너무 선명해지면 다분히 학습?적인 느낌이 강해질 것 같기는 해서,

어려운 일이다. 이야기를 꾸린다는 건.

그림은 거칠지만 정감이 가는 투박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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