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멋지게 한말씀
조관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강연이나 티비 프로 진행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한결같은 생각에 빠져든다. 어쩌면 말을 저렇게 잘 할까? 전생에 나라를 구했는지 참 복도 많다고 생각했다. 일전에 유명 아나운서였던 분의 강연을 들을 적이 있다. 강연의 내용도 훌륭했지만, 강연에 대한 그의 진지하고 성의있는 모습에 감탄했었다. 그는 강연을 준비하기 위해 몇 날에 걸쳐 준비 자료를 정리하고 외우고, 연습을 거듭한다고 했다. 또한 아나운서로 활동할 때, 한 사람과의 인터뷰를 위해 상대방의 신상은 물론이고 그와 관련한 저술서, 참고할 책을 수 권씩 읽는다고 했다. 원활하고 매끄러운 진행을 위해서라지만 그의 노력은, 타고난 복이려니 했던 나의 편견을 일축했다. 한 두시간의 강연에서 보여지는 멋진 한말씀은 "지독하다 하리만치 정성을 쏟은" 것에서 비로소 빛을 발하는 것이었던거다.
대중앞에서 멋진 연설을 위해 저자가 말하는 것들중,
3의 법칙은 깨나 설득력 있어 보인다. 물론 이것도 그가 충분히 연설과 관련한 자료들을 찾아내고 스스로 연설을 통해 얻어진 반응의 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이 방법은 스티브 잡스나 케네디, 오바마 대통령 등 스피치의 구재들이 즐겨 사용하는 방식이라니 더 솔깃하다. 말하고자 하는 요지를 3~4개로 간추려 한 문장에 담거나 구술방법의 구성을 3가지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대다수 연설자들이 대중을 흡입하는 도구로 강력 추천하는 ’유머’에 대한 참고에도 공감한다. 그래서 유머집을 가끔 읽기는 하는데, 그 유머를 활용할 타이밍을 잘 짚어내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대화 역시 강연처럼 연습이 필요한 듯하다.
그런데 나는 대중은 고사하고 몇 명과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마음속에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표현 못하고, 혹은 의사전달을 제대로 못할 때가 있다. 그러니 대중앞에서 멋지게 한말씀하라는 저자의 이러저러한 권유중에서 대화에도 필요한 직접적이고 요긴한 포인트를 찾아냈다. 간혹 가다가 대화가 뻘쭘하게 중단되거나 별로 친분이 없는 사람과 마주할 때의 어색한 분위기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주여! 신식의사가 천생연분이오~" 라는 저자가 개발한 화젯거리를 떠올려보는 것이 딱이겠다. (주)택, 부동산 (여)행, (신)문 기삿거리, (식)생활...등등이 일반인들의 공통 관심사이기에 자연스런 화젯거리로 무난하다. 오늘 날씨가 참 좋네요.......침묵, 이라면 나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신문은 읽지 않고 인터넷 가십기사들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경제 돌아가는 것에 너무 무심한 건 아닌지, 생활 정보에 취약한 건 아닌지 말이다.
"화술(話術)보다 심술(心術)"
대중이 되었든 개인과의 대화가 되었든간에 이 한 문장은 꼭 기억해 둘만하다.
어눌한 말주변을 바로 잡아줄 참고서를 찾아 읽는다고 읽었지만, 역시 참고서일 뿐이다. 저자가 강조하듯, 영어 공부를 하는 것만큼의 정성과 노력으로 우리 말에 관심을 가지고 연습해야하는 것은 자신의 몫이다. 지나는 말이라도 허튼소리를 실없이 뱉는 사람에 대해서는 신뢰를 가지기 힘들다. 달변이 되고자 하는 큰 욕심은 없다하더라도 자꾸 같이 있고싶고, 얘기 나누고 싶은 그런 사람이고는 싶다. 말 잘하기 위해 이것저것 참고도 하고 연습도 해야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마음을 정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닐까. 심술(心術)을 부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