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짜생태학 - 녹색 신화를 부수는 발칙한 환경 읽기
브라이언 클레그 지음, 김승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최근 들어 녹색 신화의 붐이 일고 있다. 탄소 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드높은 목소리가 선봉에 있다. 웰빙과 발맞춰, 자동차로의 이동을 줄이고 자전거 타기나 걷기 중심의 생활 패턴을 요구하고 있다. 식생활과 의식 가까이에는 '유기농'에 대한 고무적인 열풍이 뒤따르고 있다. 이것들은 외양적으로 반감을 가질만한 어떠한 이유도 없는 듯 보인다. 저자 브라이언 클레그가 '녹색 신화를 부수는 발칙한 환경 읽기'를 들고 나와 조목조목 반론을 제시하기 전까지, 기존에 가졌던 녹색 신화에 대한 나의 믿음은 맹목적이고, 다분히 순종적이었다. 그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그렇다고 유기농 작물의 애용이나, 탄소 저배출 운동에 반대 입장이 된 것은 아니다. 어떠한 행위를 지속하느냐, 중지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한다." 는 것이다. 아이들의 먹거리만큼은 유기농으로 준비하려고 애쓴다. 대부분의 부모라면 이의를 달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 된다면 그것은 과소비의 범주에 들지 않을 뿐더러, 주부로서는 현명한 선택이란 동조도 충분히 이끌어낼 수 있다. 하지만 유기농 작물에 대한 완전한 믿음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비유기농 작물과 비교해 확실한 안전이 보장되는지는 알 수 없다. 가격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게 적당한 가격인지의 해명은 어디에도 없다. 나와 가족의 먹거리가 막연히 안전할 거란 믿음의 댓가로 적정한지 말이다. 작가는 이 문제에 대해 더 큰 지구 파괴의 현상을 들고 있다. 물론 유기농이란 이름이 파놓은 함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유기농 작물의 한정적 생산이, 소비자의 수요를 따르지 못해 결국에 더 많은 열대림을 파헤쳐 경작지로 만들어야 하는 2차적인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할 수 없다.  

 

경작지 확장과 관련한 또 다른 문제는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작물들에 있다. 바이오 연료에 대한 필요성은 지구 온난화 문제의 주범으로 꼽히는 탄소 저배출과 관련해 각국이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환경 운동가들은 바이오 연료를 만드는데 사용되는 작물들, 즉 옥수수, 밀, 사탕수수등은 식량의 의미로 인류에 전해져 왔고, 이로 인해 수많은 인류가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저자의 즉각적인 반론은 이렇다. "굶주린 사람들의 입에서 식량을 빼앗아 꼭 필요하지도 않은 자동차의 동력원으로 쓰는 것을 연상시키는 이 발언은 무조건반사의 산물이다. 옥수수는 반드시 한가지 용도로만 사용해야 하는 식물이 아니다. 바이오에탄올과 바이오디젤은 식량을 연료로 바꾼것이 아니다. 식물을 연료로 바꾼 것이다." 정확한 해석이며 논리적이다. 바이오 연료에 대체된 식물들로 인해 인류가 기아에 허덕이는 것이 아니라, 분배의 문제다.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나 지만, 수긍에 무리가 없다. 바이오 연료가 생기기 전에도, 인류의 반은 늘 굶주렸다. 그 책임을 바이오 연료에게 전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로써 내가 녹색 신화에 얼마나 무지하게 순종적이었는지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어려운 경제, 생태 논리를 떠나서, 우리가 하는, 소비 행태나  환경 운동이 바른 방향인지를 염두해 볼 필요가 있다. 저자는 그릇된 선택이나 비 합리적인 어떠한 행동양식에 대해서 지탄하려는게 아니며 반론을 제기한다고 보여진다. 그런 추측의 이유로는, 그 모든 반론에 대한 대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주 구체적이고 섬세한 제시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더 기울인다면, 막연한 녹색 신화에 대한 꿈에서 깨어나,  현실적이고 근간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다분히 과제는 늘어났고, 생각의 여지는 넓어졌다. 우선은, 녹색 신화가 안고 있는 환경 파괴의 함정에서 벗어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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