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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진이 되라 - 운명을 바꾸는 창조의 기술
강신장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음식으로 명소가 된 곳에 가면 이런 간판 꼭 있다. ’원조 00’
’원조’라는 글자로도 안되겠는지 ’진짜원조’ ’원래원조’ 등 원조를 강조하는 수식어가 난무하다. 자신의 업소가 제일 처음 시작했다는거다. 원조라는게 무슨 의미길래 그럴까. 남들과는 다른 무언가를 발견하고 개발했다는 자부심의 증거를 부각시키려는 것이다. 따라하는 사람들은 흉내만 낼뿐 원조를 능가할 수 없다는 은근한 자신감의 발로가 아닐까한다.
그렇다. 카피는 오리진의 흉내일뿐 결코 오리진이 될수 없다. 복제품이나 대량생산된 상품에서는 경험될 수 없는 ’아우라’처럼 말이다. 창조본능을 일깨우며 오리진이 되기를 강조하는 저자는 생각의 전환으로부터 창조작업이 시작된다고 주장한다. 우리 주변에 널려있는 상품이나 아이디어들이 생겨난 동기를 들어 창조작업의 발상적 전환을 설명하고 있다. 특이할만한 것은 창조본능의 모티브가 되는것이 사람을 향한 일련의 감정들에서 비롯한다는 것이다.
가령, 누군가 어떤 상품을 사용함에 있어 불편함을 겪고 있고 그 누군가의 불편을 덜어주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창조적 발상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외로움, 슬픔, 기다림, 우울함을 해소시키고 그들에게 기쁨과 만족을 주고자 노력하는 자세 말이다. 이전에 발상의 전환을 외치는 창조작업 지시서들에서 간과된 사람의 마음 읽기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중심 언어이자 오리진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분명한 이유로 충분하다.
’고기도 먹어본 넘이 맛을 안다’ 고 경험의 과정을 통한 창조 또한 중요하다. 창조하려는 분야에서 실컷 놀아봐야 즐거움과 재미를 느끼고 부족한 2프로를 채우기 위해 본능을 발동한다는 것이다. 발명가들중 대부분은 자신이 느꼈던 불편함을 개선하기 위해 시작한 일련의 작업들로 기발한 발명품을 만들어내곤 하는데, 이를 증명하는 결과물이 여기 있다. 똥꼬가 데이고 얼고, 민망함에도 몸을 사리지 않았던 직원들의 직접체험이 만들어낸 불후의 명작 ’토토 비데’를 보면서 "아~ 이래서 각도와 온도가 딱딱 맞았구나", 혀를 내두르게 된다.
흔히 창조는 머릿속에서 시작되는 작업이라 생각했는데 이 저작물이 이끈 결론은 의외였다.
감정을 읽고 몸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진정한 창조 작업이라는 것이다. 번개처럼 머릿속을 스치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도 결국엔 몸 어느 구석에선가 꿈틀거리는 창조를 끄집어내어 틀에 담는 작업을 한다는것 말이다. 주위를 둘러보며 사람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는 것이야말로 창조의 기본이다, 라는 평소의 생각과 같은 결말을 유도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