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책읽기, 다독술이 답이다
마쓰오카 세이고 지음, 김경균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창조적 책읽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표지를 열었을 때, 마쓰오카 세이고의 직업적 이력보다 놀란 것이 있었다. 인터넷 상에 하루 한 권씩 독서 감상문을 올리는 장대한 북 니비게이션 ’센야센사쓰 千夜千冊’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과 이미 천 권을 넘어서고도 그 장정이 끝나지 않고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부분은 저자가 대담 형식으로 풀어낸 이 이야기가 진지한 경험에서 비롯한 것임을 피력하기에 적잖은 무게감을 가지게 되었다. 다독술에 관한 총 7장의 형식을 따지지 않고 내게 응용되는 포인트만을 골라 정리해 보자면,



사실, 책에 꼬투리를 달기는 의외로 쉽다. 
서평이 아니라 책에 대한 공감 체험을 안내한 기록으로 감상문을 써라   

눈 뜨면 잡히는대로 책을 읽을 때는 몰랐는데 불로그에 리뷰를 적으면서 적잖은 고충이 동반된다. 느낌을 요연하게 정리하는 것이나 적정한 인용과 충분한 표현에 동원될 만한 용어의 부재 때문이다. 또 하나, 리뷰를 적음으로써 책에 대한 느낌을 남기는 일에 충실하자는 나의 본래 의도와는 달리 어느 순간에 책에 꼬투리를 달고 책을 비평하려 든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저자가 내세운 이 지침을 다시한번 되새김으로써 본래와 상충하는 리뷰어로써의 역할에서 벗어나 보고싶다. 물론 다른 분들이 작성한 서평을 보면서 따라해보고 싶은 충동을 수시로 느끼지만 내 역량에 反하는만큼 나답게 살기로 한다.


과학이란 웬만해서는 독학으로 친근해지지 않는다. 
이런 책들은 처음에는 이빨도 들어가지 않는다


하하. 지당하신 말씀이다. 어지간히 튼실한 이빨로도 안된다. 그러나 열 번 찍어 안 넘어 가는 나무 없다고, 계속 이빨을 들이대면 언젠가는 잘근잘근 씹히지 않겠는가. 좀처럼 이빨이 들어가지 않기는 ’인문’도 마찬가지다. 비록 과학 보다야 쉽겠지만, 여전히 내게는 그렇다는 얘기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전 어느 순간에 불거진 인문에 대한 강한 호기심에 기인해 약간의 간격을 두고 두 세번 반복해서 읽다보니 조금씩 살점이 뜯겨 나오더란 말씀이지. 그 맛? 씹는 질감 못지 않은 맛이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독서의 본질에  한 발 다가서라는 저자의 귓뜸을 이해할 것 같다. 그러나 자신의 독서 취향을 발견해야 한다는 선행 과제를 마친 다음에 생각해 볼 일이다. 자신의 독서 취향에 따른 순리적 책읽기에서 점진적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것.



"독서는 누군가와의 인연이다" 
만나고 싶은 사람이나 배우고 싶은 사람의 책은 반드시 읽는다.
   

이 책에 대한 신뢰감을 부추기는 단어 ’인연’ 
어느 방면이고간에 빠지지 않으면서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인연’이다.  옷깃을 스치는 몇 갑절의 인연이 책에서 이루어진다고 나 또한 믿고 있다. 작가와의 인연, 책 속 인물들과의 인연, 책을 선물하고 받는 관계에서 비롯한 인연은 물론이고 책 자체와의 인연도 그렇다. 이 모든 것이 망라된 만나고 싶은, 배우고 싶은 사람의 책이라면 두 말 할것도 없겠다. 소설을 주로 읽다보니 자연 신봉에 가까우리만큼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 읽은 후의 느낌이 실망스럽다는 결론에 봉착하더라도 일단은 그 작가의 책을 집어들고야 만다. 이런 독서 습관은,  다른 장에서 언급한 바에 의하면 독서의 정점이 되는 전집독서와도 일맥상통한다. 한 사람의 작가가 연속적이고 입체적으로 다가온다는 것이다. 3D가 대세인 요즘, 독서에서의 입체감도 누려줘야 안 되겠나.



그러나, 창조적 책읽기의 답이 다독술에 있다는 말에는 소심한 반기를 들어 흔드는 바이다.  
’多’가  전부는 아니듯 무작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多讀을 지양하고 나 만의 해답을 찾아 보자면,
알게 모르게 행해졌던 무분별한 독서행태를 바로 잡으며,
다독을 통해 양서를 구별해내는 심미안을 기르기에 힘쓰며,
지극히 개인적일지라도 나만의 독서 취향을 무시하지 않으며,
매일은 아니더라도 읽은 책의 느낌을 기록하는 일에 게으르지 않는다, 라는 다짐으로 좋은 공부를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