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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1년 3월
평점 :
품절
1976년 4월 6일, 활짝 피어난 벚껓 위로 다가선 부드러운 햇살, 정말 따사로운 하루였다.
"응애 ! 응애 ! " 불에 데여 놀란 것처럼 울어대며 한 아이가 갓 태어났다. 건강한 사내아이였고, 평범한 부부의 평범한 출산이었다. 단 한 가지, 그 사내아이에게 퍌과 다리가 없다는것만 삐고는..
이렇게 시작하는 이 책은 그렇게 팔과 다리가 없이 태어난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성장하면서 느꼈던 좌절, 주위의 시선과 그 시선들에 적응하고 자신을 비장애인에게 적응시키며 살아낸 이야기를 짤막짤막 써 가고 있다.
그는 "신체는 불만족, 그러나 인생은 대만족" 이라고 자신있게 얘기한다. 정말일까? 하는 의구심이 드는건 내가 한 번도 장애와 상관있는 삶을 살지 않았지만, 보기만 해도 늘 불안하고 아슬하게 느껴졌던, 무엇보다 슬픈일이라는 생각밖에 할 줄 모르는 평범한 비장애인인 내가 그런 의구심이 드는건 오히려 당연한지 않나? 내가 누군가? 감기몸살만 앓아도,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을때도, 맹장수술만 받고도 죽는 소리를 하며 문병 온 사람들과 주위 가족들에게 온갖 동정심과 위로를 자아내던 사람이 아니던가.
오토다케 히로타다도 처음부터 모든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태어나지는 않았다. 지나친 자기중심적 사고와 너무나 비장애인처럼 행동하려는 그의 어색한, 과한 액션이 주위를 더 힘들게 하던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것들을 잘 이겨내는 지혜와 용기가 있었으며...그것은 좋은 가족과 따뜻한 이웃과 친구를 가진 덕분이었다.
일등보다 행복한 꼴찌
드디어 운동회 날이 되었다. 놓고 푸른 5월의 하늘, 나도 50미터 지점에서 신호움과 동시에 달리기시작한다...100미터라면 아무리 느림보라도 20 정도면 충분하다. 다시 말해 총소리가 나고 20초 후부터는 그 넓은 운동장에 나 혼자만 남게 된다...마지감 10미터를 남기고 지친 나머지 스피드가 점점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때였다. "오토 정신차려! 끝까지 달리는 거야!"
오카 선생님께서 외치는 소리를 듣자... 온몸에 풍풍 힘이 솟았다....중략..나는 6위라고 씌어진 깃발 아래 서 있었다. 그러나 6위 자리에 있으면서도 마치 1등을 한 것처럼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아이는 나밖에 없었다.
오토는 "장애가 있긴 하지만 나는 인생이 즐거워요." 라고 말한다.
건강한 몸으로 태어났지만 울적하고 어두운 인생살이를 보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가 하면 팔다리가 없는데도 매일 활짝 웃으며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그러므로 관계없는 것이다. 장애 따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