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콩 마르크스주의자 인터뷰: 보안법 탄압 1년,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까?
https://wspaper.org/tg/25812

1년 전 홍콩에서는 국가보안법이 제정됐다. 시진핑·캐리람 정부는 이 법을 제정해, 송환법 문제를 계기로 일어난 홍콩의 대중 운동을 제압하고자 했다. 이 법이 시행된 1년 동안, 정부를 비판해 온 〈빈과일보〉가 폐간되고 관련자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조슈아 웡의 데모시스토당을 비롯해 몇몇 야당들은 탄압 속에 당을 해산해야 했다.

홍콩 마르크스주의자 람치렁(아래 사진)에게 현재 홍콩 상황과 전망에 관해 물었다. 그는 홍콩 ‘레프트21’ 회원이며 《후기 천두슈 선집》의 편집자다. 람치렁은 홍콩 태생으로 광저우 지난대학교를 다녔고, 1989년 텐안먼 항쟁 연대 운동에 참가했다. 이후 홍콩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사회주의자로서 활동하고 있다.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지 1년이 지났다. 그동안 홍콩에서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

홍콩 주민들이 지난 40년 동안 누려 온 언론·신문 발행의 자유가 이제는 위태로워졌다.

국가보안법에 따르면, 이른바 국가 분열, 국가 전복, 외국 단체와의 결탁 등을 밝히는 발언[행위에 한정되지 않음]도 모두 처벌받을 수 있다. 그런데 무엇을 ‘국가 분열’, ‘국가 전복’, ‘외국 단체와의 결탁’으로 볼지 그 정의는 모호하다. 중국 당국은 이를 고의로 명확히 규정하지 않아 국민들이 공포감을 느끼게 한다. 정부는 이를 이용해 통제를 강화한다.

친정부 인사의 말에 의하면, 국가보안법은 반대파 공격만이 아니라 적어도 2년 동안 ‘정치적 숙청’을 진행해 홍콩의 사법·사회·문화·사상·교육·언론 등의 영역을 전면 개편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홍콩 정부는 ‘기본법 23조’(홍콩 정부 스스로 홍콩의 안전을 지키는 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를 다시 입법하려 하면서 정치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기본법 23조’는 2003년에 시민 50만 명이 시위해서 입법을 철회시킨 바 있다.

이번에 폐간된 〈빈과일보〉는 어떤 신문이었고, 시진핑 정부는 왜 이 신문을 공격했는가?

〈빈과일보〉의 정치적 입장은 중국공산당의 독재를 반대하고 홍콩 정부에 비판적이며, 공산주의(진위를 가리지 않고)에 반대하고, 친미이며, 자본주의와 자유 시장 경제를 지지한다. 〈빈과일보〉는 또한 정신적 문제가 있는 여성 유명 연예인과 몇몇 인사들을 희화화해 유료 뉴스를 만드는 타블로이드 기풍을 가진 신문이다.

[홍콩에서] 사회주의 좌파는 〈빈과일보〉를 포함해 어떤 신문이든 정간되는 것에 반대하며 언론의 자유를 옹호해 왔다. 하지만 우리들은 〈빈과일보〉의 정치적 경향을 무원칙하게 지지할 수는 없다.

〈빈과일보〉 폐간은 홍콩에서 어떤 반응을 불러일으키고 있는가?

홍콩 시민 대다수는 〈빈과일보〉에 동정을 보냈다. 6월 24일 발행 마지막 날에 100만 부가 인쇄돼 당일 모두 판매됐다. 어떤 시민은 자발적으로 신문사에 가서 기자들을 응원했다.

올해 6월 4일 톈안먼 항쟁 기념 집회와 7월 1일 홍콩 반환 기념일 등 민주적 집회가 금지됐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정치적 탄압하에서 〈빈과일보〉를 대규모로 성원하는 활동이 나타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다수 시민의 마음은 정부의 독재에 반대한다.

홍콩 당국이 ‘가짜 뉴스’ 단속법 제정도 추진한다고 들었다.

홍콩 현행 법률에는 가짜뉴스 배포를 처벌하는 법이 있는데, 예를 들면 비방, 허위 투자 소식 발표, 의료나 약물과 관련된 가짜 뉴스 등에 관한 법 조항이 있어서 또 다른 ‘가짜신문법’을 제정할 필요가 없다.

미국 대통령 바이든은 홍콩에서 벌어지는 탄압 등을 근거로 서구 민주주의 진영이 중국의 권위주의와 대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바이든이든 트럼프든 모두 중국의 홍콩 탄압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들이 대표하는 미국의 독점자본은 중국의 관료 집단과 수천수만의 관계를 맺고 있고, 중국 시장을 진정으로 포기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송환법 반대 운동 기간에 트럼프는 중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홍콩 대중 운동을 “폭동”이라고 불렀다. 예상하건대, 바이든도 [홍콩에 대해] 입으로만 떠들 뿐일 것이다.

2019~2020년 홍콩에서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트럼프에 기대하면서, 트럼프가 중국 정부를 압박해 홍콩 대중 운동 탄압과 국가보안법 통과를 중단시켜 주기를 바랐다. 홍콩의 극우 ‘본토파’는 미국에 대한 비현실적인 희망을 부채질하고 심지어 트럼프의 우익 포퓰리즘을 미화하기도 했다. 예컨대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을 트럼프에 반대하는 중국의 음모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가 퇴진하면서 이들은 절망에 빠져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중국 대륙과 홍콩의 대중이 단결해 공동으로 중국 전체의 민주주의와 노동자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다.

2년 전 홍콩 대중은 송환법에 반대해 인상적인 투쟁을 벌였다. 앞으로의 전망을 어떻게 보는가?

홍콩은 2014년 ‘우산 운동’과 2019년 송환법 반대 운동의 실패를 경험한 데다 정부의 강력한 탄압까지 더해진 터라, 앞으로 몇 년 내에는 큰 규모의 대중적 항의 운동이 벌어지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

대체로 홍콩 민주주의의 앞날은 중국 대륙의 통치 위기나 경제 위기에 달려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관료 통치가 약화되지 않는다면, 상황은 상당히 엄혹해지고 지금보다 더 힘들어질 것이다.

과거 대중 투쟁의 경험은 마치 사회주의 좌파의 주장을 입증해 주는 듯하다. 첫째, 느슨하고 서로 책임지지 않는 게릴라적 행동이 아니라 대중의 자기 조직이 필요하다. 둘째, 노동자의 자기 조직과 파업 등 직접 행동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 민주주의 요구와 반자본주의적 사회·경제적 요구가 결합돼야 한다. 셋째, 중국 대륙에서 벌어지는 노동자와 농민들의 투쟁에 연대함으로써 홍콩과 중국 대륙의 진보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

홍콩의 사회주의 좌파는 비록 영향력은 작지만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약간의 발전을 했다. 그 후 ‘본토파’ 운동의 부상을 보며 범좌파들은 내부적으로 정치적 혼란을 겪었고(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본토파 운동에 흡수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대중 운동에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오늘날 사회주의 좌파는 새로운 정치 환경에서 신세대 청년들과 함께 대중의 최대 관심 의제에서 시작해 조직하고, 동시에 (혁명적 사회주의와 우익 포퓰리즘의 구별처럼) 사상을 명확하게 해야 성장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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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자 한겨레 사설 [사설] 100주년 중국공산당, 보안법 1년 홍콩


중국의 오늘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소가 국가보안법 1년을 맞은 홍콩이다. 수백만 홍콩인들이 참여한 ‘송환법 반대’ 시위에 강경한 탄압으로 일관한 중국 당국은 지난해 6월30일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강행했다. 이 법에 따르면 중국 당국에 비판적 언행은 국가 분열, 국가정권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의 결탁 등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지난 1년 동안 홍콩의 민주주의와 언론 자유는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민주진영 인사들이 대거 투옥됐고, 중국을 사랑하는 ‘애국자’만 공직선거에 출마할 수 있도록 선거제도가 개편됐다. 중국 당국에 비판적 보도를 해온 <핑궈(빈과)일보>는 편집국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편집국장과 논설위원 등이 체포된 뒤 지난 24일 끝내 폐간됐다. 7월1일은 영국 식민지였던 홍콩이 중국으로 반환된 지 24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한데, 당시 중국이 50년 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약속했던 ‘일국양제’는 사실상 사라져버렸다.
중국공산당은 ‘미국이 쇠퇴하고 중국이 떠오르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중국이 인권과 민주주의 원칙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중국의 부상을 바라보는 세계의 우려는 커질 수밖에 없다. 공산당 100주년을 축하하는 중국이 강대국에 걸맞은 보편적 가치와 포용적 자세를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를 경청하기 바란다.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opinion/editorial/1001621.html?fbclid=IwAR0QNwbsYjvyb5k5kHHY1v8GQa--KRMXWMmWH2Vkv7LbQQC_NvCtWzPDlbs#csidxb888ea8158184e5a9da8a0e27aa3e7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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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일 노동자연대 페이스북 계정에서 퍼옴.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일이라고 하죠. 중국 공산당은 지금 세계에서 가장 큰 당이자 경제 2위 대국을 일당국가 형태로 통치하는 당입니다.
중국이 정치와 경제, 안보, 문화 등 다양한 면에서 주변국들에게 미칠 영향 때문에 보수 언론들도 일제히 특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주목하고 어떻게 다루냐의 문제일 겁니다.
중국 공산당은 소수 지식인이 볼셰비키를 모델로 해서 비합법 조건에서 시작한 당입니다. 그러다가 남부 공업지대를 무대로 노동자 투쟁을 이끌던 노동자당, 농민 기반 민족 혁명을 성공시킨 당, 소련과 갈등하고 미국과 화해한 당, 그리고 이제는 국가 주도의 엄청난 시장 경제를 관리하고 이끌며 미국 패권에 맞서는 당으로 변모해 왔죠.
진보적 대안에 대한 고민의 면에서도 깊이 살펴 보지 않을 수 없네요. 누가 봐도 사회주의가 아닌 국가와 사회를 이끄는 당이 나라 전체에 사회주의·공산주의를 표방하고 강요하고 있으니 말이죠. 홍콩 항쟁 탄압이 아주 상징적인 예일 겁니다.
중국 정부가 말하는 두 개의 100년은 서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를 잘 이해하려면 분석적이면서도 역사적 접근이 필요할 겁니다.
독자 여러분께 중국공산당 100주년 특집과 그것을 잘 보완할 이전 기사들을 함께 추천합니다.

👉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중국공산당 100년 ─ 세계적인 자본주의 정당으로의 놀라운 변신
https://wspaper.org/m/25800

👉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혁명적 노동자 정당에서 국가 관료의 친자본주의 정당으로
https://wspaper.org/m/25793

👉 1949년 중국 혁명: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라 지식인 출신 농민 유격대의 민족해방 혁명
https://wspaper.org/m/22771

👉 전환기의 중국 경제: 시진핑의 ‘쌍순환’ 전략은 성공할 수 있을까?
https://wspaper.org/m/24711

👉 시진핑의 장기집권이 의미하는 것은?
https://wspaper.org/m/20132

👉 중국공산당: ‘시진핑 사상’은 무엇인가?
https://wspaper.org/m/19522

👉 [기획 연재] ⑥: 중국은 왜 사회주의 사회가 아닌가
https://wspaper.org/m/23978

👉 홍콩 보안법 발효 규탄한다
https://wspaper.org/m/2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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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으로 가는 길 - 20세기 현대 중국사의 불꽃
찰리 호어 지음, 김희정 옮김 / 책갈피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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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7월 1일 도서출판 책갈피 페이스북 계정에서 퍼옴.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책으로 보는 중국 국가와 중국공산당의 성격

오늘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맞아 중국에서는 대규모 기념식이 열렸습니다. 중국은 기념식에서 세계 2위 경제 대국으로서의 국력을 과시했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이런 경제 발전의 이면에는 심각한 빈부 격차, 홍콩 국가보안법 제정 같은 민주적 권리 공격, 노동자 투쟁과 학생운동 탄압, 신장위구르와 티베트의 인종·민족 억압 등의 문제들이 존재합니다.

경제 발전의 혜택을 소수만 누린다는 것은 ‘사회주의 사회’로 여겨지는 중국도 다른 자본주의 강국들이랑 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찰리 호어는 20세기 중국 현대사를 추적하는 책 《천안문으로 가는 길》에서, 중국공산당이 혁명적 노동자 정당이었다가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으로 권력을 잡으면서 저항하는 노동자와 농민을 탄압하고 체제를 지키는 반혁명적 국가 관료 조직으로 바뀌는 과정을 서술합니다.

오늘날 중국과 중국공산당의 성격을 이해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읽어 볼 만한 구절로 독자 여러분들과 공유합니다.

“1949년 혁명은 100만을 헤아리는 농민 군대가 옛 지배계급을 타도하고, 서방 제국주의 권력을 축출하고 새로운 사회 질서의 토대를 놓은 진정한 혁명이었다. 그러나 이 혁명은 어떤 의미에서도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었다.

… 중국 인민의 대다수는 ─ 심지어는 많은 수의 자본가들도 ─ 혁명을 환영했다. 마오쩌둥의 승리는 수백 년 동안 중국의 운명이었던 후진성과 곤궁의 종식을 약속했다. 1952년에 신정부가 전국적으로 지배권을 공고이할 즈음에 신정부는 공언한 약속을 상당 정도로 실행에 옮겼다.

… 그러나 중국 공산당의 경제 전략은 생활 수준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놓여진 것이기보다는 오히려 중국의 빈약한 자원을 가지고 공업 기반을 건설하기 위한 자본의 축적에 놓여 있었다.

… 이러한 축적 과정은 그 대다수가 중국 공산당의 상층부로부터 나온 고위 관료들, 공장 경영자들, 군부 지도자들 등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계급을 창출하고 결집시키는 과정이기도 했다. 그들이 하나의 계급으로 묶여지게 되는 배경은 그들이 경제의 우선 순위에 대한 통제권을 거머쥐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들이 노동자·농민 대중과 불가피하게 적대적인 관계를 맺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었다. 왜냐하면 자본의 축적이 중심 목표라고 한다면, 기초적인 인간 욕구의 충족은 자본 축적에 명백하게 종속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 축적과 인간의 생활상의 필요 사이의 모순은 또한 비밀 경찰로부터 촌락의 하급 관리들에 이르는 강력한 국가 통제 체계의 확립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아래로부터의 어떠한 저항도 봉쇄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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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현대사 - 해방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역사유물론으로 보기
김동철.김문성 지음 / 책갈피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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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71년이 되는 날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주도하겠다던 문재인 정부의 공언과는 달리 한반도의 긴장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습니다.
평범한 사람들이 바라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이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71년 전 평범한 대중의 삶을 처참히 파괴한 한국전쟁을 돌아보는 것은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한국전쟁의 성격과 그 기원을 역사유물론으로 분석하는 책,
<최근 한국 현대사: 해방부터 문재인 정부까지 역사유물론으로 보기>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시야를 세계적 맥락으로 확대해, 한반도 불안정의 근본적 원인을 짚고 그 대안을 제시하는 책,
<제국주의론으로 본 동아시아와 한반도>도 함께 추천합니다.
자세한 책 소개 보러 가기>>
https://bit.ly/최근한국현대사
https://bit.ly/동아시아와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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