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자
실비아 플라스 지음, 공경희 옮김 / 마음산책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것이 허용되는 듯 보이지만, 사실은 유리병에 갇힌 삶.

댓글(2)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21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7-21 11:41   좋아요 0 | URL
ㅋ ㅋ 고마워요~

전 역시 소설을 `못 읽는 `인간인가봐요.
소설읽기 힘드러요 ㅠ..ㅠ
 

<서문>-정희진-

 

"동의되지 않은 성이 성폭력"이라는 지난 20년간 우리의 주장은, 동시에, 여성은 분명하게 싫다고 말했을 때만 성폭력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있다는 의미이다. 성폭력을 여성의동의의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로 보는 것은, 젠더 계급이 존재하는 현실의 정치적 억압을 개인의 의지 문제로 환원한다.(...)개인적으로나 집단적으로 여성이 남성과의 관계에서 경제적, 정치적, 심리적 억압 조건을 초월하여 순수한 개인의 의지로 '싫다'고 말할 수 있는 권력과 자원을 가질 수 있는가, 가진 적이 있는가, 동의와 거절의 의사 소통 자체가 젠더화된 의미화 과정을 거치지 않고 실현 가능한가. 이미 수천 년 동안 우리는 젠더화된 권력 관계의 배열 아래서 사회적 포지션을 형성하며 살아왔다. 여성이 남성과 평등한 의사 소통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사회적 조건이 존재했다면, 성폭력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사람들은 여성의 말은 수용하거나 신뢰하지 않는다. p8

 

 

 

「인권과 평화의 관점에서 본 여성에 대한 폭력」-정희진-

 

여성폭력은 언제나 피해여성 개인의 고통보다 그 여성이 속한 집단의 명예와 관련되어 논의되어왔다. 특히 유교 전통과 성의 이중 규볌이 강력하게 작동하는 한국사회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은 범죄나 인권 침해의 문제가 아니라 도덕에 관한 문제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여성에 대한 폭력을 명예나 도덕과 관련한 문제로 인식하게 되면, 여성은 피해 사실에 분노하기보다 수치심을 느끼게 되고 피해 여성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명예를 '더럽힌'존재가 된다. 그러므로 자신이 당한 폭력을 거론하는 여성은 공동체 내부의 치부를 폭로한 '배신자'로 간주된다. 성폭력 피해를 문제화하려는 여성이 가장 흔히 듣는 말은 '남자 앞길 망친 여자'라는 비난이다. 폭력 피해여성들도 자신의 고통이나 피해를 중심으로 생각하기보다 가족이나 직장, 조직, 학교 등 자신이 속한 공동체의 명예를 더 먼저 걱정하는 경우가 많다. 사회적으로 피해여성의 고통보다 가해남성의 명예가 더 중요하다고 간주되기 때문이다. p34

 

 

"모든 인간은 폭력 당하지 않을 권리를 포함하여 인간으로서 권리를 가진다"는 인권 개념은, 성차별 사회에서는 모순적인 면제가 되어버린다. 인간은 누구나 맞지 않을 권리가 있지만, 여성폭력에 대한 우리 사회의 남성 중심적 담론은 인간으로서 맞지 않을 '권리'보다 여성으로서 참아야 할 '도리'를 더 강조한다. 그리고 이러한 부정의 (不正義)는 성역할로 정당화, 정상화된다. 여성의 성역할과 인권은 양립할 수 없다. p35

 

 

 

「가해자 중심 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의 '해결'은 가능한가-KBS노조 간부 성폭력 사건의 여성 인권 쟁점들」-전희경-

 

 

그러나 KBS사건에서 보듯이, 현행법보다 나은 원칙을 전혀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도 현행법을 무시하는 운동사회의 문화는 피해자들의 손발만 묶을 뿐, 가해자의 명예훼손 고소에 대해서는 어떠한 제재도 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진보'의 의미를 독점한 '운동권'이 스스로를 '치외법권'지대로 설정하고 대의, 조직 보위, 동지애의 이름으로 성폭력을 은폐·재생산해온것에 대한 정면 도전이었다. 남성 중심적 운동 문화에서 살아남은 여성들이 스스로를 잠재적 피해자로 인식하여, 기존 '진보'의 의미를 비판하고 '진보 진영'이라는 단일화된 상상적 공동체에 균열을 내기 시작한 것이다.p58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사건의 '객관성'이란 남성의 경험에 입각해서 피해여성의 진술을 심문함으로써 구성된다. 즉 가해자의 진술이 아닌 피해자 진술의 '진실성','일관성','신빙성'을 심문하는 방식으로 '사실'이 구성되고 있다는 것이다. 가해자가 '끝까지 강력하게 부인하는 것'만으로도 처벌을 면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의 여성들이 경험하는 성폭력을 '특수'한 경험으로 간주하고 그것을 의심하는 가부장제 권력을 문제화하지 않은 채, "특수하기 때문에 피해자 진술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법적 판단'이 남성 권력으로 작동하는 방식인 '보편-특수'의 구분을 해체하기 어렵다. 여성 피해 진술의 '객관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검찰·법원의'객관성'을 문제화해야 한다. 가부장제 사회으 질문에 '특수성'으로 답하는 것은 왜 남성의 경험은 '보편'으로 간주되는지에 대한 비판적 해제 및 상대화와 함께 이루어 질 때 그 전략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p74-75

 

 

 

「아내폭력 피해여성의 정당방위」-정춘숙-

 

아내구타를 제외하고 아내강간을 포함시킨 성폭력특별법안은 이후 국회의원들의 반대에 부딪혀 아내강간 조항마저 삭제된다. 당시 한 국외희원은 "아내강간을 처벌한다면 우리나라 남자들의 대부분은 아침에 직장에 가지 못하고 경찰서로 오게 될 것"이라며 반대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아내강간'이 남편의 권리이자 아내의 의무로서 얼마나 일상화 ·정상화되어 있는지를 보여줌과 동시에,'일상'이고'정상'인 여성폭력을 문제화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반증한다. 김혜선(1995)은 아내구타 후 발생하는 강제적 성관계를 몇 가지 측면에서 분석하고 있다. 첫째, 이렇게 이루어지는 성관계를 문제 해결의 한 방식으로 본다는 점이다. 둘째, 이러한 성관계는 여성을 비하하는 폭력의 마지막 단계라는 점이다. 셋째, 강제적인 성관계는 아내에 대한 남편의 통제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이처럼 아내강간은 가족 내 성역할을 둘러싼 성별 권력 관계속에서 '정상적 부부관계"의 일부로 존재해왔던 것이다.p95

 

이처럼 그녀는 '자신을 죽이고 살리는 것은 남편의 마음이었고 그 과정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남편을 왜 죽였냐"는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지만, 어떤 질문에도 김정미는 시종일관 '그가 나를 죽일 것'이라고 답변하였다(...)그녀의 행위는 죽음의 위협 앞에서 자신을 지킬수 있는 아무런 현실적인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오로지 자신의 생명을 지키고자 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p108

 

그 이유는 "…피해자가 평상시에도 피고인에게 '죽여버린다'는 말을 자주 해왔으나 그다지 중한 상해를 자한 적은 없었던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는바, 비록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먼저 가위 등으로 폭행·협박당하여 이에 맞서 위 피해자를 칼로 찔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위 행위는 상대방의 불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서의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에 대한 적극적인 반격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어서…"라고 밝히고 있다. 즉 평상시에도 "죽여버린다'는 말을 자주 했지만 지금까지 죽이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이 바귄 현재에도 '죽이지 않을 것'을 예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의 피해자의 폭력에 대한 대항 행위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소극적 방어의 한도를 넘은 것으로 정당방뒤의 요건인 '방어의 상당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p105

 

 

 

「미디어, 섹슈얼리티, 여성인권-강김아리-

 

그렇다면 여성 연예인들에 대한 인권 침해를 일상화.정상화하고 있는 황색 저널리즘에 대한 여성주의적 비판은 어디에서 시작되어야 할까?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황색 저널리즘'이란 '인간의 불건전한 감정을 자극하는 범죄,괴기 사건, 성적 추문 등을 과대하게 취재, 보도하는 신문의 경향'을 말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선정주의적 보도 행태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성 중립적 외양을 띤'황색'저널리즘'이라는 정의로 인해, 여성주의자들이 이들 '황색지'와 싸울 때, 그것의 선정성, 자극성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해되기 쉽다. (...)문제는 이들 보도 행태가 '여성에 대한 폭력'이기 때문에 여성주의자들이 비판하는것이다. p137-8

 

 

「성폭력,성별 정치가 남성간의 정치로」-김효선-

 

성폭력 사건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성폭력으로 인해 침해된 피해자의 인권 회복이다. 사건 해결과정에서 보장되어야 할 가해자의 '인권'이란 , 형사 사법절차에서 가혹수사나 고문을 금지하는 등 '피의자'에게 보장되어야 할 권리에 한한다. 성폭력 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해자의 인권이 지속적으로 침해되고 있는데도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라는 주장이 그토록 당연하게 주장되고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사회가 남성 중심 사회이며 여성 인권에 대해서는 무감각하다는 반증이다. p165

 

우리나라 진보 세력의 여성 인권과 섹슈얼리티 권력에 대한 태도는, 유시민 씨가 개혁정당 후보로 보궐선거를 준비할 당시, 당 내 성폭력 사건 논락에 대해 "해일이 일고 있는데 조개 줍고 있다"고 피해여성 진영을 비판한 것에서 잘 나타난다. 여성 억압은 여전히 '진보'세력이 싸워야 할 영역이 아니며, 한국사회에서 진보는 남성만의 진보라는 것이다. p174

 

특별한 사람만이 폭력의 피해자가 되는 것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혼란을 갖게 되는 이면에는 '순수한 피해자','보호받아야 할 피해자'라는 통념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 통념은 여성 폭력에 대한 비판을 '피해 사실'이 아니라'피해자'에게 돌리게 한다. '전형적인 피해자'란 남성 사회의 신화이자 남성들이 투사하는 희망적 판타지이기 때문에, 현실에서 그런 여성이 존재하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여성 폭력을 문제화하는데서 중요한 것은 피해사실, 그 자체여야 한다. p176-7

 

 

「자발과 강제의 이분법을 넘어서」-정미례

 

성매매 피해여성이 대중들 앞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개인의 용기나 결단을 넘어서는 행위이다. 그녀들의'커밍 아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말할 수 있는 분위기-성의 이중 규범 비판, 자존감 향상 및 신변보장 등-가 만들어지고, 사회적 여건이 우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무엇이 성매매 피해인가가 정의조차 되지 않은 사회에서, 그녀들의 피해를 들을 수 있는 사회적 의미 체계가 없는 상황에서, 그녀들의 목소리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에서 성매매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피해의 '심각성'을 대중 앞에 '전시'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런 의미에서 "피해자가 대중 앞에 나서면 더 설득력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은 언어와 권력을 독점한 자들의 무지와 오만이며, 또 다른 형태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다. p216

 

가부장적인 사회·문화적 구조, 지구화되는 자본주의, 빈곤의 여성화, 국민 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성 산업의 확산과 번창 등 사실 성매매를 문제화하는 것은 사회 전체를 문제화하는 것과 다름 없다. 그러나 이 지난하고 아득한 투쟁의 시작은 사회에 만연해 있는 고정 관념과의 싸움으로부터 출발한다. 성매매 불가피곤"역사 이래로 항상 있어왔다","성폭력을 예방한다"), 공창제 주장(이는 여성이 아니라 남성을 위한 공창권이다)등 가부장제 사회의 수많은 신화와 신념에 도전하면서 여성주의 언어를 개발·설득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성매매를 여성에 대한 폭력과 착취로 인식하는 의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서는 성매매 피해자-생존자의 시각에서 인권 개념이 여성주의적으로 재구성되고, 서매매에 관한 한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재사회화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고통받는 여성들을 방치하고 개인으 책임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이제 더 이상 '필요약'이니 '자발성'이니 하는 남성의 경험과 해석만을 반영한 폭력적인 언어를 묵인해서는 안 된다. p232

 

 

「인권, 보현성과 특수성의 딜레마?」-정희진-

 

한국사회에서 성폭력 개념과 성폭력 사건의 객관성은, 법의 영역에서나 일상 생활에서나 모두 여성이 입장이 아니라 남성의 경험과 이해에의해 구성된다. 때문에 남녀 모두에게, 여성의 주장은 지나치게 예민하고 과격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남성의 주장은 자연스럽고 객관적인 것으로 수용된다. 5,000년이 넘는 성별 권력 관계의 이러한 역사성을 무시한채, 피해여성의 인권과 가해남성의 권력이 경합하는 상황에서 남성의 특권을 인권의 이름으로 옹호하는 것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의 인권이 어떠한 방식으로 삭제되는지를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사건의'진실'을 둘러싼 논쟁에서 가해남성과 가부장제 사회가 실질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성폭력 가해자의 인권이라기보다는 남성 생물학의 자연스런 결과로서 성폭력의 불가피성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p238

 

보편성을 구성하는 가치는 이미 특정 주체의 시각과 이해에 기반한 정치적 산물이다. 인간과 사회 현상을 보편과 특수의 구도로 인식하는 것은 근대 이후 주체가 타자를 구분하고 정의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서구와 비서구, 남성과 여성, 이성애와 동성애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니라 전자의 시각에서 후자가 규정되는 주체와 타자의 관계이다. 주체의 입장에서 구정되는 타자'디 아서더(the others)는 글자 그대로 주체 외의 '나머지 것들'을 뜻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인식 구도에서 아시아는 서구에 대립되는 이항적 개념이 아니라 서구-비서구의 구조에서 서구 외 기타(the others)중 하나에 해당하게 된다. 보편성 담론은 이미 그 자체로 논리적 모순을 지닌다. 정말 사회 현상을 보편으로 설명할 수 있다면, 특수는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즉 특수성이 존재한다면 보편은 이미 보편적일 수 없는 것이다. 보편과 특수는, 권력 주체가 규정한 '차이'를 권력주체의 입장에서 설명하는 지배 담론일 뿐이다. p243-4

 

한 사회에서 인권 개념이 확장되는 원인, 과정, 영역은 동일하지 않다. 인권 문제가 발생하는 것 자체가 사회 구성원의 이해가 동질적이지 않기때문이다. 인권은 당위적 가치가 아니라 희망하는 지향이기 때문에, 인권개념은 인권의 적용을 원하는 사회 세력과 이에 저항하는 세력간의 힘의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 그러나 남성, 서구 중심적인 접근 방식인 보편성-특수성의 구도는, 유동적이고 맥락적인'인권의 운동'을 포착하기 어렵게 하면 사회적 약자의 언어를 침묵시킨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권력 관계를 역사적으로 맥락화하지 않는 인권 논의가 여성의 지위 변화에 따른 과정에서, 남성의 역차별 심리를 인권의 개념으로 정당화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이다. p249

 

 

같이 일하는 여성활동가들은 기혼 여성 활동가 처지의 고통과 힘겨움을 잘 알고 있었기에, 나의 고충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표나지 않게 도와주었다. 남성 중심의 성별 분업 체계로 인해 공적 영역에서 활동하는 (특히 아이가 있는 기혼)여성들은 이중 부담을 지게 된다.'헌신'이 규범화되어 있는 한국의 사회운동 문화 속에서 결국 이러한 나의 어려움은 남편이 아니라 다른 여성의 희생과 도움으로 '해결'되곤 했다. 남편은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으로 서울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아니는 내가 데리고 있었고, 부모가 각자 활동하는 동안 방치된 아이는 게임 중독에 빠져 혼자만의 생활을 견뎌내고 있었다. p212

또한 나의 여성운동은 가족의 희생을 담보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 한 것이었다. 나는 슈퍼우먼도 아니고 슈퍼우먼 콤플렉스로 고통받는 사람도 아니어서, 내게 부여된 삼중 사중 노동(가사노동, 육아노동,'운동', 생계)을 모두 감당할 능력이 없어 아이에게 늘 미안했다. p233

<활동가 정미례씨의 글중 발췌>

 

 

현장 활동가들의 고충과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생생하다.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도 결국 자신의 남편은 어쩔수 없구나 싶어 씁쓸하기도 하고....

단지 자신의 일(공적인 영역)을 열심히 하는것 때문에

노동운동을 한다는 남편도 아이게게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까?

 

정희진의 글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실제 벌어졌던 사건들을 기반으로 쓰여진 글들이라 읽어내기 어렵지 않다. 따분한 이론서에 지쳤다면 정신 번쩍들게 하는 현실속 당신(여성)이야기도 지금쯤 한번 읽어 보는것도 좋을듯 싶다.

여성폭력은 우리의 지위고하, 미추,노소 그 어떤것에도 크게 상관없다.

'여성'이기만 하면 언제든 어디서든 벌어질수 있는 일이니까....

 

 

 

 

 

 

 

 

 

 

 

 


댓글(6)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단발머리 2015-07-20 14: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핸폰으로 주르륵 한 번 읽었고요. 집에 가서 컴으로 복습해야겠어요. 아직도 어렵지만요@@

아, 공부.... 참 멋진 단어예요.^^

아무개 2015-07-21 08:08   좋아요 0 | URL
기회가 되면 꼭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론만 주절주절 거리는 책이 아니라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글들이라 현장감이 생생해요.
그만큼 더 현실이 답답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다락방 2015-07-2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아무개님 속도를 못따라잡겠어요.
이것도 찜할게요.
늘 먼저 앞서서 좋은 도서 소개해주셔서 고마워요!

아무개 2015-07-21 08:10   좋아요 0 | URL
저야 뭐 일도 없는 한량인지라 ㅎㅎ

다락님은 요새 몸과 마음이 아~~주 바쁘시니까
좀 한가해지면 한번 읽어 보셔욧 ^^

감은빛 2015-07-22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읽지 않아서 약간 뉘앙스가 다를지는 모르겠지만,
제 생각에는 사회운동을 하는 아빠들도 저마다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노동운동을 하셨던 저희 아버지도 저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것이 운동을 하는 엄마들과는 분명 그 깊이와 폭이 다를 수 있겠지요.

제 경우는 자주 아이들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주로 제가 아이를 보는 날, 제 의지와 상관없이 일이 늦게 끝나서,
아이들이 방과후교실이나 어린이집에서 저를 기다려야 할 때가 제일 미안하구요.
그렇게 늦게 돌아와서 배고프다고 하는 아이들을 기다리게 만들구선,
뒤늦게 반찬을 만들고 있을 때, 미안하고 한편으로 억울하기도 합니다.
아빠따라 외부 회의를 갔다가 늦게 돌아와서 늦게 씻고 잠들어서,
다음날 아침에 피로 때문에 늦게 일어나면 그 순간순간마다 미안하구요.
주말이라고 놀고 싶을 텐데, 토론회나 시위 현장에 데려갈 수 밖에 없는 경우도 미안하구요.
아, 이거 끝이 없겠네요.

아참! 아무개님, 저에게 남겨주신 댓글에 답을 달았는데요.
말씀하신 책을 찾아보겠습니다.
다만 조금 여유있게 기다려주시길 부탁드려요.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아서요.
찾던 못찾던 연락 드리겠습니다.

아무개 2015-07-23 09:01   좋아요 0 | URL
네 아마도 약간의 뉘앙스의 차이는 있는듯 해요.
아무래도 남성분들이 노동운동울 하면서 자식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드는 것은,
일반적인 직장 생활을 하는 평범한 아버지가 아니기에 드는 미안함이 더 크지 않을까
미루어 짐작해봅니다.
여성들이 내가 `무슨일`을 하는것 때문에 아이에게 미안한것이 아니라
`일하는것 자체`로 아이에게 미안해 해야 하는것과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바쁘신 분께 괜한 부탁을 드린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출판사에는 이메일로 답이 왔는데 재고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당장 급한것이 아니니
정말로 너무너무너무너무 할일이 없을때 찾아봐 주시면
정말로 너무너무너무너무 감사하겠습니다.^^
 
인간 불평등 기원론 - 세상을 읽는 4가지 방법 Great 인문학
장 자크 루소 지음, 김중현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첨부된 장자크 루소의 사진을 보다
우리가 불변의 남성성 이라고 알고 있는 것들도
변하는것이고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것이 맞구나 싶다.
이 사진 어디에서 근대적 남성성을 찾을수 있나?

책내용과는 상관도 없는데 생각이 쏠려 있으니
보고 싶은것만 보는구나....


댓글(2)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네꼬 2015-07-17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쩌다 보니 루소의 `에밀` 편역본을 읽고 있는데요, 시대의 한계는 있지만 나름대로는 되게 진보적이고... 섬세하더라고요! 루소가 섬세한 남자였다니! 이 그림 보니까 역시 싶어요. 루소도 아무개님도 반갑습니다. (^^)

아무개 2015-07-17 13:02   좋아요 0 | URL
이 사진속 루소의 모습은 아마도 그시대의 보편적 지식인의 남성상이 아니였을까 싶어요.
지금은 섬세하게 보이는 이런 모습이 그시대에는 남성적이었다는 뭐...

`에밀`은 도전할 엄두도 안나던데요. ㅡ..ㅡ

저는 루소라고 하면 다섯명의 자식들을 모두 고아원에 보낸 사람이라는 이미지만 떠올라요. 앞뒤 내용도 모르면서 말이지요 ^^:::::::::::
 

이열치열

이 무더운날 갑자기 짬뽕이 먹고 싶어서
왕복 40분을 걸어서
맵고 뜨거운 짬뽕을 먹고
땀을 네바가지 정도 쏟고나니
전혀 시원하지 않습니다. 😡😡😡

여러분들은 뭔가 좀 시원하고
맛나는 점심드세요.

너무 더워 쮸쮸바 쭉 쭉~


댓글(11)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라로 2015-07-15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짬뽀~~~~~~~~~~~~~~~옹!!!!!!!!!!!!!!!!ㅠㅠㅠㅠㅠㅠㅠㅠ
먹고 싶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ㅠㅠㅠㅠㅠㅠ

아무개 2015-07-15 14:58   좋아요 0 | URL
생각보다 맵지 않아서 고추가루를 들이 부었는데도 안 매웠어요 힝..
그래도 여기는 MSG를 많이 넣지 않아서 깔끔한 맛이에요.
아직도 배불러서 둥둥둥 두드리고 있어요^^::::::

Jeanne_Hebuterne 2015-07-15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아악.........

아무개 2015-07-15 14:59   좋아요 0 | URL
쟌님..어느 부분에서 뿜으신 건지요.
짬뽕? 땀 네바가지? 아님 탱크보이? ㅋㅋ

잘 지내시죠? 이쁜이들도?

Jeanne_Hebuterne 2015-07-15 15:42   좋아요 0 | URL
짬뽕요....정말 아름다워요.......빛깔도 고와라......
고양이님들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어요! 두달 전만 해도 상애기였는데!!

에이바 2015-07-1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열치열! 해물도 파채도 너무 이쁩니다. 짬뽕인데 시원해보여요. 탱크보이로 마무리하시다니 따봉이십니다! bb

아무개 2015-07-15 14:59   좋아요 0 | URL
하아...이열치열은 이제 안할랍니다.
저녁때는 엄니가 홈쇼핑에서 주문한 냉면을 먹을까 생각중이에요.(하루종일 먹을 생각만.. ㅠ..ㅠ)

다락방 2015-07-15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짬뽕 ♡

저는 오늘 돈커리덮밥이라고 돈까스+카레+밥 구성을 먹었는데 카레도 돈까스도 맛이 없었어요. ㅠㅠ 슬퍼 ㅠㅠ 그렇지만 나는 배가 고팠으니까.....ㅠㅠㅠ

아무개 2015-07-15 15:00   좋아요 0 | URL
엇, 그게 어떻게 맛이 없을수가 있어요?
말도 안되요. 돈까스 카레 밥이 어떻게!!!

hnine 2015-07-1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무개님, 무사하세요? ㅋㅋ
저는 오늘도 식후 모 편의점 빅모나카 한개 해치웠습니다. 그거 먹으려고 점심 먹었는지도 몰라요.

아무개 2015-07-15 15:33   좋아요 0 | URL
속옷까지 다 젖을 정도로 땀을 흘리고 나니 힘들어서
근무시간에 좀...............졸았습니다. =..=
 

한국은 미군이 아시아 대륙 내에 유일하게 주둔하고 있는 곳이다. 미국 정부는 소련과 중국을 견재하기 위한 기본 정책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발표했으나 4만명의 미군과 현장 핵무기를 철수시킬 계획은 없다. 최근까지 그들의 과제는 한국과 미국에 유리한 조건이 아니라면, 한국의 분단 상황을 고착시켜 통일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p24

 

'한국과 미국'이 아니라 '미국'이겠지...

 

 

아시아 본토와 인도양에서의 전력 투사(power projection) 차원 이외에도, 그 기지들은 미국이 주권국의 내정을 간섭할 수 있는 발판으로 이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팔리핀의 클라크와 수빅 기지는 정부군이 반군을 진압하는 것을 음으로 양으로 도왔다. 미국의 필리핀 내정간섭 사건으로 가장 널피 알려진 예는 1989년 12월에 발생한 사건으로,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반곤을 향해 클라크 기지의 팬텀 전투기가 "위협 비행"을 했다. 한국에서는 1980년 5월 한미연합사령부의 미 사령관이 결정적 시점에서 군대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하여 유명한 광주학살이 자행되었다. p25

 

북한의 특수부대가 잠입해서 벌인 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뇌가 있는건가.

 

 

<성의 정치 성의 권리>를 읽고 기지촌 성매매에 관련해 궁금한 것이 있어 찾아 읽은 책이다.

 

 

나는 경기도 동두천시에 거주하고 있다. 동두천이라고 하면 아는 사람들은 다 알것이다.

이곳이 기지촌이라는 것을.

나는 이곳에 2002년도(월드컵으로 동두천에서 발생한 효순이 미선이 사건이 다 거려진 그때)7월에 직장을 갖게 되면서 인천에서 이사를 오게 되었다.

이곳의 첫인상은.

 

1.시골이다.시골이다.시골이다. 공기 좋다.

2.외국사람 많다.(이곳에 와서 외국사람을 처음 보았다....)

3.동네가 참 좁다.(한두다리 건너면 모두 아는 사람이거나 부대에 근무했거나 하고 있거나 할 예정인 사람들이다.

 

 

 

뭐 이정도 였는데, 출근한 첫날 회식겸 동료들과 술자리에 가졌었다. 시내라고 해봤자, 삼겹살집이나 감자탕집 실내포차 몇군데가 있는 곳이 였고, 아마도 내 기억엔 감자탕을 먹었던것 같다. 아..근처에 '칠리'라고 불리던 집창촌도 있긴했다.

2차로 보산동에 클럽을 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그곳이 미군을 상대로 하는 성매매 업소들을 말하는것은 알지 못했다. 2002년 당시에도 한국인 종업원은 바텐더 한명 정도 였고, 90%는 필리핀쪽 여성들 나머지는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쪽 여성들이 있었다. 동두천 부대 주변에는 그당시 꽤 많은 클럽들이 있었고, 한국인은 출입이 불가한 곳도 있었는데, 그런 곳에서 일하는 여성들은 비키니가 유니폼이었던걸로 기억한다. 클럽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쥬시걸'이라고 불렀다. 이 책에도 언급되지만 음료수 한잔에 그때 당시에도 거의 만원정도의 가격이였다. 그 음료를 마셔야지만 '쥬시걸' 여성들이 미군들과 상대를 해주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한두잔 사 주다가 마음이 맞으면 아는 것처럼 2차라는 것을 나가게 된다.

 

한국인 여성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에 법칙에 따라 한국 여성은 인기가 아주 좋았다. 언제부터 기지촌에 필리핀이나 러시아쪽 여성들이 주를 이루게 되었는지는 알수 없지만....이곳에서도 인종차별은 명백히 드러났다. 그때 당시 백인 장교들은 필리핀 여성과 교제하지 않았다. 미국사람들 입장에서야 필리핀이나 한국이나 똑같이 못사는 나라였을텐데도 사병들이나 필리핀 여성과 동거하거나 결혼했지 백인 장교들은 절대로 필리핀 여성과 교제하지 않았다. 그들 나름의 불문률이였듯 싶은데, 현재는 이곳에 오는 미군들의 수준이 그때보다 더 엉망인지라, 그런 불문률은 더이상 지켜지지 않는듯 보인다.  그렇게 동거를 하다가 아이가 생기고 미군이 다른 곳으로 전역 가게되면, 필리핀 여성들은 아이와 함께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에 버려진다. 아이가 생기자마자 버려지거나, 공항에서 버려지거나. 미국에 데려간 후에 버려진다.

 

이렇게 언제든 버려질수 있고, 술에 취해 또는 약해 취에 언제든 죽임을 당할수도 있는 이곳에서 그녀들은 왜 떠날수 없는 것일까? 1달러면 필리핀에서 담배 4갑을 살수 있고, 30만원이면 4인가족이 그럭저럭 먹고 살수 있는 돈이라고 했다. 집이 가난해서 왔다는 여성들도 있었지만, 대학생 또는 전문직 종사자 등등 고국에서 꽤 괜찮은 직종에 있던 사람들도 이곳에서 매춘을 하고 있었다. 물론 고국에 아이와 가정이 있는 유뷰녀 또는 이혼녀들도 엄청나게 많다.

 

필리핀, 한국, 일본의 기지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인터뷰가 많은 비중을 차지 하는데, 확실한 취재 연도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 내용과 첨부된 사진으로 보아 대략 1980-1990년도 사이인듯 하다.

인터뷰한 여성들의 사연은 저마다 구구절절하고 또 구구절절하지만, 결론은 가난이였다. 죽지 않고 먹고 살려고 농사부터 식모살이 공장노동자, 식당 종업원 등 성실하게 아니 피튀기게 일했지만, 벗어 날수 없는 가난때문에 또는 이미 어릴때부터 가족이나 누군가에게 성적으로 학대 받은 여성들이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마지막에 선택하는 것이 매춘인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매춘으로 돈을 벌어서 그 가난에서 벗어 나게 되는 것도 아니다. 임신을 해서 버림 받고, 변태 손님들에게 목숨을 위협 받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지만, 돈은 거의 받지 못한다. 포주에게 일 시작 전부터 빚을 지고 시작하는 시스템은 어느 기지촌이나 똑같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이유는 더이상 갈곳이 없기 때문이다. 이곳이 그녀들이 그나마 입에 풀칠이라도 하고 살수 있는곳이며, 혹시라도 맘씨 착한 미국사람이 자신을 이곳에서 구해줄지도 모른다는 본인도 믿지 않는 희망때문이다.

 

 

 

 

 

또한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미군기지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할 때 항상 간과되어 왔던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것은 매춘굴과 클럽에서 일하는 현지 여성들이 두 남성 집단, 즉 외국군인과 현지 남성 사이를 매개한다는 사실이다. 이 두집단이 동시에 거론된 적은 거의 없지만, 이 기획에 참여해 온 여성들은 그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여성들은 현지 애인이나 남편과의 관계가 어떤게 자신들의 노동력이 필요한 클럽 업주들의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조건을 형성했는지 자세히 밝히고 있다. 외도, 폭력적 기질, 얼마되지 않은 수입의 낭비, 불성실한 아버지 역할 등, 여성들과 관련된 현지 남성들의 행태는 여성들이 매춘에 종사하게 된 주요 동기가 된다. 이는 아이들에게 관한 애기도 빼놓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대부분늬 여성들에게는 자녀가 있다. 일부는 아버지가 현지 남성이고 일부는 외국군인이 아버지다. 매춘과 아버지 역할, 이 둘은 여성의 삶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p36

 

아키노와〔전〕부시 행정부 사이의 협정초안에는 매춘여성에 대해 어떠한 관심도 담지 않았다. 여전히 어떤 군사협전이든 기지 군인들의 비군사적 "요구"(가부장제가 항상 그자체로서 정장하다고 간주해온 요구 중 하나인 성적 서비스)에 응할 수 있다는 해당 국가의 능력을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다. 군국주의와 성차별주의는 가부장제라는 한뱃속에서 태어난 쌍둥이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평화와 진보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내내 인류의 역사를 혼란스럽게 해왔다. p51

 

현지 남성의 폭력과 가난으로 부터 도망친곳이 외국 남성의 폭력과 가난이라니, 이것을 과연 선택이라 부를수 있는 것인지.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고 한가지 알게된것은 결국 문제는 '불평등한 권력관계'라는 것이다.

'설치고','떠들고','생각하자'.

그렇게 당연하다고 여겨져 왔던. 이 불평등한 권력의 고리를 한땀한땀 끊어보자.

 

 

 

덧글. 기지주변 도시들은 대체적으로 보수적 성향이 강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미군대상의 유흥업으로 경제를 꾸려가는 도시가 더욱 보수적이라니....부대 이전에 관련해 수십년 전부터 이야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제 슬슬 정말 옮길것 같기는 하다. 부대가 이전하면 미군들이 먹여살리던 동두천 경제는 망할 꺼라고 이야기 했던 사람들도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것이다. 이곳에 지하철이 생긴이후 미군들은 더이상 동두천 클럽에서 쥬시걸과 놀지 않는다, 홍대로 나아가 그린카드를 노리는 한국 여성들과 어울리니까.(미군들이 뻐기면서 자랑한다 쓰읍........) 기지가 그 도시에 제공해줄수 일자리라는 것은 고작해야 매매춘이나 유흥업, 아니면 미군 상대의 부동산 수입 정도일 뿐인데, 그것이 과연 그 도시의 경제가 지속적으로 유지될수 있는 방편일까?

 

 

마지막으로 열터지는 글하나.

 

하긴 1950년대에는 이보다 더 치사스러웠을 것이다. 한국전쟁 휴전 직후 의정부 근처 미군부대에서 근무했던 한 친구의 이야기에 따르면, 금요일 밤만 되면 0.5톤 트럭이 흔들거리며 기지내로 들어와선 그날 밤이나 주말 내내 머물게 될 몇 백명의 여성들을 쏟아놓고 갔다고 한다. 최근 한국인들은 전쟁터에서 군대의 "위안부"로 삼기 위해 일본인들이 강제로 전선으로 끌고 갔던 한국 여성들에 관해 새롭게 발견된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기록들을 중요시하고 있다. 일본인처럼 방과 판자를 주는 대신 미군들은 0.5톤 트럭에서 내린 여성들에게 현금을 지불했으니 그와는 아주 다르다고 할것인가? 여성들을 "납치"한 흉악한 일본인에 대한 반감 때문에, 트럭에 실려 온 여성들은 이런 일을 스스로 "원했고",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에 불과한 시장이라 여성들이 이를 "자유롭게 선택한"것이라 할 건가? 그렇다면 1950년 가을, 전시의 서울에서 미군이 정치적으로 의심스러운 300여 명의 한국 여성들(주로 공산당원과 인민위원회 지도자)을 창고에 가둬 놓고 이들을 마음대로 이용했다고 밝힌, 미군에 의해 생포된 북한군 목격자의 내부보고서가 1급 비밀이 된(최근에서야 비밀해제 되었다) 이유는 무엇인가?

p209-210

경제권, 자주권...또 권력 문제로군...

 

책에 첨부된  성매매 여성들의 숙소 사진 인데, 내가 2002년도에 갔을 당시와 거의 같다.

나의 첫방은 보증금 없이 월세 10만원에 공용화장실, 부엌은 없고, 방문은 창호지가 발린 미닫이였다.

사진과 비슷한 모습.

 

 

 

초원식당이 정말 오래 되긴 했나보다.

나름 짬뽕이 유명한 곳이여서, 짬뽕이랑 탕수육에 소주 한잔씩 하던 곳인데...

점심은 짬뽕을 먹어야 하나 흠흠..

아, 그리고 저 오뚜기 문구 완구는 아직도 있다.

참..기지촌은 정말이지 변하지 않는다.

 

 

 

 

 

 

 

 

 

 

 

 

 


댓글(13)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15-07-15 1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성매매에 대해서는 페미니즘 관련 공부를 해도 확실히 이렇다 아니다 하고 결론 내리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영원히 풀지못할 숙제 같은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려주신 글 잘 읽었습니다.
다 읽지 못하고 다 따라가지 못하면서도 이렇게 책에 대한 글을 읽으면 또 읽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 이거야 원 ㅠㅠ

단발머리 2015-07-15 12:22   좋아요 1 | URL
그래서, 그 핑크 키링 어떻게 되었을까요?
재입고되는 금요일을 기다리시나요?
쉽게 포기하지 않으실 것 같던데요 ㅋ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5-07-15 13:49   좋아요 0 | URL
이미 제 손 안에 있습니다만?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5-07-15 13:53   좋아요 0 | URL
매우 축하드리구요^^ 저, 이 댓글 남기고 님의 방에 방문했다가 결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요~ 어떻게, 인증샷을, 올리셔야죠~~ ㅋㅎㅎㅎㅎ

다락방 2015-07-15 14:38   좋아요 0 | URL
제가 가방에 키링 달고나서 그것까지 포함한 인증샷 올릴게요. ㅋㅋㅋㅋㅋ
오늘은 안되고(오늘 에코백 ㅋ)
내일 올릴게요. 기다려줘요. ㅋㅋㅋㅋㅋ

아무개 2015-07-15 15:05   좋아요 0 | URL
솔직히 여건만 된다면 어느 여성이 굳이 성매매라는 직업을 가지고 싶을까요.
설령 자신이 선택했다고 말한다 하더라도, 더 나은 직업을 선택할수 있는 여건이라면 말입니다.

저도 다락님 소설읽는 속도 못따라 가는데요 뭘...
그전에 카씨네 형제들 엄청 느리게 읽어서 다락님이 막 놀렸잖아요 ㅋㅋㅋ

자...그럼 우리 `나는 페미니스트다` 키링 달고
알라딘 중고 서점 앞에서 만나는걸로!!

단발머리 2015-07-15 12: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아무개님~~ 정말 진도 이렇게 쭉쭉 빼시기예요?*^^*
저, 정말 너무 숨차요.
읽고 나서 생각도 하고 페이퍼도 쓰고 해야하는데, 전 워낙 느리게 읽는 편이라, 참... 바빠요, 바빠!

`불평등한 권력관계`는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제일 먼저 떠오른 화두였는데, 아무개님 페이퍼 읽다보니,
으흠, 내가 제대로 이해했군, 하면서 혼자 웃어요.
저번에 추천하신 [성의 정치 성의 권리] 2장 읽었는데, 아하.. 새 책 등장!

아무개 2015-07-15 15:26   좋아요 0 | URL
정희진씨 말처럼,
남자 화장실 10개, 여자 화장실 10개를 만들어 주는것이 평등이 아닌거에요. 여자가 사용시간이 훨씬 더 길기 때문에 여자 화장실을 더 많이 만드는것, 그것이 바로 차이를 기반한 차별입니다. 그런 차별이 필요합니다.
상대적으로 더 약자인 쪽에 더 많은 기회를 가지고 결과를 만들어 낼수 있게 하는 불평등한 평등같은거요.

정희진씨 소개에` 다학제적 관점에서 여성학, 평화학, 심리학 등을 공부한다` 라고 나오는지 알것 같아요.
가부장제=군사제=불평등한 권력관계
이러다 보니 여성학을, 평화학을, 그리고 심리학을 공부할수 밖에요.

에이바 2015-07-15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키나와에도 미군 주둔 기지가 있는데 동아시아 유일이라니.. 흠.. 저자가 누구지요.. 기지 이전 문제로 오키나와 도지사랑 의회랑 줄다리기 했었는데 어떻게 끝났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오키나와 차별로 인한 사례들이 많지요. 기지 때문에 말이 많은데 찾아봐야겠습니다.. 성매매로 인해 이득보는 세력을 주목하지 않는 것이 아이러니합니다.. 지금 로마사 공부하면서 수메르까지 갔는데 여긴 성창이라고 해서 신전에서..!! 지금이랑 많이 다르긴 하지만요. 성매매는 매매 그 자체로만 보기에 너무 거대한 주제 같습니다.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해야 할 듯 해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무개 2015-07-15 15:18   좋아요 0 | URL
아시아 대륙내에 그러니까 본토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시면 될것 같습니다. 일본의 오키나와 같은 경우는 수도와는 거리가 있는 곳이지요? 그런 의미로 보시면 될것 같아요.
오키나와 도지사는 오타 마사히데로 현재 지사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주한미군을 포함 오키나와 주둔 미군과 기치 철수를 위해 아직도 활동중이라네요.
이 책에는 성매매로 이득을 보는 세력에 관해 분명히 언급되어 있습니다. 업주들과 연계된 지방 지자체와 폭력단체 그리고 그 끝에는 국가가 있지요. 박정희때 기생관광이 그렇게 유명했다고....

박경철씨의 <문명의 배꼽, 그리스>에 신전에서 신녀들이 그런 역할까지 했다고 나와있던게 기억나네요.
신녀=창녀
여성은 언제나 이렇게 타자화 되버리는 군요.

˝성매매를 인정하는 것은 여성 본인의 자유의사인가 아닌가가 중요하다기 보다는
그것을 인정하는것-성을 판매할수 있다- 자체가 강간 역시 인정할수 있다는 논리가 된다.
왜냐하면 `팔수 있는것은, 빼앗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라는 필리핀 여성활동가의 말에
가장 크게 공감하였습니다.

에이바 2015-07-15 15:27   좋아요 0 | URL
네 오키나와는 좀 떨어져 있습니다. 성매매로 이득보는 세력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은 보통 성매매 문제를 얘기할 때 성매매 여성에 대해 집중하는 경향을 얘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앞뒤를 잘라 먹었군요ㅠㅠ 아무개님이 본문에 언급해주셔서 확인했답니다. 동남아도 성매매로 유명한 곳은 군대가 거쳐간 곳이 대부분이죠. 옛 전쟁일지를 봐도 창부들이 따라다녔음이 확인되는데 기지촌의 유래는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야할 듯 합니다..

나중에 올리려고 정리중이었는데 수메르 문명에서 성적행위는 종교의식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성창이 생기면서 종교의 허용이 세속에 퍼져 사회가 문란해졌다고 하는군요.(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 시대)

필리핀 여성활동가의 말.. 무릎을 치게 합니다. 정희진 씨는 성매매를 노동으로 인정하는 것 같던데 찬찬히 살펴봐야겠군요.

다락방 2015-07-15 17:46   좋아요 0 | URL
인용해주신 필리핀 여성활동가의 말 덕분에 뭔가 이제 정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에이바님 말씀대로 무릎을 탁 치게 하는 말이네요. 팔 수 있는 것은 빼앗을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성을 파는 것은 안되는 것 같다, 라는 막연한 생각만 있었는데 거기에 대해 근거를 댈 수가 없어 스스로가 답답했었거든요. 왜? 왜 안돼? 왜 누군가는 자신의 건강한 몸에서 나오는 노동력을 팔고, 누군가는 자신의 지식을 파는데, 왜 성은 안돼? 라고 하면 뭐라 답해야할지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면서 막연히 `안되는것 같은데` 했어요. 그런데 인용해주신 글귀가 왜 안되는지를 설명해주는 것 같아요. 이렇게 또 배우네요, 아무개님.

인용해주신 필리핀 활동가의 말은 이 페이퍼에 올리신 책에 나오는 건가요? 저도 꼭 한 번 그 인용문이 나오는 책을 읽어보고 싶어져서요.

아무개 2015-07-1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에 댓글은 안되나봐요 다락님.
필리핀 활동가의 말은 이책의 말미에 책의 요약이라고 보여지는
마지막 장에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기에 이책은
그 마지막 장만 읽으셔도 충분할듯 하구요.
다만 인터뷰나 연구내용이 조금 오래전것이라 현실과는 다른점이 많지 않나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