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샀다. 사실 이런 일이 벌어질까봐 두려워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는데 나는 노트북이 필요하고 동생은 프린터가 필요했는데 마침 설에 ㅅㅅ 노트북을 사면 프린터기를 주는 홈쇼핑 방송을 보고는 그대로 사버렸다. 나는 컴을 켜고 끌줄만 안다. 그래서 A/S가 좋다고하는 ㅅㅅ을 선택할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노트북을 구매하게된 이유중에 하나이기도 하다.

문제는 노트북을 산게 아니라 컴 사용이 자유로워지면서 한번에 이렇게 많은 책들을 구매해버렸는다는 것이다.

 

이럴땐, 이렇게 우울한 기분일땐 쇼핑중독자들을 조금은 이해할수 있을것 같기도 하다.

결제버튼을 누르는 그 찰나 잠시 반짝 우울하지않았던거 같기도 한데, 페이퍼를 쓰는 지금

내가 뭔짓을 저지른거지 하는 생각에 잠시 반짝 느꼈던 어떤 느낌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지난 1월에 읽은 책.

요점은 간단하다 우울증은 정신의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잇속을 채우기 위해 만들어낸

가짜 병명이다. 인간은 누구나 언제든 불행때문에 우울함을 느낄수 있다. 그렇기때문에

그것은 질병이아니라 단지 불행을 느끼는 한 상태일뿐이며 그러한 불행의 상태를 스스로

잘 조절해서 벗어날수 있다는것이다.

 

어느정도 저자의 의견에 동감하긴하지만

주변에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우울증을 이겨내려고하는 의지조차 없다.

이런 사람들에게 우울증은 만들어진 꾀병일 뿐이니 어서 정신차리고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할수 있을까? 죽지못해서, 아침에 눈뜨는게 싫다는 그런 사람들에겐 완치가 될순 없겠지만 프로작도 필요하고 심리상담사도 필요하다. 물론 불행이나 슬픔같은 감정들로 인한 가벼운 우울감을 떨치기 위해서 저자의 말대로' 인생의 의미를 만들어주는 실존프로그램'을 가동시켜보는것도 나쁘지는 않을듯. 그런데 나쁘진 않을것 같긴 한데 꼭 이렇게 해봐야지 하는 의지를 마구 샘솟게까지는 못하는거 같다. 지금 나는 우울감 10점 만점에 8.5 정도인데 이 책을 따라할 의지는 전혀 생기지 않고 쇼핑을했으니까 말이다. 그러니까 또 헛짓거리한거다. 읽어도 소용없다. 변화하지 않는다. 도대체 왜 읽는건가? 그런데 왜 또 사는건가?  역시나 독서 초보에게 갈길은 까마득히 멀기만 한것같다.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시작하는데 자꾸만 미루고 싶으니 이렇게라도 커밍아웃을 해놓아야할것 같다.

저 채식 시작합니다. 언제 포기할진 모르지만 그래도 일단 시작부터!! 술만 안마시면 된다..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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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2-19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조만간 이 책을 사서 읽을 예정인데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512877

이거 읽고나서 마중물님을 논리적으로(!!) 설득하여 같이 삼겹살을 먹으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지만, 이 책을 읽기전에 책장에 꽂혀있기만 한 [잡식동물의 딜레마]도 읽어야 균형잡힌 시선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 그러고보니 생각나는데요, 얼마전에 신촌의 술집에 갔는데 와인과 맥주를 파는 곳이었거든요. 거기엔 안주로 '채소모듬' 이 있었어요. 그 안주 무척 좋더라고요. 과일안주 말고 다른 곳에서도 채소 안주 좀 팔았으면 좋겠어요, 정말. 배도 안부르고 얼마나 좋아요?

아무개 2013-02-19 12:55   좋아요 0 | URL
<채식의 배신> 내용 요약 보고 왔는데 <철학자의 서재>의 주된 주장인 동물들의 고통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는듯 하네요. 아마도 채식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겠죠. 철학자는 오로지 윤리적인 이유, 리어 키스는 정치적 경제적 이유로 채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시작점이 다르니 다른 결론이 나올수 밖에요. 참고로 전 비건까지는 아니고 육고기만 안먹는 반쪽짜리 채식을 해보려고 합니다. 비건은 정말 생명에 지장을 줄수도 있는거 같더라구요. 인간은 잡식성 동물임을 물론 인정하고 있어요. 하지만 육식이 너무 과하다는게 문제겠죠.

전 삽겸살을 아주 맛있게 굽지만, 구운 버섯도 아주아주 좋아해요.
조만간 구운 버섯에 한잔하시죠^^

드림모노로그 2013-02-20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저는 술을 즐겨 마셔요 ㅎㅎ
저도 가끔씩 채식을 선언하곤 하지만, 끝까지 지켜본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ㅎ
위의 책들이 반은 제가 읽은 거라 기쁜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ㅎㅎ
근데요 책을 읽고 바로 행동이 고쳐지진 않는 건 맞는 것 같아요 ㅎㅎ
이게요 아주 천천히 느릿느릿 생활반경을 변화시키더라구요 ㅎㅎ
새해에는 열심히 채식하시고 ^^ 열심히 독서하시는 시간 되세요 ^^
모두 이루시길 바랄게요 ㅎㅎ

아무개 2013-02-20 15:31   좋아요 0 | URL
어이쿠, 정말 들려주셨네요.
저위에 책들 다 어디서 보고 주문했겠어요.ㅎㅎㅎ
드림님덕분에 제가 북리더가 아니고 북콜렉터가 되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지금 인문학 공부법 읽으면서 마구 불끈거리고 있어요!!!!!!!!!!!!

저도 술을 너무너무 즐겨마시는게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더군다나 꼭 괴기 안주가 있어야만
술을 마시니 채식을 하겠다는건 술도 줄이겠다는-끊겠다는건 아니라는-의지라고나 할까요^^
드림모노로그님도 지금처럼 열독하시고 멋진리뷰 늘 기대하고있겠습니다.

이진 2013-02-20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채식...! 저도 양상추를 세 봉지 사두었는데 한번 시도해볼까요.
사실 주목적은 다이어트지만요...호호
<시가 내게로 왔다>와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는 참 좋더라구요.
시보다도 안도현과 김용택의 단상이 더 시 같은 책이어요.

아무개 2013-02-20 22:15   좋아요 0 | URL
사실저도 주목적이 다이어트라고 쓰지만 않은것 뿐 ^^

제가 시집을 전혀 읽지 않아서 대중적인 시집으로 시작해보려고 구매했어요.
소이진님처럼 시를 읽을 날이 오려나 모르겠어요~
 

즉 윤리는 개인적인 믿음이나 취향에 토대를 두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이성을 가지고 사고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근거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p64

나는 인간을 이성을 높게 평가하는 글을 보면 오히려 더 의문이 생긴다. 정말일까 인간의 이성이 이렇게까지 평가 받을만한 것일까? 그런 고귀한 이성을 가진 인간들이 행하고 있는 짓들이 나의 이성으론 이해가 가지 않을 떄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

소크라테스의 말처럼 그것이 얼마나 나쁜것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개 때문에 인간이 악행을 계속하는 것일까,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처럼 안다는 것보다는 그 지식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만이 인간이 악행을 저지르지 않을수 있다는 말이 맞을까.

내 생각엔 후자쪽이 더 맞는것 같다. 얼마나 많은 인간이 나쁜일인줄 알면서 계속적으로 자신에게 타인에게 악행을 저지르고 있는가. 알고 있는것은 중요하지 않다. 물론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잘못된것을 알고 난후 고치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은 더 나쁘다. 아는 것보다 중요한것은 역시 지식의 실천이다.

저자는 윤리적인 이유-동물도 인간과 똑같이까지는 아니라도 그만큼의 고통을 느끼므로 동물을 먹는 것을 반대한다. 물론 자연에서 고통없이 사육되고 고통없이 도살된다면 그러한 고기는 먹어도 된다고 주장하지만 현실에서 그러한 고기는 존재하지 않기때문에 저자는 채식주의자가 되었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의 채식이야기라 받아들이긴 좀 편안하지만 결정적으로 꼭 채식을 하게만들만한 큰 영향력은 좀 부족한듯 싶다.

 

타 생명체가 느끼는 고통을 이성적으로만 이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감성적 채식주의자들은 주변인을 설득시키기에 힘들다고 이야기 하지만 감정적으로 타 생명체에 대한 고통의 공감이 없이 오로지 이성의 판단-윤리적으로 옳지 않다는 사실만으로 역시 타인을 설득하기엔 좀 모자란 감이 없지 않을까 싶다.

 

당장에 내가 힘들고 지치고 어렵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고통은  보여도 못 본척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인간이 하물며 다른 종의 고통-심지어 어떤 고통을 받고 있는지 직접 볼수도 느낄수도 없다- 어떻게 공감할수 있을까. 윤리적이유도 중요하지만  "지상의 모든 것에 연민을 갖고, 최소한의 것에만 해가 가도록" 채식 식단을 차렸다는 헬렌 니어링의 말처럼 그 바탕엔 타 생명체가 겪는 고통에 대한 공감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채식주의자가 되려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바꾸거나 하지말거나 해야한다. 동물의 고통을 윤리적 정신적으로 공감하기 때문에 동물의 고기를 먹지 않는 다면, 입지도 신지도 쓰지도 말아야 한다.

그런데 그렇게 사는 것이 그렇게 살지 않는 것보다 몇배는 더 번거롭고 심지어 경제적으로 부담까지 된다.-왠만한 채소보다 고기값이 더 싸다- 간단히 말해서 "그래, 결심했어!" 이렇게 말하고 바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모임이나 회식에서 고기를 안먹는 다고 이야기 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채식을 해야하는 이유는 그것이 윤리적으로'옳은 일' 이며 감정적으로 "좋은 일" 이기때문이다. 힘들어도 어려워도 이성을 가진 인간이니까 말이다. 나 처럼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은 늘 머리와 가슴에 채식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살수 밖에 없는것 같다. 책 읽는 내내 또 다시 채식의지가 후끈 불타올랐지만 책에 마지막에 다다랐을쯤에 친구에게서 온 문자는 한방에 그 불씨는 잠재웠다. '금욜 퇘랑에서 오키?"

단 0.1초도 생각도 고민도 하지 않았다."응 금욜날 봐"

이럴꺼면 책은 뭐하러 읽냐........ 중요한건 실천이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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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1-30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퇘랑에서는 뭘 먹는건데요? 돼지고기?

아무개 2013-01-30 11:52   좋아요 0 | URL
네 주로 삽겹살에 소주. ㅡ..ㅡ::::::::::
 














한강의 소설은 원래 구매계획이 없었는데 그놈의 소주잔때문에 대상도서를 아무리 봐도

딱히 읽고싶은게 없어서 어쩔수 없이 구매했다. 그녀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에겐 좀 위험한 작가다 싶어서 가능하면 안 읽으려고 했는데.....














이번달 초에 배송받은 책들인데 아직 다 못읽었다. 내일부터 이틀 휴가를 냈으니 주말까지 연이어 4일을 쉴수있다.  낮에는 책읽고 밤에는 배송받은 소주잔에 소주를 홀짝이다보면 또 그 4일도 금방 지나가 버리겠지. 벌써 끝나버릴 연휴가 아쉬워지다니 참 욕심도 많다.



























처음 읽었던 <일식에 대하여>가 너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것일까. 역시 첫경험은 참 날카롭다.

하지만 이승우 작가의 책을 읽으면서 처음으로 한 생각이 있다. '내가 한국인이여서 참 다행이다.

그리고 이승우 작가가 한국인이여서 참 다행이다 '라고 말이다. 모국어로 이런 글들을 읽을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그나저나 어제 핸드폰을 사무실에 두고 퇴근했다. 저번주 금요일에도 그랬는데 핸드폰의 존재를 요새들어 더 자주 잊어버린다. 아침에 사무실에 도착해서 핸드폰을 열어보니 '국민마트 장날특가'문자 한껀만 딸랑~ 이러니 나에겐 핸드폰이 시계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니다. 물론 우리 냥이들 사진도 잔뜩 찍기는 하지만 폰이 구식이라 폰과 컴을 연결시키는 케이블을 파는곳이 이젠 없는거 같다. 다이소에 가봤는데 이젠 안 판단다. 주변에서는 왠만하면 스마트폰을 장만하라고 하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스마트폰 요금제는 너무 쎄다. 그리고 딱히 필요를 못 느낀다. 인터넷은 회사에서 하루 종일하니 충분하고 게임 같은건 어차피 안하고 음악은MP3로 듣고. 가끔 우리 이쁜 고양이들 사진을 쉽게 컴에 저장할수 있음 좋겠다는 생각이 들긴하지만 스마트폰을 구매하도록 만들 정도의 욕구를 불러 일으키지는 않는다. 스마트폰 중독때문에 초등학생들부터 문제가 많다고 하던데 뭐가 중독이 될 정도로 그렇게 재미있는걸까. 뭔가 분명 사람을 홀릴만한게 있긴 한거겠지?


내일부터 4일 동안 쉬니까 오늘 저녁에 내가 할 일은 뻔하다.

비오는 오늘. 안주는 감자탕이닷.(아직 저 책을-철학자의 식탁에서 고기가 사라진 이유- 안 읽었으니까 괜찮아....괜찮다구!)

이젠 더 이상 살찌는 것이 두렵지 않다. 까짓꺼 뭐.

지방흡입이라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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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1-23 21: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28 1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하하


소주잔 때문에 책 사게 생겼구나.


미치겠구나.


이런 기획을 한 알라딘을 위해 건배라도 해야겠구나.


그나저나 이 잔으로 마시면


김애란 작가가 날 좀 취하게 할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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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3-01-22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이런 소주잔이 있던가요? 우아.....

마중물님, 오랜만..

아무개 2013-01-22 21:34   좋아요 0 | URL
달여우님~
저는 아직도 마냥 마고님이라고 부르고파요~~~~~

잘지내시죠?
전 지금 소주잔 사러 장바구니 비우러 갑니다....
소주값도 올랐다는데 이 잔으로 마시면 내 인생이 조금 두근거려 질까요 ㅎㅎ
 

다시 이승우.

 

다른 쪽에 불가지론이 있다. 사랑이 시작된 과거의 한 시간이 아니라 현재의 확신과 진행형 상태에 더 주목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들은 사랑의 속성을 점오漸悟 것으로 받아들인다. 한순간에 갑자끼 깨달음이 찾아왔다면 그 시간을 기억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그 순간에 시간의 매듭이 지어지기 때문이다. 돈오頓悟의 매듭이라고 이름붙일 수 있는 어떤 것, 그러나 물이 가죽으로 스미는 것처럼 천천히, 조그씩, 점점 깊이 깨닫게 되는것이 진실이라면 시간의 매듭은 지어지지 않는다. 모든 상태는 '이미'와 '아직 아닌'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다. 구원파적 엄격함을 사랑에 빗댄 사람들이 사랑이 시작된 시점을 사랑의 완성과 연결 시키고 그 이후의 시간은 다만 그 사랑을 즐기고 유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간주하는 반면에 점오적 입장을 가진 사람들은 사랑의 시작과 완성을 동일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시작이 그런 것처럼 완성 역시 매듭지을 수 있는 것이라고 여기지 않는다. p.31

그 순간에 세상은 현저하게 축소되었다. 그 땅에, 이 세상에, 당신과 그녀 말고 다른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세상은 두 사람만 사는 공간이 된다. 그들이 어디 있든 마찬가지다. 연인들은 최초의 하늘과 땅을 가진 에덴의 연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이 세상에 다 두 사람만 거주하는 양 느끼고 말하고 행동한다. 연인 이외의 모든 사람들은 그저 배경에 지나지 않는 것이 된다. 연인은 연인 말고는 다른 누구도 의식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사랑은 세상을 축소시키는 기술이다.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세계는 두 사람만 존재하는 , 아주 좁은, 아제 막 태어난 세상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기웃거리지 않는 것은 기웃거릴 대상이 없기 때문이다. 자기를 제외하면 그, 그녀만이 유일한 인류이기 때문이다. 사랑이 시들해지면 세상이 조금씩 넓어지고,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점점 더 잘 보이고, 그리고 결국 한때 유이한 인류였던 그 사람이 보이지 않게 된다. 기웃거리기가 가능해지는 것은 기웃거릴 대상이 다시 생겨났다는 증거다. 만물이 그런 것처럼 사랑 역시 태어나고 성장하고 소멸한다. p.37

언제나 돈오의 매듭으로 시작된 사랑이었다. 세상 만물이 그런 것처럼 그 사랑의 매듭 역시

풀렸다. 대부분은 상대방의 손에 의해서 가끔은 내 손에 의해서.

사랑이 끝나는 순간은 언제 일까?

번개맞은 듯한 사랑이든 가죽에 물이 스며들듯한 사랑이든 그 사랑이란것이 끝날때

모든 연인들은 결국 다시 기웃거리고 있는거겠구나.

 

 

또 다시 이승우의 사랑이야기. 하지만 역시 등장인물 모두가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고통스러운 사랑을 지켜나간다.

사랑하기에 떠나 보내는 사람, 사랑하기에 기다리는 사람, 사랑하기에 곁에서 지켜주는 사람, 사랑하기에 바라 볼수 밖에 없는 사람.

 

각자 선택한 방법은 다르지만 결국 그 모든 것들이 사랑일뿐이라는 것.

 

 

 

 

 

 

오늘 이승우의<검은 우물><에리직톤의 초상><나는 아주 오래 살 것이다> 이렇게 세권을 배송받았다. 당분간 아마도 이승우에게서 헤어나오긴 힘들듯 싶다. 그래서 우울감에서도 빠져나오긴 힘들듯. 이승우의 책은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뭐랄까 마음이 발바닥쯤에 내려 앉아 있는 그런 느낌이다. 그런데 놓을 수가 없다. 우울감에 빠질껄 알면서 또 찾게되는 그의 책들. 나 새디스트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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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1-1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어째 저보다 더 이승우에 푹 빠지시고 또 더 많이 읽으시는 것 같습니다? ㅎㅎ 저는 [욕조가 놓인 방]은 읽었고 [식물들의 사생활]은 사두기만 했어요. 그리고 밑에 세 권을 배송받았다고 쓰신 세 권중 단 한 권도 읽지도 사지도 못했어요. 으음, 저도 분발해야겠군요. ㅎㅎ

아무개 2013-01-17 08:42   좋아요 0 | URL
제가 다락방님을 분발토록 만들수도 있군요. ^^:::::::::

다크아이즈 2013-01-1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중물님의 글 보니 갑자기 사랑에 대한 돈오와 점오에 관한 단상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ㅡ 감사합니다. 근데 그 부분 이승우 작가님 글이 그분답지 않게 정리가 덜 됐다는 생각이ㅡ 인용문 부분만 봐서 그렇겠지만 조금 아쉽습니다 ㅡ 그나저나 님 이 작가님 팬이시군요^^*

아무개 2013-01-18 08:24   좋아요 0 | URL
아마도 인용문 부분만 보셔서 그럴꺼에요....
전 팜므느와르님 처럼 그분의 글에 대한 분석같은거 아직 할수 있는 수준이 못되서요. ㅠ..ㅠ 그저 제 마음을 글로 써주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마녀고양이 2013-01-22 2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미'와 '아직 아닌'의 사이는 '지금 여기'겠군요...
사랑, 사랑이라... 참... 오묘하고 난해하고 어렵고, 그리고 모든 사람이 원하는.

제 댓글이 형이상학으로 빠지고 있네요.. ㅋ

아무개 2013-01-2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원하지 않다는걸 알기 때문에 영원하길 바라고
가질수 없다는걸 알기 때문에 더 간절해지는...뭐 그런거 아닐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