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 에센셜: 알베르 카뮈 (교보문고 특별판)
알베르 카뮈 지음 / 열린책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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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민음사에서 출간중인 소설x에세이로 만나는 ‘디 에센셜‘은 한 작가를 집중 탐구하는 시리즈이다. 이 책 ‘알베르 카뮈 디 에센셜‘에는 카뮈의 대표 소설인  #이방인 과 세 편의 에세이 #안과겉 #결혼 #여름 이 실려있고, 옮긴이 김화영이 카뮈가 1957년 노벨 문학상을 받았을 당시, 카뮈의 현재와 당면한 현실을 생생하게 묘사한 에세이 #알베르카뮈의스웨덴연설 이 실려있다. 각 챕터별로 간략한 설명이 실려 있어 가이드 역할을 한다. 또한 카뮈의 일생을 담은 연보도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어서 카뮈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카뮈의 작품에 대해서는 소설 이방인, 페스트만 접했었다.  두 소설 다, 건조한 문체로 담담하게  등장인물들이 접한 상황과 사건을 서술하며, 독자로 하여금 이렇다할 강요 없이  차츰차츰 그 속에 빠져들게 하였다. 다시 읽은 이방인은  또다른 뫼르소의 모습으로 다가왔다.
카뮈의 에세이는 이번에 처음 읽었는데, 읽는 내내 그의 글에 감탄했다. 자연의 묘사에서 인간, 사상, 역사 등 다방면으로 카뮈의 사유는 무한하게 깊어진다.

자기 자신을 주인공으로 모든 것을 드러내며 글을 쓰는 작가는 거의 없다고 카뮈는 단언했지만 그의 글을 읽다보면 카뮈의 생이, 카뮈 자신이 그의 글에 담겨있다. 사랑하는 땅과 가족. 그리고 자연. 프랑스령 알제에 대한 일종의 채무의식도.
˝나는 내가 태어난 땅과 멀든 가깝든 관계가 없는 글은 쓴 적이 없다. 나의 모든 생각은 그 땅 그리고 그 불행으로 기운다.˝(p472)

1차 대전에서 아버지를 잃고, 2차 대전의 와중에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고, 또한 알제의 독립 운동에 대해 결코 외면할 수 없었던 -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절정에 이른 그의 문학에 대한 인정이라기 보다 북아프리카의 젊은 문학에 보내는 격려로 간주하는- 카뮈. 당시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의 삶이 다 그러했겠지만 영화보다도 더 극적인 삶을 산 카뮈는 죽음도 극적이었다.

두 편의 소설로만 접했던 카뮈에 대해 보다 넓고 깊고 진지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책을 선물 받아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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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의 연애편지 - 웹 소설과 SNS 글쓰기를 위한, 이 세상 가장 쉬운 문장력 향상, 맞춤법, 띄어쓰기 가이드북
이경민 지음, 이재은 / 라이스메이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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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설 명절을 앞두고, 내일 모레는 무척 바쁠 것이라 오늘은 무조건 쉰다 하고 가벼운 책을 골라 들었다. 책 제목만 보고 달달한 소설책이겠거니 했는데..이럴수가!

웹소설과 SNS 글쓰기를 위한, 이 세상 가장 쉬운 문장력 향상, 맞춤법, 띄어쓰기 가이드북이라는 부제목을 달고 있다. 저자 이경민은 출판사 편집 과정의 실무일을 19년간 해왔고 일하는 동안 수많은 오류들, 비문 등을 접하면서 우리가 평소 무심코 저질러왔던 실수들에 대해 보다 쉽게 고칠 수 있는 책을 낸다. 이 책에는 이재은 작가의 만화 및 일러스트가 함께 담겨있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줄거리는 왕자가 이웃나라 여왕에게 청혼 편지를 써야 하는데...그림 이쁘다..ㅎㅎ)

책을 즐겨 읽고 서평을 꼭 남기는 나는 (서평이라고 하기보다는 독서기록일 뿐이다) 사실 맞춤법, 띄어쓰기 등에 그다지 신경쓰지 않는 편이다. 국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그 분야의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책 좋아하는 일반인이 책읽었다는 흔적을 남기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래서 내 글에는 수많은 오타(사실 오타가 아니라 무지에서 나온 잘못)가 있다. 그래도 가끔 틀린 표현을 보면 순간 뒷골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그래도 책 꽤나 읽은 사람인데 말이지..‘ 하고.

암튼 이 책은, 우리가 흔히 저지르는 온갖 잘못된 표현, 맞춤법, 띄어쓰기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실수를 줄이는 법, 헷갈리는 것을 구분하는 법 등 아주 유용하다. 그런데....책이 거의 끝나가는 지점에 ‘맞춤법검사기‘를 적극 활용하라는 조언이 나온다!! 그 부분에서 낄낄대고 웃었는데, 4장 맞춤법 세션 18에서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잘못된 표현이라고 생각지도 않았던 말들이 틀렸다. 게네, 대갚음, 에계!

이렇게 한번 읽었다고 책 내용이 머리에 남아있지 않겠지만, 나의 글쓰기에 대한 반성, 가능하면 정확한 표현을 써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다. 나같은 사람들에게 추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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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로 #자꾸만나고싶어지는사람의대화법 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글자 그대로, 어떤식의 대화가 상대방으로 하여금 보다 친밀감을 느끼고, 기억에 남고, 또 보고싶은 사람으로 기억될 수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일반적인 친교 관계뿐 아니라, 회사에서, 영업면에서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뭔가 새로운, 몰랐던 방법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과연 그렇게 하고 있는지, 한다고는 했지만 미진했던 부분을 살포시 일깨워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상대방을 주인공으로 만드는 대화법˝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을 알아주기를 원한다. 내가 SNS를 하는 이유도 어쩌면 ( 돌아서면 다 잊어서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런 사람이예요 라고 알려주기 위해서인지도 모른다. 친밀한 관계든 처음 만나는 사람이든간에 상대방에게 집중하고,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이고, 기억해 주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덕분에‘, ˝역시‘, ˝당신은요?‘ 등의 적절한 사용도 필요하다.

예시된 여러 에피소드 중에서 지인의 다른 지인들과의 만남 후, 건네는 인사말이 가장 인상깊다. ˝**씨 주변엔 좋은 사람이 많아서 부러워요˝라는 표현이 아니라 ˝역시 **씨 인품이 훌륭해서 주변에 좋은 사람이 많군요!˝라는 표현이 확 와닿는다. 반면, 자기 이야기만 하는 사람과 왜 함께 하기 싫은지에 대한 예시도..(그 부분을 읽는 순간 딱 떠오르는 몇 사람..ㅋ) 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기를..

사람은 누구나 자기 존재를 인정받기를 바라는 법, 사람들과 소통할 때마다 ‘지금 대화의 주인공이 누구인가‘를 의식하자.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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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 지옥의 풍경, 요한계시록부터 단테까지 해시태그 아트북
알릭스 파레 지음, 류재화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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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해시태크아트북 #미술문화 #알릭스파레 #류재화 옮김

미술문화 출판사에서는 독특한 책을 내고 있다. 주제별로 그림들을 모아놓은, 그림을 설명하면서 제반 히스토리(역사적 배경, 화가 성향, 그림 해설)를 짧게 올려서 깊지는 않지만, 제법 충실하다. 무엇보다 한 말 또하고 또하는 군더더기가 없다. #마녀 라는 책 제목이 궁금해서 읽고, 그 다음에 나왔길래 구매해 놓고 이제서야 읽다. 같은 저자. 에콜 뒤 루브르에서 미술사 학위를 받고, 17~18세기 및 20세기 서양 회화를 해설하는 전시해설가라고 한다.

악마의 정의 및 인간에게 보여지는 역사, 그리고 표현되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

“악마라고 하면 긴 발톱과 뾰족한 뿔이 달린 붉은 존재를 상상한다. 그러나 기독교에서 유래한 이런 형상은 성서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p6) “
악마가 그림으로 재현된 것은 6세기 이후부터이고. 초기 기독교에서는 어린 하얀 양의 대척점으로 염소를 그렸다. 악마의 외양은 신의 이미지에 따라 창조된 인간과는 다른 모습이어야 해서, 괴물이나 짐승을 닮고, 털 달린 사탄을 상상했다. 이런 이미지는 16세기에 이르러, 인간적으로 바뀐다. 외면의 괴물이 인간 내면으로 옮아온다. 종교가 강요하던 선악의 구분을 개인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 보고 하게 된 것이다.

현대에 이르러서 화가들은 종교적 주제나 사탄 형상을 그리지 않은데, 그래도 일부 화가들은 악마는 아주 코믹하고 때로는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로 표현하기도 한다.

“악마, 나는 그것을 믿을 수 밖에 없다. 내 안에 악마가 있기 때문이다.(샤를 보들레르)”라는 인용을 읽으면서, 어떤 형상으로 바뀌든, 그 형상도 전래되어온 형상의 일부일 수 밖에 없겠지만 - 보쉬의 그림을 보면서 당시 사람들의 생활상, 두려움, 상상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는데- 내면의 어둠을 주시하는 인간의 성장이 그림에, 미술사에 나타난다.

6년 전, 처음 루브르를 방문했을 때 이 주제로 작은 전시회가 열린 것을 우연히 접했는데(난 진짜 운이 좋아!), #존마틴 의 #팬더모니엄 을 처음 보고 강렬한 이미지에 한동안 그 앞을 떠날 수 없었다. 이 책에서는 책표지로 쓰인 #프란츠폰슈투크 의 #루시퍼 가 정말 강렬하다. 19세기말 인간들은 수많은 정신적 고통을 겪었고, 그것을 표현하기에 이 그림은 최고의 알레고리였다고. 악마도 극심한 내면의 고통을 겪고 있음을, 그림을 보는 인간에게 바로 투영한다. 악마의 눈을 들여다보면…실제 그림을 보면 어떨지..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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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스러운 탐정들 열린책들 창립 30주년 기념 대표 작가 12인 세트
로베르토 볼라뇨 지음, 우석균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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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인 후안 가르시아 마데로의 일기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법학 전공이지만 문학을 하고 싶은 가르시아가 창작 교실에 갔다가, 수업에 난입한 내장 사실주의자들인 아르투로 벨라노와 울리세스 리마를 만나는 것으로 기나긴 여정을 시작한다.
1부, 멕시코에서 길을 잃은 멕시코인들(1975)/ 2부, 야만스러운 탐정들91976~1996)/ 3부, 소노라의 사막들 (1976) 으로 이루어져있는데,
1부에서는 소제목 그대로, 내장 사실주의파에 속한 시인들의 삶과 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 2부에서는 1부 마지막에 멕시코시티를 떠난 벨라노와 리마에 대해 (그들은 오랫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들을 만나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들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들을 인터뷰 식으로 엮으면서, 그들 여정의 주 목적이었던 내장 사실주의파의 창시자인 세사레아 티나헤로에 대한 이야기가 주요 줄기를 이룬다. 3부는 1부에 바로 이어지는, 마데로, 벨라노, 리마가 도피의 원인이 되었던 성매매 여성 루페와 함께 세사레아 티나헤로를 찾는 여행이 마데로의 일기 형식으로 서술되며, 충격적인 결말이- 2부의 이야기가 왜 나오는지 알게되는 - 밝혀진다.

내장사실주의라니..이 얼마나 무지막지한 네이밍인가. 이름 그대로에서 받은 인상은, 겉모습은 어쨋든 한겹 벗겨보면(으으) 뼈대나 내부 장기가 다 똑같은 인간 군상을 (권력자나 지식인이나 거리의 하층민이나) 그대로 보여주자는 의미구나 했는데, 볼라뇨(소설 속 주인공 아르투로 벨라노의 분신)와 산티아고 파파스키아(울리세스 리마의 분신)가 주도한 전위주의 그룹 인프라레알리스모(밑바닥 현실주의 )의 이름을 바꾼 것이라고 한다. 저항과 파괴라는 전위주의 특유의 정신은 공유하되 밑바닥 생활이나 거리의 언어 등을 날 것 그대로 시에 담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이다. 이들은 옥타비오 파스의 형이상학적 시와 파블로 네루다의 사회 비판적 시를 넘어서고자 했으나 사실상 실패했다. 보들레르, 랭보, 비트세대, 온다 문학에 이르는 파괴적이고 절망적인 몸짓만을 되풀이 했다. 이런 모습은 두 주인공 벨라노와 리마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옮긴이의 말)

남미에 대해선 무지하고, 지금도 빈곤과 마약과 파쇼, 그래서 공산주의가 팽배할 수 밖에 없는 곳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지식인들은 절망감, 패배감에 그저 살거나, 그들이 질시했던 사람들처럼 욕심을 부리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놓고 스러진다. 소설 속에서 여기저기 펼쳐지는 역사적 사건들(멕시코 뿐 아니라 남미 여러나라의 쿠데타, 틀라텔롤코 학살 등)이 그 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미친 영향들을 담담하게 구술한다. 사회 계층의 다양한 사람들뿐 아니라 문인들도 마찬가지. 소설 곳곳에 놓여진 염세적 야만성은 지금도 다르지 않다. 멀리 남미 뿐 아니라, 지금 바로 여기도. 사는 게 여기나 거기나 다 똑같다. 과거는 그렇다치더라도 다가올 미래에 희망은 볼 수 있는지.


우리는 홀로 있고 길을 잃었기 때문이오.p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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